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다. 붉은 원숭이는 지혜롭고 재주가 많으며 모성애가 깊다고 알려진 동물이다. 무리 지어 사는 붉은 원숭이들은 새끼를 품에 안고 기르며, 인간 못지않게 자식에 대한 애정이 많다고 한다. 모성애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조건 없는 희생을 떠올리게 된다. 급속한 발전을 이뤄온 우리나라에서 돋보이는 것은 남성 노동자들의 역할이었지만, 사실 그 남성들을 뒷받침한 여성의 돌봄 노동은 안정적인 사회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 사회의 엄마가 된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래서 결혼, 출산, 육아에 있어서 요구받는 전통적 역할과 자신의 가치가 많은 충돌을 하게 된다. 사회적 역할과 동시에 가정에서의 역할을 함께 잘해야 하기 때문에, '슈퍼우먼 콤플렉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한 가지만으로도 벅찬 두 가지 일을 모두 감당하면서, 엄마들은 체력적 한계와 만성피로만이 아니라, 죄책감과 미안함이라는 감정까지 감당해내야 한다. 가정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사회에서도 단절된 경력 때문에 어려움을
[충북일보] 충북의 수장들이 알량하다. 벌써 1년 넘게 아이들 밥값을 놓고 자존심 싸움만 벌이고 있다. 대화는커녕 '벽'만 높이 세워둔 채 등을 돌리고 있다. 충북도는 도교육청과의 무상급식 분담비율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자 일방적으로 분담액을 정한 뒤 그 이후 일체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과거 도교육청은 앞서 도가 몇몇 안을 제시하며 협상을 유도했을 때는 복지부동이었다. 서로의 '원칙'만 내세운 탓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줄곧 "더 이상 지원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SNS 마니아인 김병우 교육감은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원칙을 피력하는 데 열을 올린다. 역시 양 수장 모두 '소신'이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그들이 내세우는 원칙과 소신에는 관심이 없다. 이토록 소신 있는 단체장이 썩 자랑스럽지도 않다. 학부모들은 아이들 밥값 지원이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차라리 내가 직접 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다. 도와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철회만 선언하면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양 기관 역시 서로의 입에서 먼저 '철회'를 꺼내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누리과정 예산 논란은 더 가관이다. 당장
예로부터 '설'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로,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풍습이 있다. 설날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 하고, 어른들을 찾아뵙는 일을 '세배'라 하며, 가족·친지·이웃사촌들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저마다 즐거운 설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명절일수록 사회에서 소외되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분들이다. 명절을 맞아도 고향을 찾기가 어렵고 찾아오는 친인척도 없어 설은 이들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다행히도 우리 사회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는 문화가 널리 퍼져있어 설 연휴가 다가오면 각종 기관·단체에서는 설 연휴를 맞이하여 시설을 방문하여 그분들을 위로하고, 위문품을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생활필수품, 음식 등 위문품의 전달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 소방기관에서는 이러한 노인요양시설을 위해 최소한의 '제도화된 안전 보장'을 위하여 지난 해 7월 1일부터 신규로 설치되는 요양병원은 면적에 관계없이 소방시설(스프링클러 또는 간이스프링클러, 자동화재탐지설비, 자동화재속보설비)설치가 의무화 됐고, 기존 운영 중인 요양병원도 2018
[충북일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가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금속활자 상·하권 78판이 638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직지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보다 78년이나 앞서 유네스코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1886년 프랑스 외교사절이 직지를 수집해 가 볼 수 없었다. 이번 복원은 직지 원본에도 남아있지 않은 금속활자까지 복원해 가치를 높였다. 청주시는 이미 2007년~2010년 조선왕실 주조 금속활자를 복원했다. 2011년부터는 18억1천만 원을 투입해 '고려시대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임인호 금속활자장의 밀랍주조법이 적용됐다. 직지 복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638년 전 직지는 당대 최고의 문화선진국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금속활자본이다. 궁극적으로 선조들의 탁월한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직지는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극귀중본'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보통본'을 보관한 일반 서가에 먼지를 덮어쓰고 있었다. 열성적인 재불 서지학자 고 박병선씨가 1972년 가치를 알아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직지가 존재를 드러낸 건 1900년 파리
[충북일보] 응급상황 시 '골든타임'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청주 지게차 사망사고와 관련해 숨진 피해자가 조속히 병원으로 옮겨졌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7월29일 오후 1시57분께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한 화장품 제조공장에서 지게차 바닥에 끼어 5m가량을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발생 1시간25분 만인 오후 3시20분께 협력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다발성 손상에 따른 복부 내 과다출혈로 결국 숨졌다. 업체 측은 사고 발생 후 신고한 119신고를 취소했다. 게다가 환자를 인근 병원이 아닌 먼 거리의 업체 협력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다 보니 사고 발생 1시간20여분이 지나서야 A씨가 병원에 도착했다. A씨 유족들은 업체 측의 이 같은 조치가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의 주장은 결국 업체이 골든타임을 놓쳐 초래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골든타임이란 통상 심정지 환자 발생 시 4분 이내를 말한다.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살릴 가능성이 높다.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손상은 점점 심각해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살아나도 대부분
새해가 되면 개인이나 단체 등 모두들 신년 계획과 목표,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지난 해 보다 나은 한 해를 설계한다. 다양한 새해의 바람이 있겠지만 우리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과 향후 지속 가능한 자연 생태계 보존 측면에서 지난 해 충북과 괴산의 최대 행사였던, 유기농산업엑스포를 계기로 올 해는 유기농산업 실천을 지역 발전의 화두로 제안해 본다. 유기농업은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며, 토양과 자연 생태계, 인간의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산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충북과 괴산은 지난 해 기존의 친환경농업박람회를 뛰어 넘어 유기농 브랜드를 선점하고, 유기농업을 한 단계 발전시킨 유기농산업이란 주제로 국제적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괴산군은 2007년 친환경농업군에서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후 유기농업 면적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충북유기농연구센터 유치, 친환경유기식품산업단지 조성과 유기농산업클러스터 추진 등 유기식품을 비롯한 유기농산업이 지역의 중점산업이 되도록 노력한 결과, 지난 해 108만 여명이 유기농산업엑스포를 관람하였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에서 2
갑자기 온 세상이 얼어버렸습니다. 매섭고 혹독한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이 따갑습니다. 추위에 머릿속 어지러이 뒹구는 생각들도 온통 얼어버린 느낌입니다. 혼용무도(昏庸無道)한 지난 한해를 보내며 더 이상 이 사회의 아픔이 멈추기를 바랐습니다. 상처 많은 나무들이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합니다. 서로 힘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가도 모자란 판에 서로 물어뜯고, 깎아내리고,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그런 저열한 모습들을 흔히 봅니다. 한때 민주화를 부르짖던 이들은 특정 지역을 볼모로 하여 호가호위 하거나 이미 기득권화하여 반칙과 특권 속에 빠져 있습니다. 진정 지켜야할 가치를 잃어버린 채 혼자 허둥대며 세상에 대해 종주먹을 들이대는 모습들은 한편의 코미디입니다. 우리는 사람이 세상에 대하여 눈을 뜨고 무언가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순수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을 초심(初心)이라 합니다. 그 초심은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용기요 희생이고 모두를 위한 마음입니다. 맨 처음 자기가 그 길에 들어섰을 때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날마다 처음처럼 산다는 게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신영복…
도장골, 도장리라는 지명은 경상북도 예천군 지보면 도장리,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도장리, 전남 영광군 군남면 도장리,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영암군 군서면 도장리, 광주광역시 칠석동 도장리(都莊) 등을 들 수 있으며 충북 지역에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한계리의 도장골, 충주시 앙성면 사미리의 도장골, 충주시 신니면 송암리의 도장골, 진천군 덕산면 구산리의 도장골, 옥천군 청성면 도장리, 음성군 생극면 생리의 도장골, 원남면 보룡리의 도장골, 삼성면 상곡리의 도장골 등 지명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도장'이란 무슨 의미일까· 한자로는 '道長, 道庄, 道場, 道藏, 倒葬, 圖章' 등 여러 가지로 표기되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쓰인다는 것은 예전에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일반적인 용어였을 것으로 추측할 수가 있을 것이다. 전남 완도군 금일읍의 도장리는 나라에 바칠 세곡(稅穀) 창고가 있어 도장리(都莊里)라 명명하였다고 전해지며, 완도군 청산도의 도장리는 원래 유도(유학)를 숭상한다는 뜻에서 도장리라 불리었다고 한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도의 도장골은 북쪽을 향해 포근하게 앉아있는 골짜
[충북일보] 연초부터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청년층의 자조 섞인 탄식이 곳곳서 베어난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이력서를 들고 매일 이리저리 뛰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대학졸업이 밝은 미래를 약속할 줄 알았더니 돌아오는 것은 실망감과 좌절감뿐이다. 취업전선에서 몇 년째 헤맸지만 허드레 일감조차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 ***거짓 출근 30대 죽음의 메시지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두 단어 '헬조선'과 '수저론'은 올해도 여전하다. 희망을 잃은 젊은이가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충남 천안시 소재 한 모텔의 객실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무게가 실린다. 변사사건은 쉽게 묻혀 지지만 이 30대 남성의 자살 사건이 가슴 먹먹하게 하는 까닭은 경찰 조사로 드러난 변사자의 지난 1년간 행적 때문이다. 이 남성은 생을 포기하면서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유서 내용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은 모두 거짓이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였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그는 공무원 합격과 취직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2천만 원의 대출도 일으켰다
[충북일보] 인간의 도덕불감증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길이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비가 '눈먼 돈'이 된 지 오래다. 충북 음성의 요양병원 2곳이 국가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관계기관 공무원들의 개입 여부도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드러난 보조금 편취 규모는 60억 원이지만 100억 원이 넘을 것이란 예측이다. 음성경찰서는 속칭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와 의료급여비 등을 부정 수급한 요양병원 2곳을 수사하고 있다. 이미 병원장 등 관련자 수 십 명을 입건했다. 부정행위를 묵인한 의혹이 있는 충북도와 음성군, 보건소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요양급여비 부당청구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적발되고 철퇴를 맞아도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법도 가지가지다. 환자가 실제 입원한 날을 뻥튀기 하는 예는 차라리 순진하다. 아예 입원조차 하지 않은 환자를 입원한 것처럼 꾸며 의료비를 청구하기도 한다. 유령 환자뿐 아니라 유령의사도 만들어진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가공의 의사를 근무한 것처럼 신고해 진료
[충북일보] 잇따른 아동 학대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이 커질 대로 커졌다. 최근 '인천 11세 소녀 학대'와 '부천 초등학생 아들 시신 훼손·보관 사건' 등은 심각한 아동학대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달라지는 게 없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지만 그걸로 끝이다. 충북도내에서도 매년 아동 학대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드러난 사건만 살펴봐도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다.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지난해 자녀를 폭행한 A(44)씨와 B(41)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각지대에 방치되거나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이 아동학대의 주범이다. 훈육을 가장한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가장 많은 까닭도 여기 있다. 아동학대는 이웃의 관심으로 막을 수 있다. 특히 아동학대의 이상 징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인지할 사람은 담임교사다. 다행이 이번에 정부가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해 담임교사의 실종 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3일 이상 결석하는 아동은 교사가 반드시 가정을 방문해 사유를 직접 확인하는 매뉴얼도 작성하도록 했다. 그러
김일성대학 출신의 간첩이 잡힌 것은 내가 산사에 도착하기 바로 한 달 전이었다. 고향 인근 사찰에서 간첩을 잡았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그곳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대입 재수공부를 핑계로 찾은 산사는 촛불로 밤을 밝혀야 했고, 주지스님과 공양을 챙기는 젊은 보살과 어린 아들, 떠돌이 객승만 있던 그야말로 단촐 하다 못해 적막강산이었다. 간첩이라니, 난 내가 사건의 중심에 있을 뻔한 사실에 흥분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숨죽여 들었다. 산짐승도 잠든 깊은 밤, 쩌렁쩌렁 산이 커가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때 깜빡 초저녁 곤한 잠이 들었던 젊은 보살은 건넌방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리에 잠이 깨었다. 삐삐거리는 금속성의 소음은 여느 자연의 소리와는 달랐고 감각적으로 심상치 않은 소리임을 직감했다. 아기를 들쳐 업고 10리나 되는 어둡고 험한 산길을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면서 내려왔고 곧바로 군부대에 신고했다. 군인과 경찰들이 사찰을 에워싸고 확성기로 자수하라는 소리를 질렀을 때 엘리트 출신 간첩은 끝까지 저항하며 목을 자해하다 생포되었다. 35년 전의 일인데도 산사의 기억이 강렬한 것은 그곳에 평범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밤을 꼬박 새었다. 40여년 만에 기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간다니. 도저히 흥분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디 나뿐이랴. 동창친구들도 모두 밤을 설쳤단다. 그래서일까. 너나없이 환갑지난 여인답지 않게 목소리 톤이 높고 얼굴가득 함박웃음이다. 기차가 도착하자 재빨리 좌석 표를 확인하고 일등으로 기차에 올랐다. 그런데 객실 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 기다리던 승객 하나가 밀지 말고 누르라고 야단이 났다. 자동버튼을 누르지 않고 문을 밀고만 있으니 답답했었나보다. 정말 오랜만이다. 무려 사십 여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너무 긴 단절 때문인지 잠시들 어색해 하였지만 금방 기차 여행의 묘미에 빠져들었다. 산등성이를 돌때마다 간간이 보이는 하얀 눈에 감탄하고 터널 앞에 불쑥 나타나는 절경에 환호하였다. 밭에서 썩고 있는 배추에서 농사꾼의 안타까움을 나누었고 속살 훤히 드러낸 겨울 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였다. 우리들은 쉴 새 없이 재잘거렸고 기차는 우리의 마음을 싣고 다른 설렘을 향해 달리고 달렸다. 돌연 "야, 바다다." 함성이 들렸다. 아, 시리도록 푸른 동해 바다가 드디어 눈앞에 펼쳐졌다. 아련히 보이는 수평선 위로 서슬 퍼런 쪽빛하늘도 보였다. 바다가 하늘인
아동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성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가정뿐만 아니라아동이 속해 있는 학교나 기타 모든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얼마전 부천에서 발생한 부모의 초등생 시신유기 사건은 우리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경찰청 및 교육부에서는 장기결석학생을 조사, 교육적 방임 가능성이 있는 가정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단순히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게 어떻게 학대라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아동학대로 처벌의 대상이 된다. 아동학대의 유형 중 '방치'가 있다. 이는 부모 및 양육자가 아동에게 필요한 음식, 옷, 거주지, 의료서비스, 건강관리, 안전, 행복 등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방치된 아동은 학교 결석, 음식이나 돈 구걸, 의료 등 서비스 부재가 이에 속한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동, 청소년의 정서적,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을 나타내는 '아동행복지수'가 최하위에 머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아이를 낳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부부 갈등 및 폭력,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 서로 인사를 기쁘게 나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린이들은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는다. 서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일은 참 좋은 것이다. 그러면 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서로 복을 많이 받으라고 하면서도 누가 복을 주시는 분이신지는 밝히지 않는다. 중국인 식당에 들어가면 복(福)자가 쓰여 있는 등을 거꾸로 달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왜 복 글자를 거꾸로 달아놓은 건지 물어보면 복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복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이기에 복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복을 빌어주는 인사와 만날 때 항상 나누는 인사는 먼저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인사를 받고 난 후에 하는 것이 좋을까? 인사는 먼저 하는 것이 더 좋다. 인사는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기에, 그리고 선행은 먼저 하는 것이 가치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해 올 경우 그 인사를 받고 난 후에 답례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빚을 갚는 일이기 때문이다. 60년 동안 서로 인사하는 사람 두 분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한 분은 늘 먼저
[충북일보] 충북선 고속화 사업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게 된다. 청주~충주 노선의 경우 높은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충주~제천 구간은 직선화에 따른 사업비 과다로 B/C 확보가 다소 어려운 상태다. 급곡선과 급경사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청주~제천 간 107.2㎞의 구간에서 진행된다. 현행 시속 120㎞를 230㎞까지 상향시키는 게 주요 내용이다. 1980년 10월 복선화 이후 충북 관통 철도의 35년 숙원사업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조기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선은 이제 호남~충청~강원을 연결하는 국가 X자축 고속철도망의 핵심구간이다. 그런 점에서 충북선 고속화는 중·장기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다. 핵심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해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국토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게 된다. 철도 특성상 네트워크 구축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가 미래 고속철도망 기반 구축과 충청·강원 간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충북선의 고속화가 필수적이다. 도래하고 있는 통일과 북방시대 준비를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 충북선
[충북일보] 충주시가 지난해부터 지역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당뇨 바이오 특화도시'를 내놓고 추진 중이다. 물론 지역발전 테마로 '당뇨'를 주제로 한 게 다소 생소하긴 하다. 하지만 경제 발전과 생활양식 서구화 영향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업이다. 당뇨병은 1970년대 전체 인구 대비 1% 미만에서 이제 8~9%대에 이를 정도로 급증추세다. 과도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증의 증가 때문이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가장 위험하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시력을 잃기도 하고 말초신경병증으로 발에 괴사가 와 절단하기도 한다. 때론 부신종양,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혈관 질환 등으로 고통을 받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 같은 당뇨병을 사전에 예방·치료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게 하려는 게 충주시가 추진하는 '당뇨바이오 특화도시' 정책이다. 충주시는 여기에 초첨을 맞추고 '당뇨로부터 시민이 안전한 충주, 세계 제1의 당뇨바이오 특화도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충주시는 우선 행정 조직을 개편해 당뇨바이오추진단을 구성했다. 연구기관, 의료기관, 국책기관 등을 유치하고 설립을
요즘 TV를 보면 부쩍 요리와 관련된 프로그램 이른바 '먹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유명 셰프(요리사)들이 앞 다투어 자신의 요리 솜씨를 뽐내며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런데 유심히 지켜보면 그들이 선보이는 각국의 내로라하는 요리와 우리 고유의 토속음식을 막론하고 주요리(main dish, 앙트레)로 쓰이는 재료 대부분이 바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우리 축산물'이다. 아무리 웰빙이 유행이라 하지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이른바 '고기'가 없으면 한 끼 식사를 한 것 같지 않은 정서는 세계 어디나 비슷한가 보다. 더불어 우유, 버터, 치즈 등의 각종 유제품과 달걀과 같은 알 종류의 축산물까지 포함시킨다면 어떠한 요리를 완성함에 있어 축산물은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와 견줄 만 하다. 단적으로 필자의 아들 녀석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심한 음식물 알러지(Allergy), 특히 유제품과 계란에 대하여 거부수치가 높아 제한된 이유식을 만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다. 축산물 없이 요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우리 축산물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일보] 충북의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충북 전체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두 사안의 공통점은 뭘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정답은 리더십 부재다. ***나는 어떤 리더일까 고민해야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문제는 충북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골칫덩어리다. 모두 교육과정과 연관돼 있다. 두 현안의 중심에 이시종 도지사와 김병우 도교육감이 똑같이 서 있다. 물론 두 사안은 급식비 지원과 교육비 지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던지는 교훈은 다르지 않다. 사안이 생겼을 때 리더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옛 말처럼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꼴'을 전하고 있다. 리더의 대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초·중 무상급식비 분담 갈등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1년 내내 지속됐다.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수위가 더 세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전면적 무상급식의 틀마저 깨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누리과정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아직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 아니 이 지사와 김 교육감에
고령의 어머니께서 낙상하셔서 척추 뼈가 골절됐다. 처음 입원하실 당시엔 내과적 문제가 아닌 단순한 뼈의 문제이니 시간이 가면 나아지시겠지 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심장 등 주변장기들에 부종이 와서 예기치 않게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저 넘어지신 것인데…. 부정하고 싶지만 길게 눕는 노환으로 이어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인류역사 이래 죽지 않은 이가 없고, 우리도 언젠가는 따라 간다는 필수불가결한 일이, 가족이 되고 보면 몹시 힘들고 당황스럽다. 담당의사가 보호자 면담을 요청해서 종합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나아지시기는커녕 혼자선 거동도 못하실 뿐 아니라 소변 줄을 끼우고 신장과 심장치료를 계속 받아야만 하는데, 한 달이 넘었다는 이유로 방을 비우란다. 받아들일 수 없다 사정하고 했지만, 수술한 상태가 아닌데 장기입원하면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니 의사도 간호사도 처방전을 가지고 노인전문병원으로 가라는 사무적인 말만 반복한다. 고귀한 한 생명을 법이란 규칙을 세워 지구 밖으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해 세워진 법인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로 인해 병원이 손해를 본다, 젊고 위급한
매년 1월1일 오전 11시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 골든홀(Musikverein Golden Hall)에서는 빈필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전 세계 4억여 시청자에게 생중계되는 이 음악회가 올해로서 75주년을 맞았다. 1939년 당시 나치정권의 선전 장관이었던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에 의해 나치 선전 수단으로 시작된 이 음악회는 다소 우울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세계인 모두가 사랑하는 최고의 음악회로 자리를 잡았다. 빈필의 신년음악회는 음악회라기 보다 새해맞이 음악축제라 할 수 있다. 이 최고의 음악축제를 보기 위해 세계 90여 개국 이상의 나라 사람들이 가슴을 설레며 새해를 맞는다. 2016년 올해 빈필 신년음악회는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있는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가 지휘를 맡았다.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인 마리스 얀손스는 2006년, 2012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빈필 신년음악회 지휘봉을 잡았다. 그동안 빈필 신년음악회는 헤르베르트 폰 카랴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주빈 메타, 카를로스 클라이버, 로린 마젤, 다니엘 바렌보임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가 이 음악회를 이끌었다. 아시아 출신 지
[충북일보] 청주시와 증평군의 치안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치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경찰서 신설이 절실하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청주시에 '서원경찰서'와 증평군에 '증평경찰서' 신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둘 다 결실을 맺지 못했다. 조만간 두 곳 경찰서 신설 건의안을 보완해 다시 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청주시 행정구역은 통합 후 기존 2개 구에서 4개 구(흥덕·청원·상당·서원)로 재편됐다. 그러나 경찰서는 여전히 3곳이다. 경찰서 관할과 시 행정구역이 불일치하는 기형적 상황을 겪고 있는 셈이다. 흥덕경찰서는 흥덕구 외에 서원구 일부 지역을, 청원경찰서는 청원구에 상당구 일부를, 상당경찰서는 상당구와 서원구 대부분을 관할하고 있다. 증평군은 전국 10개 자치단체 중 경찰서가 없는 유일한 곳이다. 우리는 주민 안전과 늘어나는 치안수요를 감안해 경찰서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서원경찰서와 증평경찰서 신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현안이다. 올해는 반드시 그 염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인 성공하기 어렵다. 신설 주장이 능사가 아니란 점을 강조함이다. 지난 2011년 청주청남경찰서(현 상당서) 개서를 반면교사 해야 할
[충북일보] 대학들이 연구개발(R&D) 명목으로 어렵게 따낸 돈이 줄줄 새고 있다. 정부가 단속의 고삐를 죄고 처벌을 강화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 세금인 나랏돈이 일부 양심불량 대학교수의 욕심에 탕진되고 있다. 대학 연구비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연구비 사용에 대한 근거도 투명하고 분명하게 남겨야 한다. 하지만 연구비를 사용하는 대학 교수들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충북도내 대학들의 연구비 관리체계 역시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비영리(181개 신청) 기관의 연구비 관리체계에 대한 평가 결과 충북도내 대부분 대학이 연구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비 관리를 가장 잘 하고 있는 도내 대학으로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꼽혔다. 하지만 이들 두 대학도 7개 전 분야에서 A등급이 아닌 B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대학은 C~D등급,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대학의 연구비 비리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해마다 적발과 처벌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연구비가 먼저 본 사람이 임자가 되는 '눈먼 돈'이 되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며칠 전까지도 영상으로 이어졌었는데 갑자기 온도가 내려가니 이제야 겨울이 정말 겨울인 것처럼 느껴진다. 춥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봄을 기다린다. 어떻든 봄은 오고야 말 것인데도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신석정(辛夕汀)의 대춘부(待春賦)는 곱고 뜨거운 핏줄, 가쁜 숨결로써 꽃이 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봄을 기다리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또 넓게는 삶의 개화(開花)와 번영을 원하는 원초적 소망을 나타낸다. 그러나 봄을 기다린다는 사연에는 삶의 패러독스도 있는 법이다. 특히 노년기에서의 패러독스(paradox)는 사실의 진실한 힘을 갖는다. 삶의 막바지에서의 삶이 아무리 조급하게 기다린다한들 그것은 생명의 종말을 재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사실 이런 패러독스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생명의 충동을 실현 추구하는 것이든 아니든 생명의 여정이 그 종말을 향하여 가는 것이란 데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적극적인 삶을 바란다. 적극적인 삶이란 한껏 살아가는 것이다. 한껏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간단히 생각한다면 욕망의 달성을 추구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삶의
연초부터 인구감소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구감소는 오늘 내일의 문제는 아니다. 90년대 후반 정부는 2018년도가 되면 대한민국은 인구감소 국가로 접어 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도 있다. 이러한 근거는 2017년에는·일을 하는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고, 국제적인 인구학자들이 대한민국이 인구감소국가로 진입하는 해라고 경고하는 해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소위 '인구절벽'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절벽 상황은 생산가능인구의 절대부족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뿐만 아니라 노인인구의 급증에 의한 복지비부담의 확대, 소비심리의 위축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 수출경쟁력 악화 등 사회·경제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 등 사회구조 전반에 걸쳐 국가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인구절벽이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S. Dent)가 그의 저서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에서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인구절벽은 인구 그래프에서 일정시점에 마치 절벽처럼 커브가 급감하는 구간을 뜻하는 말이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비하는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