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난데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갑자기 비를 만나 혼비백산인데 우박까지 떨어진다. 팥알보다 작은 얼음 조각 때문에 이만저만 추운 게 아니다. 꽃샘은 역시 이름값을 한다. 그냥 봄이 오게 둘 수는 없었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이 봄에 웬 난리람· 부랴부랴 돌아와 보니 옷이 흠뻑 젖었다. 아침에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서길 잘했다. 엊그제는 쑥을 도리고 미나리를 뜯으면서 그을릴까 봐 걱정했는데 개벽이 일어났다. 봄나들이 할 때는 기초화장을 더 꼼꼼하게 하지만 워낙 된볕이다. 심술이 다래다래한 시어머니가 그래서 딸은 방에 앉혀 놓고 며느리만 봄볕에 내보내는 것이다. 금이야 옥이야 위한답시고 가을볕만 고집하는 어머니 때문에 딸은 봄볕 한 번 제대로 못 쬐고 시집을 갔으리. 가을볕도 나쁘지는 않으나 건강 차원에서는 봄볕도 보약처럼 좋은데 그릇된 모성 때문에 본의 아닌 피해를 받는 자녀도 있을 것이다. 암튼 그리고는 장대비가 쏟아졌으니 묘하다. 열흘 전 비가 내릴 때는 눈발이 흩날렸다. 그래도 꿈쩍을 하지 않으니 하다하다 우박까지 동원했으리. 심술궂은 꽃샘이 봄 속에 겨울을 냅다 퍼붓곤 하지만 약이나 올리듯 내일이면 또 꽃은 피고 새가 울 테니 미운 놈 차 버려야…
[충북일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새 정부 국정과제 선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초안 세부 이행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조율 중이다. 충북현안 해결을 위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반영된 지역숙원사업 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충북 7대 공약을 제시했다. 먼저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을 약속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청주국제공항 중부권 거점공항 육성도 공약했다. 오송에는 글로벌 바이오 밸리를 조성키로 했다. 이차 전지·시스템반도체·K-뷰티산업 고도화 계획도 밝혔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성, 첨단산업 맞춤형 AI(인공지능) 영재고 설립, 충주댐 권역 관광특구·충주 국가정원 조성, 괴산·보은·옥천·영동을 잇는 백두대간 휴양관광벨트 조성 등도 공약 사업이다. 계획대로 되면 충북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분야는 단연 교통 인프라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충북의 최우선 공약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충남과 충북, 경북을 잇는 동서횡단철도 건설도 지역 공약에 포함됐다.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충은 충
요즈음 정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어디에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었더라 어디에 가면 진달래꽃 듬성듬성 하더라 어디에 가면 어디에 가면 꽃 앞에 있을 고운 님 그리움 겹겹이 접으며 마음 울컥했을 님 해마다 피는 꽃은 알고도 남지 그 심정 어떨지 알고도 남지
'무릇 천지(天地)는 만물의 여관이고, 세월은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이다.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놀았던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다.'(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若夢하니 爲歡幾何리오.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질로 산수(山水)를 방랑하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이백의 시 한 구절이다. 인생이 꿈같이 짧고 덧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전력투구해 살아가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진 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빼앗기고 보낸 세월이 2년이 넘은 요즘, 우리는 새삼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 기아, 역병은 고난의 단골손님이었다. 세계사의 수많은 크고 작은 전쟁, 가뭄, 지진, 화산폭발 등 천재지변, 기아, 중세 유럽의 페스트, 스페인독감 그리고 현재의 코로나와 같은 판데믹은 전 인류를 곤경에 빠뜨리고 또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을 쏟아 붓게 했다. 나의 삶 혹은 우리의 삶은 깨어지기 쉬우므로 더욱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함을 피부로 느
-골목길에서 19세기 후반 조선의 방랑 시인 '난고 김삿갓' 선생을 만났습니다. 혹시 김삿갓 시인 아니신가요? "아, 그런데, 거참 지금도 생각지 않은 곳에서 나를 알아보는 이가 있네." -뜻밖의 장소에서 대단한 분을 뵙습니다. 큰 영광입니다. "예상 못한 곳에서 뜻밖에 일들이 툭툭 돌출해 나오지, 그게 인생이야." -철종 시절(1863년) 별세해 강원도 영월에 모셔진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곳서 뵐 수 있는지요? "굳이 따지지 마, 세상엔 모를 일이 너무 많아. 영월에 뭐 내 뼈 하나 남아있으려나? 나 같은 이야 살아서나 죽어서나 자유로워…." -선생은 천재셨잖아요, 방랑하듯 사신 게 후회되지 않으셨나요? "누가 천재래? 또 내 삶이 어때서? 그럼 내가 도대체 어떤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거야? 더럽고 험한 세상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런대로 잘 산 거야." -홍경래 난에 벌어졌던 할아버지 일을 정말 그렇게 몰랐던 건가요? "몰랐지, 그 일이 있을 때 나는 어렸고 그 후로 곧바로 여기저기 이사 다녀도 그 이유는 잘 몰랐어.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에 살았으니 세상과 등지고 살았던 게지." -글은 모친께 배우신 건가요? "그렇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금 충북에는 여야 후보군이 자천 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미 본격 활동을 하고 있는 나서는 이들도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여론몰이에 한창인 후보도 있다. 고향이 충북인 인사도 여러 곳에 공천장을 내고 탈락하자 충북지사라도 해볼까 노크하고 있는 인사도 있다. 정치경력으로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면면이 충북지사를 해도 충분한 역량도 엿 보인다. 그동안 중앙정치에서 큰 몫을 해온 이들도 있다. 필자는 40년 언론에 몸담은 탓에 충북지사를 역임한 분들을 많이 안다. 일부는 이미 고인이 됐거나 건강이 나빠 활동을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한분만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바로 '쌀방게'라는 별명을 받은 정종택 지사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박대통령이 걸음걸이를 빗대어 붙인 별명이었다고 한다. 정지사를 소개하는 한 인터넷 자료에는 이렇게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기댈 언덕조차 없었던 정종택 전 장관. 고시의 꿈을 접고 내무부 임시직 말단에서 시작해 5부 장관과 3선 국회의원의 대망을 이룬 충북 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지사가 이룬 업적 가운데 필자는 국립청주박물관 건립을…
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 흔히 쓰는 이 사자성어를 굳이 들먹이는 이유는 몇 번의 짙은 여운을 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힘든 것이 학교에서 추진하는 행사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비대면이라니! 부모님을 초대하지 못한다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앞에 고민이 깊었다. 10명의 졸업생을 위해 어떻게든 부모님과 함께하는 졸업식을 하고 싶었다. 혹여나 기대했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단호한 결정이 필요했다. 최종적으로 부모님은 초대하고 외부손님은 모시지 않기로 했다. 졸업식 전날, 지역인사와 기관장님들께 안내장을 발송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실수는 만회해야 한다. 우편물을 보내기는 이미 늦었으니 담당선생님이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학교장인 내가 수습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면장, 이장협의회장, 노인회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단체장들 순으로 일일이 전화를 드렸다. 초대하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 학교 이야기, 마을 이야기, 어려운 점, 학교자랑 등도 자연스럽게 이어졌
33년여의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100세 시대에 맞추어 제2의 직업을 고민하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건설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작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 동안 토목공사 현장 안전관리자로서 첫 업무를 무사히 마쳤다. 초보 안전관리자로서 부담감을 안고 바쁘게 현장을 총총거렸던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감이 다가왔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수 882명 중 반을 넘는 465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올해 1월 27일 지금까지 어떤 법보다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였지만 올해 들어 벌써 광주시 아파트 붕괴 6명, 경기 양주시 석산붕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의 업무는 근로자에게 10분간의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시작된다. 안전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감초는 안전모 착용을 당부하는 것인데 간혹 '안전모를 쓰면 불편해요', '머리가 아파요', '우리 작
[충북일보]국민의힘 충북지사 선거 후보경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부터 사흘간 광역단체장 공천 신청을 받고 있다. 후보군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4선 국회의원 경력의 김영환 전 의원까지 가세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출마설이 나돌았던 윤갑근 전 도당위원장은 불출마로 돌아섰다. 이로써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 이혜훈 전 국회의원, 김영환 전 국회의원이 경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은 건 만은 결코 아니다. 충북지사 공천을 두고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낙하산 공천 얘기도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정치인들의 분노를 살만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 기세를 6·1지방선거에까지 이어가려 하고 있다. 문제는 공천 갈등으로 파급력이 줄어드는데 있다. 마땅한 인물을 공천하면 지역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되레 손해다. 김 전 의원은 그동안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했다. 그런데 갑자기 충북지사로 급선회했다. 충북지역 3명의 국회의원 요청 때문이다. 김 전 의원에게 경선 참여를 요청한 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 충청본부는
나는 꽃이랍니다 志泥 유세현 충북시인협회 이사 나는 꽃이랍니다 철갑의 씨앗을 깨우고 메마른 대지를 비집고 어두운 광야에서 작은 소망 하나로 님을 기다립니다 아름답다 단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이슬 머금은 초롱한 꽃망울 아침햇살 활짝 핀 화사한 꽃 뜨락 저녁노을 물들인 수련한 꽃 너울 그만한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산들산들 님의 품에 안기어 들풀에게는 쓰담쓰담 위로를 나비에게는 토닥토닥 희망을 향기 휘날리며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꽃이랍니다 나는 향기있는 꽃이랍니다 나는 향기를 나누는 아름다운 꽃이랍니다
[충북일보]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0.73%p의 극적인 승부 끝에 대한민국의 20번 째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초반은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여소야대와 일각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계파(系派) 출현이 변수가 될 수 있다. 新4대 계파 가능성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정당들은 계파 정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파 정치의 역사는 조선 선조 때부터 시작됐다.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분화한 사색당파(四色黨派)는 구태정치의 전형이었다. 계파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가리지 않고 지속됐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으로 나눠지고, 국민의힘은 10년 이상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로 갈라졌다. 윤석열 당선자는 아직 계파가 없다. 오히려 선거기간 내내 상대 정당에도 양심 있는 국회의원들이 많다고 역설했고, 최근에도 민주당 소속이었던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중용했다. 이는 우리 편, 즉 반쪽만 바라보는 정치에 매몰됐던 역대 정권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계파를 혁파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성공한 정권'으로 남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는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근데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개인의 욕망을 들여다 보면 된다. 개인 욕망의 합이 미래에 벌어질 일의 인풋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 욕망을 어떻게 볼수 있을까? 바로 데이터로 통해 본다. 그래서 테이터를 통해 욕망을 관찰하고 미래를 볼수 있는 책하나를 소개하려한다.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어떤 것들이 변했을까· "먼저 우리집 막내" 하면 무얼 연상하는가? 사람이 아닌 반려견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개 좋아하는지 물어면 과거에는 점심 메뉴를 묻는 말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만큼 반려동물 숫자가 늘었다. 1년 넘게 비혼, 비출산이 벌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자동차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차는 이동 수단이지만 지금은 차에서 많은 일을 한다. 30년대 캘리포니아에서는 라디오 설치를 법으로 금지했다고 한다. 운전 중 음악이 운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차에서 커피 마시고, 유튜브 보고 사진 찍어 인스타에 올리고 음식을 준비해 자동차 극장에 간다. 차박이란 단어도 등장했다. 전망 좋은 집을…
순천 선암사 무우전 돌담길에 천연기념물 무우전매(梅)가 희게 붉게 피었다. 대문 옆에 예쁜 홍매가 다소곳이 서 있는 무우전을 조심스레 들어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불교태고종 종정이 머무시던 전각으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영역이었다. 무우전 왼쪽에 있는 부엌 문틀에,딱 여느집 문패만한 크기의 '각황전 입구' 표지판이 붙어있다. 나무 뚜껑 솥단지들이 걸려있는 것을 보니 차를 덖는 곳인가 보다. 샛문으로 나가니 뒤뜰에 채마밭과 정원이 적당히 자그마하다. 근대, 열무, 쑥갓, 얼갈이 배추, 치커리의 팻말이 박혀있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꽃대를 내밀고 있다. ㄷ자 승방인 무우전 가운데 멍석만한 크기의 반질반질한 뒷마당 앞에는 1칸 법당인 각황전이 숨겨진 보물처럼 점잖게 앉아있다. 꽃담 아래 오래된 나무 의자에 앉아 그윽한 매향을 흠씬 들이키고 나오니, 무우전 툇마루에서 나이 지긋한 스님과 노스님이 정담을 나누고 계신다. 점심 공양을 마친 노승께 문안하러 오신 듯하다. 쉬었다 가시라는 말씀에 넙죽 앉아서 조계산 능선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자니, 당호(無憂殿)처럼 근심이 사르르 죄다 녹아내린다. "스님, 여기서 무우전매를 바라보니, 옛날 김해 사또가 매화 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나라가 있다. 대만과 한국이다. 대만은 안보의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정파싸움에 팔려있다. 대만은 미군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도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5%에 불과하다. 이것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오히려 일본이 개입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3.1%로 미국보다 8% 이상 높지만 이 역시 작년보다는 15% 이상 감소한 것이다. 국방력을 키우자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을 1년으로 줄여 사실상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을 다시 연장하자는 주장이다. 대만은 3년까지 의무복무제를 실시하다가 2008년 1년으로 줄였다.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었다는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군 창설 100주년이자 시진핑 4연임이 결정되는 2027년경 대만을 통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대만의 국방력은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국방비는 중국의 17분의 1, 병력은 12분의 1
[충북일보]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은 4월 중 공천을 마무리하는 공천 심사 기준을 발표했다. 정당마다 당내 공천 심사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음주운전 공천심사를 강화했다. 국민의힘은 자격평가를 통과해야 공천 심사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양 당 모두 공천심사 기준을 강화한 셈이다. 하지만 충북지사의 경우 차출설도 나오고 있다. 결과에 따라 충북 정치권에 후폭풍도 예상된다. 민주당 충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 민주당 공천접수 시스템을 통해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선거 후보자 공천 신청을 받는다. 중앙당이 진행하는 충북지사 후보 공천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가 각각 신청, 후보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4~6일 광역단체장, 4~8일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신청을 받는다. 광역단체장은 중앙당에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은 각 시·도당에서 맡는다. 충북지사 후보 공천 경쟁에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 이혜훈 전 국회의원과 함께 김영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
형님 묘전(墓前)에 이수진 충북시인협회 회원 오늘 형님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가기 전 화원 몇 군데 둘러봤지만 마땅히 제 마음 달랠만한 꽃이 없어 빈손으로 갔습니다 슬픔의 꽃말을 가졌다는 알리움도 메리골드도 노란 국화도 그리움의 꽃말을 가졌다는 능소화도 해바라기도 백일홍도 모두 다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먼 지난날 홍역에 염병에 여러 자식 산에 묻고 가슴에 묻고 통한의 세월을 팔자소관으로 탓하시던 부모님의 긴 한숨 또한 허공에 묻을 때마다 두 형제만이라도 지켜주신 은혜에 늘 감사했거늘 아! 천명(天命)의 탓일런가 어느 순간 의지할 곳 없는 신세를 눈물로 한탄하며 정처 없이 표랑하던 시간 뒤로하고 무거운 발걸음 옮겨 형님 뵈러 갔습니다 슬픔이야 흐르는 세월 속에 사그라진다지만 그리움이야 마음속 깊이 광두정처럼 박혀있다지만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하고 그 무엇보다 더 귀중했던 형제애와 아름답고 행복했던 날들을 회상해보며 그냥! 저의 마음만 한 아름 가득 형님 묘전에 놓고 돌아왔습니다.
[충북일보] 전국 곳곳에서 봄꽃 소식이 들려온다. 완연한 봄날씨 속에 봄꽃 명소들이 상춘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찍부터 꽃망울을 터트린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도는 활짝 핀 유채꽃과 함께 지난 29일 벚꽃이 만발해 시민들에게 봄의 정취를 선물했다. 끝나지 않을 듯한 코로나19, 얼마 전 발생한 동해안 산불까지, 다소 무거울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를 벗어나 시민들은 간만에 여유와 설렘을 즐기는 중이다. 이 시기만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곡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는 가수 장범준의 '벚꽃엔딩'을 따를 곡은 아직 없다는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해당 음원이 발매된 건 2012년도였다. 그해 청주 지역의 벚꽃 개화일은 4월 17일이었는데, 아마도 벚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진 시기는 그로부터 약 2주 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청주의 봄꽃 개화일은 10년 단위로 분석하였을 때 과거 10년(1981~1990) 대비 최근 10년(2011~2020)이 5일 빨라졌다. 기상청은 얼마 전 우리나라 봄꽃 개화일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후반(2081~2100)에는 봄꽃 개화일이 현재(1991~2020) 대비 10~27일 빨라
며칠 전 세종예술의전당 개관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멋진 무대 위 검은색 연주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각각의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곧이어 지휘자가 등장한다. 객석에서는 우렁찬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감동이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지휘자의 절도 있고 힘 넘치는 지휘에 따라 서로 다른 악기로 서로 다른 음을 연주하면서도 하나된 화음과 감동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닮았다는 생각이 스친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서도 각자의 일이 따로 있으며 살아가는 방식도 모두 각양각색이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같은 생각을 한다면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 예전 어느 대학의 철학과 교수님은 "꼭 같은 것보다는 다 다른 것이 더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서로 다른 향기와 색깔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울림과 조화가 있기에 세상은 다채롭고 나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든 각각의 배우가 가진 역량과 특성에 따라 주연, 조연, 단역과 엑스트라까지…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보증금대출(이하 전세대출)이 연평균으로 충북이 38%, 전국이 37%로 급증했다. 전세가격(보증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오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많이 했던 것일까? 아니다. 전세가격은 주로 2020~21년에 크게 상승했고, 오히려 2017~2019년 중에는 연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이 충북이 마이너스 1%, 전국이 0%였다. 그럼 전세대출 금리가 확 낮아졌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2015년 이후로 보증대출 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2016년부터 살짝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럼 왜 급증했을까?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특이한 일이 발생했는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출) 증가율이 이상하리만큼 낮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률과 주담대출 증가율의 그래프를 겹쳐보면 움직이는 궤적이 유사하다. 그런데 2017년부터 주택가격 상승률에 비해 주담대출 증가율이 이상하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2017년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주담대출 규제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것이 보통인데, 2017년부터 주담대출이 어려워졌다면 도대체 주
[충북일보] 물러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새롭다. 운명을 바꾸려는 노력이 특별하다. 새로운 정치 지평이 기대된다.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 떠날 때 정확히 알고 가야 박세복 영동군수가 3선 독주 예상을 깼다.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번만 하겠다. 세 번은 안 된다"는 군민과 약속을 지켰다. 고독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공복(公僕)의 자세를 환영한다. 선출직 공무원의 언행일치를 톺아본다. 식언(食言)과 가언(假言), 허언(虛言)과 공언(空言)을 헤아려 본다. 박 군수의 불출마 선언은 잔잔한 울림이다. 결연한 초심의 유지이자 실천이다. 박 군수는 처음 군수가 됐을 때 약속했다. "세 번은 안 된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했을 때는 "두 번만 군수를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3선 고지에선 스스로 한 말을 지켰다. 정치 상황으로만 보면 꽃길을 마다한 셈이다. 하지만 의심스러웠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던 터라 더 그랬다. 초선 당시 박 군수는 3선을 노리는 상대 후보를 공격했다. 3선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3선 불가 약속도
[충북일보] 중대재해처벌법·시행 두 달이 넘었다. 여전히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첫 입건 사례가 나왔다. 지난 2월 보은군 모 플라스틱 제품 성형기 제조업체에서 70대 근로자가 기계 설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지방노동청은 이 법인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처음이다.·노동청은 원청인 플라스틱 제품 성형기 제조업체가 위험 요인 확인 등을 소홀히 했다고 보고 있다. 하청업체는 50인 미만 사업장이어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도내 다른 산업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엔 오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근로자 A씨(41)가 설비 점검 중 기계에 끼어 숨졌다. 단양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도 작업 중이던 근로자 2명이 크게 다쳐 노동부가 조사 중이다. 법 시행 이후 도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있는 사고는 3건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 27일 시행됐다. 중대 재해란 산업현장에서 사망자가 한 명 이상 발생하는 등 일정 요건 이상의 재해가 발생하는 중대 산업재해다. 특정 원료,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봄 오는 길 정기석 상당문학회장 겨우내 숨어 있다가 발자국 소리 없이 몰래 몰래 찾아온 봄 처녀 술래 누이의 부푼 가슴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는 봄기운 소매 위에 잠들었네 봄 숨결 품에 안고 들로 산으로 아롱다롱 수놓은 연둣빛 새 생명 온 누리 곳곳마다 꿈틀꿈틀 봄꿈을 깨고 있다.
어느덧 따뜻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4월이다. 무심천은 다시 벚꽃으로 물들고 지는 해는 점점 오래도록 머무르려 한다. 주말에 벚꽃을 즐기는 인파로 붐비겠지만 마냥 설레지만은 않을 것이다. 3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충북만 39만9천245명이고 신규 확진자 수만 8천777명에 다다른다. 주변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람이 확진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정도로 주변이 곤욕이다. 플러그미디어웍스에도 릴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원들이 돌아가며 격리를 하고 있다. 조심하라는 교육도 무색할 정도로 언제 어디에서 전파가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에서든 확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한 달 전 확진이 되어 격리를 마쳤다.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처럼 7일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확찐자라는 유행어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살을 찌우며 체감했다. 말그대로 먹고, 자고 물론 업무도 보긴 했지만 꼼짝 않고 집에서만 있다는 것이 차츰 지겹다는 생각이 들 무렵 격리가 해제되었다. 그 전까지는 2주간 격리되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동이나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실 위드코로나가 현실이 되
사람은 보여도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자식도 예외는 아니지 싶다. 오죽하면 자식을 거죽으로 낳지 속까지 낳느냐는 말도 있다. 그러면서도 자식의 속을 안다고 착각하는 게 부모의 어리석음 아닐까 싶다. 인간은 왜 이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리어왕의 대사처럼 어쩌면 우리는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울면서 태어난 존재는 아닐까. 바보들이 바보들을 위한 무대. 오늘은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이 간 길을 걸어 본다. 흔히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은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허망한 인간의 욕망이라 했다. 극작가 버나드쇼 역시 리어왕을 "가장 위대한 비극"이라고 평했다. 그는 왜 노년에 이런 비참한 얘기를 썼으며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까. 리어왕을 통해 통찰력을 제시하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사실 '리어왕'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슬픈 가정비극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가정비극은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간이 단초가 된 슬픈 사건이다. 그래서 슬프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희곡 리어왕을 냉정하게 짚는다면 리어왕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부모 노릇이란 게 더 어렵다
사랑이 식으면 밥상도 식는다. 사랑과 배고픔은 뇌의 같은 부분에서 작동한다고 한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정인 사랑과 식욕은 서로 닮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에서 유이치는 묻는다. "왜 너랑 밥을 먹으면 이렇게 맛있는 거지?", 미카게는 이렇게 답한다. "식욕과 성욕이 동시에 충족되기 때문 아닐까?" 힘들거나 외로울 때 불쑥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찜, 봄 향기 가득한 냉잇국, 바닷냄새 품은 갓구운 고등어자반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영락없이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일 것이다. 엄마가 자식을 위해 차려주는 음식은 단지 음식만이 아니다. 거기엔 자식에 대한 기도, 염원, 소망이라는 양념으로 버무리고, 대가 없이 베푸는 사랑이라는 재료가 듬뿍 담겨있다. 그 기억이 그리워 세상의 모든 자녀는 평생 엄마의 음식을 잊지 못한다. 살아가면서 만난 무수한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먹은 음식으로 기억된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음식의 기억은 강렬하다. 즐거웠던 시간의 빛나는 결정이 음식으로 되살아나 미각과 후각으로 살아있다는 감각을 일깨운다. 맛난 음식을 마주했을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은 사랑과 식욕의 본능이 함께…
[충북일보] 최근 3년 충북에서 형사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이 16명에 달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 같은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형사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의 수가 지난 2021년 63건에서 2024년(8월 기준) 328명으로 3년여 만에 5.2배나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63명 △2022년 74명 △2023년 169명 △2024년(8월 기준) 328명이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3배나 폭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도 8개월 만에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시·도로 보면 △경기남부 148명 △서울 75명 △전남 56명으로 높았다고 충북도 13명에 달했다. 각 지역별 14세 이상 19세 미만 인구대비 비중으로 보면 전남, 제주, 광주가 높았다. 청소년 도박은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검찰청 '2022년 주요 범죄 유형별 특성'을 살펴보면 강도범죄 소년범의 범행동기로 유흥·도박비 마련(26.8%)이 가장 높았다. 위 의원은 "일부 청소년들이 도박을 마치 게임처럼 가볍게 인식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예방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