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화천대유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그 돈은 누구에게 갔을까? 원주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대장동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에게 보상금을 훨씬 많이 줬을 것이다. 원주민이 땅을 수용당할 때 시가는 평당 500만~600만 원이었지만 보상금은 200만~300만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택지를 개발할 때는 분양가가 1천만 원 정도일 거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분양가는 2천만 원이 넘었다. 만약 화천대유에 그 많은 돈이 가지 않았다면 분양가도 대폭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돈이 남았다면 성남시민을 위해서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가져야할 돈을 특혜를 받은 소수가 가져갔다는 게 바로 이 문제의 가벌성이다. 그게 누구의 책임인지를 밝히는 게 수사기관이 할 일이다. 그 엄청난 돈을 아무 조건도 없이 준 것인지, 무슨 대가를 받고 준 것인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관련여부를 규명해야만 정국이 조용해질 것이다. 대장동 게이트가 복잡해 보여도 이렇게 단순한 일이다. 그런데도 국론이 분열할 정도로 대립하고 있다. 검경이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지만 특검을 하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검을 하자는 것은 검·
[충북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이 지사는 경선 초반부터 압승을 거두며 대세론을 이어갔다. 하지만 초중반 기세와 달리 막판 최종 득표율은 50.29%를 기록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선 투표 없이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과 자신의 무관함을 줄곧 주장했다. 각종 의혹 제기에 거친 목소리로 항변했다. 하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의 핵심인물이다. 그와 관계에 대한 의심은 당연하다. 각종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이 지사 스스로도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라고 치켜세웠다. 그런데 그 과정에 투기꾼들이 활개 친 사실이 드러났다. 그저 땅값이 올랐기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차익이 너무 크다. 당시 최종 결재권자로서 국민들에게 먼저 송구스러워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이 지사는 이제 그 때 이 지사가 아니다.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다. 비난과 비판에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진솔한 대통령 후보로 각인될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선 싸움을 불사하는 강한 모습이 어필할 수 있다. 당
땅콩 꽃이 피었어요 박사윤 충북아동문학회 꽃들이 하나도 안 보여요. 숨바꼭질 하고 있나 봐요. 술래에게 들킬까 봐 꼭꼭 숨어 있어요. 어디 있을까? 잎을 살짝 들춰보았어요 . 노랗고 앙증맞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와! 너무 예뻐요. 그런데 왜 몰래 숨어서 피어있는 걸까요? 몰랐어요. 열매 맺으려고 땅속 가까이에 숨어 핀다는 걸
[충북일보]청주대는 매년 10월 설립자 추도식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지난 8일 보건의료과학대학 청암홀에서 엄수됐다. 청암 56주기, 석정 45주기다. 청주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 서로 욕심을 버려라 청암과 석정 형제는 청주대 설립자다. 1886년과 188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전국을 돌며 장사를 해 재산을 모았다. 이후 조치원에서 도매업과 무역 등으로 큰 부를 이뤘다. 1924년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했다. 그 후 청주대를 포함해 7개의 학교를 세웠다. 부친의 유훈에 따른 교육구국(敎育救國) 실천이었다. 청암과 석정은 김원근·김영근 선생을 이른다. 당대 최고 우애를 자랑했다. 유성종 전 충북도교육감의 말을 빌면 형우제공(兄友弟恭)의 본보기였다. 형제간의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 반면 지금 후손들의 형제애는 아름답지 않다. 비사도 많다. 최근엔 이복형제 간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청구 소송의 결론도 있었다. 청주대는 개교 이후 언제나 최고의 사학임을 자부한다. 청암과 석정 두 설립자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청주대는 설립 당시의 청주대와 너무 다르다. 설
스토킹(Stalking) 표현은 맹수류의 육식동물이 먹잇감을 따라다니는 것을 뜻하는 동사 'Stalk'에서 유래됐고 학술용어, 일상적 표현으로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간 스토킹 범죄는 2012년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신설된 '지속된 괴롭힘(제3조 제1항 제41호)조항'으로 범칙금 8만원 수준에 머물러왔다. 지난 3월경 인터넷 게임 상에서 알게 된 피해자에게 만남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연락과 협박을 하고, 받아주지 않자 흉기를 들고 집으로 찾아가 피해자와 피해자의 일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고 지난 4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됐다. '스토킹'이 법률 상 공식용어로 등장했고, 처벌과 제재 대상으로 명문화됐다. 스토킹이라는 범죄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고 폭 넓게 이해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스토킹처벌법의 내용을 보면 스토킹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어느 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을 쌓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얘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주겠느냐?" 그런데도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 하던 놀이를 계속 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레가 지나가도록 성이 비켜야 합니까? 아니면 수레가 성을 비켜 지나가야 합니까?" 아이의 말에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수레를 돌려 지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름은 황택이며 나이는 8살이라 했습니다. 이에 공자는 한 가지 물어 보아도 되겠느냐· 그러고는 바둑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황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가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하니 먹을 것이 풍요(豊饒)롭지 못하게 되거늘 어찌 그런 바둑을 좋아 하겠습니까?" 아이의 대답에 놀란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도 되겠냐고 하고는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허수아비" 라고 대답했습니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가을이 왔다. 코로나 19와 함께한 생활도 2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친구들의 "소주 한잔만!"의 전화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으나, 백신 접종과 동시에 '언택트'시대가 지나가고 모두가 그리워하는 '컨택트'시대가 오면 술자리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친한 지인들과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할 때 '한 잔은 괜찮겠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게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귀한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 2018년에는"짧은 인생 조국을 위해"라고 수첩에 적고 다녔던 윤창호 상병이, 2020년에는 햄버거 가게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여섯살 어린 아이가 음주운전 차량으로 인해 사망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국민청원으로 올라오는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건을 보면 그 피해자는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사랑하는 가족, 가까운 지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며 엄격히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도로교통법 제44조에서는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
우리는 흔히 외국풍의 고가구를 '앤틱'이라고 칭합니다. 그와 유사한 개념으로 '빈티지'가 있습니다. 이 두 낱말이 무분별하게 혼용되기에 그 개념을 분명하게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앤틱(antique)'이라는 말은 그리스나 로마시대에 '문물'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점차 그 뜻이 변해 오래된 물건을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됐는데, 영국 정부가 정한 법률적인 정의에 따르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물건'에 한해 '앤틱'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물은 'antiquities'라고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0년이나 60년 정도된, 혹은 연대가 확실치 않은 물건을 '앤틱'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런 물건들은 'second hand(오래된 것, 중고)' 또는 'modern'이라고 칭해야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많은 수입상들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새 가구를 '앤틱' 가구라고 하면서 광고를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사례입니다. 옛날의 디자인을 활용해 오늘날 새로운 가구를 만든 것이므로 '리프로덕션(reproduction)'이라고 한다거나 '리프로(repro)'라고…
[충북일보] 올해가 지방자치부활 30주년이다. 하지만 아직도 온전한 지방자치를 체감하긴 어렵다. 수도권은 국토의 11% 정도 면적이다. 그런데 국민의 50% 이상이 그곳에 있다. 인구집중으로 인한 혼잡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비수도권은 정반대다. 젊은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했다. 국회마저 인구비례로 구성돼 점점 더 고사 위기로 치닫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시종·임승빈)가 줄기차게 지방분권형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비수도권을 살리기 위해서다. 지난 6일 충북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지방분권형 개헌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비수도권이 자생력을 키우려면 지역 분산정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지방분권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역대 정부마다 필요성을 인지하고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했다. 하지만 늘 용두사미였다. 그저 시혜성 정책에 그쳤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미진하긴 마찬가지다. 법률에 근거해 추진하는 지방분권의 한계를 드러냈다. 인구비례로 운영되는 국회 탓이 가장 크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한 시점이다. 헌법에도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권한을 헌법으로 보장하기
가을 엽서 밤비 박종학 충북시인협회 길거리 단풍이 전해주는 그리움의 형상 힘들었던 불볕더위와 소나기 속에서도 굳세게 견딘 아픔 미움도 원망도 양방향의 세월 속 열차에 녹아든 흔적 소슬한 보슬비도 미소로 맞이하는 흘러간 세월 진솔을 품은 가을 엽서가 가슴속으로 스며듭니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도 용서할 인연도 세월 속에 사라지고 눈물을 보입니다 추억 속 가을이.
건강검진을 받아 본 분들이라면, 검진 항목에서 '종양 표지자'라는 검사 항목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암 표지자 혹은 암 검사라고도 불리는 종양 표지자는 과연 무엇이며, 이 수치에 이상이 있다면 정말 암이 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건강 검진에서 자주 사용되는 종양 표지자 검사를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암이 발생하고, 암세포가 만들어 내는 특정 물질이 혈액으로 분비되면, 우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이 물질이 분비되는지 확인하여, 암의 진단이나 예후 판정, 재발 유무 등의 판정에 이용할 수 있는데, 이 때 분비되는 물질이 바로 우리가 종양 표지자(tumor marker)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건강검진에서 많이 사용되는 종양 표지자로는 AFP, PSA, CA19-9, CEA, CA125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러한 종양 표지자의 상승으로 외래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공통적으로 환자들은 관련된 암이 정말 있는 것인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환자들의 걱정대로 과연 종양 표지자가 상승하면 암인 것일까, 대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종양 표지자는 선별검사와 진단, 예후 예측과 치료반응 평가,…
공정한 경쟁의 제1원칙은 공평한 출발이다. 우리 사회에는 공평한 출발을 저해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학벌, 집안 배경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면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학벌, 집안 배경 외에도 청년들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거주 지역이다. 현재 청년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일찍부터 기회의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 기회의 격차는 경험의 격차를 낳고 이는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의 양극화를 초래한다. 서울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스펙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수도권 청년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반면 비수도권 청년들은 시간과 돈이라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만 이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대학교 재학생 수는 263만 명이다. 이중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40%이고, 비수도권 대학생은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역별로 모집하고 있는 대외활동의 70%는 수도권에 한정되어 있다. 비수도권
어느덧 가을이다. 시월의 야무진 햇살로 삶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햇볕이 산등성이를 돌아 잠시 머무는 저녁 무렵, 붉은 노을이 왈칵 내 눈에 들어온다. 이제 갓 시작한 가을이 초록의 가지에 내려앉는다. 깊이 모를 어둠이 찾아오고 쓸쓸한 노랫가락소리가 들린다. 그리움이라는 바람이 분다. 사는 게 허전하다보니 바람만 불어도 그리운 것이 많아진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 걱정해주는 모습이 그립다.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보고프다. 어려운 시기이다. 잦아들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 살아가는 모양새도 많이 힘들다. 감당할 수 없는 감염의 확산으로 이제 인류는 거리두기를 포기한 채 부자나라의 백신에 의존한 삶을 준비한다. 누군가에겐 백신은 희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욕망 그 것이다. 점점 세상은 인류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늘 그랬듯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허겁지겁 세월에 밀려 우리는 삶을 살기보다 사라지고 있다. 이토록 짜증나는 하루하루가 참기 어려울 만큼 밀려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세상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건 우리의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의 대선구도는 요지경이다. 민주주의의 잔치가…
바람이 제법 거칠게 나뭇잎을 흔들고 있다. 햇빛에 반짝이던 억새가 휘청 허리를 꺾고 엄살이 심한 강아지풀도 땅에 붙어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 집 강아지 가을이도 방바닥에 붙어 뒹굴뒹굴하고 있다. 가을이가 내게 온 지 어느새 열네 해가 됐다.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 준 것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작은아들이 학교에 다닐 때 손바닥보다 작은 간난이로 왔다. 겨우 눈을 뜬 핏덩인데 온몸에 진드기가 감염되어 아들과 나도 호되게 진드기 감염병을 앓았다.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작은 아이의 정성으로 밥도 잘 먹고 잘 노는 순한 아이로 자랐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가을이는 강아지가 아니라 능구렁이였던 것 같다. 아이들도 취직하고 결혼해 모두 집을 떠나고 저와 나밖에 남지 않았는데 가을이가 나를 외면한다. 예전에는 내가 안방으로 가면 안방으로 거실로 가면 거실로 졸졸 따라다니더니 지금은 화장실 매트에 둥지를 틀고는 비켜주지 않는다. 예전처럼 저와 놀아 줄 기운도 없고 운동장에 나가 함께 달리기하지도 못한다. 자주 씻기고 꾸며주지도 못한다. 더더욱 코로나 때문에 안아주는 것도 꺼려지니 나를 멀리할 만도 하다. 며칠 전 개 훈련 프로그램에서 사납게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지난 6월 1차 접종 때 망설이다 늦게 맞았다. 방역당국의 '백신을 맞지 않는 것보다 맞는 이익이 더 크다'는 설득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백신 도입과정이나 부작용에 현혹된 것은 아니었다. 단기간에 만든 불완전한 백신을 맞느니 힘들더라도 이제까지 했던 대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접종 전 몸과 마음을 편안히 했다. 접종 후에는 2주가 될 때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부작용 증상이 있나 살피며 조심했다. 이제 접종 완료자가 되었지만 들리는 소식은 좋지 않다. 일일 확진자 수가 2천 명이 넘어도 무감각하다. 20%가 넘는 돌파 감염에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것이 30%나 된다 한다. 여기에 더해서 항체가 얼마나 생겼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백신을 또 맞아야 한다느니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 회복' 체제로 전환하여 코로나19와의 길고도 지난(至難)한 동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의 누우(Gnu)가 겹쳐진다. 풀을 찾아 세렝게티 초원과 케냐 마사이 마라 초원을 왕래하는 350㎞의 험난한…
[충북일보] 코로나19가 세계를 뒤 덮은 지 2년이 다 돼간다. 감염병 시대로부터 빠른 탈출은 물 건너간 듯하다. 현재까지도 완전박멸 방법이 없다.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일상 유행병 정도로 여기려 한다. 물론 백신과 치료제가 있어야 성립 가능한 얘기다. 4단계 거리두기의 장기화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거리두기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자꾸 높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말 가능한 걸까. 가능하다면 언제일까. 정부가 위드 코로나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회복한 방식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행 방역체계는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위중증 환자 및 치명률 관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자영업자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입장에선 위드 코로나가 지금의 어려움을 돌파할 출구전략일 수밖에 없다. 뚜렷한 다른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최소한의 집단면역 형성이 첫 번째다. 하지만 여전히 500만 명 이상의 성인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이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
섬집 박정희해남 강북문인협회 부회장 물끝에 아득히 섬 하나 보인다 노저으면 안개 걷히고 물아래 집 한 채 새소리 바람소리 들락거린다 귀어두운 노부부*를 위해 낡은 라디오는 목소릴 높이고 더 늙은 호롱불이 물건너온 편지를 가물가물 읽어준다 사나흘 별을 헤다, 물아래 달뜨는 걸 처음 보았다 노부부는 달을 베고눕는다 *전라도 임실군 옥정호 노부부. 통통배와 경운기가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 통로.
이제 추수의 계절이다. 가을 추수를 위해서는 벼가 무르익는 무더위가 있어야 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려운 고비도 견뎌내야 한다.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각 시·도를 대표하는 고등부와 대학부, 일반부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하는 종합스포츠 제전이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선수들도 참가하며, 시도대항전으로 열리는 전국체전을 통해 흔히 체육의 1년 농사를 가늠한다고 한다. 올해 102회 전국체육대회가 내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구미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 2020년 100회 서울대회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해는 열리지 못했고, 올해에는 정상적인 대회개최를 희망하던 체육계의 소망과는 달리 반쪽짜리 대회로 진행된다. 대규모 체육행사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고등부만 개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체 선수단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학·일반부의 대회 참가를 제한하고, 대학 진학과 진로가 걸린 고등부에 한해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 결정을 놓고 참가자격상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고등부의 경우 대회성적이 선수들의 대학진학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는 말도 이제는 철 지난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그 이후 벌써 세 번째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사라질 줄 모르는 코로나의 위력에, 어쩌면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란 무시무시한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들려왔다. 지독한 바이러스의 여파는 충주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바야흐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형국이다.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보급인지라, 정부는 88% 국민에 대한 국민지원금 지급을 진행 중이다. 이에 여러 지자체에서는 나머지 12%에 대한 자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시는 이와 달리 소상공인 응원지원금을 시비 48억 원으로 편성해 지급하기로 했다. 언뜻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는 결정이지만 소상공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보면 결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말로는 한참 모자라고, 생계의 위협이라고 해야 다소나마 의미가 전달될 정도의 아픔을 그들은 지금 견뎌내고 있다. 지역경제의 뿌리가 되는 이분들이 무너지면 결국에는 충주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과 공동체 상생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조선전기 여섯 왕을 모셨던 다재다능했던 보한재 신숙주 선생을 모셨습니다. "내가 충북과는 인연이 있지요. 내 묘는 경기도 의정부에 있지만 청주 낭성면에 있는 묵정영당에 내 초상화가 있어요." -선생에 대한 평가가 양극으로 나뉘는 거 알고 계시죠? "자신에 대한 평가에 민감한 게 인간인데 모를 리 없지. 지나고 보면 다 부질없어. 자신의 확신이 중요한 게지." -자신이 어떻게 소개되길 원하시나요? "언어학자. 내가 쓴 책도 많고, 외교에도 나름 업적이 있지. 군사적인 면에도 한 견해 하지만 역시 언어학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한글 창제에 기여한 바가 무척 많으시죠? "자타가 인정해주지. 하나의 언어를 누구 혼자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되지요. 그래도 최대 공로자는 세종임금이고요." -선생의 생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군가요? "한 명을 고르라면 세조지만, 세종대왕과 성삼문을 잊을 수 없어." -세조와의 인연을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그게 선연(善緣)인지 악연(惡緣)인지가 참 애매해. 내가 서른여섯이었지, 1452년 팔월이었어. 수양대군이 내게 술을 권하며 사직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그렇게 생각한다 했더니 고명사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스승으로 모시는 무학대사와 마주 앉았다. 경남 함양 용추사에 보관되어 있는 무학대사의 영정을 보면 대사는 몸이 비대했던 모양이다. 태조가 무심결에 무학을 평한다. "과인이 보기에 스님은 마치 돼지처럼 보입니다." 조용히 듣던 무학은 이렇게 응수했다. "제가 보기에, 전하께서는 마치 부처처럼 보입니다." 태조가 "아니, 스님…. 내가 스님을 돼지라고 했는데 부처라니요?" 무학의 대답이 걸작이다. "돼지의 눈에는 상대방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두 부처로 보이는 법이지요." 돼지는 탐욕의 대명사처럼 보이지만 인간에게는 이롭고 고마운 동물이다. 돼지꿈은 길몽 가운데 길몽으로 풀이 된다. 젊은이가 새해 첫날 돼지꿈을 꾸면 과거에 합격하거나 출세 길이 열리게 될 징조라고 믿었다. 돼지가 집으로 들어오는 꿈은 횡재몽이다. 돼지 색이 흰 색이나 검은 색일 경우 더 큰 재물 운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도교 설화에서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강인 은하수를 지키던 신선이었다. 직함은 '천봉원수(天蓬元帥)'. 그래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등장하는 저팔계는 비록 우직하지만 용맹한 요괴로 그려진다. 당나라 삼장법사를 호위하며 천축국(天竺
운동회는 학교에서 가장 힘든 행사 중에 하나이다. 늦더위가 기성을 부리던 가을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들과 힘들게 운동회를 준비하던 기억은 생각만 해도 지친다. 요즘 운동회는 대부분 이벤트 회사에 맡겨 연습 없이 즐거운 게임으로 하루를 즐기는 행사로 바뀌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며칠 전 가을 운동회와 학습발표회를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모님을 초대하지 못하고 우리들만의 운동회를 했다. 이벤트 사회자의 진행으로 유~2학년, 3~6학년 두 번의 운동회를 열었다. 대규모의 웅장함은 없었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더 재미있다했다. 얼마큼 좋았냐고 물으니 백만점, 무한점이라는 셀 수도 없는 후한 점수를 줬다. 오후 학습발표회는 영상으로 찍어 부모님들이 보실 수 있게 해드렸다. 하루종일 행사를 끝내고 교무실에 지친 선생님들을 보니 2년 전 선생님들의 운동회가 생각났다. 우리 학교는 운동회와 캠핑, 학습발표회를 겸해 1박 2일로 했었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신나게 게임하고 노래와 춤, 연주로 마음껏 끼를 펼쳤다. 덩달아 어른들도 신이 났고 학부모님들도 감동했다. 캠프파이어와 촛불놀이까지 끝내고 어른들이 돌아간 학교에서 아
[충북일보] 환경부가 4년 전부터 4대강 보를 완전 개방하면서 최근 멸종위기 동물들이 많이 돌아오고 있다. 동시에 야생동물들이 달리는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Road Kill)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다람쥐 등 작은 동물부터 고양이나 개, 너구리, 고라니, 멧돼지 등이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구갑)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발생한 고속도로 야생동물 로드 킬 사고는 총 9천373건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2천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북이 두 번째로 많은 1천562건이다. 경기 1천476건, 강원 1천346건, 경북 839건, 전북 755건, 경남 493건, 전남 369건, 대전 284건 순이다. 동물별로 보면 고라니가 8천143건으로 가장 많았다. 멧돼지 563건, 너구리 365건, 오소리 125건, 멧토끼 36건, 삵 35건, 노루 34건, 족제비 22건, 사슴 4건, 기타 46건 순이다.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산양의 로드킬도 각각 28건과 1건이 확인됐다. 하지만 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집계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아진다. 게다가 통
노을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아이가 가난에 그을린 아궁이를 헤집는다 배시시 웃으며 꺼낸 타다만 별들 촉촉히 눈빛으로 흐른다 이빨 다 빠진 산을 지고 오는 지게와 허리 굽은 재봉틀 소리 보이고 돌밭 길엔 누이 닮은 하얀 들꽃이 고개 숙인 채 소복하다 소매 짧은 바람이 지난 어둠 굽고 있는지 핏기 갈라진 굽은 등에 가을 타는 냄새가 들리다가 끊긴다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 향긋한 꿀 단내가 코끝을 황홀하게 한다. 아카시아꽃이 필 때면 아버지가 항상 귀가 아프게 말했던 이야기"아카시아꽃이 피면 참깨를 심을 때다"다시 듣고 싶지만 이젠 들을 수 없는 슬픔, 보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시골집으로 향했다. 시골집에서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낡은 동전지갑을 발견했다. 동전지갑에는 오래되어서 두 개로 분리된 교통카드가 매달려있었고 안에는 동전 몇 개랑 2번 접혀진 천 원짜리 지폐가 몇 장 있었다. "아빠 잔돈은 엄마한테 잘 쓸게요"하고 인사말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돈을 보태 엄마가 좋아하는 순대를 사가지고 갔다. 좋아라 웃으시는 엄마의 얼굴이 주름으로 짜글짜글하지만 아기 같았다. 덩달아 나도 웃는다 교통카드가 두 개로 분리되어서 작동이 될까 싶었다. 버스정류장에서 교통카드를 대보니 역시나 읽히지가 않았다. 내심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오래되어 안 되는구나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근하였다. 걸어보자 하는 마음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동참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지구가 온난화되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보태고, 또 교통카드가 버스에서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도 한몫했다. 버스에 타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