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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림

청주시 흥덕보건소 주무관

"오늘 김00 어르신의 100세 생신을 맞아 점심 식사가 준비됐으니, 마을회관으로 와주세요." 이장님의 확성기 방송이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100세가 된 우리 할머니의 생신 파티가 있는 날이다.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우리 할머니 여전히 정정하시네." 난 할머니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드렸다. "할머니, 200세까지 사세요."라고 말하며, 할머니를 안아드렸다. 비록 나이는 100세이지만, 할머니는 나를 보며 10대 소녀처럼 해맑게 웃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여기까지 오느냐 고생했어. 고생이 많아." 분명 오늘은 축하받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혹여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까 걱정하신다. "고생은요. 좋은 날인데요."하며, 할머니를 안심시켜드렸다.

4남 3녀, 7남매의 엄마인 우리 할머니는 손자, 손녀가 많다. 그리고 증손자, 증손녀 또한 많다. 큰아빠, 작은 아빠, 고모, 사촌 그리고 마을 사람들까지 모이니 제법 큰 행사가 되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해 풀지 못한 회포를 풀다 보니, 다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모두 진심을 다해 생신 축하 노래를 불러드린다. "우리 엄마, 대통령이 지팡이도 선물해 주었네!" 가족들은 "우와!" 탄성을 외친다.

장수 지팡이인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이다. 건강·장수의 상징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때부터 조선시대까지 임금님이 직접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100세를 맞는 어르신께 대통령 명의로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저 지팡이를 받는 기분은 어떨까? 내가 100세가 된다면 어떨까?' 문득 궁금했다. 기쁠까? 건강이 염려될까? 죽음이 두려울까? 자식에게 폐가 될까 걱정될까?

우리 할머니는 보건소에 자주 들르신다고 한다.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 치매선별검사를 하기 위해서... 접종을 하기 위해서... 등 말이다. 보건소는 노인들에게 친밀한 공공기관 중 하나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고령화 사회를 두려워한다. 노인의 수가 증가할수록 젊은 층의 사회 부양 의무는 늘어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공공 보건의료서비스의 역할을 하는 보건소의 기능은 중요하며,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한 사업 또한 적극적으로 발굴 및 지원해야 한다.

헬스케어 사업, 만성질환 예방사업, 맞춤형 건강관리사업 등 노인 관련 사업이 계속 발전한다면 건강한 노인이 많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가 늙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노인이 많아지는 사회에서 우리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노인을 위해 대비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 노인이 된 우리를 위해 누가 노력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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