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스스로의 유전형질에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 특기이다. 계속 여러 가지 변이가 만들어져 기존의 바이러스와 유사하나 조금 다른 종이 된다. 전염성이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며 위험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인류는 역사동안 바이러스와 늘 싸워왔는데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전염성은 높아지고 위험성은 낮아지는 변이 과정을 통해 인류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전염성이 낮아지면 위험성이 높던 낮던 상관없이 전파되지 못해 소멸해 사라지므로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취할 이유가 없는 변이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알아서 변이를 일으켜 준다 해도 기존의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낮으므로 우점종, 다시 말해 주류를 이루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전염성이 높은 방향으로의 변이가 우점종이 돼 생존하게 된다. 전염성도 높고 위험성도 높은 변이는 어떨까?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방향으로의 변이지만 역사를 보면 이 경우 역시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방향의 변이였다. 전염성도 높고 위험성도 높으면 해당지역의 전염 가능한 인구가 모두 감염되고 절멸해 더 이상 전파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소멸해 사라지게 된다. 불과 1세기 전만해도 인류는 거
수련원 안 실장에게서 11월 22일과 23일에 다른 일정이 없는가를 묻는 급한 전화가 왔다. 짐작건대 애초 배정된 분에게 사정이 생긴 듯한데 잠시 후 협의자료를 열어 보니 포스코 임직원과 노동조합 간부 대상이다. 노조라 하면 빨간 조끼에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특이한 글체로 단체투쟁 또는 결사반대라는 문구를 뒤로 하고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에 익숙한 터이다. 재직 시 교육청 문 앞에서 농성하던 거친 목소리와 '질긴 놈이 이긴다'라는 현수막 등 불편한 기억도 남아있다. 수련 참가 명단을 보니 포스코 전무부터 각 팀장 그리고 노조위원장 및 지역 지부장과 사무국장으로 포스코의 중심인물은 거의 다 모였다. 이거 제대로 임자 만났나 보다. 즉시 포스코 노조의 투쟁 이력을 인터넷으로 살폈는데 언론에 오르내린 단협 투쟁이나 물리적 충돌은 안 보인다. 지난 22일 새벽에 수련원으로 가면서 지도위원으로 어떻게 처신하며 프로그램 진행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느라 3시간 거리가 오히려 짧다. 성실한 안내와 친절한 지도위원으로 처신하면 되겠지. 포스코 고위직과 노조 간부들이 같은 자리에 연수를 받으러 온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로되 기왕에 귀한 시간을 쪼개어 왔으니 감동과…
별 희한한 꿈을 꿨다. 어젯밤 꿈속에서 나는 대여섯 살쯤으로 보이는 아이였다. '나'라고 하는 아이는 하늘색 원피스를 입었던 것 같고 느티나무 고목 아래 서서 늘어진 가지에 매달린 새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매달린 둥지가 꿈틀. 정지한 바람, 정지한 뒤척임, 정지한 시선, 가만히 둥지를 바라보던 나는 새집으로 돌아오는 어미 새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고 말았다. 벽시계가 새벽 세시를 향하고 있었다. 눈은 떴지만 흐리멍덩하다. 새벽 세시의 정적, 정지한 풍경 속에서 아주 느리게 해체되는 시간 들. 초침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시침이 숫자 3에, 분침이 숫자 12에 가까이 간다. 세 시 정각이 완성되려는 찰나 벽시계의 숫자들이 평야의 하늘을 날아가는 새 떼처럼 순식간에 흩어져 날아간다. 갑자기 텅 빈 시계 판이 된다. 새벽 세시의 환(幻)이었을까. 숫자들과 숫자를 가리키던 침들이 사라진 여백의 판 위로 꿈속에서 보았던 새 둥지를 매단 느티나무가 걸어 들어 온다. 왠지 낯설지가 않다. 유년시절, 느티나무 아래서 숨바꼭질하던 아이들이 딱딱한 숫자가 있던 자리들을 따스한 체온으로 채우며 웃고 있다. 어린 시절의 내 나무였다. 자신의 나무를 가져
[충북일보] 한파와 함께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인 12월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다. 하루 확진자가 5천 명을 넘기도 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 캠페인 '희망 2022 나눔캠페인'을 시작했다.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국민들의 온정이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를 100도 이상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나눔캠페인은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 동안 전국에서 진행된다. 충북지역 사랑 나눔도 시작됐다. 청주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지난 1일부터 오르고 있다. 도내 다른 시·군 온도탑은 오는 13~16일 설치된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희망 2022 나눔캠페인'을 진행한다. 모금 목표액은 70억7천300만 원이다. 전년도 캠페인 모금 실적 88억2천900만 원의 80.1%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경제 불황과 최근 3년 캠페인 평균 모금실적을 고려한 액수다. 올해 캠페인의 주제는 '나눔, 모두를 위한 사회백신'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그동안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100도를 훌쩍 넘었다. 충북지역은 2012년부터 10년 연속 모금 목표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캠페인에서는 역대 최고액인 8
순수한 사랑 박혜진 충북시인협회 사랑은 흰 도화지 위에 하나씩 그려가는 수채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빛깔처럼 한없이 예쁘고 찬란한 시간들 사랑은 서로를 오해보다 이해를 대화와 공감으로 우리가 되어 세상속의 하나가 된다 따듯한 말 한마디 무한한 신뢰감으로 서로를 아껴주는 유일한 너와나 진실한 궤도 안에서 더욱 견고해 지는 우리.
요즘 요소수가 없어서 난리다. 가격이 10배나 치솟는 등 부르는 게 값일 지경이다.(10ℓ에 1만 원 안팎이었는데 최대 10만 원까지 치솟은 상태라 한다) 요소수가 없어서 화물차들이 모두 멈춰 서기 일보 직전이고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모든 언론에서 일제히 걱정스러운 기사를 쏟아낸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 달 내 요소수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 한다. 도대체 요소수가 무엇이길래 이리 난리인 것일까? 요소수는 요소(32.5%)를 물(67.5%)에 희석해서 만드는 물질이다.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까만 매연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쉽게 이야기해 디젤 차량에서 나오는 나쁜 배기가스들을 자연친화적인 물질로 변화시켜서 내 보내는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수용액이다. 2015년 유럽연합(EU)이 경유차 배기가스를 규제하기 위해 유로 6을 시행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출시된 경유 차량에는 의무적으로 요소수를 넣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달려 있다. 경유를 넣는 일반 자가용뿐만 아니라 버스 같은 대중교통, 트럭 등 화물차와 지게차, 포클레인, 레미콘, 소방차 등에 장착이 의무화돼 있다. 중국에서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
"하나님! 성탄 전날에 눈을 펑펑 내려주셔요!" 하고 솜사탕 같은 소망을 올려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기도 응답이라도 된 걸까.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에는 동전만 한 눈이 펑펑 쏟아져 세상을 하얗게 덮곤 했다. 교회에서는 어설픈 솜씨로 연극 등 축하발표회를 했다. 행사를 마치면 학생부 청년부 각부서 별로 모여서 선물교환을 했다. 그런데 선물교환을 할 때는 흥미로운 규칙이 있다. 내가 준비한 선물이 누구에게 가는지는 알지만, 내가 받은 선물이 누가 준비한 건지는 모르게 진행한다. 어느 해인가. 나는 정성껏 손뜨개질한 목도리를 선물교환 하는 날 가지고 갔다. 어떤 선물을 받을까 설레기도 했지만 내가 준비한 선물이 누구에게 갈까 하는 관심도 컸다. 내가 짠 목도리를 누군가가 두르고 다니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남의 행복을 몰래 훔쳐보는 기쁨이다. 내가 짠 목도리는 남자 후배에게 갔다. 그런데, 그가 다가오더니 목도리를 선물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봐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혹시 자기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준비한 선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거짓말을 했다. "글쎄? 00이와 00이가 털실 사러 다니는 걸 보긴 했지만, 네가 받은 목도리를
매일 수업을 하고 수백명 앞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이 '사람들 앞에 서면 얼굴이 빨개져요'라고 하면 놀랄지도 모른다. 모르는 사람 앞에 서야 할 때는 얼굴만 빨개지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못 먹고, 끝난 후 긴장이 풀려 펑펑 울 때가 많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일까, 사람들 앞에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지만, 교육과정에서는 끊임없이 표현하는 활동이 나오고, 먼저 살아본 인생에서 사람들 앞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다가갈 때, 그래도 필요한 일이기에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용기내 보자고 옆구리를 쿡쿡 찌를 때 그림책 '나의 수줍음에게(세브린 비달 글·마리 레기마 그림)', '부끄러워도 괜찮아(황선화 글·그림)'을 꺼내 든다. '나의 수줍음에게'는 학교 발표 시간에 수줍음이라는 까만 괴물이 방해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주인공이,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장기자랑대회를 앞두고 부끄러워 다 그만두고 싶은 사자가 등장한다. 부끄럼쟁이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의 뜻이다. 가정(苛政)은 혹독한 정치를 말하고, 이로 인해 백성에게 미치는 해(害)는 백수(百獸)의 왕인 범의 해보다 크다는 것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태산 옆을 지나는데 어떤 부인이 무덤에서 슬피 울고 있어 제자 자로(子路)에게 연유를 묻게 했다. "부인께서 근심이 있어 우는 것 같은데 무슨 연유 인지요·" 하고 묻자 부인이 답했다. "아들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는데 얼마 전에는 시아버지와 남편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하고 공자가 묻자, 부인은 "이곳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공자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을 명심해라"라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가정맹어호에 얽힌 고사다. 가렴주구(苛斂誅求)라는 말도 있다. 백성에게 가혹한 세금을 거두거나 재물을 빼앗는 경우를 말한다. 가렴(苛斂)은 세금을 거두는 것이 마치 백성의 옷을 벗기는 듯하다는 가렴박하(苛斂剝下)에서 유래했다. 주구(誅求)는 힘센 나라들이 시도 때도 없이 공물을 요구하니(誅求無時, 주구무시) 나라가 편치 못하다는 데서 유래했다. 후대에 가렴(苛斂)과 주구(誅求)가 합
[충북일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5천 명대 초반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700명대로 가장 많았다. 하루 신규 확진자수 5천 명대는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수가 700명을 넘은 것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도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진 상황이다. 모처럼 기지개를 켜던 항공·여행·숙박 업종에 새로운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한 식당가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상회복 기대가 다시 또 멀어지고 있다. 민생과 경제에 그늘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37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들 중 21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돌파감염인 셈이다. 지금까지 도내 돌파감염 사례는 모두 659건이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층 발생이 283건이다. 전체의 42.9%를 차지한다. 10월 이후 발생 사례는 211건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충북도는 백신 추가접종을 앞당겨 실시키로 했다. 당초 접종 완료 후 6개월 간격으로 추가접종 실시 예정이었던 60세 이상과 감염취약시설 입소·종사
늦가을 허호석 전북시인협회 고문 겨울이 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산 너머 쿵쿵거리는 겨울 포성소리를 들으며 섬돌 밑 귀뚜라미 밤 깊도록 편지를 쓴다 떠나가는 가을 길손에 들려줄 가랑잎 편지 마른 풀숲 풀벌레 달빛 기울도록 시를 쓴다 허전한 나무마다 들려줄 쓸쓸한 시 나무들은 잎새들을 멀리 멀리 날려보내고 동장군과 맞설 팔에 힘줄을 세운다 마른 풀잎이나 땅강아지 새들도 들쥐도 모든 것을 떠나 보내고 들은 쓸쓸한 생각에 잠긴다
우리 충청을 '선비(士)의 고장'이라고 부른다. 양반의 고장이라는 별칭보다는 이 이름이 더 호감이 간다. 역사상 훌륭한 선비들이 많이 배출됐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선비'의 정의는 무엇이며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유가에서는 '모름지기 선비는 학문에 정진하고 의리(義理)를 실천하며 표리가 부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의리'란 사전적 용어는 바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다. 선비(士)가 지향해야 할 가장 큰 덕목의 하나로 꼽는다. 공자는 선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한다. '살기 위하여 어진 덕을 해치지 않고, 목숨을 버려서라도 어진 덕을 이룬다'고 했다. 자장(子張)도 '선비는 의를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생명까지 바쳐야 한다. 이익을 얻게 될 때에는 의로움을 먼저 생각 한다'고 가르쳤다. 거유이자 대정치가였던 송시열은 한 때 실각해 괴산 화양동에 은거하면서 학문에 전념했다. 여기서 노학자는 조선 역사상 최대의 반동인 대명의리(對明義理)를 선언한다. 명나라는 망했지만 조선은 임진전쟁 때 나라를 구해 준 은혜를 버리지 않는다는 의리론의 표방이었다. 청나라의 정치적 지배를 받으면서도 내면으로는 야만에 지배당하지 않겠다는 저항이기도 했
경제를 살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을 통해 국민이 자발적으로 국가 발전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도록 선도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입국에 기치를 올려 역사상 유례없는 수출 증대를 이뤄냈다. 중화학 정책을 통한 산업화의 성공은 농경사회였던 대한민국을 선진 산업 대국으로 도약시켰다. 그 당시 우리 나라는 오늘날 모든 나라가 갈구하는 포용적 동반 성장을 실현했고, 세계는 이를 경이롭게 바라보며 '한강의 기적'이라 칭송했다. 불철주야 헌신적으로 일했던 대통령 내외분의 열정과 땀은 전국 곳곳에 스며들어 대한 민국 발전에 톡톡한 자양분 역할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벌써 43년이 지났다. 1979년 11월 3일 보안 사령관 겸 합동수사 본부장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총격으로 살인한 김재규와 박선호를 체포했다.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도자를 잃고 갈지자로 걷는 대한 민국을 제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해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대통령이란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고 연희동 자택에서 술회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또한 1980년 8월 22일 대통령 간선제 후보
-햄릿의 모친, 덴마크의 왕비 거트루드님을 모셨습니다.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할 말이 많고도, 없습니다." -아드님인 햄릿은 돈키호테와 대비되어 많이 언급되지만 왕비님이 잘 회자되지는 않았지요? "구설수에는 많이 올랐어요. "남편 죽인 시동생이 그리 좋으냐?", "그게 왕비로서 할 행실이냐?", "아들 보기에 민망하지도 않느냐?" 귀를 막아도 죽는 순간까지 들리는 듯했지요." -바로 본론이네요? 단도직입적으로 시동생 클로디우스는 어떤 사람인가요? "잔인하고 냉철한 권력에 눈먼 사람이지요, 사람이라 하기도 민망해요. 형을 살해하고 형수를 취하는 게 말이 되나요?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니 조카를 죽이려 했어요.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선왕이 어떤 부덕(不德)이나 결함 혹은 결정적 실수가 있었나요? "전혀 없어요, 클로디우스와 비할 수 없는 덕과 인품을 지녔지요. 권력에 눈먼 잔인한 동생을 둔 게 문제였어요." -어찌 그런 시동생을 왕으로 받들고 그의 아내가 될 수 있나요? 너무 아픈 부분이면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400여 년이 더 지난 일이니 털어놓지요. 무얼 숨길까요. 함부로 날뛰는 건 달걀로 바위치기, 혼란만 부를 뿐
"국가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국제투명성기구(TI)는 매년 국가별 청렴도 인식에 관한 순위를 매겨 부패 인식 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공무원·정치인의 부패 수준에 대한 척도로써 각 국가의 청렴도를 나타내며 각 국가의 부패지수와 경제 수준은 반비례함을 보인다. 주요 선진국에 속하는 유럽,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는 부패 인식 지수(CPI)가 낮은 반면에 빈곤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패 인식 지수(CPI)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가의 청렴이 부의 보장이라 할 수는 없지만, 청렴이 국가의 부를 이루는 주요 요소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아프리카에는 전 대륙에 걸쳐 석유와 다이아몬드 등 다량의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매년 천문학적인 해외 원조를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빈곤을 탈출할 방도는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1970년 이후 3천억 달러 이상의 원조금이 아프리카 대륙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인력 개발에서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가을비 송미숙 충북시인협회 누군가 반가운 소식 전해 주려나 가을비가 보챈다 허공 속에 그리움 지난 한 해 추억 더듬어 본다 먼 세월 가느다란 실타래 추억 힘든 삶도 아니었는데 빗소리가 아프다 낙엽이 비에 맞아 아플 때 나의 마음도 슬프다
전국적으로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조성한 관광지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산이나 강, 호수 등에 조성한 산책로나 전망대 등의 체험공간이 방문객에게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괴산읍에 위치한 성불산 자연휴양림과 칠성면에 조성된 산막이옛길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두 명소만큼이나 괄목할 만한 관광지가 괴산군 청안면에 조성돼 있다. 바로 '문방천 벚나무길'이다. 문방천 벚나무길은 1996년에 조성돼 어느덧 25년의 관록을 자랑한다. 그간 지칭돼 온 이름도 다양하다. 벚나무길의 한 켠이 지압석으로 이뤄져 걷기만 해도 건강해진다고 하여 '맨발숲길'로 불리는 한편, 제방에 조성됐다고 하여 '뚝방', 벚나무는 물론 다양한 꽃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기에 '꽃길'로도 칭해졌다. 하지만 '문방천 벚나무길'이 공식적인 명칭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근래까지만 해도 문방천 벚나무길은 벚꽃이 피는 4월 중순경에만 방문객이 반짝 방문했다. 평소에는 지역주민이 찾는 산책로 정도의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경관조명이 설치된 이후 이 곳의 이미지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나무를 비추는 조명 덕
[충북일보] 충주 비내섬이 환경부 지정 국가 습지보호지역이 됐다. 충북 첫 사례로 아주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늘과 강, 땅과 사람의 생명을 이어주는 습지가 되길 기대한다. 비내섬은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낸 선물이다. 수많은 동·식물들에게 삶의 터전이자 휴식처다. 탐방객들에겐 즐거움과 행복의 공간이다. 시선을 보내는 곳마다 작품이 되는 곳이다.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선물하는 장소다. 함께 살아 숨 쉬며 살아가는 터전이다. 비내섬은 충주시 앙성면과 소태면 일원에 있다. 지정면적은 92만484㎡이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호사비오리, Ⅱ급 단양쑥부쟁이 등이 대표적이다. 식생은 버드나무와 갯버들, 물억새, 쑥 등이 주류를 이룬다. 다시 말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5종 등 865종의 생물이 서식 중이다. 남한강 중상류지역 환경 특성을 대표하는 곳이다. 자연성이 높은 우수한 하천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비내섬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엔 개정 습지보전법 덕이 크다. 그동안 습지보호지역에선 홍수 예방을 위한 하천공사 등도 할 수 없었다. 기존법에서 홍수재해 방지 등을 위한 정비 사업마저 제약했기 때문
가을하늘 아래 곱게 뻗어 내린 예술의전당 지붕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릴 적 문산관 앞 운동장에 펄럭이던 만국기가 떠오른다. 그 아래 입을 꼭 다물고 땀이 가득한 주먹을 꼭 쥐고 서 있는 어린 내가 보인다. 이어달리기 선수로 뽑혀 네 명이 한 팀을 이루고 누가 첫출발을 하고 누가 마지막 질주를 할 것인가를 정한 후 쿵쿵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출발 선상에서 힘차게 달려오는 친구의 바통을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이 생생하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라고 외치는 함성이 가을 낙엽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다가와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가는 듯하다. 그런데도 수확 후 텅 빈 들판에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처럼 가슴 한구석이 시리고 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 년 내내 정성스레 가꾸고 키워 거둬들인 곡식을 차곡차곡 창고에 쟁여 놓았으면 가슴이 뿌듯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이상한 바이러스와 싸우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닳고 닳은 마음을 누가 헤아려 주기만을 기다리다 지쳤는지 서러운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그 감정이 들끓으니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피를 토해내듯 더 빨갛게 보인다. 눈앞이 어질어질하여 두 눈을 꼭 감았다 뜬다.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
[충북일보] 국운(國運)은 나라의 운명이다. 우리 역사에서 당파싸움과 세도정치는 국운의 쇠퇴기를 불러왔다. 민중들은 지배세력에 고혈을 바쳤다. '절대 악(惡)'에 맞서 간헐적인 봉기가 일어났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해방 76년 뭐가 달라졌나 당파와 세도가에 점령된 조선왕조는 일제 강점기를 자초했다. 1945년 해방 후 좌우 간 극한 대립은 박정희 군사정권의 태동을 예고했다. 유신독재로 불린 군사정권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시해사건으로 끝났지만, 무력했던 최규하 정권은 또 다시 전두환 군부독재를 야기했다. 간선제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은 1987년 12월 국민들은 흥분했다. 곧바로 민주정부가 출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야권은 분열했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11대 대선에서도 민주 진영은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반면 야권에서 뛰쳐나와 3당 합당의 승부수를 던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김종필·박태준은 DJP 연합을 통해 정권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여권은 역사적 정통성을 김대중이냐, 노무현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라졌다. 민주당 계보를 이은 김대중 정부가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최초라고 평가하기도 한
몇몇 사람들의 비리 소식에 며칠째 텔레비전이 시끄럽다. 그들에 관한 수사가 계속될수록 권력과도 뒤얽혀 있음이 속속 드러난다.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는 없지만, 이런 식의 치부(致富)는 정당하지 못하다. 욕심 속에 매몰된 정의로움은 숨이 끊긴 지 오래고, 그들은 권력과 돈을 움켜쥐고 변명하기 바쁘다. 이쯤 되면, 가진 게 없더라도 바르게 사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살던 사람들은 불편한 의문을 품고, 자신도 모르게 분노하게 된다. 그리스의 농부 크레뮐로스처럼. 기원전 388년, 아테네에서 공연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서도 정직한 농부 크레뮐로스는 지금 우리와 같은 이유로 분개한다. 자기처럼 정직한 사람들은 늘 가난한데 비해,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은 점점 부자가 되는 것에 화가 났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외아들이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착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는지, 아니면 나쁜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는지를 묻기 위해서 델포이의 신탁소로 찾아간다. 이에, 아폴론 신은 그에게 신전을 나서다가 맨 먼저 만나는 사람을 그의 집으로 모시라고 일러준다. 어라, 그런데 그 사람은 앞을 볼 수 없다. 그 맹인이 말하기를 자기는 부의 신인데 제우스가 인간에 대한
윤석열이 대통령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입문 5개월 만에 제일야당 대선 후보가 된 것도 놀라운데 대통령 될 가능성까지 높다는 것은 경이적인 일이다. 평생 검사로 일했던 사람이 정계에 들어와 어떻게 기적적인 일을 해낼 수 있는 걸까? 한마디로 하극상 기질 때문일 것이다. 누구든 하극상을 하면 손해를 본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하극상을 하지 않는다. 유독 윤석열만은 하극상을 하면 성공했다. 그냥 하극상도 아니다. 꼭 권력핵심을 향해서만 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최초의 하극상은 국정원의 댓글 사건이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검찰도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을 파헤치다가 좌천당했으니 하극상도 보통 하극상이 아니다. 그를 구해준 것은 박영수 특검이었다. 특유의 하극상 기질이 여지없이 발동해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은 물론 구속까지 됐다. 윤석열의 하극상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대부분 하극상을 하면 손해를 보는데 그만은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었고 검찰총장까지 등용됐다.면서기가 도지사가 된 격이다. 아무리 반골기질이 강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발탁한 은인에게까지 하극상을 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한동안 잠잠했다. 그의 하극상도 출세
[충북일보] 20대 대통령 선거가 99일 앞이다. 본보는 29일 D-100일을 기점으로 선거특별취재팀을 가동했다. 팀원 기자들은 정확한 사실보도와 균형보도를 다짐했다. 비판과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공명선거 가치 제고를 위한 다짐과 각오다. 이번 대선 양상은 참 특이하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여야 주자들이 선두를 다투고 있다. 대선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부동층도 어느 대선 때보다 많다. 변화와 반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예전 대선에선 이맘때쯤이면 승부 판세가 드러났다. 이번엔 다르다. 선두 2강 후보가 오차범위 내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은 지지율이 미미하다. 단일화조차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다 보니 2강 후보 간 기선제압 싸움이 치열하다. 시간이 갈수록 이전투구가 심해지고 있다. 이전투구 선거판은 낮은 정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물론 선거에서 상대 후보의 인격을 존중하는 신사적 경쟁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도 유권자인 국민 모독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만큼은 삼가야 한다. 최소한의 금도를 지키면서 자신의 강점 부각에 더 집중하는 게 낫다. 이번 선거에 나
고추잠자리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주먹 안에 꼭 돌멩이를 쥐고 있다. 번쩍번쩍 장군의 힘이요 그리고 자부심이다. 험한 산을 눕히고 이번엔 바다를 눕힐 듯, 저 깃발 찬 기세여 둥둥 북소리 울리며 저 하늘에 의기당당을 보아라. 또 다른 땅 적지를 향하여 저 어깨 위에 반짝이는 두 개의 별 그 옛날 그 누가 갈대의 약함을 말했던가.
살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출근길에 횡단보도를 막 건너는데, '안녕하세요, 선생님~' 인사를 하며 그녀가 다가왔다. 우리는 인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걸었다. 그리고 나란히 걸어 학교 교문을 들어서며 등교 지도를 하는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라는 메시지와 미소를 주고받으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했다. 출근길에서 만난 그녀는 한국어 학급에 다니고 있는 베트남에서 온 학생이다. 얼마 전부터 우리들의 만남, 그녀와 나 그리고 등교 지도를 하는 선생님과의 만남은 더 반갑고 즐거운 만남이 됐다. 그렇게 특별한 만남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작은 행동 덕분에 행복한 릴레이가 이어졌고 행복한 우리들의 인연이 된 것이다. 11월 11일에는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구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축제처럼 즐기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나 역시 자연스레 디자인과 맛이 다양해진 막대과자를 접하게 된다. 나눔의 의미로 보자면 정이 오고가는 듯하여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 역시 이번에 따뜻한 나눔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아침마다 추운 날씨에도 교문 앞에서 등교 지도를 하는 선생님께 막대과자를 선물한 것이다. 과자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