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성에 앉은부채가 싹을 틔웠다기에 2월 초부터 기웃거리다 3월이 되서야 화광을 두르고 의연하게 앉아 좌선에 들은 동자승의 모습을 보았다. 더러는 고라니가 뜯어먹어 볼품없이 초라한 모습도 기특해 보였다. 벌랏길에 납매화가 폈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은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는 날에 독감으로 으스스한 몸을 이끌고 가서 보았다. 음력으로 섣달에 핀다는 납매는 노란 여린 잎이 세찬바람에 오돌 오돌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 대견하여 눈물이 날 지경 이었다. 좌구산의 복수초는 눈이 함빡 내린 날 꽃을 보러 갈 수 있었다. 눈을 비집고 올라온 노란 꽃의 모습은 환상이었다. 무심천 발원지인 내암리에는 노루귀가 꽃잎을 내밀었을까 궁금하고 바람꽃의 안부도 확인 하려고 길을 나섰지만 아직은 소식이 없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가 깜짝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이 막 지났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가 되었다. 이제 얼어붙었던 북방산개구리가 서로서로 사랑하기에 바쁜 계절이다. 부지런한 녀석들은 벌써 알을 낳았다. 봄! 얼마나 힘이 나는 계절인가 태양의 온화한 빛을 받아 땅이 서서히 제 몸을…
엊그제 봄비가 내리던 경칩 날, 벌써 들판을 둘러보고 있는 농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었다. 저들 역시 올 가을을 내다보며 농작물 경작을 위한 손길이 시작된 것인가 보다.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엔 만나는 지인들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건넨다. 농작물 파종도 추수할 희망을 바라며 이미 파종할 준비로 손길이 분주한 것이고, 설날에 건네는 덕담 역시 행복을 빚으라는 말일진대 어느 것일지라도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고와 노력이 필수가 아닐까 싶다. 복이 무엇이기에 복 많이 받으란 말에 모두들 좋아하며 행복이 어떤 것이기에 남녀노소 모두가 행복이란 낱말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는지 자못 고개가 갸우뚱 해진 때도 있었다. 이른 아침이면 지난겨울 때보다 골목길이 떠들썩하게 활기가 넘쳐난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고사리 손들이 엄마나 할머니 등 어른들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저들 역시 모두가 행복을 위한 꿈을 안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절로 밝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우리 어른들 말씀 중에 '복을 짓는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실상 복이란 무형의 존재이거늘 그걸 어찌 짓느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는 본인이 서명을 했다는 사실을 행정기관이 확인해 주는 제도로 도장 대신 서명을 통하여 확인서를 발급해 인감증명서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본인서명사실확인서와 전자본인서명확인서가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본인이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여 서명을 하고 거래내용 등을 작성하면 발급기관이 서명하고 용도 등을 적은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전자본인서명확인서는 인터넷을 통한 발급시스템을 이용해 용도 등을 기재한 후 공인전자서명에 의해 확인함으로써 그 발급시스템에 저장하는 표준화된 정보를 말한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필체 등 서명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제도가 아니라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용도, 거래의 상대방, 수임인 등을 기재하여 다른 사람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안전장치로 분실 등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인감은 도장을 따로 제작해야 하지만, 본인서명사실 확인서는 본인이 직접 방문하여 서명하면 발급이 가능해 인감보관과 분실에 따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인감증명서와 같은 효력을 가짐에도 인감문화에 익숙한 국민의
잠을 뒤척이다 '악!' 소리를 지를 정도로 어깨가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무심코 팔을 뻗어 물건을 집거나, 구석에 있는 전기코드를 빼다간 한참이나 어깨를 감싸줘야 한다. 특히 열중쉬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팔이 등 뒤로 가는 것이 힘들고, 잠잘 때는 새벽에 더 아프다. 지난해 시작된 통증이 침을 맞아도, 통증 크리닉에서 물리치료를 해봐도 지금까지 지속된다. 할수 만 있다면 팔을 빼서 어떤 상태인지 보고 싶을 정도다. 요즘엔 스트레칭이 좋다하여 지하 건강관리실에서 매달리기를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처음 매달릴 때는 몇 초 만에 진땀이 날 정도였는데 이젠 숙달되어 40초 정도는 매달린다. 그 매달릴 때 고통 때문인지, 아님 효과가 있는 건지 이를 악물고 버티고 나면 한참동안은 시원하다. 오십견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이 유발되어 나타나는 통증으로 동결견(凍結肩)이라고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으면서 견관절(肩關節) 내의 연부 조직의 점진적인 구축(拘縮)으로 통증과 더불어 능동 및 수동 관절운동이 제한되는 질환을 특발성 동결견이라 하고, 당뇨병, 갑상선질환, 경추질환, 흉곽내 질환, 외상 등에 의하여…
[충북일보] 대학교 교명 변경 바람이 세다. 외부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대학들이 많다. 하지만 '내실'이 아닌 '교명 세탁'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2010년 이후 대학교명을 변경한 충북권 대학은 모두 7곳이다. 이중 영동대를 포함해 6곳은 지역성을 뺀 이름을 선택했다. 반면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지역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충북 지명을 교명에 포함했다. 그러나 교명 변경을 두고 부정적 반응이 더 많다. 변경된 새 이름 홍보와 이미지 구축에 따른 시간·행정적 낭비를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측면에서는 타 대학과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교육부가 지난 19일 영동대의 'U1(유원)대학교'로 교명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영동'이라는 지역 색을 버리고 이미지 쇄신과 글로벌 환경에 대응한다는 게 영동대의 교명 변경 이유였다. 그런데 지역민들의 반대가 아주 거세다. 영동군은 그동안 영동대에 기숙사 건립 등에 15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영동대는 군민들의 격렬한 반대를 외면하고 아산 제2캠퍼스를 강행했다. 이번에는 교명 변경까지 추진했다. 급기야 영동군 내 21개 기관·사회·단체장과 관계 공무원…
[충북일보] 20대 총선 후보 경선을 앞둔 예비후보들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0일 앞으로 다가온 4·13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도내 일부 선거구에서도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내에선 4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도내 8개 선거구 중 6개 선거구에서 당내 경선이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선거구를 중심으로 '교통정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도 사퇴를 예측하게 하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우선 여야 모두 당내 경선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제일 크다. 이미 선관위 등록 후 중도에 사퇴한 예비후보도 2명(새누리 1명·더민주 1명)에 이른다. 게다가 일부 예비후보들의 경우 인지도가 아주 낮은 생소한 인물들이다. 유권자는 물론 각 언론사 취재진의 눈에도 띄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이번 선거에서도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을 통한 판세 뒤집기 시도는 충분히 예측되는 대목이다. 충북의 경우 아직 표면적으로는 조용해 보인다. 하지만 경선이 임박해지면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계파에 따라 단일화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꿈이란 ○○○가 되겠다가 아니라, ○○○한 ○○○가 되겠다는 것이다." 윤 작가에게 대입한다면, 꿈이란 '만화가'라는 직업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만화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꿈이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태도로 꿈을 성취해나가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 결국 꿈에 대한 윤태호 작가의 정의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직업을 얻는 것보다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진로상담에서는 '우연적 사건'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우연(偶然)이란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로서, 의도나 계획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쓰는 말이다. 과거와 비교해서 사회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며 기존의 지식과 상식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들도 점차 늘어나는데, 직업 역시 그중 하나다. 우연이론은 누구나 진로를 선택할 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을 겪으며 반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우연, 즉 기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학자 크롬볼츠(K
고려대학교에서 변경 시행하기로 한 장학금 지급제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어느 대학에서나 관행처럼 지켜오던 '성적'을 기준으로 한 장학금 지급 방식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이다. 이는 올 신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하고 이미 제도의 골격을 완성하여 공표까지 한 사항으로 대학가에서는 최초나 다름없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장학제도의 변경은 새로 취임하는 고려대 염재호 총장의 공약사항이라고 한다. 이에 덧붙여 2017년부터는 '성적장학금'이라는 이름의 제도를 아예 폐지한다고 하니 파격적인 시도의 끝이 어디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데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을 나서기 위해선 남다른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를 뿐더러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한 분란의 소지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고려대에서 시행하는 장학제도의 변경을 놓고도 갑론을박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이 제도의 핵심 취지가 경제적 빈곤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당장 '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의 몫을 빼앗아 가는가'
지혜와 빛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풍경이 빛에 따라 무수하고 다양한 모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도 지혜를 통해 인생을 다양한 각도로 보게 되며 교훈을 얻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라는 책에서 이렇게 지혜와 빛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영복 선생은 진정한 지혜는 톨레랑스(관용)와 노마디즘(인식의 확장)이라고 했다. 이어령 선생은 관심, 관찰, 관계의 3관주의를 강조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새로운 미래의 화두로 제시하면서 역사·자연·예술·문명·지리 등의 상호주의와 콘실리언스(통섭), 공감과 공생을 통해 창조와 혁신의 가치를 이끌어 내고 생명문화의 깃발을 드높이자고 했다. 그날 천안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지역문화융성 지자체 공무원 워크숍은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례와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길은 많지만 그 많은 길을 다 가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고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든 국가든 지방이든 최고를 꿈꾸며 최상의 상태를 선보이고 싶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상처로 얼룩지고 아픔으로 기억되는 것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와 빛이 필요한 것이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충북일보] 이승훈 청주시장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청주지방검찰청이 이 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2건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최소한 벌금 100만 원 이하 형으로 낮출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선무효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이 시장이 살 길은 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시장은 지금 본인의 무죄만 입증한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함께 기소된 회계책임자에게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지 않아야 한다. 만일 그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시장의 직은 상실된다. 물론 당초 이 사장에게 적용됐던 뇌물수수 혐의는 수사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가성 등 혐의를 특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고 해도 치열한 법정 다툼을 피하긴 어렵다. 검찰은 지난 2014년 12월 대검찰청 금융정보분석원을 통해 이 시장과 관련한 수상한 돈 흐름을 포착했다. 그 후 1년2개월 동안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시장을 두 차례나 소환 조사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검찰의 기소가 늦어지면서 이
[충북일보] 4·13 총선과 관련해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선거 40여일을 앞두고 겨우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형국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각 정당이나 후보가 내놓을 공약(公約)이 걱정이다. 선거 때마다 공약은 무수히 많았다. 그러나 알맹이와 균형이 없어 재앙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제대로 된 공약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함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20대 총선은 선거구 획정부터 후보 선출까지 요란하다. 지금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살생부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분당해 나간 국민의당과 통합 요구로 술렁이고 있다. 모든 상황이 제대로 된 공약을 만들어낼 분위기가 아니다. 자칫 선심성 공약만 난무하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그동안 대선과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각종 선심성 공약으로 얼룩졌다. 그리고 그런 선심성 공약의 폐해는 컸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렇다. 도로와 같은 설비 투자는 한 차례 지출로 끝난다. 하지만 복지 지출은 일단 시작하면 매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
누구에게나 첫 시작점은 성스럽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하천의 시작점도 그렇다. 미호천의 발원지 망이산 샘물이 성스러운 것도 같은 이치다. 물은 육상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생명수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땅속에 있는 물이 지표면을 박차고 태어나면 생명을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산은 사람을 가르고 물은 사람을 모은다.' 망이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발원한 샘물은 1㎞남짓 흘러 사람을 모아 마을을 형성했다. 첫 마을은 왠지 신비스럽고 청정함을 상상한다. 비가 오고 안개가 자욱한 2월 중순 첫 마을인 음성군 산성면 양덕1리(동리)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하는 순간 우리는 탄식을 했다. 미호천 발원지 물줄기는 마을과 만나면서 하수구로 바뀌었다. 집터와 농경지 공사로 인해 직강화 되고 바닥마저 시멘트가 발라졌다. 온갖 생활 쓰레기가 넘쳐 났으며 폐기물을 태운 흔적부터 먹다 버린 소주병 등 동네 쓰레기장이었다. 어떤 집들은 활용할 터를 넓히려 하천에 기둥을 세워 마당을 만들고 그 위에 농기구들을 올려놓았다. 하천은 편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람과 완전히 단절되고 방치되면서 동네사람들의 더러운 오·폐수 처리 공간으로 바뀌었다. 발원지 샘물마저 악취를 피해 땅속으로 숨어들었
얼마 전 한 방송매체에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방송에는 젊은 한 가장이 부인, 어린 딸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오던 중 마주오던 화물차량과 충돌하여 부인과 어린 딸이 사망을 하였다. 사고당시 화물차량 운전자는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혈중알콜농도 0.163%로 만취상태였다. 단란한 한 가정의 부인과 어린 딸, 소중한 두 생명을 빼앗은 가해차량 운전자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이에 대해 방송에서 한 변호사는 "징역 4년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다. 음주한 상태로 차량을 질주하다가 사고를 냈으면 그것은 술이 만취된 상태에서(혈중알콜농도 0.163%) 혼자 걷는 것도 뒤뚱뒤뚱할 정도인데 그런 상태에서 자동차를 몰고 다녔다는 것은 흉기를 휘저으면서 도로를 마구 난동을 부리고 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만약에 거리에서 이유 없이 본인이 술 마시고 마구 흉기를 휘두르다가 누군가 2명을 죽게 했다면 과연 징역 4년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무기징역, 징역 15~20년 그 이상 나오지 않을까요? 징역 4년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습니다!"라며 우리나라의 술로 인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성토를 하였다. 또한…
새해가 되었다. 1년의 시간이 한 번 지나가고 또 다른 1년이 시작된 것이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지난해를 돌이켜 보게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은 계절이 한 번 순환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사람에게도 일정한 주기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1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이 새롭게 접한 것들이 충분히 익숙해지는 기간으로 누구나 어떤 것을 1년 정도 하다보면 그것에 대해 너무도 익숙해져 버렸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것이 일이든 사람이든 어떤 장소이든 간에 말이다. 이러한 느낌을 이른바 슬럼프라고 한다. 슬럼프는 침체되거나 저조한 상황이 계속 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운동선수나 예술가 또는 수험생들이 겪는 깊은 좌절감을 동반하는 슬럼프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누구든 1년 정도 주기를 갖는 크고 작은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새롭던 일이 적응이 되어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일상이 너무 익숙하고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왠지 쳐지게 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뇌에도 몸에도 새로운 자극이 전달되지 않아 서서히 게을러지면서 자괴감을 동반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필요한 독이듯, 슬럼프도 우리에게 필요하기
교육 현장을 다니다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 중 하나가 학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담임교사에게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간혹 말썽꾸러기 아이보다 '지나치게 열정적인' 학부모가 교사를 힘들게 한다. 최근 학교폭력 관련하여 만난 한 학부모가 '교사는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며 적대시하는 발언을 접하고 당황스러워했던 적도 있다. 그 요인 중의 하나가 불신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과정을 지나오면서 만난 다양한 교사에 대한 불신감으로 생안경을 끼고 담임교사를 보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교사는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 교칙 위반으로 벌점을 주면 '우리 아이는 주지 마라', '우리 아이는 파마하라고 내가 허락했다' 등의 항의성 요구는 기본이고, 사건의 전말이 아닌 중간 부분만 툭 잘라 이야기한 아이의 말만 듣고 무조건 소리부터 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이런 부모의 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부모와 교사가 화합하여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학부모와 자녀 사이에 충분한 대화가 있다 해도 일정부분 소통의 부재는 불가피하기에,…
지난 한 주 ICT 분야의 핫 이슈는 역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이었다. 특히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전시회는 '모바일이 모든 것(Mobile is Everything)'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2000개 이상 업체가 참여하였는데 관람객만도 10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이 전시회 하나로 바르셀로나가 얻은 경제적 소득이 직, 간접적으로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이 번 전시회에서 스마트 폰, 가상현실(VR), 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등이 주로 전시되었는데 가장 큰 화두를 장식한 것은 바로 가상현실(VR), 스마트 폰 그리고 중국의 ICT 파워였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우리의 삼성과 LG가 가상현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어 VR'과 '360VR'을 공개하여 인기를 끌었고, 스마트 폰에서는 삼성은 '갤럭시 S7'를, 그리고 LG는 'G5'를 선보여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언팩 행사를 기어 VR로 진행하여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금 번 MWC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무서움을 느낀 것은 바로…
선거구획정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보인다. 사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자신이 후보로 나설 선거구가 어느 지역인지도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시점이 20대 국회의원 선거 43일 전이니 문제는 문제이다. 그런데 사실 유권자인 시민들에게는 선거구획정 문제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선거구를 정하는 문제는 민주정치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도 하다. 선거구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정치 지형이 완전히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4일자 칼럼에서 필자는 민주정치를 출범시킨 아테네의 클레이스테네스라는 정치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유력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알크마이온 가문의 사람이었고, 다른 귀족 가문들과의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평범한 시민 대중과 연대하여 민주정치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와 알크마이온 가문이 정권을 주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행정구역 및 선거구역의 개편이었다. 그 때까지의 아테네의 구역들은 지역 단위이면서 혈연 단위이기도 했다. 오늘날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혈족들이 같은 지역에 몰려 살았기 때문이다.…
음성군 금왕읍의 부용산은 산지의 대부분이 음성읍 사정리와 용산리에 있고 일부가 금왕읍 육령리, 생극면 오생리, 충주시 신니면 광월리에 걸쳐 있다. 해발 645m로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음성읍의 가섭산보다는 조금 낮고 역사적인 시설물도 없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주산의 역할도 하지 못하기에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1898년에 편찬된 '충주군읍지'에서 부용산은 "충주 서쪽 100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환여승람(朝鮮·輿勝覽)'에도 나타나고 있는 산이다. 부용산은 산 모양이 부용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음성군 생극면의 생동팔경(笙洞八景)의 하나로 '부용산의 비 개인 하늘에 뜬 달', 곧 '부용제월(芙蓉薺月)'을 들고 있기도 하다. 왜 부용산이라고 이름지었을까? 부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용이라는 식물은 아욱과(―科·Malvaceae)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모습이 무궁화와 비슷하며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연꽃을 부용이라고 부르기도 하므로,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연꽃은 수부용(水芙蓉), 부용은 목부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부용리는 부용산의 이름
봄을 맞이하는 눈치고는 꽤나 실하게 내렸다. 멀리 산마다 하얀 눈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실 빠르게 삶을 사는 시대만큼이나 계절의 변화는 무쌍하고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라는 것이 무엇인가. 세상이 살아있음의 신호요, 뒤돌아 생각하게 하는 사유의 근원이요, 나고 살고 죽고 하는 사람살이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요, 생명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하는 존엄이 아니겠는가. 저 눈 무더기 속에서 생명을 감지하고 봄앓이 하는 것이 삶의 이치 아니겠는가. 요즘 며칠간 필리버스터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참으로 민주주의의 눈꽃을 보는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봄꽃처럼 터뜨려 오르는 토론의 꽃물결이 이루어지는 것을 본다. 세상이 아무리 메말라있다 해도 한국사회에 민주주의의 봄은 그리 멀지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사건이었다. 짜증만 나게 했던 정치니 의회니 하는 단어가 요즈음엔 따뜻한 의미로 다가온다. 저 토론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니 날마다 서로 네 탓만 하던 우리 정치 사회에 봄을 재촉하는 눈발같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감정은 아니리라. 오래전 보았던 "스미스씨 워싱
지난해 2월 피해자보호원년의해로 선포되면서 피해자전담경찰관이 신설되어 피해자보호 업무를 맡아온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강력사건 및 각종 폭행사건의 범죄피해자 130여명과 상담을 진행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물론 심리치료 지원, 법률지원, 경제적 지원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여 연계 지원한 피해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의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실예로 어떤 피해자는 사무실로 찾아와 약 3시간 가량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토로한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피해자가 찾아왔을때는 도대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오랜시간 말을 하나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어떤 도움보다도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해주고 그 말을 끝까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그 피해자의 말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었을뿐인데 그 피해자는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마음이 정말 후련하다며 감사의 말을 남기고 갔다. 늘 각종 사건사고 수사로 정신없이 일하는 담당 경찰들은 솔직히 이렇게 피해자의 말을 길게 들어줄 시
'소장님! 왜 여성발전센터는 있는데 남성발전센터는 없어요?' '여성가족부가 있으면 당연히 남성부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건 양성평등이 아니죠. 여기서 부터 바로 역차별이 시작된다니까요?' 가끔 남성들에게 유치한듯하지만 진심이 담긴 당황스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치 않다. 언젠가 이와 유사한 질문을 받고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순수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다가 점점 억양이 높아지고 나중엔 진이 다 빠져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의 부족한 설명이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요즘 군대 가점제가 없어지고 고시, 공무원 합격률과 교원 임용률이 50%를 육박하는 여초시대를 나타내면서 심지어 여성들이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과도하게 보호받고 배려 받아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미 오랫동안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적·문화적 억압은 희미한 기억으로 바래지고 변화되는 과정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듯하다. 실제 2015년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남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67.6%인데 반해 여
[충북일보] 어제가 3.1절이었다. 일제의 무단 식민통치에 항거해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친 '3.1만세운동' 9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충북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그날의 함성과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식이 엄숙하게 열렸다. 3.1독립만세운동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함으로써 한국인들 스스로 민족의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충주는 '4월1일 신니 만세운동'을 처음으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 '충주3·1운동기념사업회'가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 1975년 펴낸 '독립운동사 3권 3·1운동사(하)'의 자료를 근거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19년 3월11일 충주읍 달천리 천도교인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를 불러 충주에서 처음 만세운동이 시작됐다. 홍종호와 김흥배가 체포되었다"는 기록을 발견해 공개했다. 또 이튿날인 12일 수천 명이 충주읍내에 집결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3월10일에는 충주간이농업학교 졸업 기념 야유회에서 교사 유흥식(유자명), 학생 오언영,장천석,유석보 등이 만세운동을 벌이기로 했으나 밀고로 실패했다. 그 후 유자명이 중국으로 망명, 의열단
[충북일보] 선거구획정위원회의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합의안이 선거일 45일 전에 만들어졌다. 앞으로 정상적인 선거일정 진행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구 획정 합의 과정을 쭉 지켜봤다. 결론은 선거구 획정위의 독립을 위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물론 과거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제 때 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지금보다 더 촉박하게 선거구 획정이 결정된 때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공직선거법 제24조를 고쳐 국회소속 획정위를 선관위 산하로 옮겨놓았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획정위가 독립기구로 재탄생한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거구 공백사태가 2개월여 이어지는 등 문제점이 또 드러났다. 획정위를 국회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니다. 문제를 찾았으니 합리적으로 고치면 된다. 우선 획정위가 위원 구성에서 실질적으로 국회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획정위원 구성을 국회 의결에 맡기면 안 된다는 얘기다. 획정위원 선정 권한은 국회 외부에 있는 게 좋다. 물론 국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면 국회의 검토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충북일보]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두 대의 중고 자동차 보닛을 열어 놓은 채 방치해 둔다. 한대는 유리창을 조금 깨뜨려서, 다른 한대는 온전한 상태다. 일주일 후 두 자동차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를 나타냈다. 온전한 상태의 자동차는 처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면 유리창이 조금 깨진 자동차는 낙서투성이에 배터리, 타이어까지 전부 사라져 버렸다. 유리창을 조금 깨놓은 게 걷잡을 수 없는 파괴로 이어진 것이다. 불안·불신만 부추기는 정치력 미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한 실험이다. 작은 무질서를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사고나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예방 심리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으로 지칭된다. 작금의 한국의 정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분노보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제 정치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라기보다는 단지 고급 직업의 일부분으로 전락한 듯하다. 여야 모두가 그렇다. 어느 정당에서나 조차 과거에 볼 수 있었던 패기에 가득한 초·재선 의원들의 집단적 의견표명과 당 지도부를 향한 혁신의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다. 지금보다도 더 엄혹하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각 정당에서 쇄신파가 있
참 난감하였다.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그녀 때문이다. 혼자 두자니 그렇고, 같이 있자니 웬 불똥인가 싶었다. 이웃끼리 담소를 나누다가 자연스레 자녀들의 혼사이야기가 나왔다. 혼기를 놓친 자녀를 둔 이들은, 짝을 찾아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마땅한 짝이 있으면 서로 중매하자고 그들끼리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우리 딸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거야. 사자도 싫다는 애인데 어디다 대고 그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을 갖다 대. 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그녀가 자꾸 혼잣말로 떠들었다. 그렇게 화가 날 정도로 이야기를 한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의아 하였다. 가만히 있자니 어색하고, 뭐라 말하기는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고 알려줘야 그녀의 맘이 편해 질것 같아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말하였다. "박 선생 딸은 시집가서 잘 살잖아. 내 기분 절대 모를 거야. 그러니 나를 설득하려고 하지 마!" 그녀는 나에게 화를 쏟아 부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올드미스인 딸 때문에 예민해진 거라고 치부했지만 꼭 한마디는 해주고 싶었다. '당신이 그들에게 중매해달라고 했잖아. 오로지 사람 하나만 본다며?' 라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