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델포이 신전의 신탁 문구가 문득 떠오른다. "너 자신을 알라"가 그것이다. 이 말이 아니어도 가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돌아보곤 한다. 어찌 보면 이 말은 자신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이 물음 앞에 자신을 깊이 성찰하노라면 나르시시즘에 갇혀서인지 '나'를 정확히 간파 못하겠다. 때론 타인이 더 나 자신을 자세히 평가해 주곤 한다. 물론, 그 평판 속엔 자신의 잣대만큼 상대가 보일 수 있는 오류도 없진 않으나 어느 경우엔 대략 맞아떨어지니 신기할 정도다. 상대방의 성격을 족집게처럼 짚어낼 수 있는 독심술이야말로 용한 분들 영발 못지않으니 말이다. 신기(神氣) 즉 영발을 운운 하노라니 문득 점집이나 무속 인이 떠오른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한 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이즈막, 용한 점집이나 무속 인이라도 찾아가 그들의 영발에라도 의존하면 갑갑한 가슴이 다소 뻥 뚫릴 듯하다. 그럼에도 이 나이 이르도록 단 한 번도 소위 용하다는 분의 영발(신기?) 위력을 아직 확인 못했다. 아무리 눈앞이 캄캄하고 복장(腹藏) 터지는 일이 닥쳐와도 이를 앙다물고 스스로 헤쳐 왔다. 언젠가 지인이 용한 점집을 함께 가자고 권한다. 그 말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자식이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지고 일어나고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서 "넌 할 수 있어" "오! 우리 자식 잘 걸어가네" 하며 힘을 실어주면 자식은 힘들어도 열심히 걸음마를 하면서 성장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쓰러지는 모습은 생각 않고 다시 일어서서 걷는 것을 보고 잘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항상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감 있게 살아가야 합니다. 걸음마부터 시작해 어른이 되어가기 위해, 완성된 인간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한번 과거를 돌이켜보세요. 어떤 실수를 했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습니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만회하려고 노력하지요. 만회하고 역전하게 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자신의 내적 가치를 판단할 때 자신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는지,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고 성공했는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본인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나머지 온갖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백색소음처럼 틀어놓은 뉴스 특보에서 무심결에 들은 한 마디가 그 당시에는 심각하게 와닿지 않았다. 매일 악몽처럼 울리는 재난문자가 언젠가부터 안전안내문자로 바뀐 지금 코로나19가 불러온 우리 삶의 변화는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어졌다. 코로나 이후 스스로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쓰레기'다. 코호트 격리나 코로나 감염자로부터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쓰레기까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우리 온 가족이 매일 써야만 하는 마스크부터, 코로나 감염이 무서워 외식과 멀어진 생활이 불러온, 그야 말로 충성스런 배달의 민족이 된 일상에서 한 끼의 편리한 음식 뒤로 남는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와 비닐들에 죄책감을 느낀지도 벌써 한참 되었다. 매주 우리도 모르게 먹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한 장만큼이라고 한다. 여과로는 거를 수 없을 만큼 작은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의 먹이 사슬에 끼어들어 차례대로 생물들을 중독시키고 결국 우리네 식탁에 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를 내가 먹게 되는 자업자득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인류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줄이기를 통한…
[충북일보]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며칠 전 발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그렇다. 중3과 고2 학생들의 주요 과목 학력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았다. 대면수업(등교수업)을 못한 탓이 크다. 하지만 근본적으론 학업성취도 평가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이명박 정부 때 전국 모든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전수방식으로 유지됐다. 박근혜 정부 때는 초등학생이 제외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아주 달라졌다. 중3과 고2학생 가운데 3%만 표본으로 뽑아 평가했다. 이른바 표집평가다. 학부모들의 반대와 걱정이 컸다. 우려대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결국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기초학력 저하가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후보들마다 학력 저하·격차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기초학력 보장을 대표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당선인도 다르지 않았다. 전체 초등학생 기초학력 평가를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학부모 유권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공약이 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문재인 정부시절 제대로 된 학력평가
우리 집 꽃밭 오하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우리 집 꽃밭은 언제나 가난 꽃 피기 전에도 사라진다. 나 혼자 보고 즐기는 것보다 많은 사람 위해 얼른 떠난다. 등산로 주변 열네 개 꽃밭 관리 심고 또 심어도 언제나 모자라 많은 사람 보고 즐기게 하려고 꽃모 동냥, 꽃모 기르기 바빠요 비록 지금은 꽃 없는 화단이지만 봉선화, 분꽃, 맨드라미 소복소복 빈틈없이 가득 채워주고 있어요. 비가 오는 날 화단은 또 외로워질 거예요.
코로나시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밥을 해 먹기보다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 한 사람이 나이다. 어느 날 배달음식을 먹고 플라스틱 용기가 싱크대에 쌓여 있는 용기 개수를 세어보니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있는 용기는 헹구기만 해도 재활용이 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배달음식 용기를 헹구면서 분리수거를 해야 할 때 항상 겪는 내적 갈등이다. 너무 많이 음식물이 묻은 것은 잘 헹궈지지도 않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린다. 재활용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구심이 들어서이다. '비행분섞'이란 용어를 들어봤는가,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다는 뜻인데 우연히 읽게 된 '쓰레기 사전'이라는 도서에서 이 용어를 처음 접하게 됐다. 책 제목부터 주부의 마음을 당기는 이 도서에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인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가전, 전자제품의 분리배출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의 배출이라던가 인테리어 소품 같은 것 등등 말이다. 제일 관심이 가던 분야인 주방, 식기류 배출 방법을 찾아보니 동주민센터에서 특수마대를 구입하여 사용하지 않는 유리컵이나 그릇 등을 담아…
아침 출근 시간, 경부 고속도로 옥천 IC나, 대전 방향 국도를 보면 옥천으로 출근하는 차량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공무원이나 학교 선생님, 일반 직장인들도 대전에서 옥천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북도립대 통근버스도 매일 학생들을 태우고 청주에서 출퇴근한다. 옥천군 공직자 4명 중 1명은 관외에 거주하며 출퇴근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보건소, 군북면 등 일부 부서에서는 절반 이상이 타지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소멸 실태를 보면 전체 226개 기초 자치단체 중 66%에 달하는 151개소가 이미 인구의 데드크로스 현상을 겪고 있다. 옥천군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인구 5만 선이 붕괴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처럼 지방이 무너지면 국가도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소멸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생활 인구' '관계 인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이 같은 생활 인구 문제를 공약으로 언급한 후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김태흠 지사는 근로자가 일정 기간 충남에 체류하도록 해서 '관계 인구' 증가와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공
민선 충주시장 3번, 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민선 지사직 3선을 내리 역임한 이시종 충북지사. 모두 8번 선거에서 불패신화를 기록하여 '관운이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얻었다. 지난 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돈독하여 입각을 점치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 정부에서의 역할은 더 이상 없었다. 얼마 전 모 신문이 퇴임을 앞둔 이지사를 인터뷰했다.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공직생활 50년 동안 오직 일로써 승부했다. 늘 일이 먼저였고 명분과 이념보다는 국민을 위한 실용이 우선이었다. 달콤한 언변이나 처세술 대신 우직한 성실함과 업무 성과로 인정받고자 쉬지 않고 일에만 올인 하다 보니 8번의 선거에서 내리 선택받는 과분한 영광도 누리게 됐다' 그가 민주당후보로 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필자는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선 솔직히 의심이 갔다. 평소 부침성 없는 내성적인 성격에다 언론인들과도 소통이 안 되었다. 그런데 그는 인터뷰대로 성실과 뚝심으로 행정의 달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 지사의 구호는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이었다. 그러나 내 세운 업적 가운데 제일로 치는 것은 세계 무예마스터십이다. 그는 무예정신의 가치 확산, 국제친선
학교장이 된 이후로 정기 인사철이 되면 마음이 살짝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학교를 옮겨야 하는 분이 있나? 갑자기 발령이 나는 직원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 근무 만기인 사람은 원하는 곳에 잘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 때는 더욱더 그렇다. 작년 8월 초 일찌감치 9월 1일 자 교원 인사발령이 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교감 선생님의 승진발령 소식에 깜짝 놀랐고 연이은 교직원들의 발령 소식에 또 놀랐다. 교감 선생님의 승진은 모두 온 마음으로 바랬던 일이고 당연히 축하할 일이었다. 다만 이번은 아니고 다음 학기라고 생각했었기에 며칠간 망연자실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탓이다. 공공기관에 사람이 오고 가는 일이니 내가 기한을 정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학교로 가게 되셨으면 함께 충분히 기뻐해야 한다. 알면서도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에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다. 그만큼 교감 선생님의 역할이 컸고 선생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남다른 에너지로 학교를 밝게 하셨고 업무 추진력은 속이 시원하게 하는 능력을 갖춘 분이셨다. 다른 교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야 하는 사람도 보내야 사람도 서로 쳐다보기만 해도 아쉬워…
지난 2017년 구인 구직 중계 전문 플랫폼 '알바천국'에서 전국 20대 청년 616명을 대상으로 '20대의 자존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는 예상대로 '지인의 SNS'가 자존감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2위 취업이 안 될 때, 3위 가족의 기대에 부응 못할 때, 4위 친구 또는 상사와의 갈등, 5위 외모가 불만족스러울 때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더 심해졌는데요. 먹고살기 참 힘든 요즘입니다. 얼마 전 주요 활동인구가 20~40대 직장인인 Application '블라인드(동종 최대 규모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비키세요 26살 연봉 9000 지나갑니다~' 그 나이에 그러려니 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기 게시글이 노출되길 바라는 태그라인엔 '공무원' '공기업'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연봉수준이 낮은 이들에게 자신의 나이와 연봉이 쓰인 게시글이 노출되고, 그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자 함이었겠죠. 누군가의 열등감과 시기, 질투로 자기의 자존감을 채우는 유치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치원에 입학하자마자부터, '누구는…
[충북일보] 새 지방의회 출범을 앞두고 원 구성을 둘러싼 파열음이 심하다. 여야는 물론 같은 당 의원끼리도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아군도 적군도 없는 형국이다. 광역·기초의회 할 것 없이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퇴보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고질병이 다시 도진 꼴이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충북도내 지방의회도 다르지 않다. 결코 조용한 건 아니다. 다수 당내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의힘 소속 충북도의회 의원 당선인들은 최근 의장·상임위원장직에 골몰하고 있다. 감투싸움 행태가 볼썽사납다. 정작 당내 의견을 조율해야 할 원내대표직은 찬밥 신세다. 재선 의원 대부분이 의장단 출마를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의회 상황은 더 심각하다. 원구성 전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42명 정원에 여야 의석수가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의회는 현재 6개인 상임위원회를 1개 더 늘릴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갈등 상황을 만든 셈이다. 의장 선출과 관련해선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도내 지방의회는 지금 감투싸움 중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방의회가 입으로만 소통과 협치를 외치고…
표충사 김민정 충북시인협회 회원 여백회 회장 무신 전란 시뻘겋게 불태운 날 외롭고 힘든 싸움 불꽃 사른 세 충신 푸른 혈맥 세상에 꺾일 때면 침묵으로 결연하며 눈빛으로 다짐한 충절 한 몸 받쳐 세운 청주 가시 바람 타고 온 충정 표충사에 고요히 잠들다. *표충사 : 충북도 기념물 17호. 청주시 수동에 있다.
[충북일보] 불과 5년 전 국민의힘 선출직들은 몹시 무기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년 내내 시련의 연속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거침이 없었다. 민주당은 이 때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였다. 김대중·노무현 시절과 비교해도 그렇다. 권력 독점의 폐해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진보 성향의 교육감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당시 야당의 처지는 비루하기 그지없었다.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가 내놓은 남북 평화의 대장정은 국민들에게 마치 피겨 스케이팅에서 볼 수 있는 '트리플 악셀' 같은 현란함을 보여줬다. 한 때 남과 북이 곧 통일이 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도 했다. 아마도 이 때부터 민주당의 몇몇 거물급 정치인들이 '20년 집권'을 꿈꾸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역대 정권마다 남북관계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이슈였다. 군사정권 시절은 물론이고, 보수정권 시절 간혹 제기된 '북풍'은 국내·외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남과 북의 문제는 이미 당사자들의 이해가 맞으면 해결될 수도 있다는 착각이었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을 때 야권에서 툭하면 제기하던 문제가 있었다.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란 경고였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검찰을 앞세워 정치공작을 하는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란 뜻이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많은 사람은 '정보정치'란 말과 함께 '군사독재'란 말도 연상했을 것이다. 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정보정치를 했고, 10·26사건으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도 보안사를 앞세워 군사독재를 함으로서 민주화에 역행했던 기억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권력기관 중에서 정권을 잡아보지 못했던 기관은 경찰과 검찰뿐이었다. 그래서 검찰공화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은 검찰공화국이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와 기소 등의 권한을 야당 탄압 등 정치에 이용하는 공작정치를 연상했을 것이다. 요즘처럼 검찰은 쇠(衰)해도 검사는 잘 나가는 현상은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에 있으면서 선후배 등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을 중용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검찰이란 조직을 분석해보면 대단히 이기적이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검찰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뜨르르륵…, 뚝딱…" 딱따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아니다. 4월에는 아래층이 리모델링하더니 5월에는 위층에서 한다. 꽃들의 시절인데도 때이른 더위는 빨간 수은주를 높이뛰기 바처럼 끌어올린다. 콘크리트를 파헤치는 천공기 굉음에 내장이 뒤집히는 듯하고, 금속을 뚫고 자르는 소리에 골이 흔들리는 것만 같다. 속절없어 하면서도 한 달 도리로 처하다 보니 멍석에 둘둘 말려 두드려맞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부터 점심, 저녁 시간에도 뚱땅거리는 소리에 짜증이 나다가도 조용해지면 외려 궁금해진다. 공사가 지연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우리 집도 리모델링 했잖아요." 집사람의 다독임에 가슴 한쪽이 뜨끔했다. 공사 기간에 여행을 다녀와 이웃들의 불편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으면서 내로남불을 한 것이다. 적어도 30일은 넘게 견뎌야 하는 일이기에 그러려니 생각하니, 어느 때부턴가 박군의 드럼 치는 소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소음과 틈새를 파고드는 먼지는 게으른 집주인이 일찍 일어나 환기도 시키고 청소도 하게 만들었다. 엊그제 꺼낸 선풍기가, 문을 꼭꼭 닫고 엎드려 물걸레질하는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그때 동유럽에 갔을 때, 식사 때마다 와인 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위가 한껏 빠르게 찾아오고 있다. 더위와 관련해 발생하는 온열질환과 함께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벌 쏘임' 사고다. 가장 조심해야 할 벌은 모두가 알다시피 바로 '말벌'인데 벌집은 종모양이거나 원구모양으로, 성인 남성의 새끼손가락 크기를 웃돌며 헬기와 같은 날갯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말벌이 위험한 이유는 꿀벌보다 몇 배는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Anaphylactic shock)가 일어나며 온몸을 포함한 기도까지 부어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벌 쏘임 사고의 주요 사례를 보면 영농활동이나 제초작업 중 땅 속에 있는 벌집을 건드리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자체 벌집 제거 중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벌집에 돌을 던지거나 막대로 건드려 벌에 쏘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충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 도내 벌 관련 출동은 총 2만645건에 달했고, 전국적으로 벌 쏘임 환자는 연평균(2019-2021) 총 5천248건인데 이 중 7~9월이 전체의 약 77%를 차지한다. 통계와 같이 벌은 보통 7월부터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충북일보] 청주교도소 이전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장관 방문이후 주요 이슈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청주교도소 이전은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부지 선정에서 사업비 마련까지 다른 사업에 비해 어려운 게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논의 상태에만 머물고 있다. 청주시는 2001년 처음으로 청주교도소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청주교도소가 미평동으로 신축이전한 지 20년 이상이 흐른 때다. 당시 이미 미평동은 청주 도심이 확대되면서 시 외곽에서 중심지로 변했다. 청주시는 청주교도소를 외곽순환도로 밖으로 이전하는 '2021 청주도시개발계획안'을 다시 마련했다. 입지로는 강서동과 옛 청원군 송암리 또는 구성리(현 남일면 송암리, 내수읍 구성리)가 거론됐다. 윤경식 16대 국회의원(청주 흥덕)은 2000년 총선에서 교도소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민간기업이나 청주시가 새로운 교도소를 건립하고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청주교도소 측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예산과 부지 미확보와 법무부와 미협의를 이유로 들었다. 청주교도소 이전은 벽에 부딪혔다. 2002년 청주시장으로 당선한 한나라당 한대수 전 시장도 청주교도소
베고니아의 승천 윤연모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어둠 속 어딘가에서 온 세상을 흔드는 장중한 천둥소리 후두두두둑 쿵! 도대체 이 무슨 우주의 에너지인가 거실 불을 켜고 주변을 살피니 연약한 베고니아 꽃잎 하나가 생명을 놓으며 세상을 하직하는 소리 인간의 엄지손톱보다 작은 네 꽃 이파리 한 장의 우주 세상을 떠날 때 그리도 광풍을 몰며 삶과 죽음의 사막을 가르는구나 네 승천의 완벽한 공간 낙하가 이리도 허허로울 줄이야 그리도 아름다울 줄이야 네 꽃잎의 함성을 추모한다 내가 이 세상에 머무르며 너의 친구들과 함께할 때까지 후두두두득 쿵!
[충북일보] 충북의 교육수장이 8년 만에 바뀐다. 김병우 현 충북교육감에서 윤건영 당선인으로 교체된다. 충북교육의 진보에서 보수로 전환이다. 보수적 교육정책의 부활이 예상된다. 학교 등 교육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 형평성과 수월성은 공존해야 윤 당선인은 차기 충북교육감이다. 지난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했다. 37만5천295표(55.95%)를 얻고 당선됐다. 내달 1일부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병우 교육감과 정치성향은 물론 업무 스타일까지 다르다. 물론 당분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윤 당선인이 연말까지 현 교육체계 유지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는 필연적이다. 수월성 교육에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사고·특목고 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탁월성 교육을 강조했다. "학교가 특화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있다면 특화하는 게 교육 품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했다. 수월성 교육에 찬성 입장을 밝힌 셈이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권 교체는 언제든 생긴다. 정치적 생리현상이다. 보수에서 진보로, 진보에서 보수로 색깔을 달리한다. 1997년 12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다. 보수정권에서…
우리는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 나는 익숙하게 누리면서도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있었다. 지난달 코로나19 오미크론이 극성을 부리던 어느 날 아내가 목이 따끔거린다고 해서 코로나 자가키트로 검사해 보니 선명한 두줄이 나타나는 양성이었다. 먼저 아내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실이 딸린 방에 격리시키고, 다음날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고 확진자 통보를 받아 자가 격리치료를 시작했는데 아내는 경증으로 약간의 미열과 목 아픔이 있었지만 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동거인도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나도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자가 격리치료 기간중에는 최소한의 행동으로 주변에 전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나 또한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내는 격리된 방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고 집에는 아내와 둘 뿐이어서 매 식사도 당연히 내가 준비를 해야 했다. 아내가 없을 때 혼자 식사를 해결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주로 밖에서 해결하거나 라면 등으로 간단히 해결한 것이 전부였다. 우리가 사는 곳은 시골 동네라 음식배달도
대선의 바람이 지방선거에도 불었다. 4년 전에는 파란 바람이 서편에서 불어오더니 이번에는 빨강 바람이 동편에서 불었다. 바람이란 기압의 변화에 따른 공기의 이동으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말한다. 바람은 자연현상이지만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은 너무 큰 것 같다. 봄철에 솔솔 불어오는 꽃샘바람에도 예쁜 꽃은 피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남실바람에 이어 여름이 시작할 무렵엔 훈풍에 보리가 익어간다. 들에서 불어오는 들바람이라 하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마파람이라 하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추운 바람은 막새바람이라 한다. 서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을 맞바람이라 하고, 명주처럼 보드랍고 화창한 바람은 명주바람이라 한다. 들뜬 행동을 하려는 낌새나 기세를 보고 바람기가 있다고 하고, 큰 바람이 일어나려 할 때 먼 산에 낀 뽀얀 기운을 바람꽃이라 한다. 무더운 여름날 땀을 씻어주는 시원한 산들바람! 기둥을 만들어 올라가는 회오리바람을 용수바람이라 한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는데 약풍, 강풍, 태풍이 불어오는 늦여름에는 나무가 쓰러지고 지붕이 날아가는 크나큰 피해를 남기며 육지에 이르러 소멸된다. 선들선들 부는 바람을 선들바람이라 하고, 첫가을에 부는 시원
문재인 정부가 한창 반일감정을 고조시키던 시절, 지인이 한 편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포항공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이상준 교수라는 분이 쓴 '와신상담'이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읽어보니 한 마디 한 마디에 애국 충정의 기개가 넘쳤습니다. 전적으로 공감이 갔습니다. 널리 홍보하고 싶은데 진위(眞僞)가 궁금하더군요. 포항공대의 홈페이지를 찾아들었습니다. 더듬거리며 이상준 교수를 찾았습니다. '와신상담'이라는 글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우직한 모습이 글에 대한 믿음을 주었습니다. 아래는 그 분의 글입니다. 어색한 문장이나 거친 표현이 조금 발견되나 그대로 인용합니다. 지인은 이 글을 보내면서 '원본'이라고 밝혔는데 군데군데 문자표가 박혀있어 문맥을 방해하므로 필자 나름대로 조금 정리를 했습니다. 글을 읽으며, 세계가 주시하고 인정하는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정신과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찾아보면 주변에 진정한 애국자는 참으로 많습니다.
엄마의 배 속으로부터 아이가 출산되는 것은 땅 속에서 새싹이 움트는 것처럼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것과 같으며, 내디딤과 동시에 백지와 같은 바탕에 세상으로부터 나오는 색을 가진 점들로 채워가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보는 부모와 처음으로 겪는 고통, 즐거움, 슬픔 등을 가지며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을 경험하면서 기억과 감정을 쌓으며 생각이 구체적이고 다양해진다. 그리고 가족에서부터 학교를 거치고 사회로 나아가면서 사람 사이의 교류와 교감을 통해 사회성이라는 사람의 근본 성질을 지니게 되면서 우리들은 점점 성장해 나간다. 보통의 한국인은 기본권으로 정해놓은 의무교육을 받으며 선택사항으로 대학을 결정하고, 직업을 가지면서 사회의 공동체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울타리 안에서 개개인의 기준에 맞는 보금자리를 갖는다. 이렇게 물 흐르듯이, 당연한 수순을 밟듯이 지내왔는데, 어느 순간 가만히 서서 현재를 보고 과거를 보며 내가 잘 지내왔는지 현재가 지금 만족할 만한 건지 회의감이 들며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현재가 과거의 결과물이어야 하는데, 왜 열심히 했는데 나는 겨우 여기 있을까? 과연 내가 열심히 했었나? 노력 1이 결과 1이
그림자 이담 안광석 충북시인협회 고문 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경호일까 충성일까 언제나 함께하는 동행 한낮 동안이라도 오직 나만을 위해 어김없이 따르는 반려자 그러나 밤이 되면 숨어버리는 겁쟁이 나와 나의 실상과 허상과의 동행은 하늘에 순응하는 짝꿍
[충북일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청주시의회만 달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반씩을 나눠가졌다. 42석 중 21석을 양 당이 서로 나눠 가졌다. 좋은 의미에서 힘의 균형이 맞춰진 셈이다. 하지만 나쁜 의미론 갈등의 예고나 다름없다. 이미 불똥이 아주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청주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거대 양당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양 당이 확보한 의석수가 같다 보니 전반기 의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청주시의원은 42명이다. 그런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1명씩 동수다. 시의회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고된 상황이다. 실제로 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가시화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전반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6선의 김병국 의원은 의장출마를 공식화했다. 4선의 박정희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에서는 3선의 남일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김 의원은 6선에다 69세로 최연장자다. 여야 의석 동수에도 국민의힘이 의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엔 나름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