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뚱뚱한 듯, 시원한 모시옷을 입고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조금은 완고해 보이는 노인을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자신을 좀 소개해 주시죠. "새삼스레 소개는 무슨, 나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나 놀부요, 놀부" -아, 흥부 형님 놀부신가요? 그 심술 많고 욕심 많은…? "그건 나를 오해하고 있는 거여,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살고 싶어 하는데, 나랑 이야기해 본 사람들은 다 생각이 달라진대" -슬슬 진짜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 왜 동생네를 내쫓았나요? "그건 흥부와 제수씨가 결단력이 부족해서 결행을 촉구한 거야. 가정을 꾸렸으면 독립하는 게 당연한 거지. 내가 도와준 거야" -억지가 여전하네요, 재산을 혼자 독차지하고 알거지로 내 보낸 건 뭔가요? "세상이 험하잖아, 온전한 자수성가를 한번 해보라는 거였어. 그러면 나중에 할 말이 많잖아. 다 생각이 있어 그런 거야" -동생네 조카들이 많잖아요, 눈치 못 채게 쌀섬이라도 보내줄 순 없었나요? "스스로 살아가는 걸 배워야지, 그러라고 독립시킨 거잖아." -찾아와 사정할 때 그렇게까지 야박하게 해야 했나요? 형과 형수가 때리기까지 하다니, 인정이라곤 약에 쓰려도 없어요? "그럴…
가을 남자 김인동 시인 가을이 진다 늘 가을 차림인 당신이 떠났다 낙엽에 당신이 쌓인다 바람이 분다 벌써 그립다 첫 가을이 가고 눈 오는 날에 당신 생각나면 어쩌지 겨울 아이 당신인데 얼음 동동 막걸리 한 잔 가슴 속에 끼얹고 왜?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픈지' 당신의 노래 불러 볼거나 구슬퍼 구슬퍼 술자리 헤롱지면 얼떨결에 당신 오셨나 손 한번 잡아 볼 수 있을까?
[충북일보]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압사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매뉴얼 부재와 당국의 안이한 대응이 빚어낸 대형 사고였다. 사회 안전의식에 대해 많은 걸 시사해준 참혹한 재난이었다. 이날 행사는 대규모 인파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은 안전 대책에 소홀했다. 공식적인 지역축제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좀 더 면밀하게 사전준비를 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이태원 참사는 사회 안전에 대한 믿음을 산산 조각나게 했다. 잘 갖춰진 것으로 믿었던 대비 태세가 실제로는 허술하기만 했다는 걸 증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참사의 원인은 엄청나게 밀려든 인파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불행을 키웠다.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좁은 골목에 인파 밀집이 그대로 방치됐다. 근본적인 사고 원인이 뭔지는 누구든 안다. 이제는 각종 장소에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꼼꼼하게 짚어 내고 개선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엔 주최자가 없다. 공간 제약이 없는 자발적 참여가 특징이다. 사회가 그만큼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다. 대신 사고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
사는 날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봄바람이 불고 아슥아슥 새순이 돋는 지상에서 걸어가 나무를 보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누워있는 지금 그 나무를 떠올려 미소 짓는 것은 신비한 일이다 사르르 바람 부는 길가의 나무들 사뿐히 내려앉는 먼지 보슴보슴 털며 비를 맞는 시각 새카만 산 중 험한 구릉을 타고 불빛을 넘는 이들이 행복하기를 정제된 눈빛으로 기도하는 시간은 참 신비한 순간이다
지난 2016년 9월 28일, 우리가 '김영란법'으로 알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공직사회 속 청렴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2021년 국가별 국가청렴도(CPI)에서 우리나라는 62점을 기록하며,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공무원헌장에서도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라는 문장이 명시되어 있을 만큼, 사익이 아닌 국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청렴이 필수 덕목인 셈이다. 그러나 청렴이 공직자에게 필수임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과연 우리는 청렴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이해하고, 몸소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사전을 통해 알 수 있는 청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 청렴과 곧잘 함께 강조되는 '청빈'의 사전적 의미 역시 '마음이 곧고 탐욕이 없어 가난함'이다. 청렴이 관직의 미덕이었던 조선시대 청백리의 일화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거에는 가난하고 청렴한 것이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탐욕을 버린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부동산
네 시간 가까이를 달려 도착한 강릉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왕복 6km의 해안단구 힐링 탐방로를 두 시간 걷고, 도로변 포장마차식 횟집에서 가자미회덮밥으로 점을 찍고, 평창으로 가기 위해 456번 지방도를 타고 대관령 고갯길을 올랐다. 오늘이 10월 21일. 청주의 단풍은 이제야 불긋불긋 물들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제법 울긋불긋 알록달록하다. 대관령의 다른 명칭은 대굴령이다. 옛날에 화전민이 눈이 오면 대굴대굴 크게 굴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추억의 길이 된 대관령 고갯길을 넘을 때는, 단풍철에도 겨울만큼이나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좌고우면하느라 어깨에 힘이 들어갈 즈음 대관령박물관이 나타났다. 고미술품 수집과 연구에 힘쓴 홍귀숙 선생이, 고인돌 형상으로 지은 박물관과 2,000여 점의 유물을 강릉시에 기증한, 산중의 작고 아름다운 박물관이다 관람 동선이 돌담 골목길처럼 편하고 정스럽게 꾸며졌다. "단풍하면 오대산 진고개지요. 단풍은 위에서 아래로 물드니, 경사가 완만한 평창 쪽으로 내려가면서 보면 좋을겁니다. 올해 단풍은 좀 늦네요. 우리 손주 놈처럼 아장아장 걸어서 내려와요" 고갯마루 아래서 만난 산지기 양반의…
어느 날 귀가하다가 현관에 붙어있는 쪽지를 발견했다. 집배원이 등기를 배달하러 왔다가 부재중이라서 되돌아갔다는 내용이다.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등기를 보낼만한 사람이 없는데 누구일까? 조급증을 이기지 못하고 발신자를 찾아보니 청주시장이었다. 불안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청주시장이 등기를 보낼 이유는 불법주차나 과속뿐이다. 적어도 4, 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단돈 만원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청주페이에 가입해 매달 5만원씩 절약할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중단되었다. 얼마 전 재개했지만 혜택은 2만원으로 줄였다는 뉴스를 보고 서운했지만 그나마도 챙기고 있다. 만약 벌금이 5만원이라면 청주페이 두 달 치 혜택보다 많은 것이다. 어디서 딱지를 떼었는지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벌금이 아니라 상품권을 준다는 답변이었다. 세금을 잘 낸 납세자를 추첨해서 청주사랑 상품권 5만원 어치를 우송했다는 것이다. 기뻤지만 허탈했다. 아직도 관존민비가 엄연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서민은 이렇게 산다. 법이 무서워서 잔뜩 기가 죽어 사는데 높은 사람일수록 무법천지다. 전두환 노태우 등 하나회 일당이 대통령의 재가도…
지난 30일 일요일 새벽 잠결에 튼 TV를 보고 눈과 귀를 의심했다. '이태원 핼러윈축제에 참가한 시민 146명(1일 기준 최종 사망자 156명) 사망, 중상자 다수 발생'. 잠이 덜깨 잘못봤나 다시 TV화면을 보니 빠르게 흘러가는 굵은 자막이 계속해서 특보를 알렸다. 이 무슨 믿기지 않는 얘긴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세계적인 국제도시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순간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이 밀려왔다. 사고후 언론을 통해 대형참사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적인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지 많은 분석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현재까지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지켜볼일이다. 지금은 사고수습에 모두가 매달려야 할 때다. 사고발생 후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사고현장에서 구급대원과 함께 단 1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의로운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시민들을 살리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 진정한 인간애와 경의로움을…
[충북일보] 며칠 전 괴산군 북동쪽 11㎞ 지점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 발생 지진 중 최대였다. 충북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서울과 강원, 경남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재난당국에는 신고 전화가 이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주말 아침 큰 혼란이 빚어졌다. 올해 국내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건 처음이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역대 38번째 규모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발생 지역이다. 괴산 등 중부 내륙은 한반도에서 지진이 가장 드문 지역으로 꼽힌다. 그동안 규모 10위권 이내의 주요 지진은 바다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동해와 서해 해안이나 섬 지역에 집중됐다. 괴산 진원지의 반경 10km 이내에서 발생한 지진 기록도 40년 넘게 없었다. 괴산 지진은 지진 안전지대에서 발생한 의외의 지진인 셈이다. 이 날 첫 번째 지진은 오전 8시27분께 발생했다. 전진도 3차례나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괴산 지진은 오전 8시27분 49초에 규모 4.1 지진이 발생하기 약 20분 전인 오전 8시8분 14초에 규모 1.6 지진이 있었다. 이후 오전 8시9분 32초와 오전 8시27분 33초에 규
종종 뉴스에 보도되는 친인척 청탁 채용, 자녀 특혜 및 공직자의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시민들은 분노와 낙담을 하게 된다. '청렴성'에 대한 시민의 인식은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에 공히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부패는 정치제도에 대한 신뢰를 줄이고 나아가 정부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때문에 우리는 공직가치 중 하나인 청렴성을 강조하고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은 물론, 부조리한 사건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규정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한 예로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이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법으로, 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10개의 행위 기준을 정하고 어길시 벌금·징역 등 처벌규정을 정해놓았다. 이렇듯 우리는 법 제정 등을 통해 끊임없이 더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한 노력은 비단 오늘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선
취임 당시만 해도 제2의 마거릿 대처라는 기대를 받았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영국 파운드화와 국채의 가치를 폭락시킨 책임을 지고 며칠 전 사임했다. 고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놓았을 뿐인데 이러한 사달이 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해석들은 참으로 동상이몽이다. 진보성향 그룹은 이번 감세안의 혜택이 주로 고소득층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을 비판한다. '낙수효과는 이제 없다'라는 구호 아래 이럴 때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의 세금을 올리고 그 재원으로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하든지, 아니면 정부지출을 늘려 불황 탈출을 시도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한계소비성향이란 소득이 추가적으로 주어졌을 때 그 중에 소비로 사용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평상시 소비가 충분치 못했던 저소득층은 소득이 추가로 주어지면 그 상당 부분이 소비로 연결되기에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이 높다. 반대로 보수성향 그룹은 이번 사태는 감세 문제가 아닌 재정 건전성 악화 문제라고 주장한다. 영국은 지속되는 재정수지 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정부 부채가 GDP 대비 130%로 매우 높은 수준
"여러분.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나요?" 해마다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에게 첫 만남에서 했던 질문이다. 질문을 받은 아이들의 표정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손을 번쩍 들면서 "멋있는 사람이요. 예의 바른 사람이요. 저는 세상에서 저를 제일 사랑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아이들과 그저 말없이 앞만 응시하는 아이들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없이 앞만 응시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자못 놀랍다. 아이들도 그렇거니와 성인의 경우라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자신에 대하여 냉철하게 분석하여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이들에게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대로 다 써 보라 했더니 단점은 수두룩하게 쓰면서도 장점은 겨우 몇 개만 써 놓고는 연필만 굴리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도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게 하는 단적인 예다. 평소 성형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더 아름답게 바꾼다고 하더라도 그건 자신을 위한 것이
동물의 세계에서 질서유지의 유일한 길은 힘이다. 이 절대적인 힘은 싸움으로 정해진다.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도, 동정의 여지도 없다. 오직 이기는 것만이 최선이며 아무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그 길만이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약육강식의 질서를 비웃으며 인간의 우월성을 자랑할 때, 만약 동물들이 입을 열어 이렇게 반론을 제기한다면 우리는 혹 당황하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는 베일을 쓰고 능청을 떨거나 비열하게 뒤에서 뒤통수를 치지는 않소. 또한 어떤 힘에 빌붙어서 큰 소리를 치거나 그 힘을 이용해서 상대편을 죽이지도 않소. 우리는 오직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그 판정에 복종하지요." 우리 인간들도 동물의 속성을 가졌음인지 인간이 모인 곳에는 의례 크고 작은 싸움이 따른다.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의 싸움은 그칠줄 모른다. 어떤 싸움이던 간에 양편은 모두 자신이 옳음을 주장한다. 싸움의 바람직한 종결은 이해 또는 양보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종결이 아닐 때 그 중 한 쪽은 억울하고 분하고 슬프다. 인간사회가 동물의 세계와 다른 것은 인간사회는 사회규범이 있고 그것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다. 사회규범은 관습, 도덕, 법률로서 만인
두견의 아픔 김 효 동 충북시인협회 고문 나무에 피가 흐른다 울다 지쳐 붉게 물든 두견의 죽은 넋 피를 토해 가슴 찢는다 서럽고 그리운 혼자 보기 역겨워 조심스런 만남이 하늘 향해 한숨 짓는다 소쩍소쩍 애간장 태워 왜 그리 슬피 울었는지 꽃이 져도 서운치 않는 모두 버린 마음인데 나뭇숲 사잇길 들어서면 애수의 소리 흘러 나무에 피가 흐른다
[충북일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수많은 청춘들이 목숨을 잃었다. 제대로 손 한 번 써 볼 겨를도 없이 무너졌다.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였다. 삽시간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 안전 대책은 결국 대비다 날벼락 외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사고현장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었다. TV 화면으로만 봐도 아수라장이었다. 사상자들이 한꺼번에 속출했다. 생존자들은 길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누워 있다. 발을 구르며 울부짖는 사람들은 처절했다. 폭격당한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물론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가 복합된 사고로 짐작된다. 안전 불감증이 한 원인이었던 건 분명하다. 안전의식 미비로 또 꽃다운 생명들이 스러져갔다.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사고 상황은 전 세계 외신으로 긴급 타전됐다. 이태원에선 올해도 예년처럼 핼러윈 데이가 예상됐다. 수많은 인파 집중은 불을 보듯 훤했다. 특히 올해는 3년 만에 마스크를 벗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게 뻔했다. 좀 더 치밀한 관계당국의 안전 대책이 있어야 했다. 물론 부족한 질서 의식도 아쉽다. 재난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지의 바다 - 꽃 피다 김선중 충북시인협회 감사 꼭꼭 묶는 재미로 엮었는데 틀 속에 갇혀 있다가 얼마 뜨지 못한 글자 배가 올라 온다 해적에 짓밟히는 활자 여기 저기 불탄다 산산히 흩어진다 옷이 되고 우산 되다 벽지에 직지 애들 한자 공부 골방에서 끌려 나와 새소리 들리지 않는 흙더미 아래 눌린 문자 물길이 생겼다 숨통이 트이다 샘터로 올라와 목마른 대지를 적신다 벚나무 가지에 꽃피다 백운화상초록직지심체요절 글자들 잘 키워 도시의 불빛이 필요해 진본이 없다 껍데기가 판치고 있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것도 없다 우상의 신전을 지으려고 막상 신이 없다 새로운 신 제 발로 와서 걸어 다녔으면 미움도 그리움도 떠난 핸드폰 울리지 않는 세계 붙잡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 지나간다 오늘 꽃비가 분분하다
[충북일보] 지난 29일 밤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수 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30일 오후 6시 기준 모두 256명(사망 153명, 부상 10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사고는 핼러윈에 한꺼번에 몰려든 수 만 명의 인파 때문이다. 이전부터 대형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다.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지금 누구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다. 실제로 사고 원인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사고 원인이 전반적인 안전 불감증에 있었다는 부분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날 이태원 인근에 10만 명의 인파가 운집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태원은 그렇게 넓은 광장이 아니다. 심지어 이태원은 지형이 점점 올라가거나 내리막인 지형이다. 골목도 되게 좁고 경사가 있다. 위에서 밀면 아래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 위에 사람이 쌓이는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 점을 살펴봤다면 행사를 통제하거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었을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 말이 맞는 듯하다. 필자 같은 경우도 나이들 수록 친정어머니를 닮고 있다. 공감능력 및 다정다감한 성향, 풍류 및 낭만 향유도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 또한 평소 전통 음식을 고집 하는 것도 친정어머니 입맛 그대로다. 이는 지난날 어머니로부터 체득한 결과다. 어머닌 해마다 배가 불룩한 항아리에 장을 담갔다. 어디 장류뿐이랴. 지에밥을 지어서 술도 담갔다. 방안 아랫목에 신주처럼 모셔져 이불을 뒤집어 쓴 항아리였다. 방문을 열을 때마다 풍겨오던 술 익는 냄새는 맡기만 하여도 절로 취기가 오를 듯 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어깨너머로 장류, 술 담그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아파트 너른 베란다엔 30여 년 넘도록 발효를 거듭하는 장류가 담긴 작고 큰 항아리가 15개 놓여있다. 결혼 첫 해에 장을 담갔다. 그동안 수차례 이사를 하면서도 이 장류만큼은 무슨 큰 보물단지인양 끌어안고 다녔다. 요즘은 돈 몇 푼만 쥐고 나가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장류 아닌가. 굳이 고집스레 오랜 세월 무거운 장항아리를 이삿짐으로 갖고 다녔으니,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고집한 것은 다름 아닌 세 딸들에게 집안의 전통을 대물림…
택배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시월 첫 연휴를 보내고 맞이한 일주일은 이어질 다음 연휴에 대한 기대로 요일 감각이 좀 떨어졌다. 더구나 고향집에 다녀온 후에 맞이한 일상이 더 그랬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문득 의문이 먼저 생겼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가 무엇을 주문했지? 주문한 게 없는 것 같은데…. 택배에 대한 의문이 파문처럼 퍼져나갔다. 귀가해서 택배 상자를 마주하고 보니 태국이 고향인 제자가 보낸 농산물이었다. 반짝반짝 탱글탱글 윤기가 흐르는 잘 익은 대추가 상자에 가득 들어 있었다. 그리고 맛을 보라며 반 건조하여 저장해 두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마른 대추도 보내왔다. 20여 년 전에 한국에 와서 가정을 꾸리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제자는, 지금은 대농을 이루며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그만큼 더 반가웠다. 그래서 바로 통화를 했다. 여전히 반갑고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추가 다 익었으니 맛 좀 보라고 보냈다는 것이다. 너무 고마워서 무어라 표현을 하기가 어려웠다. 구순을 한참 넘긴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제자는 얼굴 한번 찡그리거나 짜증내는 법이 없다. 그의 일상을…
새벽 동쪽하늘 샛별이 땅으로 내려와 노오란 호박꽃이 된다 땅이 콩잎처럼 누렇게 물들면 콩잎보다 진하디 진한 호박꽃 대를 이으려는 욕망이 타올라 대문 활짝 열어 호박벌을 들인다 뉘라서 끝을 알고 시작을 알까 흐르는 세월 잡아채는 순간 호박꽃은 번쩍이는 칼날이다 ―장현두, '호박꽃' 전문 아름다운 이슬, 백로(白露) 절기를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스치고 바람은 뽀송뽀송해진다. 한로(寒露)에 이르면 찬이슬이 내린다. 가을은 누구보다도 식물이 먼저 알아차린다. 호박은 처음에는 간혹 가다 호박열매를 달지만 서늘한 기운이 내리기 시작하면 부쩍 암꽃을 피운다. 암꽃아래에는 이미 작은 호박열매를 달고 나온다. 서리가 오면 호박은 오동잎 못지않게 큰 호박잎이 일시에 파김치가 되어 그해 생을 마감한다. 때문에 서리가 오기 전에 서둘러 후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자기 생애에서 아들을 두지 못했다면 큰 죄를 짓는 것으로 여길 정도로 죽기 전에 대를 잇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것은 가문의 엄숙한 의무요 본능적인 욕구였다. 나도 그 대 잇기의 염원 때문에 이 세상에 올 수 있었다. 나의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없음을…
지인들에게서 가끔 커피원두를 선물받습니다. 어디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오시기도 하고, 간혹 먼곳에 있는 지인이 갑자기 생각났다며 불쑥 보내오기도 합니다. 커피원두가 가루로 온 경우는 바로 추출해 먹는게 가능하지만, 홀빈(콩)형태로 온 경우는 상황에 맞게 그라인더로 갈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려면 원두를 미세한 가루로 갈아야 하고, 드립이나 커피머신을 이용할 때는 에스프레소보다는 굵은 크기로 갈아야 커피추출에 적당합니다. 같은 원두라도 에스프레소머신은 추출 압력에 따라서, 드립방식은 물의 온도, 추출시간, 추출하는 커피의 양 등에 따라서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집니다. 한잔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있는데, 사람의 능력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다양함이 고려되어야 할까요? 개인의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코칭이라고 합니다. '코칭(coaching)'이라는 용어는 커다란 사륜마차를 가리키는 '코치(coach)'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마차의 의미에서 사람을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인도한다는 의미로 코칭의 개념이 변화했습니다. 코칭은…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다. 어느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떤 존재일까?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 모습에 따라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때때로 다른 가면을 쓰고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자 평소 심리학 서적을 즐겨 읽는다. 심리학 이론을 접하면서 감탄에 빠진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 학자의 이론으로 설명되고 있구나'라고……. 현실적 자아(ego)를 보호하기 위해서 합리화나 회피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모르게 정신분석 심리학자 프로이드(Sigmund Freud)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일반화된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사용하던 가면을 뜻한다. 요즘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인 자기 모습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는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게 투사된 성격을 '페르소나'라 칭했다. 융에 의하면 인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고 보았다.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가
[충북일보] 코로나19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감소하던 신규 확진자가 연일 증가추세다. 지난 21일부터 엿새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기도 했다. 충북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 연속 1천명 대를 기록했다. 27일 0시 기준 하루 동안 1천75명이 확진됐다. 물론 전날 1천318명보다 243명 줄었다. 하지만 일주일 전 729명에 비해선 346명 늘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는 1.23이다. 7차 대유행이 목전에 와 있다는 신호다. 일부에선 이미 재유행의 초입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6차 유행 정점을 지난 뒤 꾸준히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확연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주일간 전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만7천264명이다. 그동안 주간 일평균은 2만 명 선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갑자기 증가 추세다. 재유행 시작이 의심되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7차 유행이 눈앞에 온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당초 방역당국이 예상한 시기는 12월 초였다. 백신 접종자와 감염 경험자 대다수의 면역력이 이때쯤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추
들판은 어느새 농익은 가을빛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금 들녘이 가슴 뿌듯이 들어온다. 문득 황금 들녘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농부는 당연히 수확의 기쁨에 가슴이 벅차겠지만 시인은 어떤 마음이 차고 들어올까. 아마도 혹독한 겨울을 보지는 않을까. 같은 것을 보아도 느끼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의 태도에 따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검정고시 수업 시간에 을 이해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수업에 앞서 그 작품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검색을 하고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감을 하게 되고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는 특히 암기보다는 이해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목이기도 하다. 물론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면 암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수업 진도도 빠르지 않게 한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가 길다보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공지한다. 수업의 속도가 다소 느릴 것이니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이다. 대개 첫 수업을
세상에 거짓말이 세 가지 있는 데, 하나는 거짓말, 다른 하나는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어느 학자의 말이 요즘은 진리처럼 다가온다. 한국의 여론조사 통계의 신뢰도가 바닥이다. 그러니 여론은 존재할까? 아니면 만들어질까? 하는 국민들의 의문도 당연하다. 통계는 사실과 숫자를 해석하고 조직함으로써 복잡하고 단편적인 세상사를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통계의 사전적 의미는 '한데 몰아서 어림잡아 계산함'으로 정의 되어 있다. '어림잡다'라는 의미는 대강 짐작으로 헤아린다는 뜻으로 정의에서 보듯 한마디로 정확하지는 않다는 의미도 같이 내포한다. 나치 독일의 선동가인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도 했다. 1세기 전 괴벨스는 이미 여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옛말에도 삼인성호(三人成虎) 라고 하여 세 사람이 없는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으로 즉, 거짓된 말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여론조사 회사도 92개로 5년 만에 53%나 늘었다고 한다. 여론조사 회사가 급증한 일차적 이유는 정치와 행정에서 그 수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