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시작되어 달력이 넘어갔다. 흘러가는 시간에는 굽이가 없지만, 사람들은 왜인지 곳곳에 표시를 해두고자 한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인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의미를 부여해야 그것을 되새기며 힘을 다하기 때문이다. 시작은, 또 마지막은 그 중에서도 중요하여 우선시된다. 지난 다음에도 돌이켜보고 새 힘을 내야하는 기준점이 되고, 바라보고 기운을 모으는 목표점이 되므로. 지난 연말에는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렸다. 새로 시작하는 '목요광장'의 처음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 되어서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문장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약한 자의 편에서 소송을 걸어 재판하고, 강한 자에게는 소환하여 변명하게 하라." 이 문장이 나온 책은 법률서나 법학서가 아니었다. 인류 최초의 문학인 '길가메쉬(Gilgamesh) 서사시'였다. 이 서사시는 기원전 2천700년경의 인물이라고 추정되는 우르크(Urk)의 전설적인 왕 길가메쉬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이라크 남부 지역, 그 중에서도 페르시아 만에 가까운 지대에 자리 잡고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일구었던 여러 도시국가들이 있었다. 이 문명을 수메르(Sumer) 문명이라고 하
어수선한 2015년을 보내고 새로운 2016년이 시작 되었다. 그러나 이 새해는 가진 사람들에게는 희망과 행복의 내일이지만 여전히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루를 견뎌내야 하는 그런 아픔의 새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습관처럼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며 노력을 더하라고 한다. 열심히 하면 못 이룰게 없다고 판에 박힌 논리로 이들을 윽박지르곤 한다. 결국은 가진 사람들도 아닌, 뭘 가졌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약자들이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약자들에게 더 강하고 모질게 대하는 모습들이 아프다. 인생이라는 게 답이 없는 미로 같은 것일진대 강요된 희망과 행복을 위해 우리는 매일같이 허덕이며 지낸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것이 의인의 도리거늘 스스로 권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놓고 자존심 싸움으로 몰고 가는 아주 잘못된 모습들을 종종 본다. 권위와 당위성으로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오로지 자존심만 내세우는 것은 마땅히 반성해야 한다. 최소한 우리가 사는 땅이 상선약수처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언제까지 손바닥만 한 권력으로 미래를 휘두르려 하는가. 한낱 여름날 녹아질 빙산에 불과한 것이 권력인 것을, 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새해가 밝았다. 병신년이란 말이 우습게 들려 정치권을 조롱하는 용어로 많이 쓰이지만 그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丙'자는 남녘과 불(火)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申'은 펴다, 원숭이란 뜻을 가진 한자어다. 동양사상의 육십갑자(六十甲子)에서 병(丙)과 신(申)이 만나 만들어진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바로 2016년이다. '붉은 색은 큰 성공이나 생명의 기운이 번창하는 것을 의미하고 원숭이는 꾀가 많고 재능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국운이 융성하고 국민들의 재능이 돋보이는 한해로 기록되길 기원한다. 하지만 주어진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정치권은 당파의 이익을 위해 지난 연말까지 확정해야 할 선거구 획정을 하지 못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회의원 지역구가 없어졌다. 기득권을 가진 국회의원이야 별 탈이 없겠지만 정치권에 진입하려는 신인들과 국민들은 매우 당혹해 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보다는 책망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 최대 거래처인 중국 경제는 저성장 연착륙이 우려되며 우리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되고 국민의 삶은 핍박하다.(통계청·2015년 3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청주의 꽃다리를 지날 때마다 늘 궁금하게 생각해온 것은, 대부분의 큰 다리마다 꽃을 장식해서 아름답게 꾸미는데 왜 이 다리만 꽃다리라 부르게 되었는가? 언제부터 '꽃다리'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남다리'라는 속명은 남쪽에 있는 다리이니 그런 이름이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불릴 수도 있다지만 역사 기록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꽃다리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단순히 다리 난간에 꽃이 있어서 꽃다리일까? 90년대초에는 신설된 큰 다리 옆의 옛 다리에 꽃다리의 명성에 걸맞게 꽃동산을 만들기도 했던 것이다. 지금은 청주대교가 있고 아름다운 모양의 서문교, 흥덕대교 등이 청주의 대표적인 다리로 꼽히지만 옛날에는 남석교가 청주의 관문이 되는 큰 다리였다. 조선시대 남석교의 공식명칭이 대교(大橋)였으며 일명 남석교 또는 정진교(情盡橋)라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청주읍성의 남문이 청남문이었고 여기서 남쪽으로 쭉 뻗은 길에 연결되는 이 다리를 청남교라 했으며 지금도 꽃다리를 청남교(淸南橋)라 부르고 있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 답교놀이 장소로 유명했던 남석교는 무심천의 옛 이름이 통일신라시대에 남석천, 고려시대에 석교천, 대교천 등 남석교
지나간 시간이 아름다우면 추억이 되고 슬프면 기억으로 남는다고 했던가. 새해 달력을 벽에 걸고 사람들은 바다로, 산 정상으로 일출을 보러 떠났다. 그건 시간의 틈새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봉인되기를, 새로 맞이하는 시간이 일출을 고대하는 만큼 더 빛나는 순간이 되기를 소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의 일출을 보러 가족과 연인들이 길 떠나는 자체가 사실 축제의 시간이다. 떠나는 순간에 어제까지의 상투적인 시간들은 저 멀리 사라지고, 지리멸렬한 시간들은 태양의 에너지로 시간의 부피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를 것만 같다. 그래서 모두들 일출을 향해 떠난다. 나도 그렇게 떠난 적이 있었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해이니 꽤 오래되었고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에 구제 금융을 받을 때이니 그리 행복한 시기는 아니었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소 500마리를 싣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떠나는 장관을 TV 생중계로 흥미롭게 지켜보던 해였다. 소떼의 행렬을 본지 불과 일주일 만에 속초에서 북한 잠수정이 침몰했고, 또 얼마 후에 동해시에서 무장간첩이 발견되었다. 거의 전시상황처럼 군대의 작전이 시작되었고 비상경계령, 통금 등의 조치로 살벌한 시기였다. 그때 떠
젊은 친구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난 적이 있나요? 그 눈물 꾹 참고 가슴속 깊은 곳으로 꿀꺽 삼킨 적은 없나요? '인생, 나눔과 배려, 교실 그리고 봉사'라는 단어들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래서 참여한 인생나눔교실은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우선 면접 인터뷰에서 만난 멘토 지원자들의 경력에 놀랐다. 그런 분들과 함께 그룹 토론과 면접을 본다는 것 자체가 부담됐다. 그날 면접관 질문에 대해 내가 대답한 말은 그저 '멘토란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이라는 기억뿐이었다. "봉사란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통해서 나를 완성해가는 것입니다." 고욱성 문화체육관광부 인문정신문화과장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책설계에 의해서 충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인생 나눔 교실이라는 배가 바다를 향해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출발부터 메르스 파도를 만나 잠시 멈춤이 있었지만 경험이 없는 나는 어떻게 멘토링을 해야 할지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첫 인생 책 만들기 수업시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핑크색 꽃다발과 7개의 유리꽃병을 마련해 친구들의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한 친구가 '나의 삶은 하나의 도자기 만드
[충북일보]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는 우리의 각오와 기대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낫고, 내일은 또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 때문이다. ****던져진 현실적 과제 많다 무작정 희망을 앞세우기에는 현재 나라 안팎으로 처해 있는 제반 사정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아니, 자칫 뒷걸음질 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암울하다. 불길한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대로 주저앉으며 5년 연속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국책기관이나 민간연구소는 새해 경제성장률이 대부분 3% 안팎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경제주체들에게서도 불안은 감지된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대규모 정리해고 등 상당한 진통을 동반될 것이란 예측이 제시되는 이유다. 가계부채 문제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가계부채는 지난해 100조원 이상 늘어 1천200조원을 넘긴…
[충북일보] '한국수화언어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한국수화(手話)언어가 공식 언어로 인정된 셈이다. 한국농아인협회가 지난 2008년 9월 한국수화언어기본법 제정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청각장애인 언어복지권을 위해 목소리를 낸지 8년만이다. 35만 청각장애인들의 '수화언어의 법적 지위 보장' 염원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한국수화언어법의 제정은 한국농아인협회 뿐만 아니라 장애단체, 그리고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지지 해 주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 속에 맺은 결실이다. 언어로서 수화의 권리나 농문화의 실천, 농인의 권익증진, 복지향상을 위해 열심히 뛴 결과다. 그래서 의미가 더욱 크다.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1인 시위와 청원 서명운동 등에도 나섰다. 다시 한 번 더 청각장애인들의 언어권 보장을 환영한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향후에도 청각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계속됐으면 한다. 수화는 청각 장애인과 언어 장애인들에게 공식 언어다. 일반인들의 말과 다르지 않다. 때론 생존의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공식 언어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
[충북일보] 20대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심판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이다. 그런데 둘 다 설득력이 없다. 심판의 대상이 심판자를 자처한 셈이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선거 프레임이다. 지역마다 민심이 들끓고 있다. 새해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줘야 할 정치권이 온통 암흑천지의 선거구 대란 정치를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충북의 상황은 심각하다. 자칫 선거구 하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러다 보니 19대 국회의원들에 대한 심판론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흔한 물갈이가 아닌 아예 갈아엎어야 한다는 고강도 비난이다. 민심의 핵폭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선거구 획정안이 무산되면서 지난 1일부터 모든 선거구가 없어졌다. 지역구 국회의원도 사라졌다. 모든 국회의원이 비례화 돼 그냥 국회의원만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도 현역 의원들은 염치없이 의정보고회를 열고 있다. 20대 총선 표밭갈이에 정신이 없다. 의정보고회를 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나온 탓이다. 선거구 대란에 대한 책임 있는 반성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홍보활동만 강화하고 있다
"카톡!카톡!카톡!~" 연신 카톡이 울어댄다. "은우가 말대꾸를 해요.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좋아하고. 된통 혼나고 자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요." 딸이다. 딸의 심정이야 십분 이해가 되지만 아직 어린 손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이제 10살 된 은우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주장이 강하고 나름 그이유가 타당하여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딸은 아직도 은우가 아기 때처럼 엄마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들이기를 바란다. 반면 은우는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딸과 손자의 힘겨루기가 일어난다. 바로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 문득 한 아이가 생각났다. 주말에 박물관에 봉사하러 오는 학생인데 언제나 같은 표정과 같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가 딱 12시가 되면 돌아가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첫 대면부터 참 소심한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편해지라고 자꾸 말을 걸었다. 늘 성적이 일등인데다 글짓기며 미술, 과학, 수학경시대회의 단골 수상자이고 역사 스토리텔링 대회에서도 일등을 하였고 유치원 때부터 배운 영어회화도 제법이란다. 책 읽는 것을 좋아
[충북일보] 오는 4월13일 20대 총선이 딱 100일 남았다. 보통 전국 단위 선거는 1년 전부터 유력한 후보자가 나타나고, 대표적인 공약도 윤곽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번 총선은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 가장 기본적인 선거구가 결정되지 않았고, 여야 모두 공천룰조차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거 100일을 남겨두고 안철수 신당 바람까지 불면서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인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안철수 신당이 구체화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무관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적 무관심이 초래된 근본적인 원인은 여야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에서 비롯됐다. 정치는 이제 국민의 곁에서 호흡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는데서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 '빅 2'라 불리는 거대정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 정당 역시 생존할 수 있는 틀을 갖춰야 한다. 고질적인 영·호남 패권주의도 이번에는 극복해야 한다. 정치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유권자인 국민들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 정치가 싫다면서 유권자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충북일보]해를 넘겨서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충북의 상황도 그리 밝지 않다. 충북도교육청과 충북도, 충북도의회는 한 치의 양보 없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지원은 교육감의 의무'라고 아예 법으로 못을 박았다. 그러나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률적으로 교육감의 책임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시·도교육청의 재원으로는 편성 자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도의회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임의편성에 대해 반드시 재의(再議)를 요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법정싸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누리과정 문제를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에 떠넘길 게 아니라 직접적인 예산 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누리과정은 법적으로 무상보육으로 규정돼 있다. 때문에 보육료를 개인에게 받는 것은 불법이다. 궁극적으로 보육료가 지급되지 않는 사태가 현실화되면 적지 않은 어린이집이 폐원할 수밖에 없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아동의 유아 단계 교육의 질을 높이고, 아이들의 생애 초기…
미국 금리가 지난해 12월17일 0.25% 인상됐지만, 통화정책은 당분간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조정된 중기 물가안정목표 근방에 물가상승률이 유지될 수 있도록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국내·외 경기부진의 장기화와 경제 구조변화로 국내 주요 산업의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 고용감소 등 단기적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는 선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의 기조에 맞춰 2016년 충북도에서 달라지는 행정제도와 시책으로는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민간사회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의 예산편성, 지원대상, 지원범위, 성과관리 등의 기준이 강화되었으며 지방세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공개 대상이 3천만원 이상인 체납자에서 1천만원 이상인 체납자로 확대됐다. 자활장려금 제도가 폐지되고 본인의 저축과 정부지원을 1대 1 매칭하는 내일키움통장 제도와 입양아동 지원연령은 15세 이하에서 만 16세 이하로 확대됐다. 장례식장 영업은 자유업에서 신고제로 전환됐고, 국가 필수 예방접종비는 14종에서 15종으로 확대됐다. 첨복의료복합단지 입주절차가 간
[충북일보] '갑질' '법치파괴' '부패온상'. 대한민국 국회를 비꼴 때 쓰는 단어들이다. '국회의원스럽다'는 '비아냥'의 극치다. 2016년 벽두 국민들이 절망의 한 마디를 더 한다. "이번엔 아예 뽑지 말자." ****19대 국회는 사상최악이다 19대 국회는 사상최악이다. 언론의 각종 기사나 칼럼 등에서도 혹평이 이어진다.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무조건 현직 국회의원을 뽑지 않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 '꼴불견' 불치병이 치료되지 않아서다. 오랫동안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격투기장을 방불케 했다. 12월이면 언제나 낯 뜨거운 날치기가 벌어지곤 했다. 19대 국회엔 이마저도 없다. 국회 권력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쓰이지 않은 증거이자 증명이다. 이제 바꿔야 한다. 오는 4월13일은 썩고 병든 국회를 개혁할 절호의 기회다. 20대 총선에선 국회를 개혁할 인물만 골라 국회로 보내야 한다. 국민의 눈과 귀가 각성하면 가능하다. 보는 눈과 듣는 마음을 고루 갖추면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정치권은 지금 혼란스럽고 어지럽다. 여당은 선거의 규칙조차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다. 야당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당내 계파싸움으로 지리멸렬 하고
새로운 한해의 출발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 파장이 멈춘 지도 어느덧 여러 날이 지났다. 밀린 숙제를 하지 못해 답답한 학생 같은 마음이랄까. 꼭 풀고 가야할 일처럼 신년 벽두에 겨울 산에 도전해 보려고 나섰다. 깊은 계곡 안에 있는 설악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따뜻한 겨울이라지만 설악산의 겨울은 바람이 매섭다. 산은 녹음도 단풍도 열매와 낙엽도 내려놓고 흰 눈을 켜켜이 덮은 채 깊은 동면에 들어가 침묵하고 있었다. 커다란 산과 마주하자 불어오는 바람이 시린 뺨을 사정없이 후리고 후리기를 반복하여 오르기도 전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입구엔 눈이 없지만 묵묵히 서있는 우뚝 우뚝한 장대한 봉우리들이 희끗희끗 모자를 쓰고 있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온 칼바람이 몸을 휘감아 가위가 눌렸다. 거대한 산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다가오란다. 깊은 심호흡을 하고 한발 한발 내딛었다. 산을 향하여 점점 다가가니 움츠린 마음과 꽁꽁 언 몸이 조금씩 풀어지면서 그제야 산은 서서히 내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를수록 눈이 남아 있어서 마음까지 하얗게 물들인다. 겨울나무에 핀 순백의 눈꽃이 햇살에 부딪혀 별처럼 반짝거렸다. 하얀 눈 한줌을 소복하게 덮고 있는 오리
새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싶고 묻어버리고 싶은 과거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의 상처들을 하나로 묶어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에 뛰어 보내고 새로운 맘 가다듬어 꿈과 희망을 심고 싶어서 아마도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라고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그러나 새해라고 이름하여 새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한 살 더 먹는 나이와 달력의 연도가 2016년으로 바뀌었을 뿐 하늘도 땅도 흐르는 시간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서 새해가 될 수도 있고 여전히 묶은 과거에 매여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남녀노소(男女老小) 누구나 새해가 되면 무엇인가 달라지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그래서 새 해가 되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희망찬 새해'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 있든지 새해에는 희망이 있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환경과 형편을 탓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하자.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다. 아무리 새해가 되었어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음, 새로운 기
[충북일보] 입법비상사태가 기어코 벌어졌다. 오는 4월13일 총선이 3개월여 앞이다. 그런데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았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된 셈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국회의원 선거구 구역표'의 효력을 지난해 12월31일까지로 한정했다. 결국 현행 246개 선거구가 법적으로 무효가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육책을 내놨다. 선관위가 내년 제20대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잠정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올해 12월31일까지 등록 및 수리를 마친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1월8일까지 잠정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1월1일 이후에 등록한 예비후보자들은 등록 신청은 접수하되 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년에 등록 신청한 후보자들은 선거 운동이 금지된다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임시방편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조치다. 여야의 무책임과 정치력 부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절충점을 찾지 못하는 극단의 이기심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이미 예고한 대로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밖에 달리 길이 없다. 이렇게 될 경우 현행 지역구 246석, 비례 54석이 될 것 같다. 비례대표를…
[충북일보] 2016년이 새롭게 시작됐다. 그러나 지역의 언론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우선 지방언론 스스로 자생력 구축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게 급선무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기(公器)인 지역신문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때마침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일몰시점이 당초 올해 말에서 오는 2022년까지 6년 연장됐다. 또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에 지역신문에서 15년 이상 종사해 퇴직한지 3년이 지난 인사 2명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일몰시점 문제를 보다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특별법 상시 법제화다. 지역 언론의 존재이유는 지역정보를 다루는데 있다. 단순하지만 아주 분명한 명제다. 당연히 지역에서 지역민들의 삶의 이야기는 아주 중요하다. 이들의 존재적 이야기를 다루는 게 지역 언론 역할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지역민들의 지역신문 구독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자신이나 주변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 다뤄지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의 주요 소재는 지역…
가족처럼 듬뿍 정을 나누며 살던 농촌의 정겨운 삶에 모습들은 점점 사라지고 아파트생활이 시작되면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사회가 됐다. 꿈나무들은 스마트폰시대를 만나 엄마와 정을 담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이젠 가족마저 외면하는 메마른 요즘사회가 됐다. 아버지가 11세 딸을 오랫동안 집에 가두고 방치한 사건이 있었다. 딸은 굶주림에 견디다 못해 필사적으로 탈출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빵을 훔치다가 경찰에 잡힌 현대판 장발장사건이다. 담당형사는 소녀가 너무 불쌍해 시설로 보냈다. 그 후 딸의 아버지는 친권을 박탈당하고 할머니가 보호자가 됐다. 새해는 그 소녀처럼 아픈 상처가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더욱 가족사랑 운동을 힘차게 열어보자. 성서에는 마리아가 엄마고 요셉은 아버지며 아들은 예수이라고 전한다. 예수님가족 삶의 철학은 자식은 부모께 순종하고 존경하며 힘든 일엔 따뜻한 마음과 고통스런 일은 인내로 극복하며 자기 삶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비마음으로 살았다고 전한다. 최근 엄마들은 OECD중 교육열이 가장 높지만 그늘진 곳의 자녀들은 부모학대로 피눈물을 많이 흘리고 있다. 자기욕구를 채우기 위해 딸을 성폭행하는 파렴치한 아버지, 재
미국의 엘 고어 전 부통령은 1993년 정부 서비스 수준을 혁신적으로 제고하고 정부의 효율적 업무 처리를 위한 행정 개혁의 일환으로 전자정부(electronic government)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후 행정혁신관련 이론에서 이를 받아들여 현재의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용어가 만들어 졌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행정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행정의 내부 효율성과 투명성을제고함으로써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전자정부사업을 전개해 왔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행정전산화 사업을 시작으로, 문민정부 시대인 2001년 '전자정부법'을 제정하고 초고속망 확충사업, 국민의 정부의 전자정부 11대 사업, 참여정부의 31대 로드맵 과제 등을 통해 공공부문 정보화를 끊임없이 추진해왔다. 그 결과 최근 UN의 E-Government 평가에서 전체 조사대상 192개 국가 중 3회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수준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필자는 정보통신부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실질적인 근간이 되는 '11대 과제'를 추진할 당시에 '왜(why?)'라는 것에 가장 초점을 두었던 것으로 기
희망찬 병신년의 아침 해가 밝은지 사흘연휴가 끝나고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10간(干)의 세 번째인 丙은 방향은 남쪽이고 색깔은 붉은 색이며, 申은 원숭이 이므로 '붉은 원숭이 해'라 하는데, 60갑자 중 33번째입니다. 丙申의 발음이 병신(病身)과 같아서 어감이 좋지 않으나 동음이의(同音異義)어로 뜻이 다른 한자어이므로 연관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병자는 불(火)을 의미하고, 신자는 원숭이(金)를 의미하기 때문에 불의 기운이 모여 있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동양의 색은 오방색(五方色)으로 갑을(甲乙)-청색, 병정(丙丁)-적색, 무기(戊己)-황색, 경신(庚辛)-백색, 임계(壬癸)-흑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을미년(乙未年)인 지난해가 청양(靑羊)의 해였습니다. '병'은 적극적이고 활기찬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신'은 법이나 규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10단계로 나누면 갑(甲)은 씨앗이 자라는 모습이고, 을(乙)은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며, 병(丙)은 씨앗이 줄기를 뻗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기교와 지혜의 동물인데,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는 무리지어 생활을 잘하기 때문에 사교적
애니어그램이라는 성격진단 프로그램에서는 사람의 의식단계를 발달수준에 따라 9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가 천품이요, 2단계는 인품이다. 3단계는 성품이고, 4단계는 성격이란다. 5단계는 성질이고 6단계는 성깔이요, 7단계는 어거지 8단계는 싸가지이며, 9단계는 사이코로 구분한다. 단계의 시시비비나 심리학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감 상으로 뜻만 추측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모든 사람의 추앙을 받는 성인 반열의 단계가 천품이고 보통 사람들은 성질이나 성깔 이하이고 그것도 미달된다면 어거지나 싸가지가 될 것이다. 그것도 모자란 사람으로 정말 아주 못 되어 교육이나 종교로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이면 사이코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아주 무례한 사람일지라도 싸가지 없는 사람이라 흉보기도 어렵겠다. 새해가 되어 내 자신을 다시 최촉하려 애니어그램으로 나는 어느 단계에 해당되는지 조심스러워진다. 그래도 나름 배움도 넉넉하고 나이 이순이 넘은지라 인생 공부도 많이 해 왔으니, 내심 인품정도에 근접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천부당만부당이란다. 그러면 성품정도에는 이르지 않겠는가 하고 다시 묻자 좋게 보면 성질은 되겠으나 하 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날씨가 맑아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꿈과 희망 그리고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한 기도로 한해를 시작 할 수 있었다. 나도 마음속으로 가족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아름다운 한해를 만들기를 기원해 본다.이 땅에서 희망이라는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에게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래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년 말부터 시작된 새해 인사는 한 결 같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다. 소식이 뜸하던 친구도 새해인사는 어김없이 복 많이 받고 건강 하라는 인사이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도 얼굴이 마주치면 복 많이 받고 건강 하라는 인사다. 인사를 받으면서 나도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새해에 유행처럼 잠깐 돌아다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아주 짧은 인사치레에 지니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福(복)'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비실비실 비어져 나오고 저절로 복이 들어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조상들은 '福'이라는 글자를 무척 좋아했나보다. 지금도 '福'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숟가락이나 밥그릇 또한 떡판이나 다
[충북일보]내년 4·13 총선 후보 '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마찰음이 크다. 물론 예견된 일이지만 정도가 심하다. 곳곳이 지뢰밭이다. 공천룰과 관련, '친박' '비박'의 갈등은 김무성 대표의 '전략공천 제로(0)'와 친박계의 '물갈이론'에 대한 공감대 없이 논의에 들어갈 때부터 예견됐다. 그러다 보니 수차례 회의에서 계파 간 이견만 드러냈다. 양 계파는 일단 정치 신인에게 10% 가산점을 준다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신인의 범위'와 '가점 부여 방식'에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는 '출마 경험이 없는 사람'을 정치 신인으로 보자는 의견이다. 비박계는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인사의 경우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선투표에서 신인 가산점을 인정할지에도 이견이 있다. 비박계는 1차 투표에서만 가산점을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친박계는 결선투표까지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결선투표에 도입될 경우 현역 의원들이 불리하다. 다시 말해 친박계의 '물갈이론' 실현이 수월해진다. 가산점 부여는 특히 결선투표에서 공정한 경선 원칙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불공정 게임이란 비판을 받기도 쉽다. 게다가 청와대 참모나 장·차관 출신 경력의 일부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아쉽고 섭섭했던 일들일랑 세월자락에 묻어 버리고, 차분히 2016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해돋이는 동해, 해넘이는 서해가 좋다고들 하지만, 나는 해마다 우리 동네 머리산(우암산)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 해의 끝자락에는 대청호반을 찾아 온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축원하는 소지 올리기를 한다. 내륙의 한 복판 청주에도 바다가 있다. 청남대 뒷산 전망대에 올라 서 호수를 보라. 거기 남해 다도해보다도 넉넉한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입에서 탄성이 절로 터지게 한다. 환상의 오솔길을 따라 초가정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세속에 찌든 때를 말끔히 헹구어 내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대청호반의 일몰은 댐의 북편 산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이 더 볼만하다. 엊그제, 구룡산 중턱에 있는 현암사에 올라 해넘이를 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묵도를 올리는데 함께 간 문우가 읊조리는 시 한 자락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신동문 시인의 모친상 때 다녀가며 썼다는 고은의 시였다.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꽉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받는 것을./ 모든 것이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