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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산 신부

천주교 청주교구 문화동성당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 서로 인사를 기쁘게 나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린이들은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는다. 서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일은 참 좋은 것이다. 그러면 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서로 복을 많이 받으라고 하면서도 누가 복을 주시는 분이신지는 밝히지 않는다.

중국인 식당에 들어가면 복(福)자가 쓰여 있는 등을 거꾸로 달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왜 복 글자를 거꾸로 달아놓은 건지 물어보면 복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복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이기에 복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복을 빌어주는 인사와 만날 때 항상 나누는 인사는 먼저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인사를 받고 난 후에 하는 것이 좋을까? 인사는 먼저 하는 것이 더 좋다. 인사는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기에, 그리고 선행은 먼저 하는 것이 가치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해 올 경우 그 인사를 받고 난 후에 답례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빚을 갚는 일이기 때문이다. 60년 동안 서로 인사하는 사람 두 분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한 분은 늘 먼저 인사를 해오고, 다른 분은 항상 답례를 하게 된다면, 먼저 인사를 하는 분은 좋은 일을 먼저 시작해 공이 크게 되고, 늦게 하는 분은 육십 평생 인사를 해도 항상 빚만 갚다가 끝나는 셈이 된다.

인도에 어진 임금이 한 분 있었는데 언제나 인사를 먼저 하는 어질고 겸손한 왕이었다. 그분이 신하들에게나 어린이에게나 언제나 먼저 인사를 했기 때문에, 하루는 대신 한 사람이 임금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임금님, 제발 체통을 좀 지키십시오! 임금님은 가장 고귀한 머리를 비천한 사람에게 숙이시는데, 위엄을 차리셔야지 나라 통치가 잘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민망해서 볼 수 가 없습니다!" 며칠 후 그 임금님은 그 대신을 불러 세 가지 물건을 내다 팔아 오라고 지시했다. 장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세 물건을 가지고나온 그 대신은 보자기를 펼쳐놓았다. 큰 말 머리는 빠르게 팔려 나갔다. 동네 어귀에 그 말 머리뼈를 걸어놓으면 우환이 끓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다음으로 고양이 머리는 부엌문에 걸어놓으면 쥐가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팔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사람의 두개골이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재수 없다고 욕을 하면서 지나갔다. 결국 못 팔고 돌아온 대신의 보고를 받으면서 임금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머리가 귀한 것은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에 있는 것이다". 그 후로 모든 대신들과 국민들이 임금의 모범을 따라 겸손하게 사는 나라 사람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사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알 수 있다. 가난하던 시절에는 먹을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 하셨습니까?"하는 인사말이 가장 많았다. 전쟁동안에는 "밤새 안녕하셨습니까?"하는 인사가 관심사를 표현했다. 의사선생님들은 환자의 치료가 늘 생각하는 내용이기에 서로 만나면 수술이나 치료가 잘 되는 것인가 하고 물어본다. 군인은 나라 지키는 일이 관심사이기에 서로 "충성" 혹은 "단결", "필승"이란 인사말을 나눈다.

새해에는 서로 먼저 인사하는 마음가짐을 기르고 갖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그리고 복을 주시는 분이 어느 분인지 알아보도록 노력하자. 주님을 믿는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복을 주시는 분이 주님이시라고 확신한다. 주님은 잘못하는 사람에게는 용서의 은혜를 내리시고 바른 길로 돌아와서 마련해 놓으신 축복을 차지하시기를 기다리신다. 주님의 자비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누구에게나 자비의 문을 열어놓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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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