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우리 자신 혹은 주변 누군가의 마음 속 이야기라고 해도 믿을 만큼, 우리 평생의 고민을 잘 표현하고 있는 글이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지난 2001년 11월 발표된 그룹 god의 '길'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벌써 20년도 훌쩍 지난 노래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명곡이다. 이 노래가 오랜 시간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삶의 고민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 '가사'에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자신이 살아갈 삶을 결정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길'이라는 주제가 훨씬 더 무거운 무게로 다가온다.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던 대학생들은 대2병, 대4병을 호소하며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사회 초년생들도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면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
어젯밤 내린 눈이 얼어붙은 길 위에 비상등을 켜고 차가 서 있다. 다행히 내 차를 뺄 수 있는 공간은 있어서 다른 사람의 수신호를 받아 출발에 성공했다. 겨울철 사고를 몇 번 경험한 나로서는 무섭고 두려운 길이다. 그래서 심호흡을 크게 하고 한 시간 일찍 서둘렀다. 수업 가는 길을 두려워하는 내게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되어 있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던 남편의 말이 옳았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속도를 줄이면서 운전을 했다.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수업이라 대상자가 과연 올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오늘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대상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특강이 있는 날이다. 처음 특강 제의를 받았을 때 바로 수락한 후부터 걱정이 됐다. 주어진 세 시간 동안 과연 어떤 수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법무부에서 시행하는 수업에서는 주로 한국 사회 이해영역으로 한국문화를 가르쳤다. 교재를 가르칠 때마다 공부하면서 스스로 '어렵다'라는 말을 되뇔 정도로 힘들었다. 법무부에서 제시된 문화영역의 범위에서 실제 필요한 부분을 몇 가지 정했다. 지난해 8월 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여 명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정권을 피해 한국에 왔다. 정착 지역은 울산이 15
[충북일보] 외식업계가 3년 가까운 암흑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모처럼 외식소비 심리가 높아지며 호기를 만났다. 하지만 이번엔 '구인난'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2년 넘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절벽을 겪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후에는 팬데믹 후유증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국제 육류·곡물가 급등, 글로벌 물류망 교란,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외식업계의 경영환경은 더욱 어두워졌다. 구인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 등이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작 일할 사람이 없어 장사를 접을 판이다. 업소마다 아르바이트 인원을 구해지지 못해 저녁 손님을 되돌려 보내는 횟수도 잦다. 시급을 1만1천원까지 올렸는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구인 모집공고도 별로 실효성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노동시장 재편의 악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은 한때 코로나19사태로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선 요식업이 '일은 힘들고 벌이는 적은' 또 다른 3D 업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반면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한 배달시장이 아르바이트
바람의 손짓 오무임 충북시인협회 이사 겨우내 가까스로 잡고 있던 손길을 무심결에 툭 놓아버렸네 바람의 능숙한 속삭임에 홀라당 넘어가 버린 대롱대던 낙엽 하나 새로운 생명에게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었나? 아침마다 창밖에서 춥다고 칭얼대더니 따뜻한 땅속으로 들어가라고 바람의 손짓이 친절을 베풀었을까 맥없이 툭 떨어져 뒹굴다가 한눈파는 사이 어디로 갔을까
필자는 좀비에 관련된 드라마,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요. 물리면 감염되는 이 세계관에선, 물리자마자 그 부위를 잘라내지 않는 이상, 백이면 백 좀비로 변하게 됩니다. 좀비로 변한 가족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같이 좀비로 변하는 길을 택하는 경우도 왕왕 연출되거니와, 치료약이 나올때까지 죽이지 않겠다며 어느 장소엔가 격리시켜 두었다가 온 공동체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끊임없이 연출됩니다. 좀비 드라마, 영화 창작자들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여, '거기 화면 너머 당신,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건데?'라는 메시지를 끊임 없이 던지는데요. 그 때마다 정말이지 속수무책입니다. 인간이 과연 '후회하지 않는 선택'만 하며 살 수 있을까요? 음악의 신 아폴론과 학예의 여신 칼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오르페우스는 어머니로부터 시와 노래, 아버지로부터 리라 연주를 배워 뛰어난 음악가가 되었습니다. 음악을 연주하며 괴물을 물리치는가 하면, 바다의 폭풍을 잠재우는 등 뛰어난 능력을 지녔었는데요. 가장 유명한건 그와 그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물의 요정이었습니다. 물의 요정 에우리디케는 어느 날 산책을 하다,…
가끔 학부모가 서운함을 전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학교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설명이 아니라 공감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억울함을 느낀다면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나중의 일이다. 그 답답한 속사정을 먼저 들어주어야 한다. 생활에서 살짝 억울한 일을 경험하고 나니 더욱더 확고해진다. 10월 초 히말라야 등반을 준비하며 경량 패딩을 하나 샀다. 로고에 여우가 웅크리고 있는 북유럽 브랜드다. 하나쯤은 갖고 싶었던 터라 청주시청 근처 수입 브랜드 전문 아웃도어 매장에서 나름 비싼 값에 샀다. 네팔의 가을은 생각보다 춥지 않아 4천600m에 올랐을 때 처음 입었다. 다음 날 새벽 옷을 접어 가방에 넣는데 등 오른쪽 부분에 6㎝ 정도의 하얀 줄이 있었다. 뭐지? 어두컴컴한 롯지였고 출발 시각이 다가와 일단은 넘겼다. 다음 날 저녁 급격하게 추워져서 다시 패딩을 꺼내 입었다. 마침 조명이 밝은 호텔이라 잠들기 전 옷을 벗어 자세히 살펴봤다. 하얀 줄은 퀼팅 라인에 깃털이 수북이 빠져나와 덩어리진 것이었다. 검정 패딩에 흰색으로 굵게 주차선을 그린 것처럼 선명했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 깃털 뭉치가 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고 한다. 전국의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9%(476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 글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과이불개(過而不改)'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온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얼굴이 두껍게 살아가는 한국 정치인들에게 주는 고언처럼 들리는 것은 비단 필자뿐일까. 한나라의 제왕도 정치를 하다보면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잘못을 고치지 않고 쌓이기만 하면 백성들의 원망을 산다. 진나라 영공 이고(夷皐)는 어린 나이로 즉위하여 장성하자 사치하고 난폭해져 마구 사람을 죽였다. 어느 날 아침상에 곰 발톱이 익지 않아 성질을 부리고 그 요리를 만든 요리사를 죽였다. 영공은 후에 살해되는 비극을 초래한다. 성군이라는 세종도 10여 차례나 잘못을 시인했다고 한다. 관리를 잘못 임명하여 외교적 망신을 당했을 때 '사람을 잘못 알고 보낸 것을 심히 후회 한다'라고 말했다. 나랏일에 몰두하느라 자신과 신하들
"오늘 김00 어르신의 100세 생신을 맞아 점심 식사가 준비됐으니, 마을회관으로 와주세요." 이장님의 확성기 방송이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100세가 된 우리 할머니의 생신 파티가 있는 날이다.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우리 할머니 여전히 정정하시네." 난 할머니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드렸다. "할머니, 200세까지 사세요."라고 말하며, 할머니를 안아드렸다. 비록 나이는 100세이지만, 할머니는 나를 보며 10대 소녀처럼 해맑게 웃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여기까지 오느냐 고생했어. 고생이 많아." 분명 오늘은 축하받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혹여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까 걱정하신다. "고생은요. 좋은 날인데요."하며, 할머니를 안심시켜드렸다. 4남 3녀, 7남매의 엄마인 우리 할머니는 손자, 손녀가 많다. 그리고 증손자, 증손녀 또한 많다. 큰아빠, 작은 아빠, 고모, 사촌 그리고 마을 사람들까지 모이니 제법 큰 행사가 되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해 풀지 못한 회포를 풀다 보니, 다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 축하합
12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이다. 아니 내년을 준비하는 소중한 시기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나 또한 매년 이맘때쯤이면 떠올리는 것이 있다. 경주 최부자 가문의 6가지 행동지침인 육훈(六訓)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이상 벼슬을 하지마라.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주변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최부자댁 가훈(家訓)인 육훈의 내용이다. 나는 중학교시절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경주를 적지 않게 방문했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늘 접했던 것들을 반복해서 학습할 뿐이었다. 첨성대와 불국사, 안압지, 천마총 등 이름 난 곳으로만 발길이 잡히는 건 귀차니즘에 의한 의례적 여행일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 온 곳이 바로 최부자댁이었다. 부자라고 하니 정서상 친근하지 못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방문후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이후로도 육훈과 함께 최부자댁 수신(修身) 가훈인 육연(六然)에 대해서도 곱씹으며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 최부자 가문은 조선판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대표로 손
[충북일보] 2023년도 학교급식비 분담비율을 놓고 세종시와 시교육청의 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 문제가 제기된지 3개월이 됐지만 답보상태에 머문 채 내년도 본예산 의결 시한까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도 세종의 학교급식 분담액은 식품비 기준으로 세종시가 부담하는 189억원(시차 인상분 제외)과 시교육청이 부담하는 122억원 등 약 310억원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건비와 운영비는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내년도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품비는 408억원. 세종시는 절반인 204억원만 부담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시교육청은 30%인 122억원만 부담하겠다는 당초 방침에서 단 일보도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설사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단 310억원으로 급식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와 교육청이 논의를 통해 내년도 1회 추경까지 확보하면 큰 문제는 없다. 일각에서 마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당장 급식에 차질이 발생하고,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수혜자 부담원칙에 따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여
윤석열 대통령이 민노총의 불법파업은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란 말을 했다. 이 말의 취지는 민노총의 불법파업도 북핵처럼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키운 문제라는 뜻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노조의 불법파업이 북핵처럼 무섭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북핵을 무서워하는 것은 가공할 살상력 때문이다. 민노총이 집단파업을 해서 국가기능을 마비시킨다면 그 파괴력도 북핵 못지않기 때문에 북핵에 비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지금은 안보·경제위기에 정치적인 위기까지 복합되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집단파업까지 한다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니 북핵 못지않게 반국가적이다, 그런데도 대통령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대한 결심을 암시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 수도 있다. 이 말을 듣고 박정희의 혁명공약을 떠올렸다는 사람도 많다. 박정희는 5·16을 일으키고 6개 조항의 혁명공약을 발표하면서 제1조에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쳤던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좌파에 대한 척결이 시작되었다. 혹시 윤 대통령의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는 발언 이후 종북세력에 대한 척결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다. 실제로
3월에 만나는 학생들과 12월에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다르다. 같은 이름의 같은 학생이지만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적잖이 변화하며 성장했음을 확인하곤 한다. 키도 자랐고 표정도 좀 더 진지해진다. 말투라든가 행동도 몇 개월 전의 그 학생들이 아니다. 이른 봄부터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현관 앞에 나와 배드민턴을 치는 학생들이 있었다. 꾸준하게 활동을 지속하는 모습이 기특하여 격려도 해주며 자연스레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학년 초 어느 시기까지는 대부분 서툴러서 셔틀콕을 주고받는 흐름이 쉽게 끊기고 그럴 때마다 떠들썩하게 실수를 거듭하는 상대방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며, 옆에서 지켜보는 내게 뭐라뭐라 서로 이르기도 하는 모습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바람이 심한 날은 벽으로 가려진 다목적실 아래로 옮겨가며 몰두하더니 어느 때부턴가 모두들 매우 능숙하게, 실수도 별로 하지 않고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는 모습이 기특했다. 그런데 가을 중반 무렵 일부러 살펴봐도 활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등굣길에 그 학생들을 불러 물어보니 관심이 다른 쪽으로 옮겨가 있었다. 이젠 학년도 올라갈 테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커져서 공
카트에 동전을 밀어 넣는다. 덜컹거리는 카트를 밀고 식자재 코너로 향한다. 메모지를 꺼내 하나하나 체크 하면서 장을 본다. 미역을 사고 케이크를 사고 잡채 만들 재료를 사고 홍어를 사고 동태 포를 사고 고기를 산다. 꼭 필요한 것만 샀는데도 영수증 길이가 허리를 감고도 남겠다. 12월은 동아리 연말모임에 자연인들 모임에 직장 친목회 모임에 다양한 행사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으뜸인 행사는 단연 엄마의 생신이다. 구십이 다 된 엄마다. 어제 보고 왔는데 다음날 바로 전화해서 "언제 와?"라고 아이처럼 우는 엄마다. 그러기에 더더욱 마음을 다해 준비해야 하는 일이다. 고속도로를 탄다. 두 시간을 달리는 동안 휙휙 스치는 잎 떨군 나무들이 마른 팔을 흔들며 쳐다본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다 내려놓고 나면 왜 쓸쓸해 보이는 걸까. 톨게이트를 지나 마다리에 접어든다. 곳곳에 빈집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가 사는 바로 옆집 대문은 팔이 빠진 듯 기울어져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반듯한 집이었다. 아주머니가 서울 아들네로 가고 불과 6개월 정도 지났을 뿐인데 낡은 집이 되었다. 주인 잃은 텅 빈 집을 지나 친정집 입구에 들어선다. 백구가 꼬리를 흔든다. 가끔 보는데도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및 포장 서비스의 급증,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와 위생장갑 폐기물 등으로 쓰레기 감소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서 0(ZERO)에 가깝게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유행하고 있다. 나 또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무분별하게 쌓이는 생활 쓰레기를 보면서 일상생활에서 종이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플라스틱 빨대 사용 자제하기, 음식 정량으로 담기 등을 하고 있어 나름대로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전 2022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보고 내가 얼마나 이 운동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다큐멘터리는 제목 그대로 옷에 관한 환경문제를 다룬 방송이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알고부터 소비나 생활습관이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옷장 정리를 하는 중에도 내가 구매한지도 몰랐던 옷들이 보였고, 직접 가지 않아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옷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그만큼 옷을 버리는 것도 쉬워졌다. 어쩌면 입지 않는 옷을…
충북지역 공공도서관들의 시각장애인 독서권이 문제로 떠올랐다. 점자도서만 구비됐을 뿐 음성녹음 도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대부분 공공도서관의 녹음도서 구비 상황은 저조하다. 보유한 장서 수는 청주시 160만4천여 권, 충주시 50만1천여 권, 제천시 33만1천여 권 등이다. 이 중 녹음도서는 청주시 1천151권, 충주시 184권, 제천시 728권 등에 그쳤다. 그나마 대부분 온라인 서비스로만 제공되는 전자도서 뿐이다. 청주지역은 좀 나는 편이다.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도서관 덕이다. 청주 무지개도서관은 녹음도서 8천500여 권을 지역 내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회원 등록한 시각장애인만 1천500여 명에 이른다. 무지개도서관은 녹음 도서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출판업계는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녹음도서 출판을 꺼리고 있다. 충북지역 공공도서관 중 녹음자료 제작실을 운영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시각장애인의 독서 수요에 맞추기엔 녹음도서의 공급이 현저히 모자란 상황이다. 시각장애인의 독서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다. 시각장애인 불편은 독서권 제한으로 그치지 않는다. 교통 불편은 여전하다. 보도 위 시각장애인의 보행편의와 관련된…
벽화 그리기 서승석 충북시인협회 이사 솔거는 홀로 벽에 노송을 그려 새들은 솔가지로 착각 이마에 피를 흘렸다지만 보라, 유전의 줄기 절벽에 오르고 펼쳐 생명의 혼을 그리는 명화 투혼의 클라이밍을 화가는 그림이 절망일 때 담쟁이는 땡볕에 비상의 붓 줄기로 종족의 이야기 실핏줄을 후대에 전하려 벽화 그리기에 몰입이다 보라, 손발 부르터 뿌리를 찾아 오르는 몸짓 그 끈기는 핏줄을 갈망하는 태초의 벽화 족보 그리기이다 저 길손 절망의 벽에 무엇을 잃어 비바람 돌담에 줄기차게 혈육을 그리는가 뒤돌아 벼랑, 손잡은 줄기와 잎의 군무를 보라 날개가 있어야 하늘에 오르는가 담쟁이는 무심한 무명화가
[충북일보]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국회는 지난 2일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을 넘겼다. 이어 정기국회 회기마저 넘겼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이다. 여야의 예산안 대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기국회 폐회일까지는 극적으로 타결하곤 했다. 이번엔 달랐다. 이전 국회와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정국의 블랙홀로 작용했다.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휴일인 11일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가결됐다. 여당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 등 의원 18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역대 여덟 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다.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 해임건의안 통과다. 예산 정국은 더욱 꼬이고 있다.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해 나선 충북도의 계획도 꼬이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취임 이후 연일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그때마다 지역 현안사업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건의하고 있다. 주요 건의 사업은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 청주공항 활주로 확장과 시설개량 사업비 등이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청주와 증평 음성 충주 제천을 4차로로 연결하는…
어린 시절 놀이터처럼 즐겨가던 산이 있다. 충주 시내에서 바라 봤을 때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계명산이 그 곳이다. 어린 시절에 계명산 산기슭에서 산딸기도 따먹고, 토끼사료로 쓸 아카시아나뭇잎을 채취하고, 바구니 같은 것을 만들 때 쓸 싸리나무도 베어오는 심부름도 하고, 도랑에서 가재를 잡기도 하고, 학교를 마치면 산기슭 산딸기를 도시락에 한가득 따먹던 어린 시절 놀이터였던 그 곳이다. 지금 생각하면 살던 동네에서 다소 먼 거리였지만 꽤나 자주 갔었던 것 같다. 어떤 날에는 친구들과 정상까지 올라가 보기로 하고 등산로도 아닌 나무꾼이 다니던 길로 무작정 오르다 길을 잃어 그냥 위쪽으로 만 올라가면서 힘들어 했던 기억도 있다. 그 때는 정상이 왜 그렇게 멀고 힘들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나이에 무리한 도전을 했던 것 같다. 올라갔다 와서는 다른 친구들에게 계명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다며 자랑하며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충주의 진산은 대림산 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어린 시절에 가장 높고 친숙하며 타지에 갔다 고향인 충주에 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계명산이 마음속의 진산이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였던 계명산을 성인되어 초등학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를 실천하는 경로잔치를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주로 베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궁으로 70세 이상의 원로대신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어 드린 데서 기로연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원로 문신들의 경륜과 경험을 공경하고 예우하기 위해 국왕이 직접 주재해 다과상 등을 베푸는 자리였습니다. 예조(禮曹)의 주관으로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한 고령의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해 매년 봄 상사(上巳)일인 음력 3월 3일과 가을 중양(重陽)일인 9월 9일에 베푼 잔치라고 합니다. 현재는 지역 향교에서 어른을 공경하고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경로효친 사상을 기리는 전통문화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충북의 18개 향교 중에서 가장 늦게 지난 1일에 200여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간소하게 충주향교 기로연(耆老宴)잔치를 치렀습니다. 국악과 민요를 30분간 공연하여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축사와 격려사로는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단양 출신으로 고려 때 고시조의 원조이신 우탁(禹倬)선생의 탄로가(歎老歌)가를 낭송하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하였습니다. 중원음사(中原吟社)와 충주 해동연서회 회장인 서동형 선생의 성균관지상백일장…
오류가 분명한데, 긴 세월에 걸쳐 이 사회의 구석구석을 마치 공기처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일상생활에 찰싹 달라붙어 이제는 진리처럼 행세하게 된 경우를 흔히 봅니다. 이른 바 '상식의 오류'입니다. '내노라는 유명인사'의 '내노라'는 단어나 '사단이 났다'의 '사단'이라는 단어의 오류도 작은 예가 되겠지요. '내로라'와 '사달'이 올바른 단어인데 그 자리를 꿰찬 것입니다. '삼손과 데릴라'의 '데릴라'도 그런 범주에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주간조선의 편집장을 지낸 조성관 작가가 쓴 글을 쫓아가며 그 오류를 확인할까 합니다. 어느 해 연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삼손과 데릴라'라는 오페라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가 작곡한 것으로 낭만주의 오페라의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원작은 구약 성서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지만 한국 무대에서는 현대적으로 해석해 1930년대의 나치 독일 시대가 배경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작곡가인 생상스가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를 통해서였습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연기 음악으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선정해 세계신기록을 작
2027 하계 세계 대학 경기 대회 유치가 충청권 4개 시도로 확정되었다. 이제는 대회 유치 성공의 기쁨은 잠시 뒤로 미루고 대회 개최 준비에 박차를 기해야 할 때이다. 대회는 2027년 7, 8월경에 개최되니 이제 4년 8개월 정도 남았다. 충북은 물론 충청권 4개 시도는 국제 스포츠 메가 이벤트를 치러 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나마 대전광역시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 3경기를 치른 것과 2013년 충주시가 세계 조정선수권대회와 2018 세계 소방관 경기 대회를 치른 것 등이다. 모든 대회의 성공 개최 요소는 선수들의 라커룸과 프레스센터 등을 갖춘 최적의 경기장 시설, 선수단의 쾌적함과 접근성이 쉬운 숙박시설, 선수단과 외지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의 편의 제공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는 자원봉사,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한 대회 운영, 경기장에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교통 및 주차장 대책 등으로 손꼽을 수 있다.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연대가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시도에서 나름의 특색을 살려 손님맞이 준비를 하여야 한다. 충북은 1990년, 2004년, 2017년 국내 스포츠 메가 이벤트인 전국
자작나무 숲에서 박 별 충북시인협회 청주지회장 산들이 솟기 전 누리가 생기기 전 영원을 세워 온 님들은 자작나무 은빛 망토 고이 입고 바람의 말 듣는 성자 질긴 영혼 연두 꽃으로 길게 달아 염원도 놓지 않는다 자작나무 숲에선 은빛 보자기를 펴야 하리 자작나무 숲에선 손 모아 눈을 감아야 하리
[충북일보] 마침내 충북대 총장선거가 치러진다. 교수·직원·학생 등이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에 합의했다. 1% 줄다리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거는 다음달 13일 전후 치러진다. *** 대학구조 혁신 전제해야 충북대 총장선거는 딱 한 달 정도 남았다. 총장 후보들은 혁신을 전제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선 여러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전통적 캠퍼스 중심 대학으론 어렵다. 융합과 복합이어야 한다. 대학교육은 점점 벽 없는 형태로 가고 있다. 캠퍼스 없는 교육이 대세다.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충북대도 새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머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어느 것 하나 과거 방식으로는 대응이 안 된다. 새로움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지역소멸 위기는 이미 현실이다. 기초지자체 89곳이 이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청년층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감소했다. 지역을 떠난 청년 인구의 약 30%는 수도권으로 유입됐다. 주요 원인은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지방대학의 역할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은 길러낸 인재와 연구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사회에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은퇴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로 인한 소득의 단절에 대비하는 것이다. 아무리 든든한 직장이라도 때가 되면 퇴직하게 되고, 퇴직한 후에는 더 이상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 월급이 끊겼다고 생을 마감할 것이 아닌 이상 생활은 계속되어야 하고, 돈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퇴 후 돈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기 때문에 은퇴하기 전 소득이 있을 때 미리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은퇴재무 전문강사인 내가 강의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5층 연금' 활용전략이다. 5층 연금이란 1층의 기초연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까지 5가지 연금으로 층을 쌓은 것을 말한다. 앞의 순서대로 1층부터 5층까지 피라미드 모양의 탑으로 형상화해서 설명한다. 그냥 5가지 연금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층을 나눈 이유는 뭘까. 왜 기초연금이 1층이고, 주택연금이 5층일까? 그 이유는 각 연금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기준으로 배열한 것이다. 가성비란 가격 대비 성능(효율)의 비율을 말하며,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의 비율을 말한다. 가성비와 가심비가 가장 좋은 연금은 기초연금이고, 그다음은 국민연금이라는 것이다. 기초연금이란 만 65세 이상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이라고 불릴 만큼 배달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배달 음식 관련 쓰레기로 만만치 않은 양의 쓰레기가 매일 배출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 마스크, 일회용그릇, 택배상자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1.06㎏ 정도이며. 이 중 포장 관련 폐기물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이들은 재활용이 어려운 혼합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폐비닐류의 경우 분리배출 대상이지만 복합소재이거나 이물질이 묻었을 경우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들은 일반쓰레기와 같이 매립되거나 소각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일반인들이 쓰레기를 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지속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국민의식이 높아져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그냥 버리지 않고 분리 배출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애매한 경우가 많아 분리배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한 예로 플라스틱 분리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