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덕유산은 크고 넓다. 북덕유와 남덕유로 가른다. 북덕유는 향적봉과 중봉을 품고 있다. 곱고 부드러운 산세의 육산이다. 덕이 많고 너그러워 걷는데 부담이 적다. 남덕유는 다르다. 덕유산의 숨겨진 이면이다. 험봉이 많아 골산이라 해야 맞다. 동봉과 서봉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롭다. 용아가 험준한 성깔 있는 바위산이다. 발 빠른 산객들도 혼쭐나곤 한다. 정상에 서기 전 헐떡이기 일쑤다. 장쾌한 기상이 사내답다. 바위를 뼈대로 솟구친 개골산이다. 설악과 지리를 합친 듯한 풍경이다. 정상까지 길은 가파르고 험준하다. 대신 700여 철 계단이 황홀할 풍경을 선물한다. 바위에 걸친 구름이 절경이다. 어떤 풍경도 따르기 어렵다.
[충북일보] 빈 가슴을 채워줄 여정을 기획한다. 흘러간 옛이야기를 떠올려본다. 곱게 포장된 추억 하나가 가슴 저쪽에 있다. 찾아내 꺼내주길 기다린다. 시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즐겁다. 아련한 추억의 모교를 찾는 것도 좋다. 어린 시절 고향 찾기도 권할 만하다. 청춘을 상징했던 시절을 만날 수 있다.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추억은 여행과정에 활력을 재충전한다. 고달픈 일상에서 탈출이 주는 힘이다. 여행은 일상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떠남으로 비로소 소중함을 알 게 한다. 떠남의 미학을 가르쳐준다. 허전한 가슴을 채우는 되 메우기다. 한계보다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급한 마음이 벌써 소중한 옛 시간을 찾아 떠난다.
[충북일보] 자연의 도서관으로 간다. 길 위에 햇살이 쏟아진다. 시상도 함께 꽃처럼 떨어진다. 길 위에서 시를 짓는다. 무궁무진 시재가 쏟아진다. 몸으로 사방의 책을 읽는다. 문천재가 된 기분이다. 길은 밖으로 나 있지 않다. 안으로 나 있어 고분고분하다. 발이 길을 부를 때처럼 안길이다. 길이 글을 부를 때처럼 내안의 길이다. 보일 듯 말 듯 끝없이 순진하다. 하심의 공간에 다다른다. 비로소 길 위에서 끄적거린다. 상당산성 가는 길은 늘 유별나다. 앞으로 열린 길이 내내 완만하다. 언제든 손으로 햇빛을 가릴 까닭이 없다. 삼매에 든 것처럼 여념이 없다. 마루까지 두세 군데를 가풀막지게 오른다.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청주풍경이 비로소 정겹다.
[충북일보] 숲에 들어서니 서늘하다. 소나무들이 언제나처럼 빽빽하다. 내뿜는 피톤치드 향이 은은하다. 숲 기운이 와락 다가선다. 온 몸으로 숲의 기운과 교감한다. 생각하지 않고 본다. 길은 쉬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숲은 길을 열며 안내한다. 길옆 가까운 곳에서 산새가 운다. 자리를 내 준 나무가 침묵으로 응답한다. 다람쥐 한 마리가 길을 가로지른다. 백화산에서 상당산성 가는 숲 속 풍경이다. 숲에선 소리보다 침묵이 값지다. 그 덕에 생각마저 숲에 내려놓는다. 나도 모르게 그 속에 깃들어 간다. 솔 향이 유난하다. 보랏빛 싸리나무 꽃이 오래 핀다. 저잣거리 상처가 치유된다. 영원히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숲길이다.
[충북일보] 산수국을 다시 만났다. 하늘빛에 연보라 자태가 수려하다. '당신만을 사랑한다'며 웃고 있다. 물론 믿지 않았다. '변하기 쉬운 마음'의 꽃말 때문이다. 한 여름 숲 속이 예쁘다. 작은 숲 어느 곳에서든 산수국이 눈에 띈다. 접시를 엎어놓은 모양이다. 자생지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희색에서부터 노란색, 연분홍색, 청색 등 다양하다. 흰색으로 피었다가 점차 제 색깔로 변한다. 산수국 이야기는 참 다양하다. 가짜 꽃 이야기부터 꽃말까지 분분하다. 그 중 가짜 꽃은 산수국의 생존 방법이다. 작은 진짜 꽃만으론 유혹이 어렵다. 종족본능을 이어갈 수 없다. 가짜 꽃이 있어야 비로소 설렘의 꽃송이다. 산수국의 지혜로운 진화다.
[충북일보] 백화산 가는 길이 잠시 가파르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 풍경이 예쁘다. 야트막한 정상에 오르니 시야가 트인다. 가슴이 활짝 열린다. 쌓였던 근심과 잡념이 훌훌 날아간다. 비 갠 하늘을 떠가는 뭉게구름이다. 청주가 손바닥만 하게 보인다. 저만치 율량3지구가 보인다. 그 뒤로 우암산이 누워 있다. 누운 모습이 정말 소처럼 보인다. 상당산성으로 길을 잇는다. 누구든 걷기 좋은 길이다. 지인들과 잦은 만남과 헤어짐조차 정겹다. 조금 이르게 나서니 풍경이 호젓하다. 돌아오는 길의 소나무 향이 짙다. 활엽수의 수런거림은 활력이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몸이 가벼워진다. 마음이 에너지로 채워진다. 거친 시간을 넘어갈 힘을 준다.
[충북일보] 연어봉 가는 길이 한산하다. 숲 그늘이라 조망이 잘 터지지 않는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바윗길서 멋진 조망을 즐긴다. 소나무가 예쁘다. 몇 발짝 지나니 거대한 연어 한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다. 연어라 생각하니 연어 같다. 정상은 거대한 암릉이다. 파란 하늘 바탕과 소나무가 조화롭다. 가슴을 여는 풍경을 선물한다. 청량제가 따로 없다. 작지만 알차다. 암릉에 즐비한 소나무는 비로 분재다. 관상수로 제격이다. 신은 섬세함에 깃든다고 했던가. 풍경이 범상치 않다. 내려오는 길 시원한 바람이 분다. 날머리 계곡에서 잠시 탁족을 즐긴다. 볕 좋은 맑은 날 행복한 연어봉 답사 후기다. 오늘도 천상의 선계 방문이다.
[충북일보] 길이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굴참나무가 우거진 그늘 길이다. 볕 한 점 없는 참나무 산길이 계속된다. 이내 뾰족 바위를 만난다. 바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시야에 거침이 없다. 한 조각 흰 구름이 떠간다.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길 반복한다. 허술하게 무너져 내린 묘 하나가 이채롭다. 길옆으로 병풍바위가 줄을 선다. 열두 폭 고운 병풍을 둘러치고 있다. 노송들이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있다. 수백 년 모진풍상이 느껴진다. 할미봉은 그대로 그림이다. 돌이 된 할머니가 노송을 향해 서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고 있다. 고사리마을의 안녕을 빌고 있는 것 같다. 방아다리바위는 기묘하다. 서봉 바로 아래서 본 암벽 길이 아득하다.
[충북일보] 여름 산은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무성하게 자란 수풀이 길을 숨긴다. 평소 눈에 익은 들머리도 자취를 감춰버린다. 건성으로 나섰다간 길을 잃기 십상이다. 여름엔 모든 풀과 잡목이 웃자란다.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자연이 키우는 힘이다. 산중에서 길을 잃었다. 스콜 같은 소나기까지 만나 엎친데 덮쳤다. 소나기는 곧 죽비소리가 됐다. 자만에 쌓인 아상에 일격을 가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갔다. 곧 길을 만났다. 한동안 마음이 뜨끔했다. 산길은 항상 새롭다. 만만한 곳이 없다. 계절과 기후에 따라 달라진다. 겸손하고 주의해야 하는 까닭을 일러준다. 여름 산은 곧잘 이런 가르침을 준다. 역시 믿을 건 철저한 준비다. 인생길 역시 준비가 완성이다.
[충북일보] 괴산 신선봉을 쉽게 여기는 까닭은 있다. 해발 450m에서 시작하는 덕이다. 레포츠 공원에서 출발해도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빠른 걸음이면 마패봉까지 가능하다. 신선봉의 산세는 늘 아름답다. 사방의 시계가 탁월하다. 어느 한 곳도 빼놓을 수 없다. 산행 내내 바위 봉우리가 즐비하다. 골바람은 서늘한 한기를 느끼게 한다. 황홀한 풍경에 시원한 바람이다. 간간히 이어지는 숲길은 덤이다. 마을의 마지막 집을 지난다. 오른쪽 길을 들머리로 한다. 길은 한동안 넓게 이어진다. 수레가 다닐 정도다. 한참을 가풀막지게 오른다. 무너진 묘 옆으로 풍경이 우뚝하다.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하는 절경이다. 기암괴석과 수백년 노송이 병풍을 친다.
[충북일보] 괴산의 여름 풍경은 종합선물세트다. 만산(萬山)은 진초록이다. 사방의 산들이 구름에 걸려 신비롭다. 풍성한 계곡 물은 그대로 선계의 풍경이다. 극심한 가뭄에도 마를 줄이 모른다. 괴산의 여름은 푸른 산과 맑은 물로 상징된다. 물은 새 소리와 함께 흐른다. 이내 빠져나와 강줄기를 만든다. 화양계곡과 선유계곡은 으뜸이다. 쌍곡계곡과 갈론계곡은 뒤이어 버금이다. 저 멀리 달천이 굽이굽이 유연하게 흘러간다. '산막이옛길'은 이미 명소다. 새로 놓인 '양반길'의 인기 역시 하늘을 찌른다. 양반길은 푸른 계곡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마음 쉼을 하기 좋다. 마음 닦음도 할 수 있다. 운 좋으면 보리심을 얻을 수 있다.
[충북일보] 마을길이 낯설지 않다. 구불구불 돌담은 이미 없다. 그저 똑같은 직선형 벽돌담이다. 1970년대말 구조개량한 집 풍경이다. 40년 가까이 껴안고 보듬어 정겹다. 절묘한 조화가 아름답다. 익숙한 걸음으로 골목을 따라 간다. 담장엔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가 걸쳐 폈다. 여름이면 만나는 내 고향 집 풍경이다. 고속도로가 개통하고 고샅의 고요는 사라졌다. 그래도 여름이면 나름의 싱그러움을 연출한다, 내겐 언제나 융숭 깊은 그리움이다. 지나온 길을 슬며시 돌아본다. 마음은 여전히 저만치에서 서성거린다. 그리움을 몇 조각 남겨두고 집을 나선다. 바깥세상이 궁금한 넝쿨 장미를 유심히 살핀다. 장미가 아쉽게 인사한다. 잘 가~. 또 와~.
[충북일보] 사랑산은 호젓하다. 한 번 올랐다가 한 번 내려가면 된다. 사랑바위부턴 완만한 능선길이다. 밑동 굵은 소나무들이 많다. 정상은 표석과 소나무 몇 그루가 전부다. 한 마디로 볼품없다. 조망은 거의 없다. 용추 쪽 분위기는 참 다르다. 아름드리 굴참나무들이 가득하다.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좋다. 용추폭포로 가는 길이다. 어느새 우렁찬 물소리가 반긴다. 입이 쩍 벌어진다. 가뭄에도 폭포수 위용이 남다르다. 풍경은 절경이다. 마치 큰 성벽에서 물이 쏟아지는 형세다. 그 아래 둥그런 웅덩이는 압권이다. 동해 두타산 용추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낮 폭염에도 한기가 세다. 그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충북일보] 산길이 두루뭉술하다. 먼저 능선에 오르도록 유도한다. 1시간가량 지나니 정상이다. 내려오는 길에 사랑 깊은 소나무 연리목을 만난다. 날머리의 용추폭포는 가뭄에도 웅장하다. 들머리는 사기막리다. 옛 가마터가 떠오르는 정겨운 이름이다. 산길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소나무 향이 반긴다. 한참동안 평범한 숲길이다, 이윽고 큼직한 코끼리 바위를 만난다. 주름진 바위 왼쪽이 마치 코끼리 코 같다. 조금 더 가면 널찍한 암반이 펼쳐진다. 사랑바위 공간이다. 소나무 한 그루와 바위 하나가 덩그렇다. 시원한 조망이 비길 데 없다. 왼쪽으로 군자산이 우뚝하다. 오른쪽으로 대야산과 조항산이 굽이친다. 깊은 감동의 울음이 올라온다.
[충북일보] 6월의 산과 들이 풍성하다. 풍요롭고 풍만하다. 산 속의 농담은 툭히 짙고 푸르다. 여름 산행은 그런 농염한 풍경 속에 머무르기다. 산 풍경에 대한 예찬은 항상 과찬이다. 괴산의 사랑산이 제격이다. 우선 해발 647m로 그리 높지 않다. 능선에 오르면 숲 그늘이 한 동안 이어진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정상 못미처 너럭바위는 명품 반열이다. 그 위로 쏟아지는 소나무 그늘은 모든 걸 잊게 한다. 국악 한 소절이 자연스럽다. 사랑산은 이름만큼이나 사랑스럽다. 그 덕에 연인이나 부부들의 발걸음이 잦다. 사랑바위에서 사랑 노래 한 소절은 그대로 낭만이다. 소나무 연리목은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꼭꼭 숨은 용추폭포는 끝까지 사랑을 담보한다.
[충북일보] 사진은 풍경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 날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찰칵 사진 한 컷은 세상에 대한 아포리즘이다. 시각적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미지다. 초스피드의 시대의 아이러니다. 밑동이 물에 잠긴 버드나무가 보인다. 줄지어 선 모습이 맹그로브를 연상시킨다. 긴 가뭄으로 이제 밑동이 보이는 나무가 더 많다. 그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대청호로 몰린다. 가뭄 속 풍광이 제법 신비롭다. 시간이 정체된다. 버드나무 아래 딱 멈춰 선다. 한 낮에도 고요가 그대로 쌓여 있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소중한 순간을 담는 기록의 소리다. 추억이나 사랑의 이름이 붙여진다. 사진이란 이름의 이미지 중독이다.
[충북일보] 대청호가 점점 말라간다. 호수 주변 나무들이 처절하게 견디고 있다. 카메라 속 풍경은 현실과 다르다. 매혹적일만큼 아름답다. 고요가 담겨 정적이다. 혹독한 가뭄이 만든 아이러니다. 사진 찍기 딱 좋다. 물 빠진 풍경이 아주 매력적이다. 렌즈에 비친 버드나무 풍경은 고혹적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워 신비롭기까지 하다. 물속에 줄지어 선 모습은 선계의 분위기다. 산 그림자가 그대로 배어나온다. 물안개 피어나는 새벽 풍경은 몽환적이다. 안개와 호수, 나무가 교직하며 신비함을 연출한다. 고요와 정적까지 더해져 선계의 풍경을 완성한다. 시간이 멈춘 선사의 풍경을 만든다. 이른 새벽 대청호가 만드는 이변이다.
[충북일보] 산의 맥이 굽이친다. 불거진 힘줄처럼 역동한다. 길은 여전히 이어진다. 초록빛 사이로 난 유순한 오솔길이다, 걷는 맛이 청량하다. 산새들의 지저귐이 경쾌하다. 발아래 흙내음도 향긋하다.내려오는 길에 숲을 마주한다. 여름 꽃들이 제법 풍성하다. 초록의 나무이파리들은 한창 광합성 중이다. 계곡의 파란 이끼는 나무 둥치까지 뒤덮는다. 위아래로 온통 초록의 세상이다. 그 옆을 흐르는 물마저 푸르다. 여름 산행이 고되기만 한 건 아니다. 되레 좀 더 깊은 산을 찾으면 된다. 덕유산 계곡은 한 여름에도 청량한 기운이 든다. 진초록 사이로 서늘함이 가득하다. 팔뚝에 으슬으슬 소름이 돋는다. 계곡까지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충북일보=보은] 전남 나주에서 열린 '45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서 보은군청 사격팀이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1천860.9점을 기록하며 3위에 입상했다. (사진 왼쪽부터)임세준·이병철 선수와 정상혁 군수, 양승전 감독, 함태식·이상경 선수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충북일보] 유독 좋아하는 길이 있다. 수목의 분포가 만족스럽다. 손으로 햇볕을 막을 이유가 없다. 모자를 쓸 일도 없다. 여름 길이 참 순려하다. 가풀막진 에움길도 별로 없다. 언제 걸어도 마음이 편하다. 덕유산 능선은 아주 유순하다. 덕유평전에서 동엽령 구간이 유독 편안하다. 주변으로 열린 풍경이 평범하게 아름답다.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무척 정겹다. 저녁나절 한 남자가 시를 짓는다. 길이 내안으로 나 있음을 알려준다. 길은 끝이 보일 듯 보이지 않는다. 묘한 공간 속에 머문다. 하심을 알았는지 길이 동무를 청한다. 이내 길이 시가 된다. 시는 다시 길이 된다. 자연과의 교감과 교응이 신비롭다. 노자 아닌 장자의 무위자연이다.
[충북일보] 화려한 꽃은 이미 다 졌다. 무성해진 초록이 시원하다. 사이사이 여름 들꽃들이 무리지어 있다. 기대했던 '덕유평전' 철쭉은 별로다. 키 작은 굽은 관목 몇 그루가 눈에 띈다. 대신 평화로운 능선길이 위무한다. 동엽령 쪽으로 발을 옮긴다. 삿갓재에 도착한다. 황점으로 내려선다. 계곡의 물소리가 반복해서 커졌다가 작아진다. 걷기에 한결 차분하다. 숨을 들이 쉬고 내쉰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청량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든다. 숲길로 발을 들인다. 온통 초록 세상이다. 숲은 이미 신록에서 녹음으로 건너갔다. 숲 전체가 말간 초록빛으로 채색된다. 나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진초록으로 무장하며 뽐낸다.
[충북일보] 덕유산 능선의 고사목이 허허롭다. 외롭게 서서 지나온 시간을 증명한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까닭을 알려준다. 중봉 풍경이 고즈넉하다. 남덕유로 가는 능선 길도 여유롭다. 바람과 운무는 고산의 매력이다. 한꺼번에 밀려와 주위 풍광을 다 지운다. 일순간 물러나 파란 하늘을 만든다. 몇 번씩이나 먹고 토하기를 반복한다. 마법처럼 산의 밖과 안을 조정한다. 덕유산의 구름과 바람이 한껏 신령스럽다. 덕유산은 천변만화의 모습을 한다. 굽이치는 능선은 선계의 풍경화다. 계곡 길 수직 절벽 아래 쪽빛 소와 담은 뛰어난 수묵화다. 시원한 그늘은 그대로 휴식처다. 조화로운 자연의 이치가 신비롭다. 몸이 마음보다 몇 발짝쯤 먼저 간다.
[충북일보=제천]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저변확대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천시와 세명대학교가 공동 후원하고 아시아체조연맹이 주최하고 대한체조협회가 주관하는 제7회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대회가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제천시 세명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다. 아시아 최고의 리듬체조대회인 만큼 10개국 12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를 확정하며 참가국간 선의의 경쟁이 예상된다. 주목해야 할 선수는 단연 대한민국 리듬체조요정 손연재(22·연세대) 선수다. 손연재 선수는 2013년도 제6회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민적 스포츠 스타의 대열에 올라서 있다.또한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다음 달 초 개최 예정인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까지 자국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 최고의 경기력을 펼쳐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뿐만 아니라 리듬체조 유망주 천송이(세종고) 선수와 이다애(세종대) 선수도 본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며 리듬체조 단체 대표팀(양현진, 송혜린, 이나영, 이경은, 이지우, 오윤주) 또한 국내에서 열
[충북일보] 숲 사이로 시간이 흐른다. 그 속으로 난 길에 내가 있다. 펄럭거리는 마음을 다 잡으려 길을 걷는다. 호수에서 부는 바람이 맑다. 바람에 몸을 맡긴다. 젖은 마음을 햇볕에 널어본다.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 양반길은 어느새 여름 옷으로 갈아입었다. 진초록 풍경을 연출하며 변신 중이다. 여름풀과 꽃들이 향기로 인사한다. 꽃은 아직 완전하게 피지는 않았다. 대신 푸른 숲의 깊이가 반갑다. 푸르게 빛나는 녹음 속에 더 깊이 빠진다. 계곡의 맑은 물이 더위를 식힌다. 숲길은 구름처럼 부드럽다. 길 옆 선유대가 사모바위에 눈짓한다. 추상처럼 뾰족했던 마음이 녹는다. 저 멀리 호수 위로 잉어가 튀어 오른다. 조주선사의 오도송이 스친다.
[충북일보] 산행 들머리가 녹음으로 짙푸르다. 길은 한참 동안 포근하고 부드럽다. 능선 접근 속도는 등짝의 젖은 땀에 비례한다. 가풀막지게 1시간가량 오른다. 이마에 송송한 땀방울이 바람에 웃는다. 비탈이 점점 가팔라진다. 잘못 든 길이 희미해진다. 길인 듯 따라가면 절벽이다. 된비알을 오르다 헤매기 일쑤다. 드디어 능선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길이 뚜렷하다. 조망도 눈에 띠게 달라진다. '산수유리지'는 거대한 암봉 능선이다. 녹음 짙은 하절에도 명품 조망이다. 속리산 전체를 보는 행운을 선물한다. 날선 암벽 넘어 조망은 탁월하다. 날머리는 호젓한 분위기다. 푸른 가발의 작은 나무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충북일보] 충북으로 귀촌한 인구가 2년 연속 2만8천 명대를 유지했다. 귀농인은 지난 2013년 통계 공표 이래 최저치인 700명대까지 무너졌다. 인구 감소와 함께 의료·문화·교육 등 정주여건 문제가 지속되고 최근에는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소매점이 없는 '식품사막' 현상까지 나타나며 귀촌·귀농 정책도 대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26일 통계청의 '2023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귀촌가구는 30만6천441가구로 1년 전 대비 (-3.9%) 감소했다. 충북 귀촌가구는 2만2천931가구로 집계됐다. 충북 귀촌가구는 1년 전 대비 0.9% 증가했으나 2021년(2만4천116가구)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충북으로 귀촌한 사유는 직업(9천464가구)이 41.2%로 가장 많았으며 주택(5천198가구), 가족(5천36명가구), 자연환경(1천56가구), 주거환경(592가구), 교육(234가구)가 뒤를 이었다. 기타는 1천351가구였다. 전국적으로 귀촌한 인구는 40만93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1천13명(-5.0%) 감소했다. 충북으로 귀촌한 인구는 2만8천783명으로 1년 전보다 537명(1.9%) 증가했으나 6년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미래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충북이 이 분야를 선도할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도내에 구축된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인프라가 속속 가동 중이고,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는 구간이 확대되며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전파플레이그라운드-충북'이 최근 문을 열었다. 이 시설은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인 C-트랙에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차량 시험에 적합한 전파시험 공간으로 조성됐다. 총 1천923㎡ 규모이며 국제 표준규격의 폐쇄형 시험시설이 들어섰다. 레이더 타깃 시뮬레이터, 신호발생기, 스펙트럼 분석기, 네트워크 분석기 등 전파를 테스트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도 갖췄다. 전파플레이그라운드는 외부의 전파 간섭이나 피해를 막고 다양한 융·복합 기기의 전파시험을 지원하는 대형 전파 차폐시설이다.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서 중부권 주력 산업인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용 탐지센서와 레이더 등 전자파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같은 장소인 충북대 오창캠퍼스에 둥지를 튼 자율주행자동차 테스트베드는 지난해 4월부터 중소기업, 연구소, 대학
[충북일보] 보은군은 민선 8기 들어 최재형 군수의 군정 철학인 '군민이 행복한 도시형 농촌 보은'을 건설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정주 여건 개선, 귀농·귀촌 정책과 청년정책 추진, 휴식 공간 조성, 교육환경 확대 등 군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사업을 펼쳤다. 군의 이러한 노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로 나타났다. 그 중심엔 공무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군정을 이끌어온 최 군수가 있다. ◇ 지역 성장 동력 인구 유입 인프라 구축 민선 8기 반환점을 맞는 그는 지난 2년 동안 지역 활력 타운 조성과 농촌협약 등 인구 유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군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2024년 지역 활력 타운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8년까지 379억여 원을 투입해 보은읍 죽전리 일원 2만2천267㎡ 용지에 '보은 청년 all來(올래)'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군은 도시형 주거단지인 블록형 단독주택 70가구 조성, 생활 인프라와 생활 서비스 조성을 위한 커뮤니티센터 단지개발, 지역 브랜딩,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 활력 타운과 연계한 온-누림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