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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

우리는 흔히 외국풍의 고가구를 '앤틱'이라고 칭합니다. 그와 유사한 개념으로 '빈티지'가 있습니다. 이 두 낱말이 무분별하게 혼용되기에 그 개념을 분명하게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앤틱(antique)'이라는 말은 그리스나 로마시대에 '문물'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점차 그 뜻이 변해 오래된 물건을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됐는데, 영국 정부가 정한 법률적인 정의에 따르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물건'에 한해 '앤틱'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물은 'antiquities'라고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0년이나 60년 정도된, 혹은 연대가 확실치 않은 물건을 '앤틱'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런 물건들은 'second hand(오래된 것, 중고)' 또는 'modern'이라고 칭해야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많은 수입상들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새 가구를 '앤틱' 가구라고 하면서 광고를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사례입니다. 옛날의 디자인을 활용해 오늘날 새로운 가구를 만든 것이므로 '리프로덕션(reproduction)'이라고 한다거나 '리프로(repro)'라고 줄여 부르는 것이 합당하겠지요.

그렇다면 '앤틱'이 오래된 옛날 가구만을 뜻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앤틱'이란 생활 전반에 쓰였던 모든 물건, 즉 가구를 비롯해 은쟁반, 차이나 그릇, 사기 제품, 인형, 장난감, 섬유, 옷, 유리 제품, 장신구, 각종 기구, 조각품, 그림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므로 다양한 물건들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영국과 한국에서 '앤틱'을 보는 관점은 매우 다릅니다. 영국의 '앤틱'은 최근의 물건과 비교할 때 그 값이 비싸지 않습니다. 워낙 물가가 높은 나라여서 새것의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앤틱'을 마니아들의 한 분야로만 여기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쓰레기(Junk)가 내일의 앤틱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아다닐 정도로 다양한 값의 다양한 '앤틱'이 다양하게 거래되는 곳이 바로 영국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엔틱'들이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고 있지요. 모르긴 해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예술작품으로 간직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빈티지(vintage)'라는 말은 원래 와인의 생산연도, 포도의 수확연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빈티지 와인'이라고 하면 특정한 해의, 특정한 농장에서 얻은, 가장 좋은 와인을 말하는 것으로 품질에 대한 암시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빈티지'가 와인 이외의 분야에 쓰이게 되면 오래 되었지만 제법 가치가 있는 유행제품을 가리키는 것으로, 시계나 핸드백, 오토바이, 오디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종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패션의 경우, '빈티지' 패션은 과거의 것으로, 현대에도 여전히 그 가치를 지니는 의복이나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때 과거가 정확히 어느 시기인지에 대해서는 통용되는 의미가 워낙 다양해 정의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앤틱'과 '빈티지'를 나름대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사전에 의하면 'antique'는 '과거의, 고래의, 고대의'라는 뜻을 지니고, 'vintage'는 '연대가 오래된, 오래 되어 값어치 있는, 유서 깊은'의 뜻을 지닙니다.

결국 '앤틱'과 '빈티지'는 의미상으로 구별이 쉽지 않으며, 경계를 뚜렷이 표시하기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혹자는 100년 이상의 물건을 지칭해 '앤틱', 100년 이하의 물건을 지칭해 '빈티지'로 구분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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