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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3.02 13:37:07
  • 최종수정2016.03.02 13:37:17

음창희

청주청원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지난해 2월 피해자보호원년의해로 선포되면서 피해자전담경찰관이 신설되어 피해자보호 업무를 맡아온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강력사건 및 각종 폭행사건의 범죄피해자 130여명과 상담을 진행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물론 심리치료 지원, 법률지원, 경제적 지원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여 연계 지원한 피해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의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실예로 어떤 피해자는 사무실로 찾아와 약 3시간 가량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토로한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피해자가 찾아왔을때는 도대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오랜시간 말을 하나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어떤 도움보다도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해주고 그 말을 끝까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그 피해자의 말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었을뿐인데 그 피해자는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마음이 정말 후련하다며 감사의 말을 남기고 갔다.

늘 각종 사건사고 수사로 정신없이 일하는 담당 경찰들은 솔직히 이렇게 피해자의 말을 길게 들어줄 시간이 없다. 조사관들은 피해자의 진술중 증거가 될만한 핵심적인 진술중 청취한후 수사의 단서를 포착하고,

한시라도 빨리 수사에 착수하고 피의자를 검거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피해자전담경찰관 제도가 신설되면서 피해자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들의 심정에 공감해주고 억울한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이 생긴 것이다.

나는 그동안 피해자보호 업무를 진행해오면서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적도 많았지만, 그들의 말을 한마디라도 더 들어줄수 있다는것에 내 업무에 무척 보람을 느꼈다.

많은 사건중 가장 많은 피해자를 만난 사건은 4대악 가정폭력 피해자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피해자 본인 뿐 아니라, 그 자녀 그리고 가족 모두가 많이 힘들어 하고 모두가 피해자인 경우도 많아서 나를 가장 마음 아프게 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가정폭력이 아동학대나 방치까지 이어져 각종 뉴스면을 가득 채우기라도 하면 정말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가족끼리의 폭행은 신체적 상처보다도 마음의 상처가 더욱 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들의 아픔을 되돌아보고 상처를 보다듬어줄 필요성 절실하다.

우리 부모들의 세대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된 요즘, 우리는 왜 더욱 서로를 경쟁시키고 미워하고 상처를 주게 되는것일까.

정말 행복이란 가족구성원, 그리고 이웃이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나만 고립되어 있는 것 같고, 나만 피해자인 것 같고, 나만 낙오자, 나만 피해자라는 생각은 결국"남 탓"으로 이어지고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를 증오하게 되는 것 같다

남이 기분나쁘면 그 기운이 돌고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결국 지구안에서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좀더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도 사랑하게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새로운 2016년이 시작되었다. 나는 더이상 억울하고 상처받는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혹시라도 그들의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각 경찰서에 배치된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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