"콰이 칠라이바" 아내는 가끔 중국말을 한다. 중국어 배우기에 빠진 아내가 최백수를 깨우는 소리다.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요즘은 얼른 일어나라는 소리로 들린다. 벌써 7시 30분이다. 일어날 시간이다. 아침밥을 먹으려고 수저를 드는 순간 '톡' 소리가 난다. 밥이나 먹고 확인하자고 하면서도 그게 안 된다. 혹시 그 사람일까· 아니다. 기다리는 톡은 오지 않고 엉뚱한 것만 온다. 그런데 귀찮지가 않다. 어디서 구했는지 주옥같은 내용만 보낸다. 언뜻 보니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엡스키에 관한 일화를 보낸 것 같다. 언론으로 치면 문학잡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막 첫술을 뜨려고 할 때 또 소리가 난다. 이건 보지 않아도 뻔하다. 바로 그 친구다. 초등학교 동창이라는데 정작 학교 다닐 땐 보질 못했다. 정확히 하루에 5번씩 보낸다. 건강정보에서부터 시사 문제는 물론 음악까지 취급하지 않는 게 없다. 종합언론이다. 일간신문과 같은 역할이다. 최백수는 운전을 하고 있다. 앞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만으로도 힘든데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가 코로나보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대물'에서 차인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을 남긴다. 극 중에서 차인표는 비를 맞은 채 격분하며 "쓰레기들아, 쓰레기들아"라고 고함을 치고 절규한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인터넷상에서 많은 네티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차인표 분노 시리즈' 중 하나인데 네티즌들은 이것을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사건에 많이 인용하고 있다. 우리는 '쓰레기'라는 단어를 쓸모없는 물건이나 상황, 심지어 사람을 비난하거나 폄훼할 때 사용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중에서 이제 쓸모가 다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들도 처음에는 소중한 자원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가치가 있지만 잘 관리되지 못하고 쉽게 버려진다면 뼈아픈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 대부분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 나라의 소중한 외화로 자원을 수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버리는 쓰레기조차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드라마의 대사처럼 우리는 '쓰레기'를 그냥 '쓰레기'로 여기며 이를 분리해 버리는 일을 하찮게 여기고 있으며 필자 역시 솔직히 고백하면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을 소홀히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여울물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빈 고개를 훨씬 넘은 여인들의 모습에서 산 등허리 깊숙이 패인 자리에 지워지지 않으려 하는 골이 볼수록 뚜렷해진다 온몸 마디마다 생긴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자리잡은 마디를 확인하며 서러운 몸짓에 숨쉬기 조차 거부하고픈 강한 반항에 눈물이 울컥 솟구친다 아픔에 가슴 떨리고 서러움에 마음 평정을 잃고 흩어져 날리는 낙엽에 그나마 남아 있는 실낱같은 소망을 실어본다 산골짜기 맑은 물 차오르듯 웃음이 살며시 번지어 가면 동터오는 찬란한 빛 얼굴 위로 여지없이 쏟아져 내려온다.
[충북일보] 충북경찰이 올해부터 달라진다. 우선 충북경찰청 조직 체계가 바뀐다. 기존 2부에서 3부 체계로 달라진다. 1부는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경비과·공공안녕정보외사과를 관장하는 공공안전부다. 2부는 수사부로 수사·형사·안보수사과를 담당한다. 3부는 자치경찰부로 생활안전과·여성청소년과·교통과 등이다. 여기에 기존 112종합상황실과 청문담당관실·홍보담당관실까지 더해 3부·9과·1실·2담당관 체제로 사무·인력이 재편된다. 자치경찰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안전, 지역경비를 담당한다. 상반기 중 조례 제정과 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오는 7월 1일 전국에서 동시에 정식 출범한다. 충북청의 조직개편은 자치경찰제 실시를 위한 준비다. 자치경찰제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아래 경찰권을 담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방자치의 정신에 따른 지방자치 강화와 검·경 수사권 조정 차원에서 비롯됐다. 2019년 하반기부터 서울·세종·제주 등 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되기 시작했다. 경찰 조직은 이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수사 경찰로 재편된다. 국가경찰 업무는 경찰청장이, 자치경찰 업무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맡게 된다. 수사경찰 업무는 새로 신설된 국
사회규범이란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를 원활하게 이끌기 위한 관습, 도덕, 법규 등을 이른다. 그중에서도 관습과 도덕은 자율적 규범이며 법규는 강제적인 규범이다. 이러한 사회적 규범은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간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면 왜 인간사회에는 자율적인 규범인 관습과 도덕 외에 강제적인 규범인 법이 필요한 것일까·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엄격히 말하면 쌍둥이도 똑같지는 않다. 얼굴이 모두 다른 것처럼 내면의 모습도 제각기 다르다. 생각이나 감정이나 기호나 능력 등도 모두 다르게 태어난다. 그 위에 교육을 포함한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이 가미되어 인간 형성이 이루어진다. 주위를 살펴보면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의외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도 한때는 사회적으로 지위나 지식이 높은 사람들은 인격적으로 존경받을 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이 사회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그러나, 내가 처음 교수 사회에 몸담았을 때 지금까지 지녔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해, 새 마음으로 조선의 태조 이성계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내 첫 번째 처가 신의왕후(神懿王后) 한 씨지요, 한 씨는 다 청주가 본이니, 내가 충청도와 인연이 좀 있는 셈이지요." -젊어서 한 인기하셨지요? 신궁에, 격구 실력, 호랑이도 몇 마리 잡았다지요? "그럴 때도 있었지, 그렇지만 늘 불안했어요. 젊다는 게 불안 아닌가요" -의외네요. 잘 나갈 때도 불안하군요. 당시에 뭐가 걱정이었나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언제 버림받을지 모르잖아요?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되니, 현실을 즐기지 못했어요." -전투에 거의 다 이겼어요, 칭송이 하늘을 찔렀겠어요? "특별히 진 기억은 없어요. 많이 이겼지요." -진주 청곡사에서 버들아씨 신덕왕후를 만나요. 첫눈에 반했나본데 어떤 면에끌렸어요? "여자 나이 20전후 꽃처럼 피어날 때니 눈이 부셨지요. 내 나이가 스물한 살 더 많은 탓도 있었고, 지혜로움에 완전히 꽂혔어요." -'이성계'하면 위화도 회군이잖아요? 정말 반역으로 왕이 되려 했었나요?" "왕과 조정이 현실을 너무 몰랐어요. 불가능한 일을 명한 게지요. 그래도 끝까지 충성하려 했는데 상황이 그럴 수 없었어요. 사
아이들의 싸움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욕설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쉬는 시간에 욕한이와 때린이가 서로 엉켜 붙어 싸우고 있었다. 둘을 떼어 놓았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때린이가 욕한이를 때렸다는 것이다. 먼저 때린이한테 물었다. "왜 욕한이를 때렸니." "저한테 욕을 했어요. 지난 번에도 우리 엄마 욕을 했어요. 그래서 때렸어요." "어디를 때렸는데…."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봐." 이제 욕한이한테 물었다. "왜 때린이한테 욕했니." "공부 시간에 지우개를 허락도 없이 가져가고 돌려주지 않아서 욕했어요." "지우개를 돌려달라고 말로 했어야지."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내 지우개를 마음대로 가져가서 이번에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교실에서 흔히 발생하는 장면이다.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야 할까. 서로 잘못을 했으니 사과하라고 하면 진심으로 그렇게 할까. 아니 서로 화해를 했더라도 그 앙금이 쉽게 사라질까. 책상 위에 사탕 한 봉지가 눈에 들어 왔다. 때린이한테 물었다. "이거 선생님 사탕인데, 너한테 선물로 줄까." "싫어요. 단 것은
[충북일보] 코로나19가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엘리베이터마저 왠지 모를 두려움의 공간이다. 하얀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문은 이미 익숙하다. 원격수업과 재택근무 역시 일상이다. ***가파를수록 더욱 깊게 숙여야 2020년, 묵은해는 참으로 지긋지긋했다. 코로나19가 연초부터 발목을 잡고 한 해의 끝까지 따라왔다. 봄꽃의 싱그러움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 여름 피서지에서 여유로움도 없었다. 가을 단풍으로 물든 산야를 구경하기도 불편했다. 겨울 함박눈이 쌓인 설원에 닿기도 힘들었다. 결국 해넘이와 해맞이도 할 수 없었다. 올해 신년 산행 의식은 속리산에서 치렀다. 문장대 아래 펼쳐진 남과 북의 준령들이 압권이다. 눈이 시릴 정도의 설경은 덤이다. 신선대에서 문수봉, 경업대, 청법대, 천왕봉까지 겨울 산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굳이 능선을 따르지 않아도 좋다. 겨울 산길이 눈부시게 하얗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비경의 속살 만지기가 더 큰 기쁨이다. 겨울산행의 진수다. 천왕봉을 오를 때의 숨 가쁨보다 더 큰 희열을 준다. 산정에 다다른 환희와 같다. 천왕봉에 이르는 능선 길이 하얀 눈밭이다. 한마디로 설국(雪國)이다.
[충북일보] 2021년이 벌써 며칠 지났다. 새 희망의 새해를 말하기 어렵다. 현실이 너무도 엄혹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지난 1년 내내 쇼크였다. 지금도 '백신 위기' 등으로 쇼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 각계에선 충격적인 일이 많았다.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을 가리지 않았다. 새해엔 흔들린 법치, 짓밟힌 기업가 정신, 손상된 국격을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독선과 아집의 정치를 없애야 한다. 2021년 나라 안팎의 정세는 점점 더 어지러워지고 있다. 예측불허의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해 현실도 여전히 비관적이다. 정치권부터 새해 새날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지난 해 잘못 살았던 묵은 생각을 모두 청산해야 한다. 새로운 정신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새해 다짐을 해야 한다. 교수신문이 지난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그릇된 사고와 행태를 그대로 드러낸 표현이다. 정치인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치를 해야 한다.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정신이 각 분야에 고루 퍼질 때 사회가 발전한다. 국민의 복리
황금빛 발굽으로 이오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 광속의 빠름은 얼마나 가소로우냐 정해진 곳에 피운 모닥불 닿기 전에 꺼지지 않는데 서둘러 간다고 불꽃 크게 일겠는가 뚜벅뚜벅 걷는 황소걸음이 발길질 한 번으로 파헤친 흙더미에 천년 고목이 뿌리 내리고 보슬보슬 내린 봄비에 실개천 흘러 강물이 되는 것을 보라 느림은 천년을 사는 묘수 서두르지 마라 급한 걸음이 불길 꺼트리고 장작불 지핀 가마솥에 누룽지가 많다 보라, 옷깃을 열고 새해를 맞이하라 신축년의 하늘은 우리 가슴에 뜨거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황금 뿔 우뚝한 금빛 발굽으로 대지를 뛰어넘어 흙을 일구고 코로나의 숨결 잠재운다 힘차게 일어서서 느림의 힘으로 가자 우리 앞에 황금의 송아지가 있고 황무지 가득 상록수가 자라지 않은가
통증의학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질환 중에 디스크 관련 질환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변에서 흔하게 듣는 질환이기 때문에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아픈데 허리를 치료해야 한다고 하면 납득하지 못한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이내 치료를 거부하곤 한다. 이런 경우 보통 이전에도 다리에만 치료를 받아왔었던 경우가 많다. 다리에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원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인이 다리가 아니라 허리에 있다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나가버리기 일쑤다. 허리는 안 아프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허리는 멀쩡한데 허리가 문제라니 눈이 안 좋은 것이 간 때문이라는 말만큼이나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 몸의 모든 감각은 전신의 신경을 통해서 뇌로 전달되고, 뇌가 각 신경에서 보내온 신호를 분석하여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중 머리와 얼굴을 제외한 사지와 몸통의 감각 신경은 등에 있는 척수로 모이게 되고, 이 척수를 통해 뇌까지 올라간다. 신경이란 일종의 전깃줄 같은 것으로 수십 개의 전깃줄들이 모여 다발을 형성한 것이 척수라고 생각하면 쉽다. 전깃줄에 손상이 생기면 거리에 관계없이 전깃줄에 연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돼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에도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의 기세에 시민의 불안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연일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감염 사례를 보면 누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마스크를 쓰며 생활한지 1년이 돼가는 지금, 시민들은 암담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지양하는 언택트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언택트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부정 접두사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방식을 뜻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우리 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언택트 생활방식은 바로 음식 배달이다. 코로나 발생이 심각해지면서 방역 당국도 매장 내 식사보다는 포장이나 배달 주문을 이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 발생 이전에도 음식 배달문화는 대중화됐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음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가정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자신의 일상생활만 해도 그렇다. 구내식당이 없기에 밖에 나가서 점심을 사 먹는 일이 많았는데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매일 배달음식을…
도저히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며, 앞날이 캄캄한 이 나라의 경제며, 시정잡배처럼 아귀다툼을 일삼는 정치며, 듣도 보도 못한 사고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이 사회며, 눈에 뜨이는 모든 것이 답답하고 속 터지게 느껴져, 순백의 눈이 펑펑 쏟아져 내렸던 지난 연말, 나이를 잊은 채 일부러 차를 몰고 나가 청주시의 외곽을 세월아 네월아 느긋하게 돌았습니다. 만류하는 아내를, 체인이 트렁크에 있음을 알려 억지로 안심시키고는 조수석에 앉힌 채. 하늘의 솜 공장에 구멍이라도 난 듯 한도 끝도 없이 눈이 쏟아져 내리더군요. 눈이 적은 겨울이었는데 그동안 아끼고 아끼던 눈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것인지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차창으로 굵은 눈발이 소낙비처럼 쏟아져 들어왔지요.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연상시킬 정도로 악다구니를 쓰며 달려들었습니다. 와이퍼는 진드기처럼 눌어붙는 그것들을 쉴 새 없이 걷어냈고요. 한참을 달리자 직선으로 뻗은 가로수길이 나타났습니다. 잿빛 하늘이 땅에 닿을 듯 가까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체인을 감지 않은 터라 유리알처럼 반질반질한 빙판길을 조심조심 갔습니다. 안개등을 밝힌 상대편의 차량이 눈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와야 비로소 차
환경은 행동을 만들고 생각을 바꾼다. 몇 달 전부터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답답하고 갑갑하다. 또 내일이 어떻게 출렁일지 몰라 불안하다. 불안의 큰 덩어리는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시간이 갈수록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외출도 웬만하면 줄이게 된다. 밖을 나가도 실내에서도 마스크는 필수다. 그뿐 아니다 가고 싶어도 만나고 싶어도 나만 생각할 수가 없다. 창은 닫혀 있고 닫힌 공간속에서 홀로 되어가는 것 같다. 대개 집 공간에는 방마다 방문과 몇 개의 유리창이 달려있다. 밖과 안을 자유로이 오가며 열 수도, 닫을 수도 있다. 그렇게 열고 닫는 일이 세상과의 소통이요 일상이랄 수 있다. 그런 일상에 나가고 싶어도, 나가면 안 되는, 곤란한 상황이 두어 달 전에 있었다. 두통임에도 아이들은 코로나를 염두에 둔 듯 시작일지도 모른다며 을러댔다. 머리 아픈 게 무슨 코로냐나며 반박을 해 보지만 '모르니'라는 말에 더럭 겁이 났다. 졸지에 나는 환자가 되고 자식은 엄한 의사가 된 듯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다행이 하루 만에 두통이 가라앉고 평상을 찾았는데도 아이들은 경계를 풀어 주지 않았다. 하루 종일 환자 아닌 환자가 되어 하루를…
항아리 김묘순 충북시인협회 항아리 비었다고 빈 항아리 아니다 한 점 작품밖엔 팔지 못했다던 고흐 닭 한 마리만 먹으면 죽지 않을 수 있다던 소설가 유씨 쌓인 원고지 마음대로 써보지 못하고 한 조각 구름으로 남은 시인 Y 항아리 비었다고 빈 항아리 아니다 지나가는 화가와 소설가 어느 시인의 넋을 바람처럼 부딫치는 가을 햇살에 담아 항아리는 오늘도 배가 부르다
[충북일보] 코로나19 집단감염 조짐이 심상치 않다. 연일 확진 1천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코호트 격리 중인 동부구치소 감염 사태는 심각하다. 신입이 들어오면 기본적인 전수검사나 격리조치도 없었다. 바로 기존 인원과 공동생활을 했다. K-방역 자화자찬의 허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코로나19는 문재인 정권에 더 없는 호재였다. 코로나19 덕에 많은 잘못을 잠재우고 통제를 강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가감 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확진자 폭발에 백신 확보까지 제때 안 돼 불신을 받게 됐다. 게다가 희생양으로 삼을 만한 대상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은 말과 달리 곳곳에서 가격 급등으로 나타났다. 검찰개혁은 검찰총장과 공방이 길어지면서 반감만 키웠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성장(-1.3% 예상)의 늪을 헤맸다. 남북 관계는 바람과 달리 갈등 국면이 해소되지 않았다. 농업계엔 공익직불제가 사상 처음 도입됐다. 쌀 생산량은 당장의 인기와 성과만을 강조하며 국정을 운영한 결과다. 350만7천t으로 1968년 이후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형성된 인식이 쌀마저 부족해지는가 하는 긴장감으로 바뀌는 기색도 감돌았다. 여기에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24번째 절기인 동지(冬至)가 지났다.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긴 어둠이 차츰 짧아지고 봄맞이 준비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 설레고 기대된다. 비단 계절뿐만 아니라 국가, 인종을 불문하고 경험한 코로나19라는 무겁고 긴 어둠 속에서 밝은 미래를 맞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도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위기와 수소에너지로의 에너지 생태계 전환, 수소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준비가 2020년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인류사의 흐름을 살펴보았을 때 패러다임의 변화는 항상 기대와 우려가 수반되었다. 석유, 석탄기반 전통에너지에서 신에너지, 재생에너지로의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경제성, 수급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발전단가가 점차 하락하며 친환경성이라는 가치가 비경제성에 앞서는 시기가 왔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다보스포럼 회장인 클라우드 슈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라는 새로운 물결을 외쳤을 때, 인건비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 품질 향상 등 기업 관점의 이익과 AI의 노동력 대체
텔레비전 방송에서 다룬 내용이 인상 깊다. 어느 초로의 남성이 인사 차 자신에게 찾아온 아들 연인에게 가족들 이름을 한 자로 써보라고 권한 내용이 그것이다. 이 때 그 여성은 자신의 이름 석 자 까진 거침없이 썼으나 가족들 이름 쓰기엔 그만 막히고 말았다. 그러자 기지를 발휘, 곁의 남자 친구에게 대신 한자 쓰기를 부탁했으나 그 남자 친구 역시 본인의 이름도 제대로 못쓰고 머뭇거렸단다. 이에 그녀 남자 친구 아버지는 못내 당황하여 더는 여성에게 가족 이름 한 자 쓰기를 강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자 친구 아버지는 아들조차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젊은 여성의 됨됨이를 시험해 보려고 했다. 이는 내심 여성의 교양, 부덕, 학식 등의 깊이를 알아보려는 의도였다면 다소 시대착오적인 생각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젊은이들은 한자보다 영어에 더 능통하다는 사실과, 무엇보다 시대에 뒤떨어진 기성세대의 철학과 사상을 쉽사리 이해 못한다는 것을 간과한 행동이었다. 현대 젊은이들은 구태의연한 것을 지양한다. 매사 선명하고 신속하며 합리적인 일을 선호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이다. 우리 세대와 달리 많은 인맥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타인으로 말미암아 빼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뜻밖에도 아주 생경하고 특별한 2020년을 맞이했으며 지금은 배웅하는 중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힘겨운 한해를 열면서 온라인으로 학생들을 만나야만 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을 하면서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두기를 배우는 중에 있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1년을 마무리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어 수업을 마무리하게 되면서 강사들의 보수교육이 이어졌다. 다문화전문가 보수교육과 신 교재에 관한 교육에 이어 강사 워크숍까지 계획되어 있어 숨 가쁜 12월을 보냈다. 다문화전문가 보수교육에서 만난 벨기에가 고향인 줄리안, 그의 특강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 온 지 17년이 된 그는 자연스럽게 경험담을 통하여 현장에 있는 강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 강사들은 소통할 수 있는 다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 230만 명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소통의 필요성과 아울러 서로 달라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도 언급하였다. 처음에 한국어를 배우며 '안녕히 가세요.' 와 '안녕
공직자에게 제일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물으면 제일 먼저 거론되는 것이 바로 청렴이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로 전통적으로 바람직하고 깨끗한 공직자상을 의미한다. 청렴은 신뢰, 윤리 등과 함께 사회적 자본의 대표적 지표로 국가 경쟁력을 창출하는 핵심 역할을 하며 청렴도가 높은 나라는 국민과 정부의 신뢰도가 향상됨으로써 거래 비용 감소 등으로 국민 소득도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렴지수는 경제성장률 대비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몇몇 공직자가 저지르는 부패와 비위행위에 대한 언론 보도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부패를 타파하고 쇄신하는 공직 분위기를 조성을 위해 우리 시에서는 직원 청렴교육 외에도 자율적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의 교육이 부정청탁금지법, 공직자 행동 강령 등 관련 법규 내용의 전달에 초점이 있었다면 요즘은 실무에서 위반하기 쉬운 사례 위주의 청렴 교육으로 전환해 직원들이 보다 쉽게 청렴이란 주제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또한 민간과
단 하루의 차이, 오늘과 내일이지만, 내일부터의 경찰 모습은 오늘의 모습과는 완연하게 다를 것이다. 제도 몇 가지 바뀌는데, 그 조직이 변화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제도변화로 조직에 대한 시각과 기대가 변하고, 그렇다면 그 조직구성원들의 태도와 업무수행 방법이 고객지향적으로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고 본다. 경찰의 조직과 임무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인 경찰법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법률'로 이름이 바뀔 정도로 변화의 폭이 크다. 이 법률에 따르면, 새로이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경찰사무를 국가경찰사무와 자치경찰사무로 나누어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지휘 감독을 위하여 자치경찰위원회를 설치하여, 자치경찰이 시행되게 된 것이다. 형사소송법의 개정으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 진행과 수사단계에서의 종결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유일한 일반적 수사기관이 된 것과 자치경찰의 시행은 75년 경찰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한다. 경찰은 창설될 때부터 독자적 수사권 확보를 염원하여 왔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수사관의 책임 아래 발생한 범죄나 범죄혐의에 대하여 증거를 발견하여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범죄 성립 여부를 증명하고, 범죄가
짧은 여정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겨울이 깊어 갈수록 어둠이 커진다 찬바람 속에도 봄에 달려온 작은 풀꽃들이 뿌리를 내리고 가을을 익혀서 겨울을 매섭게 돌아서 피워내는 연습중이다 세월의 열차 타고 떠나는 인생 여정처럼 오들오들 덜면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 차가운 온도가 더 친근하다
[충북일보]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마침내 날 게 됐다. 29일 국토교통부가 에어로케이에 대한 AOC를 발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운항증명 발급이 신청된 지 14개월 만이다. 에어로케이는 곧 국제·국내 항공운송사업 관련 비행기를 띄울 수 있게 됐다. 국토부의 노선허가 취득, 운임 신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운항 개시를 할 수 있다. 물론 운항 개시 이후에는 정부의 중점감독대상으로 지정된다. 다시 말해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이르면 내년 1월 말 청주-제주 간 노선이 첫 운항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 3호기가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청주공항에서 국내·국제선 운항노선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항공사가 운항 전에 정부로부터 발급받는 안전면허다. 인력을 비롯해 시설과 장비, 정비지원체계 등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에어로케이가 안전면허를 따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정부의 항공운항 검토가 지연됐다. 면허 취소 우려도 나왔다. 1년 내 운항증명을 신청하고, 2년 내 취항(노선허가)하도록 면허 조건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코로나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는 너무나도 당연했던 가족과의 외식, 여행, 여가생활 등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코로나로 많은 식당이 폐업하고 경제 상황 역시 좋지 않다. 우리는 지금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세계로 진입했고,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많은 게 변할 것이다. 우선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비대면, 즉 온라인 중심으로 모든 생활방식이 변할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는 역시 여행과 레저 등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까지 누구나 쉽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었지만 이젠 그런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해외여행이 가능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입국하기 전 까다롭고 많은 건강자료를 요구할 것이다. 특히나 관광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에서는 코로나는 아주 커다란 시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코로나로 인해 의료 분야는 더 많은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존 의료 시스템이 치료 중심이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변화도 예상된다. 또한 기존 의사와의 대면 방식의 진료방식도 AI 등의 발전으로 비대면 방식으로도 변화될
이웃에 살던 아름다운 언니가 있었다. 외모만큼 성격도 좋고 당당한 여성이었기에 늘 동경의 대상이 된 언니였다. 그녀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다정한 성격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남성이었기에 자연스레 결혼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있었다. 몹시 가난하게 살다 자수성가를 했던 남성은 아름답고 장래가 촉망되나 평범한 집안의 그 언니를 두고 재력가인 다른 여성을 몰래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섭섭함을 토로했으나, 재력가인 여성과는 친구일 뿐이라며 친구조차 못 만나게 하는 그녀를 오히려 옹졸한 성격의 소유자로 몰아갔다. 차후 그들이 친구 이상의 관계라는 것과 더불어 그녀의 눈을 피해 만남을 이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헤어지고 난 뒤 남성이 애원하며 연락이 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조차 거짓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당당하고 아름답던 모습은 애석하게도 자신감을 상실한 어두운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가까웠던 사람들과 연락을 끊어 이후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시간이 꽤 많이 흘러 필자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