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 춤추는 범바우못에서 쌍쌍이 오리배 타는 연인들을 창문 너머로 보며 부러워했던 고교시절이 있었다. 대학생이 되며 멋진 낭자와 배 타고 딸기농장에서 달콤한 시간을 갖고 싶은 꿈은 모두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희망을 실천하며 신나는 학창시절을 누렸던 동창들도 있었다. "어제 말이냐, 여고 다니는 00하고 호암지에 가서…" 하며 '썰'을 풀어 놓을 때면 모두 부러워했다. 지금도 하루 수천 명 이상 찾는 이 못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의해 만들어진 아픔이 서려 있다. 당시 친일 조선인들이 세웠던 '충주수리조합장 스즈키마사이치씨 사업성공기념비(忠州水利組合長鈴木政一氏 事業成功記念碑)'에 사연이 드러나 있다. 스즈키씨는 야마나시현 사람으로 1907년에 충주에 와서 살면서 오로지 조선사람들을 사랑했다. 충주 지주들을 설득해 1922년 수리조합을 만들어 1932년까지 11년간 밤낮으로 일심단결해 호암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지막 문장엔 '영세불망지의이 소화팔년계유 오월일일립(永世不忘之誼爾 昭和八年癸酉 五月一日立)', 즉 '스즈키씨 의로움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1933년 5월 1일 비를 세운다. 충주수리조합원선인일동(忠州水利組合員鮮人一同
노예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머스킷 총에 쓰러진 게티즈버그 청년은 없었을 것이다. 토지제와 신분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개틀링 기관총에 쓰러진 우금치 농민은 없었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바다에는 차전놀이의 두 동채가 일정한 시기마다 맞붙는다. 경제와 인권의 차전놀이 한판 앞에서 게티즈버그에서는 진보의 동채가 이겼고, 우금치에서는 보수의 동채가 이겼다. 홉스가 옳다면, 루소는 틀리다. 맹자가 옳다면, 순자는 틀리다. 그 사잇길은 없다. 학력에 승부를 건 이명박 정권 시절,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됐다. 최고의 스타 김상곤 교육감은 무상급식, 학생인권, 혁신학교 등으로 진보 교육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명박의 교육부 장관 이주호는 보수진영의 학력 기준을 제시했다. 당시 충북의 교육감과 교총은 정권의 일제고사 정책을 수행하면서 창의력과 도덕성을 방치하고 암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충북은 고요했다. 수도권은 고요하지 않았다. 곽노현 교육감이 그 직을 상실하기 1년 전, 오세훈 시장이 곽노현 교육감과 무상급식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고 직에서 물러나자,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는 시장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과 함께 보수 교육단체 한국교총 본부를 찾아간다. 교총 회장은 사
산수유, 매화, 생강나무, 꽃다지, 민들레, 봄맞이꽃, 진달래, 제비꽃, 철쭉. 이렇게 봄꽃 이름을 부르다보니 출석부를 들고 교탁에 서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는 것만 같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자기만의 빛깔과 향기로 네! 하고 대답을 할 것만 같다. 그러다 문득 가슴이 미어진다. 꽃잎들이 와르르 떨어져 내리는 것만 같다. 언제부터 봄꽃 피는 4월이 그렇다. 이름을 불러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세월호 아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백꽃이 떨어지는 4월은 제주 4·3사건이 떠올라서 아프기도 한 달이다. 제주 4·3사건을 들여다보면 사상과 이념과는 무관한 시민들의 희생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하여 나는 4월이 되면 가슴에 4·3사건을 추모하는 동백꽃 배지와 개나리꽃 같은 노란 리본 배지를 단다. 그런 내게 누군가 한번은 당신은 정치적으로 진보냐, 좌파냐며 물어온 일이 있었다. 아마 속으로는 빨갱이냐고 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수의 무고한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폭력과 참사는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소수 지배자들의 정치적 이념 때문에 발생하고 왜곡되었다. 그들은 정치적 이념으로 국민을 편 가르고 추궁하며 인권보다 우위를 선점하는 데에 그럴싸한 사상적
금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낮추고 일상 회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의 국가 방역 체계가 정리되는 단계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까지 도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는 수천 명에서 획기적으로 감소될 조짐을 보이는 것 같지 않다. 국가적으로도 하루 수만 명 내외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또한 100여 명을 상회하는 실정이다. 전문가의 견해 또한 일상 회복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정치권 또한 현 정부와 차기 정부를 대표하는 인수위원회의 의견이 사뭇 다른 입장이다. 국민으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 또한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민의 걱정과 고통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금년 가을에는 확진자가 100만 명에 이르는 슈퍼 바이러스 출현도 예견하고 있다. 뚜렷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역 체계가 풀리다 보니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금주 이후부터 대학은 코로나 이전의 대면 수업으로 정상화한다고 하나 강의실에는 아직도 확진으로 결석하는 학생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
[충북일보] 6·1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이다. 정당별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충북지사와 11개 시장·군수 선거 후보 대진표는 이번 주 완성될 것 같다. 하지만 여야 할 것 없이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정당마다 이어져 순조롭진 않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영동군수 후보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하고 나섰다. 김재영(65) 민주당 영동군수 예비후보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천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600여 당원과 집단 탈당하고,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충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전관리심사위원회는 20일 영동군수 후보로 김 예비후보와 박동규(56) 예비후보를 탈락시키고 윤석진(54) 예비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박 예비후보도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청주시의회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김성택(54) 의원도 같은 날 당내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재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국민의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지난 21일 공천 과정에 불만을 품은 예비후보 관계자가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의
내 마음의 보석상자 김순녀 충북시인협회 회원 그대라는 이름이 있어 내가 웃지요 기쁠 땐 기뻐서 전화하고 속상한 날도 중얼중얼 마음 나누고 내 삶의 에너지 그대랍니다 봄비처럼 내리는 그대 메마른 내 삶에 생수가 되고 소낙비처럼 젖어 들어 찌든 영혼 깨끗하게 씻어도 줍니다 아기단풍 고운 손으로 가을 들녘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별도 되고 달도 되어 어둠을 밝혀 주는 그대 내 마음의 우주 내 인생의 나침판 나팔꽃, 해바라기 들국화로 피어 사철 내 곁에 미소를 주는 결 곱고 보드라운 눈 시리고 가슴 아린 그대 내 마음의 보석상자여
[충북일보] 충북청주FC가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9부 능선을 향해 가고 있다. 산정의 10분의 9 지점이다. 3전4기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찰나다. *** 자발적 창단 의지 있어야 일단 충북청주FC의 재정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25일 '충북청주FC 창단·운영 지원협약 체결 동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연간 운영비 67억 원 중 20억 원씩을 5년간 지원한다. 이후에는 축구단의 운영 성과와 재정 상태 등에 달렸다. 물론 26일 2차 본회의 최종 통과가 전제 조건이다. 충북청주FC는 창단 첫해 20억 원을 자체 부담한다. 이후에는 연 25억 원을 내야 한다. 운영비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보조금은 감액된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19일 동의안을 부결했다. 이번 추가 심사에선 축구단 모기업(SMC엔지니어링)의 자체예산 조달 방안을 명문화했다. 청주는 그동안 프로축구단 창단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제 성공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잖아 축구단의 깃발이 휘날릴 것 같다. 축구단은 이달 말까지 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37명의 선수단도 꾸릴 예정이다. 내년 1월 창단과 2월 K리그2 참가가 목
아래의 내용은 문재인 정부의 군 지휘부에 몸담았던 예비역 대장들이 어느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읽어 보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국토를 유린당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자주국방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됐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하소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두고 문 정부가 그동안 보인 친북성향을 애써 외면하며 국가안보를 들먹였기에 꼭 새겨보고 싶은 항변들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 장성을 했던 사람들이 왜 등을 돌리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군을 전문가 집단으로 존중하기보다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진군대가 되려면 건강한 문민통제, 건강한 민군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국가와 국민의 군대가 돼야지, 당의 군대처럼 특정 정권만을 위한 군대로 생각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마치 당의 군대처럼 선택적 충성을 하도록 만들었다." "2018년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이 추락해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다. 유족이 원한 건 청와대의 조문이었다. 문 대통령의 조문까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 영결식장
코로나19 확진자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돼 마스크만 착용한 채 봄 꽃놀이 여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봄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바닷가로 나서는 모습이 신선해 보인다.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코로나로 굳게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자연의 변화에 맞춰 어김없이 꽃을 피우고 연둣빛 이파리를 내미는 자연의 섭리에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관광지의 식당들도 활기를 되찾으려고 분주하기만 하다. 봄꽃 여행은 가족이나 모임에서 주로 다녀오는데 필자는 남매모임과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부부동반 여덟명이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고속도로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벚꽃이 눈길을 끌었다. 장성IC를 빠져나가 백암산(白巖山)골짜기를 들어섰다. 연두색 새잎이 싱그러운 백양사 경내를 걸을 때는 고즈넉한 산사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아담한 연못이 보이는 쌍계루(雙溪樓)를 지나 보물 제1346호인 백양사 주지를 역임한 소요대사탑(逍遙大師塔)이 보였다. 대웅전에 참배를 하고 나오니 천연기념물 제486호인 고불매(古佛梅)가 보이는데 이미 꽃이 진 상태였다. 3월 말 분홍 꽃을
국제사회에서 유럽연합(EU)은 강대국에 버금가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27개국이 연합한 국가공동체로서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고 국제분쟁이 있을 경우 조정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구 약 4억5천만 명 정도로 국민총생산 규모는 전세계 약 25% 수준이고 순위로는 세계 3위권이다. 사회·문화면에서도 국제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분열, 갈등의 과정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통일을 추구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이 남북통일 특히 북한에 대한 어떤 인식을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북한과 관계는 지난 1993년 유렵연합의 출범과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적 위기와 연계되면서 시작됐다. 유럽연합은 1990년대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 의약품 등을 북한에 지원하면서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유럽연합은 새롭게 출발하면서 신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지역에서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고 북한도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실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었
[충북일보] 충북도와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들기로 했다. 다시 말해 충청권 메가시티를 만들기로 했다. 먼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한 공동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8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 여건과 도입 논리, 설계방안, 규약 및 관장사무, 국내외 추진 사례, 단계별 로드맵 등 연구 범위도 넓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연구용역을 기반으로 내년 말까지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을 책임질 광역행정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부울경 특별연합'의 공식 출범을 눈여겨봐야 한다. 권역별 메가시티 구축은 시대적 흐름이다.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충청권 메가시티는 대전·세종·충남·북을 하나로 묶는 초광역 체계 구축이다. 핵심은 수도권 집중에 대응키 위한 인구 550만 이상의 충청권 생활·경제권 구축이다. 인구 유출과 기업투자 감소 등으로 인한 불균형 해소가 배경이다. 그동안 이런 불균형은 지역발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충청권 메가시티는 기존의 행정구역을 그대로 둔 채 생활·경제 기능을 연결하는 개념이다.
코로나19 대은 김동원 충북시인협회 회원 우한(武漢) 망나니 공공씨 아들 역귀 냅다 강짜를 부리니 지구가 파르르 떤다. 혹시나 사 년이란 세월 조마조마 부자 인연도 끊기고 형제 인연도 끊어놓고 친구들도 모두 멀어진 지 드디어 내게 왕림하셨네 잘 오셨네! 한 번쯤 맞짱 떠보고 싶었다네 제 아무리 지구를 흔들어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에 불과한 것이 고마우이 일주일 휴가 잘 보내겠네 앞만 향해 달려온 길 한 번은 뒤돌아보는 여유도 누려 볼만도 하이.
1569년 69세의 퇴계 선생이 선조 임금에게 물러남을 허락받아 고향으로 갔던 700리 귀향길 걷기 재현 행사가 올해로 세 번째 진행됐다. 충북 지경만큼은 함께 해 보고자 작년 4월 11일에는 충주 가흥창에서 관아까지의 바람 몰아치는 봄 길을 걸었다. 올해는 4월 12일 충주에서 제천 청풍길과 13일 제천에서 단양 향교까지 작년보다 하루를 더 걸었으니 내년에는 전 구간을 걸을 수 있으렷다. 일찍 더워진 날씨로 산수유와 개나리 그리고 벚꽃까지 동시 개화해 사방이 꽃 천지라 눈이 바쁘다. 여의도 윤중로보다 더 우거진 청주 무심천 변 벚꽃 길을 라이딩했기에 웬만한 꽃 거리는 눈에 안 차는데 제천 청풍의 벚꽃은 차원이 달랐다. 낮에는 흐드러진 벚꽃에 눈이 부셨거니와 밤 벚꽃 아래에서 경기 지부 위원들과 고혹적인 남방 조영님이랑 찻자리를 만들어 최 위원이 정가를 부르고 나는 대금과 단소를 잡은 것도 흐뭇한 기억이다. 낮에 본 미진함을 밤에 오로지 하여 채웠음에도 비 내리는 새벽 꽃길이 부르니 다시 나갈 수밖에 없다. 비를 담고 하염없이 떨어져 질펀한 꽃길을 홀로 누리며 걷는데 멀리 꽃그늘 아래로 연세대 명예교수이며 퇴계학 전문가이신 이광호 교수님이 내려오신다. 어
때는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무수한 꽃이 산과 들과 강변에 형형색색 피어있다. 꽃이 피면 아름다움에 도취해 경탄하지만, 꽃의 생명은 그리 길지 않다. 얼마 전 무심천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은 가늘게 내리던 비와 바람에 모두 떨어졌다. 진 꽃잎은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쌓인다. 땅바닥에 떠다니는 꽃잎이 아쉽기만 하다. 모란을 잃고 '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한 영랑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시인들의 민감한 감성은 '아름다움의 상실'에 대하여 늘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떨어진 꽃잎을 피해 가는 걸음이 없다 며칠 전 산 하나를 물들여 놓아 화려한 입담으로 말 잔치 벌이던 꽃잎들이 가지 박차는 박새 날갯짓에 훨훨 날아다니고 아이들 웃음소리에도 비단옷 벗어 던지듯 팽개쳐서 소로 길에 쌓였는데 운동화 끈 질끈 동여맨 사람들이 꾹꾹 눌러 밟아 다진다 이름 지어주고 꽃말 붙여 전설을 만든 그 이야기가 참말이었던가 꽃은 피었다가 떨어지는 게 아닌 떨어져야 사는 영생의 밧줄 꽃잎 밟는 걸음들이 힘차다 ─ 꽃잎 밟기 전문, 이오장 시인은 산행하면서 수북이 쌓인 꽃잎과 그것을 밟고 가는 행인의 발길을 본다. 꽃이 피었을 때는 누구나 아름다움에 취하
회오리 바다에서 천고의 함성을 듣는다."와아 와아"내닫는 질풍같은 그 소리, 물보라가 크르릉 콸콸 성난 이빨처럼 번뜩인다. 깎아지른 절벽 하늘 솟은 바위도 위풍이 당당하다. 명량의 또 다른 이름 울돌목은 남해 바닷물이 오목한 협수로에 몰리면서 소리쳐 우는 바다가 되었다. 12척의 배로 감히 133척의 왜선을 무찔렀다. 명량해전 직전에 올렸다는 그 장계.'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내가 죽지 않는 한 아무도 우리 수군을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라면서 1%의 가능성에도 도전했다. 민족사의 한 획을 긋는 싸움이 된 이유다. 똑바로 흘러가던 물이 암초와 부딪치면서 엄청난 힘으로 솟구친다. 유속이 빨라지면서 소용돌이도 바뀐다. 당연히 그것까지 간파한 이순신은 물때를 이용한 작전으로 왜군을 무찔렀다. 이순신이 해류의 판단에 약간의 오차가 있었거나 왜군이 조금만 더 정확히 파악했어도 결과는 달라졌다. 1597년 음력 9월 16일, 명량 대첩의 승전 비밀이 진도 앞바다에서 펼쳐졌던 것. 425년 전 어느 날, 처음 진도 앞바다에 도착할 때는 막연했을 것이다. 전세는 악화될 대로 악화되고 배는 12척 뿐이다. 사람들도 모이기만 하면 수군거렸다. "남은 배는 12척
언어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신조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국민의 관심이 어디에 많이 쏠리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식물과 연관된 여러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정서적인 교감과 위안을 주는 식물이라는 의미의 '반려식물'을 비롯하여 식물을 가꾸는 사람을 일컫는 '식집사(식물+집사)', 집을 카페처럼 꾸미는 '홈카페', 집(home)과 단장(furnishing)의 합성어인 '홈퍼니싱', 회사에서 자신의 책상(데스크)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등이 있다. 이와 함께 '플랜테리어(planterior)'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가 합성된 신조어로 식물을 이용하여 생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 카페, 백화점,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과 다양한 일상생활 공간에서 꽃과 식물을 활용하여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가꾸는 일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51%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인 아파트멘터리는 서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로, 1882년 착공됐지만 현재까지 미완인 세계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가우디는 이 성당의 건설기간을 200년으로 잡았다. 이 말대로라면 예상 완공년도는 2082년인 셈이다. 물론 현대의 건축기술로 성당 건축이 오래 걸릴 이유는 없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완공이 늦어지는 이유는 가우디의 갑작스런 사망과 스페인 내전 발발, 경이로울 정도의 꼼꼼하고 완성도 높은 작업과정, 미완의 상태를 관광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하는 측면 등 매우 복합적이라고 한다. 이 성당이 건물 하나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빠른 것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지어졌다면 어땠을까. 아마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이 초고속으로 완공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우리 노동사회의 웃픈(웃기면서 슬픈)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빨리빨리'라는 문화적 특징으로 급격한 국가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발전수준과 달리 산업현장에서의 사고사망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체 산업 근로자의 10퍼센트 남짓한 건설업에서의 사고사망자수가 전체 사고사망의 절반을 차지
[충북일보] 우암산은 청주시의 허파다. 시민들의 건강한 숨을 책임지고 있다. 청주도심을 엄마 품처럼 끌어 안고 있다. 주말이면 청주시민 수천 명이 들고 나는 공간이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발고도 353m로 높지도 낮지도 않다. 소가 누운 듯한 모습이어서 '우암'(牛岩)이란 이름을 얻었다. 동·식물이 공존·서식하는 생태계 보물창고다. 이곳에 둘레길이 생긴다. 이름은 '우암산 둘레길'이다. 충북권역 첫 도심 둘레길이다. 총 사업구간은 4.2㎞다. 오는 6월 착공해 2023년 6월 초여름에 선보일 예정이다. 예산은 100억 원이다. 충북도가 75억 원을 내고, 청주시가 25억 원을 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6월 착공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그만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청주시 청원구 내덕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상인회 관계자, 주민 20여 명은 지난 20일 청주시청 별관의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이해관계 없는 시민들의 의견으로 일방통행이 결정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범덕 청주시장은 주민들에게 그 간의 추진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의견을 다시 수렴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설문조사를 청주시내 성안길에서 지나가는 젊
변산반도 추억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부회장/제천지회장 멋지다는 저녁 바다에 친구 가족과 모인 자리 파도가 바다의 소리를 실어 내리고 지는 해 붉은 빛을 남기는 시간 횟집 세발낙지 조개에 하우스잔 부딪치며 배부르자 인생 멀리 왔나 돌아보던 친구들 주꾸미알 굴러가듯 웃다 채석장에 누워 보다 서로 시름 나누는 사이 별이 되어 반짝이던 건 우정이었지
평생 공부했던 철학과 문학 그리고 최근에야 냉담에서 벗어난 신앙 속에서 찾아낸 단어는 '사랑하다'이다. '사랑하다'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상대가 이롭게 되도록 도우며,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바탕이 사랑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실이라는 문제 앞에서 지속성을 가지고 일관되게 '사랑하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본다. 이와 더불어 불확실한 시대에 살면서 불쑥불쑥 불분명한 난제들과 싸워야 하는 힘겨움도 알아가고 있다. 더 이상 얄팍한 지식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철학과 문학 신앙으로 반성하면서 나를 살펴본다. 철학은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예리하게 꿰뚫어 볼 수 있게 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힘을 얻을 수 있다. 문학은 그 어떤 예술보다 더 뜨겁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다시 찾은 신앙은 냉담으로 오랜 세월 마음속에 스며든 습기로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바로잡아 절대자 앞에 겸손하게 설 수 있도록 했다. 한 순간에 스러지지 않을 것 같은 굳게 닫힌 냉담은 어느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렇기에 길 잃은 양처럼 세상을 부유하여 떠돌다
어김없이 무심천에도 봄이 돌아왔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니 겨울 동안 한적했던 무심천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많은 관심을 받아서인지 무심천도 활기차고 화사하게 빛났다. 그러나 인파가 휩쓸고 간 며칠 뒤 꽃비가 떨어지는 무심천을 걷는데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와 막무가내로 휴지통에 쌓여있는 분리수거 안 된 쓰레기 더미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사실상 규제가 힘들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코로나로 인해 포장 문화가 발달하면서 쓰레기 배출의 폭증은 필연적인 결과가 됐다. 매장 내 일회용품 감소 상황도 그리 밝진 않다. 지난 1일부터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1회 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과태료 부과와 같은 강력한 조치 대신 안내 중심의 계도로 우회됐다. 따라서 직접적인 규제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규제대신 리유저블(reusable) 문화를 조성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지난해 제주도에 갔다가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을 처음 접하게 됐다. 커피를 주문할 때 보증금 1천 원을 더 내고 컵을 반납할 때 되돌려받는 제도인데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일테다. 이렇듯 각박한 사회에서 반려 동물은 우리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고도 남는다. 굳지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믿어주고, 따라와 주는 반려동물들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는 개를 기르지 않는 집이 없었다. 우리들이 뛰노는 곳에는 언제나 컹컹 짖으며 함께 따라다니던 누렁이도 흰둥이도 추억 속에 한 장면이다. 나는 결혼을 하고 난 후에도 계속 이곳 작은 읍내에서 살았다. 집도 단독주택에서 살다보니 우리집에는 언제나 개와 고양이가 함께했다. 그동안 우리집 가족이 되어 살다 간 동물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니 반려동물들과 이별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럼에도 작은 녀석들의 주검을 대할 때면 속절없이 무너지곤 한다. 며칠 전, 저녁 무렵이었다. 갑자기 움직임이 둔했다. 그리도 탐을 내던 간식도 냄새만 맡고 덥석 먹지를 못한다. 미세하게 몸이 떨리는 것이 감지됐다. 채웠던 목줄을 빼고 안아 보았다. 하루사이 배가 쏙 들어 가 있다. 나는 두려운 마음에 차 뒷좌석에 태워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병원 문은 굳게 닫혔다. 할 수 없이 그냥 집으로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힘이…
벚꽃이 만개한 게 얼마 전인데 어느새 옷차림이 얇아지고 도화지에 화사한 날의 그림을 보듯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잔인하게 좋은 4월이다. 최근 청주권역 부동산 이슈는 SK하이닉스가 청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2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는데 토지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예정과는 다르게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측은 "용인에 첫 번째 펩 가동에 지장이 없다"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토지 매입이 늦어지고 반도체 공정 특성상 끌어와야 할 공업용수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청주 공장에 M17 신규 펩 건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여론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청주 건설설의 근거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착공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에 43만㎡ 규모의 산업 용지를 확보해 둬, 신규 투자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을 먼저 선점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하루라도 늦어질 수 없
[충북일보]6·1 지방선거 관련 여야의 공천 행보가 심상찮다. 국민의힘의 경우 충북에서 계속된 공천 잡음으로 내부 분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마디로 당 공천 작업이 순조로워 보이지 않는다. 일부 컷오프 후보들이 탈당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중앙당 재심 결정에 따라 경선 주자가 늘어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분위기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충북도의회의원 한 명이 벌써 공천 과정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선언했다. 선거 공천과정에서 어쩌면 잡음은 자연스럽다. 예비후보라면 누구든 끝까지 경선에 참여하려 하는 게 당연하다. 정당의 판단은 좀 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후보를 선택하려 한다. 경쟁 과정에서 극심한 상호 견제로 인한 괜한 상처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갈등이 심하다면 좀 복잡해도 경선이 낫다.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서 조율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자칫 잘못된 조율은 예비후보와 정당 간 예상치 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당내 난맥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 경선 불참이나 탈당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정당은 정해진 공천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전략공천 등 중앙정치권의 입김이 거론되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유능한 후보가 공천 경합 기
바닷가에서 이양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바다가 되고 삶의 고뇌는 파도에 흩어져 여유로운 마음이 되네 수평선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따사로운 햇살이 빛나는 해변 수천 년 전부터 호흡한 바다의 숨결은 속삭임으로 다가와 무겁던 삶의 흔적이 사라지고 마음은 밝아지네 부드러운 백사장의 모래 넘실대는 흰 파도 뜨겁게 빛나는 태양 시원한 바람 속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바다 힘찬 날갯짓하는 갈매기는 창공을 날고 손을 잡은 연인들의 진실한 사랑은 바다가 되네
[충북일보] 최근 3년 충북에서 형사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이 16명에 달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 같은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형사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의 수가 지난 2021년 63건에서 2024년(8월 기준) 328명으로 3년여 만에 5.2배나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63명 △2022년 74명 △2023년 169명 △2024년(8월 기준) 328명이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3배나 폭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도 8개월 만에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시·도로 보면 △경기남부 148명 △서울 75명 △전남 56명으로 높았다고 충북도 13명에 달했다. 각 지역별 14세 이상 19세 미만 인구대비 비중으로 보면 전남, 제주, 광주가 높았다. 청소년 도박은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검찰청 '2022년 주요 범죄 유형별 특성'을 살펴보면 강도범죄 소년범의 범행동기로 유흥·도박비 마련(26.8%)이 가장 높았다. 위 의원은 "일부 청소년들이 도박을 마치 게임처럼 가볍게 인식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예방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