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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애

충북여성발전센터 소장

'소장님! 왜 여성발전센터는 있는데 남성발전센터는 없어요?'

'여성가족부가 있으면 당연히 남성부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건 양성평등이 아니죠. 여기서 부터 바로 역차별이 시작된다니까요?'

가끔 남성들에게 유치한듯하지만 진심이 담긴 당황스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치 않다.

언젠가 이와 유사한 질문을 받고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순수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다가 점점 억양이 높아지고 나중엔 진이 다 빠져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의 부족한 설명이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요즘 군대 가점제가 없어지고 고시, 공무원 합격률과 교원 임용률이 50%를 육박하는 여초시대를 나타내면서 심지어 여성들이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과도하게 보호받고 배려 받아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미 오랫동안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적·문화적 억압은 희미한 기억으로 바래지고 변화되는 과정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듯하다.

실제 2015년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남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67.6%인데 반해 여학생(74.6%)의 진학률이 더 높게 나타나 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공평한 기대가 향상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학 졸업 이후 여성의 길도 진학률만큼이나 향상되고 순탄할까?

실제 여성 고용률은 49.5%, 남성 고용률은 71.4%로 여성이 21.9%p 낮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의 대기업(근로자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7%가 남성으로 나타났다. 5천~1만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업에서도 남성이 64.3%로 나타나 최근 여성들이 고시나 공무원 합격률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역할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의 문제로 채용 단계에서부터 사회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취업이 된다 해도 임신과 출산, 육아, 가사노동 등으로 20.7%의 여성이 경력 단절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재취업 역시 어려운 팍팍한 현실은 아직도 여성들에게 그리 녹록지 않다.

이렇게 여성에 대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차별은 세계 최저 출산율(1.24명)이라는 부메랑으로 날아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3년째 출산율 1.3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현재 5천152만 명인 대한민국 인구는 2100년엔 1천900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소비 감소, 경기 침체의 악순환은 기업은 물론 국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녀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리는 것은 단순한 여권신장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뿐만 아니라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차별이나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하는 작은 표현이나 보편적인 이름이 돼버린 직업 명칭에도 성차별적 의미가 배어 있기는 여전하다.

여성관련 기관, 단체들의 관심이 오로지 여성이라는 개개인이나 특정 집단만의 행복을 추구하거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더불어 잘 사는 삶 즉 양성평등을 고민하는 데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여성과 남성의 삶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동등한 기회가 보장돼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여성의 우월성이나 배려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사회를 외치는 구호임을 기억해 주는 여성의 날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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