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2014년 8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으로 시작된 지 545일 만이다. 청주대 노사는 지난 14일 '대학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대학의 발전과 상호신뢰 구축을 위해 건전한 노사문화를 성실히 이행키로 했다. 무분규·무파업을 골자로 한 게 특징이다. 청주대 학내 분규사태는 이번 노사의 임금·단체협상 타결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교수회·총학생회·노동조합·총동문회 등으로 구성된 범비상대책위원회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물론 범비대위 내부에선 여전히 학내 분규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최근 새 학기를 맞아 학내에 내걸었던 현수막을 자진 철거했다.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도 대학 측과 상생 협력을 약속한 만큼 범비대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사합의는 김병기 총장 체제 출범 후 첫 성과나 다름없다. 그동안 청주대는 깊은 수렁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그 사이 학교의 명예와 구성원들의 위신은 끝없이 추락했다. 지역사
청첩장을 받았다. 고대하며 기다리던 혼사라 반갑기 그지없다. 절대로 결혼 따윈 안 한다는 아이였는데…. 기특하고 고맙고 좋아서 마냥 웃음이 나왔다. 그것도 잠시, 신랑어머니의 이름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1980년, 내 친구 경희는 첫 단추를 잘못 꼈다. 그녀는 박력 있고 돈 잘 쓰는 자상한 한 남자를 만나 열렬히 사랑하였고 교제한 지 석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과 동시에 그녀는 그 남자의 실체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결혼 때 받은 패물은 다 가짜였고 대추나무 연 걸리듯 빚이 많았으며 입만 열면 거짓말에 여자와 자식까지 있는 파렴치한이었다. 툭 하면 친정에서 돈 가져오라 성화요 폭력과 협박도 서슴지 않는 방약무인이었다. 내 친구 경희는 그 와중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 수없이 고민하다가 아이를 낳았다. 자식이 생겼으니 남편도 변하리라 믿고 기대하였는데 그 남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해졌고 결국 친정에 알려지면서 7년 만에 그 수렁에서 빠져 나왔다. 그 대가로 그녀는 각서를 썼다. 평생 아이만 기르면서 혼자 살겠다고. 그 남자가 일본에서 산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경희는 늘 불안해하였다. 좋은 사
새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잦은 비가 필요했다. 지난겨울의 기억을 지워버리기나 하듯이 입춘이 지나면서 수시로 비가 내렸다. 봄비는 겨울날의 잔기침을 삼키고 지난계절에 날아든 철새들의 풍경조차 은근슬쩍 잊게 했다. 금강의 물길을 날아오르던 그 많던 새들이 이제 어디로 갔는지 난 알지 못한다. 오늘 아침 난 미술평론가 '존 버거'의 말, "우리는 보이는 것만 본다"를 떠올리며 봄을 본다. 영어의 봄 'spring'은 이쁜 말이다. 옹달샘 바위 틈새에서 퐁퐁 솟아나오는 물방울이 시원하다. 혹은 겨울동안의 긴 잠을 깬 개구리가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다. 한자어 '춘(春)'은 또 얼마나 앙증맞은가. 간질거리는 봄 햇살에 화답하듯 뽕나무 새순이 자그마한 머리를 뾰족이 내민다. 우리말의 '봄'은 좀 더 철학적이고 관념적이다. '혼불'의 최명희는 말은 곧 '정신의 지문'이라고 했다. 봄의 어원을 살피면 수천 년간 우리민족이 품어온 생각의 그릇을 알 수 있다. '보다'가 명사형이 되어 봄이 되었다. 혹자는 봄이 불(火)이 오는 형상이라 하고, 햇볕(陽)이 오는 구조라고도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추상화와 상상력이 한 수 위다. 난 언어학자는 아
오늘날 많은 한국의 청년들은 데이트관계를 통해 친밀감을 경험하고 로맨틱한 사랑을 기대한다. 그러나 데이트관계가 항상 로맨틱할 수 없고 서로간의 생각과 기대 차이로 때론 심한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게 된다. 가정폭력과는 달리 데이트폭력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접근 등의 어떠한 개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최근 언론의 보도에 강력사건의 원인이 데이트폭력의 결과로 대두되면서 더 이상 개인 간의 사랑문제로 이야기하기엔 그 심각성이 커지면서 그 대책마련 또한 시급해졌다. 데이트폭력 피해사례를 통해 유형을 살펴보면 헤어지자는 말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른 경우, 한쪽에서만 요구하는 스킨십이나 강제적인 성관계, 연인의 사생활을 간섭하거나 감시하는 등의 스토킹, 언어적 폭력이나, 욕설, 공포심 조성, 물리적 힘으로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회사 내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A양과 B군은 4개월 정도의 관계를 지속하다가 B군의…
[충북일보] 진천지역에선 총선보다 군수 재선거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각종 평가도 총선 주자들보다 훨씬 자주 나오고 있다. 그만큼 지역수장에 대한 기대와 갈망이 크기 때문이다. 진천군민들에게 이번 군수 재선거는 아주 큰 의미다. 전임 군수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각종 사업과 현안은 이미 멈춰 있다. 그러다 보니 군민들은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군수 부재로 느슨해진 지역 분위기를 일거에 쇄신할 인물의 출현을 소망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6·4지방선거 후 전임 군수가 선거법위반혐의로 중도하차하면서 총선과 동시에 치러진다. 현재 진천군수 재선거를 준비하는 잠룡들의 윤곽은 드러났다.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돼가는 상황이다. 선거를 한달도 남기지 않은 지금 2∼3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진천군민들은 공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진천군수 선거는 과거 방식을 탈피한 훌륭한 선거여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으레 출현하는 네거티브 선거가 돼선 안 된다.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은 반드시 부메랑이 돼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네거티브는 네거티브를 부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출마후보들
[충북일보] 4·13 총선 공천 대상자와 경선 방식이 정해지고 있다. 선거 열기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경선지역 후보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책선거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야 모두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선관위가 정책선거 분위기를 살려보려고 애를 쓰고는 있다. 하지만 총선까지 얼마 남지 않아 효과는 미지수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그나마 나서 어제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신귀섭 충북선관위원장을 비롯해 경대수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중앙당의 10대 정책을 중앙선관위 누리집 정책·공약알리미(http://policy.nec.go.kr)에 공개했다. 그런 다음 선거기간 중에는 추가로 후보자의 선거공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은 최악의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정책선거 실종이 일찌감치 예견됐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각 당의 후보자 공천을 늦어지게 했다. 연쇄적으로 각 후보의 진정성과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공약 마련을 늦어지게 했다. 결국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과…
[충북일보] 만화적 상상력은 곧잘 영화로 표현된다. 그리고 영화 속 비현실은 머지않아 현실이 되곤 한다. 지금도 그 과정은 진행 중이다. '알파고(AlphaGo)'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인공지능 영역은 자꾸 넓어진다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세계의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결과 때문이다.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알파고가 승리했다. 알파고는 이미 5국 중 3번을 승리했다. 이세돌은 4국에서 1승을 건졌다. 알파고의 3승으로 승리가 확정됐다. 다만 오늘 펼쳐지는 최종 5국에서 이세돌이 1승을 추가할지가 관심사다. 인공지능의 인간 뛰어넘기는 아직 먼 얘기로 보였다. 하지만 알파고의 능력은 이런 편견을 여지없이 깨트렸다. 인공지능의 우월함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인간의 무력함을 공포처럼 느끼게 했다. 오싹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시대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알파고 역시 인공지능이다. 다만 알파고는 바둑으로 새로운 혁명적 변화의 시작을 알렸을 뿐이다. 인간과 한판으로 시끄럽게 알렸을 뿐이다. 인류는 그동안 인공지능 개발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감정이 실려 나갈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속을 쏟고 싶지만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심장이 먹먹할 때가 있다. 살면서 미운 상대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마음속으로 그 미운 상대에게 해코지를 가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관용(寬容)이란 말을 떠올린다. 관용이란 말은 헬라어로 부드러움, 인내, 타당성을 겸비하여 어떤 대상에게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용하면 아브라함 링컨이 떠오른다. 그는 정적 애드윈 스탠턴이 퍼붓는 독설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와 엄청난 곤경을 겪은 사람이다. 대학을 나오고 똑똑하고 유망한 변호사였던 스탠턴은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는 독설(毒舌)가로 유명했다. 대통령 선거 전이 펼쳐질 때였다. 링컨이 대통령이 되는 건 국가적 수치라면서 무식하다, 원숭이 같이 생겼다, 신분이 초라하다, 등 심한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후에 링컨은 참모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그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평소 살갑게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닌 이름이 뜨며 손전화가 바르르 떤다. 의아해 하며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이게…
1936년에 이르러서는 JOKD교향악단이 창단되었다. JODK는 당시 경성방송의 호출부호였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국내 최초로 급여를 받는 전문연주단체였다. 급여의 수준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직업 연주단체로 최초라는 것에 단원들은 자부심을 느꼈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초대 지휘자는 홍난파가 지휘봉을 잡았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대외 연주활동도 적잖게 있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를 하였다. 1939년에는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전 조선 작곡발표 대음악제'에 출연하여 한국 최초 창작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1941년 홍난파의 갑작스런 서거 후에 일본인 지휘자 나카가와(中川)를 초빙하였으나 단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 후 계정식(桂貞植)이 지휘봉을 이어 받았으나 그도 부인의 죽음 등 가정사로 인한 충격으로 운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1941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이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은 해방 후 최초의 민간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 창단에 밑거름이 되었다. 일
티벳의 수도승도 아닌데 신호등 앞에서 번뇌에 빠진다는 것이 다소 생뚱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고민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 깊이나 질량 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대상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곁가지인 걸 알지만 속도 경쟁에 내몰리는 요즘 사회에서 잠시 신호등 앞에서라도 번뇌할 수 있다면 이것은 행운의 순간일 수도 있다. 각설하고 심야시간대 운전을 하다가 넓은 도로에 다른 차들은 보이지 않고 적색 신호등을 마주하고 정지선에 홀로 멈춰 있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번뇌'의 의미를 가늠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저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당연히 정지하지 않고 보란 듯이 차 없는 심야의 사거리를 통과해 간다면, 한 대가 아니고 다른 차들도 계속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한다면'이게 아닌데...'하고 잠시 멍해지던 상황을 접해 본 사람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생각이 멈추지 않고 달려오던 차량에 심하게 받힐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면 다른 차량들처럼 신호위반을 해서라도 진행을 해야 할지 아니면 꿋꿋하게 교통질서를 지켜야 할지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질문명의 역리현상으로 편리함이 증가한 만큼 이로 인한 인명
[충북일보] "선거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말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선전에 돌입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이 속속 단수추천지역과 경선지역 등을 발표하고 있다. 예비주자들은 각 중앙당의 간택을 받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2,3,4차 발표를 마쳤다. 더불어민주당도 추가 공천 심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 막바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 미발표 선거구를 중심으로 네거티브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예비주자들은 우선 각 당의 경선 후보가 돼야 지역구 대표가 돼 본선에 나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차 컷오프는 예비주자에게 총선에 나서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그런데 같은 당 예비주자끼리 이전투구가 심하다. 청주의 한 선거구에서도 그랬다. 이 지역에 도전장을 낸 특정당 소속 예비주자는 4명이었다. 그런데 유독 2명이 과열된 신경전을 벌였다. 서로가 서로의 과거 전력 등을 꼬집으며 비난전을 벌였다. 결국 이중 한 명의 후보가 컷오프 됐다. 네거티브 전략은 대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다. 일시적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
[충북일보] 20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되면서 선거브로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청주에선 지역 광고업자들을 등치는 선거브로커들이 등장했다. 선거홍보 계약을 빌미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 대의 커미션(중개료)을 요구했다. 그토록 엄한 처벌에도 금권선거의 적폐(積弊)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선거브로커는 후보의 당선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참모와 같다. 하지만 그 목적이 금품과 같은 대가를 바란다는 점에서 참모와 다르다. '나쁜 참모'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대부분 과거에 선거운동을 해본 사람들이다. 선거브로커는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반드시 뒤통수를 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후보들 입장에선 이들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선거브로커들은 한 표가 아쉬운 후보자들의 다급한 상황을 악용한다. 본격적인 당내 경선을 앞둔 지금이 가장 위험하다. 선거브로커들의 활동 가능성이 큰 시점이기 때문이다. 선거브로커 차단을 위해서라도 공천이나 경선 확정은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여야 각 정당의 속도는 더디다. 옥석을 가리기 위한
그동안 주례 부탁이 오면 정중히 사양하였더니 정작 60이 넘도록 주례할 기회가 없었다. 마침 지인으로부터 주례부탁이 들어왔는데 그 사람이 누군가 했다. 십여 년 전에 직지박물관 앞 찻집을 지나다가 초면의 사람들과 찻자리에 동석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난 사람이란다. 수인사만 나눈 듯 한데 주례를 부탁하여 난감해하다가 한번은 주례 해 봄이 좋으리라 여겨 수락했다. 다음은 주례에서 한 말의 요지. 저는 찻자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주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혼인하는 신랑 신부는 제주 올레를 걷다가 길에서 만났다 하니 만남은 우연에서 필연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은 3단계로 이어진다 합니다. 첫 단계는 로맨스입니다. 지금 신랑 신부의 입가에 번져있는 행복한 미소와 짝꿍을 향한 사랑어린 눈길이 바로 로맨스입니다. 로맨스 시절에는 배우자가 방귀를 뀌어도 사랑스럽고 트림을 해도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 로맨스 기간이 몇 년 지나면 두 번째 단계로 접어드는데 환멸입니다. 환멸단계에서는 내가 배우자를 위하여 변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배우자가 나를 위하여 변화해 주기를 바라며 서로의 장점으로 여겼던 것까지 단점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런
3월입니다. 강원도에 흰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고, 그늘진 계곡엔 잔설도 남았는데 맘 급한 늙은 농부는 밭두둑을 서성입니다. 아마도 바람 한 자락에 묻어나는 봄기운을 알아챈 게지요. 찬바람 피하며 덤불속에 수줍은 듯 숨어서 새싹 돋는 3월은 시작의 달입니다. 봄에는 만물이 소생한다고 하지요·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하는 3월, 잠자던 동물들도 깨어나고, 창공엔 새들의 날개 짓에 봄기운이 파닥입니다. 두툼한 옷깃을 열어 햇살을 담을 때 가슴이 두근거림을 감출 수 없는 3월은 생동의 기운이 넘치는 봄의 뜨락입니다. 3월은 봄입니다. 풀기 없는 마른가지에 숨기가 살아나는 향기로운 봄입니다. 머잖아 들녘엔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부드러운 바람은 꽃내음 싣고 오겠지요. 계곡 따라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새순이 자라고 한결 가벼워진 공기는 길가는 가객의 뺨을 간지럽혀 발길마저 멈추는 달, 3월은 설렘의 달입니다. 생명이 움트는 소리로 아우성인 3월입니다. 작은 씨앗이 마른 땅을 뚫고 파릇이 돋아나 줄기를 세운 한 그루의 나무! 하늘을 향해 물을 빨아올리는 가지의 가쁜 숨소리에서 봄을 재촉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언 땅을 비집고 돋아난 가냘프기 그지없는 새잎에서 생명의…
200여명의 학생들로 꽉 차있는 대강당, 오늘도 아침부터 유명 강사님의 강의가 시작된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무표정한 얼굴들을 향해 불쑥 질문이 떨어진다. 학생들의 눈동자가 강사님 얼굴을 순간 훑고 지나갔지만 아직 답할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듯하다. 평균 연령 약 50세의 직장인들, 아침부터 1시간 넘는 거리를 움직여 와 지쳐 앉아있는 학생들을 상상해 보면 쉽게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강사님이 질책하듯 다시 묻는다. 왜 학생들의 얼굴에서 웃음기 찾아보기가 어렵냐고. 내 자신의 얼굴을 떠올려봐도 웃음기 가신 굳은 표정 뿐, 웃는 표정은 기억에 없다. 마음의 긴장이 사라지고 즐거운 기분이 생겨야 저절로 웃음이 나올 수 있다. 마음이 그렇지 않은데 어찌 웃을 수 있을까? "여러분,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시느라 힘드셨죠?"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학생들에게 강사님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며 연신 웃어 보이신다. 그제야 학생들의 얼굴이 부드럽게 펴지기 시작한다. 공감능력(共感能力)의 힘이다. 강사님의 말씀이 이어진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이유가 뭐죠? 모두 다 자식들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은 아닌가요? 그런데 경쟁
지난 4일에 대한민국의 국군 소위로 임관하는 합동임관식에 다녀왔다. 생질이 괴산에 있는 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을 때도 면회가 안 되었기 때문에 축하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향교에 한문강의도 다른 분에게 부탁하고 참석하였다. 89세 되신 모친은 외손자의 임관식을 보시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앞장서셨다. 아내와 남동생까지 네 명이 계룡대를 향해 중부, 경부, 호남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달려갔다. 오후 1시부터 행사가 시작되기에 휴게소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 여동생은 벌써 도착하여 어디쯤 오느냐고 전화를 하였다. 국방부 장관의 초청장과 주차카드 및 안내문을 보고 유성 IC에서 내렸다. 동학사 입구를 들어서려니 차량이 정체되어 거북이걸음으로 갔다. 도로변에는 꽃다발을 파는 상인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내는 차창을 열고 꽃목걸이를 하나 샀다. 3군 본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는 계룡산의 정기를 받은 명당이라고 한다. 여동생은 어머니 걱정을 하며 어디 쯤 오느냐고 전화를 자주했다. '2016년 장교합동임관식'이라는 대형 아취가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확인하고 먼저 비표를 받았다. 대통령께서 참석하는 행사라 엄격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무원은 한 나라의 기둥으로서 흥망성쇠의 중심에 있으므로 공직윤리와 공직자의 자세는 언제나 중요시되고 숙명적으로 국민의 뜨거운 감시대상이다. 역사적으로도 공직 사회가 청렴하고 바로 선 때에는 나라가 융성하였고 그렇지 못하고 부패 타락한 시절엔 쇠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매우 중요하며 국가 발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우리나라 공공서비스 분야의 선두이자 명실공히 대표기관인 우체국 일선 현장에서 40년이란 오랜 근무를 통하여 터득 수립한 현시대의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정리해 보았다. 하나, 공직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요즘 사회경기 침체로 공직을 선호하고 있고 보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공무원은 보수만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공무원이란 명예와 자부심을 금과옥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 노력의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둘, 공직 윤리를 기반으로 청렴한 봉직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는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어야하고 언제 어디서나 떳떳하며 자랑으로 삼아야 한다. 셋, 소관
[충북일보] '초과근무해서 용돈벌자' 충북도교육청에서 직원들 사이에 최근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충북도교육청은 무상급식과 누리사업 등으로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해있다. 급기야 김병우 교육감이 공약사업을 줄이기 위해 묘안을 짜내는 등 곳곳에서 재정난 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정이 부족해 일선 학교에서는 비만오면 지붕이 새는 것을 수리를 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때우고 있고 교장이나 교감이 출장을 나가도 출장비를 타가지 않을 정도로 절약을 하고 있다. 도내 학교에서는 교육재정이 부족하자 교장들이 졸업생들과 지인들을 찾아 학교발전기금을 지원해 달라고 읍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일선학교와 도교육청의 재정위기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교육청의 일부 직원들은 '초과 근무해서 용돈벌자'는 농담 아닌 진담을 하고 있다. 물론 많은 직원들은 업무가 많아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용돈을 벌기 위해 안해도 되는 초과근무를 할 생각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는 한 충북교육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반면 출장 업무가 많은 직원들은 오전 출근을 하면 출장을 나가 오후 늦게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이
[충북일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허술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며 정부로부터 받은 국비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오송첨복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에 지원된 예산은 국비 190억 원, 도비 20억 원 등 모두 210억 원이다. 그런데 재단은 이중 국비 31억 원을 반납해야만 한다. 충북도와 정치권의 수고도 허사가 됐다. 충북도는 그동안 충북을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연신 중앙부처를 방문했다. 그런데 재단의 허술한 행정으로 이런 명분마저 스스로 걷어찬 꼴이 됐다. 해당 예산은 행정절차만 이행하면 내년도로 넘겨 쓸 수 있었다. 예산 배정이 늦었더라도 반납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 해를 넘기기 전에 원인회계, 즉 사유와 근거를 남겨 복지부의 승인을 받으면 반납을 막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다.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내재된 도내 기관·단체 행정의 현주소다. 이번과 같은 제2, 제3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행정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물론 전체 예산의 70% 가량을 지난해 10월 말 배정받아 예
[충북일보] 충북 통합체육회 창립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충북도체육회와 도생활체육회는 오는 22일 충북체육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통합체육회를 출범한다. 그러나 아직 사무처장 인선과 조직 구성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무처장은 충북도 통합체육회의 '첫 사무처장'이다. 그런 점에서 아주 중요하고 상징성도 크다. 그러다 보니 체육계는 물론 일반 도민들의 관심도 큰 게 사실이다. 기존의 엘리트체육회와 생활체육회엔 각각 사무처장이 따로 있다. 그러나 이제 하나가 되는 만큼 사무처장 자리도 하나여야 한다. 전국의 체육회들이 큰 잡음 없이 조직개편을 마무리 중이다. 인근의 대전체육회는 지난달 15일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대전체육회는 초대 사무처장으로 전문 경영인 출신을 임명했다. 체육인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설왕설래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부임 직후 대대적인 인사로 분위기를 일거에 전환시켰다. 체육행정 자체를 경영체육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스포츠는 사기가 좌지우지 한다. 게다가 이번 통합으로 충북체육회의 조직도 엄청나게 커진다. 당연히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모두의 사기진작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전처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봤다. 핵전쟁 이후 로봇들이 인정사정없이 인간들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영화 '터미네이터'는 물론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이른바 예비 범죄자를 제거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혹은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등이 그렇다. 이번 주의 가장 큰 화두는 알파고일 것이다. 첫번째 대국을 마친 이세돌은 "알파고의 초반 해결 능력과 허를 찌르는 수가 놀라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국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기계 즉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을 만든 체스 천재 하사비스와 바둑 천재 이세돌의 싸움인 것이다. 하사비스는 체스에서 천재적인 기량을 보여준 바 있으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통해 대박신화를 기록했다. 게임을 중심으로 인간 두뇌를 연구해 인공지능의 미래를 설계했다고 한다. 그는 2007년에 '에피소드 기억의 신경 기반 이해를 위한 이미지네이션 활용'이라는 논문을, 2009년에는 '위협에서 두려움까지: 인간의 두려움 방어 시스템의 신경적 조직화', 2012년에는 '미래 기억 : 상기하기, 이미지화하기 그리고 두뇌'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2011년에 딥마인드(스
요즘 언론, 뉴스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보도되는 것이 난폭 보복 운전이 아닐까 싶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난폭보복 운전자들은 빨리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차를 쫓아가며 욕설을 하고 상향등을 켜며 경적을 울린다. 또 물건을 집어던지며, 브레이크를 밟고 피해차를 갓길 쪽으로 밀어붙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내 가족에게도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운전하기가 무서워진다. 이에 경찰에서 난폭 보복운전에 대한 집중단속 수사(2월12일~3월31일)가 적극 시행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중단속 기간동안 신고된 난폭 보복운전 건수만 1천여건이 접수되었고, 경찰은 이중 난폭운전 59건, 보복운전 97건 등 총 156건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달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을 신설한 내용을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령을 시행했다. 기존에는 운전중에 고의로 특정인에게 상해, 폭행, 협박, 손괴 등을 가하는 일명 '보복운전'만 형사처분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거, 급차로 변경 등을 반복해 불특정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난폭보복 운전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관련 처벌을 신설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진로변경 위반, 앞지르기
"밤은 어두운 연기처럼 피어올라 계곡을 가득 메웠다. 계곡과 들판이 구별되지 않을 만큼 어두워지자 마을이 별무리처럼 불을 반짝이며 신호를 보내 왔다. 그도 표지등을 깜박이며 불빛들에게 응답을 했다. 등대가 바다를 향해 불을 비추듯 저마다의 집들이 거대한 밤을 향해 불을 밝히면 대지는 온통 서로를 부르는 불빛으로 뒤덮였다. '파비앵'은 밤으로 들어서는 것이 마치 포근하고 아름다운 항구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생떽쥐베리가 그의 소설에서 그린 야간비행의 느낌이다. 산의 그늘진 뒤쪽 계곡에서부터 밤이 차오르고, 어두워짐에 따라 별처럼 살아나는 사람들의 불빛을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오죽하면 어두워지는 것이 아름다운 항구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을까. 그가 말했듯 야간비행은 불빛의 세계로 들어감을 뜻한다. 하늘에는 별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총총하고, 땅위 사람들의 불빛은 오종종 무리를 지어 경쟁하듯 반짝인다. 거대한 도시는 보석 상자를 엎지른 양 휘황찬란한 불빛들을 하늘 높은 곳까지 환하게 쏘아 올린다. 바다에도 불빛은 있다. 고기잡이배들은 몸집보다 더 크고 환한 빛으로 깊은 바다 속의 물고기들을 유혹하고, 그 불빛의 일부는 물에 반사되어 찰
중·고등학교 시절, 1년에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리는 날이 한 번 있었다.교회에서 떠나는여름 수련회다. 요즘처럼 남녀학생간의 동호회 활동이 많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90년대 초반엔 이 여름 날 가졌던 2박3일의 기회는 정당하고도 공식적인 외박이면서 또래 친구들과 밤을 지새웠던 자유의 시공간(時空間) 이었다. 추억도 많다. 중2때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동기들끼리 모여서 게임을 하다가 비가와서 추워하는 친구에게 입고 있던 자켓을 건네줬다가 며칠이 지난 후 깨끗하게 다림질한 옷을 손 편지와 함께 건네 받던 일.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단체 기합 받은 후 시골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밤하늘에 빼곡히 찼던 은하수를 보며 모닥불에 익힌 감자를 구워먹던 일. 예쁜 여학생이 단체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삐끗하자 많은 남학생들이 달려가 서로 부축하겠다며 경쟁했던 일 등 순수하고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졌던 수련회의 스케치들이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MT란 이름으로 다른 모양의 밤을 보냈다. 술이 등장했다. 그리고 토론이 나타났다. 술을 통해 급속히 친해지기도 하고 서운했던 얘기를 꺼내며 상대방을 알아갔다. 토론을 만나 각자가 추구하는 시대와 가치, 젊음의 방향에 대
해마다 봄철이면 만성적으로 산불이 발생한다. 그런데, 왜· 봄철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봄철 화재는 대부분이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화재가 발생하는 데는 기상조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봄철 기온은 습도가 60%정도로 건조한 편이고, 농촌의 특성상 과수원의 가지치기 및 농사용 부산물 소각으로 인한 임야 화재가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확대될 수 있다. 봄철 화재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상요소는 습도와 바람으로, 습도는 공기중의 수분 함유량을 나타내는 상대습도 보다 물체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불이 옮겨 붙기 쉽고, 40% 이하에서는 불이 잘 꺼지지 않고, 30% 이하일 경우에는 자연 발생적으로 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봄에 이와 같이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로 사람들이 긴장이 풀리면서 부주의, 태만 등의 관리 소홀이 겹쳐져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봄철 건조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봄철 화재 예방 요령은 화재 취약대상을 파악하여 철저한 소방안전관리로 화재발생 위험요소를 제거하여야 하며 소방시설의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