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첫날 우리는 떡국을 먹는다. 떡국 한 그릇 먹어야만 나이 한 살 먹는 것이다. 그 떡국의 주재료는 하얀 가래떡이다. 찬 물에 불린 흰쌀을 동네 방앗간으로 가져가면 분쇄기로 떡가루를 만들고 가마솥에 쪄낸 뒤 가래떡을 뽑아낸다. 그날 방앗간은 여인들의 수다방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구수한 내음이 코끝을 훔치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삶의 향기가 끼쳐오고 여인들의 환한 미소로 가득했는데 지금의 방앗간은 남루하고 쓸쓸하다. 기억속의 강물은 도랑물이 되어 흐를 뿐이다. 동국세시기에는 "멥쌀로 떡을 만드는데 치고 비벼 한 줄기로 한다. 굳어지기를 기다려 가로 자르는데 얇기가 돈과 같다. 끓일 때는 꿩고기·후춧가루 등을 섞어 세찬에 없어서는 안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떡국의 역사는 300년 이상 된 것 같다. 몸과 마음이 깨끗한 삶, 때 묻지 않는 삶, 건강과 천행만복(天幸萬福)으로 가득한 한 해를 소망하며 먹는 음식인 것이다. 속된말로 '동그랑땡'이라고 부르는 돈전도 새 해 첫 날의 대표음식이다. 다진 쇠고기와 으깬 두부에 갖은 양념을 넣은 뒤 잘 섞어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옷을 씌어 지져낸 것인데, 엽전 크기로 동그랗게 만들어 그 모양이 돈 같다 하여…
며칠 있으면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란 뜻으로 첫날을 의미한다. 따라서 설날은 일 년 내내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행동을 조심하고 그해 농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축원을 하는 날로 여겨 왔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농경문화를 터전으로 해 새해 첫 날을 한 해의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집안에서 지내면서 한 해 동안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기를 신에게 빌어 왔다. 하지만 산업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대한민국은 위험사회로 진입했다. 하루의 기원으로 한 해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생활 곳곳에 너무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써는 항상 안전을 대비하지 않으면 통제 불가능한 위험과 불확실한 위험으로부터 해방되기란 쉽지 않다. 각종 사회위험 중 대형화재와 사건·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제천소방서에서는 설 명절을 대비한 여러 가지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 대형판매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방특별조사,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위험요인 사전 제거와 안전관리 지도, 연휴기간 현장활동 강화와 현장지휘체계 확립과 취약지역 기동순찰을 강화하는 특별경계근무를
나에게 맡겨진 구역은 10여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이다. 이곳을 777명의 저승사자들이 관리하고 있다. 저승사자 하나에 연 평균 250그램인 12명의 인간 혼을 잡아가야하니 일 년이면 9천300여명을 잡아가야 한다. 인구의 9%가 죽어야만 사자들이 나름대로 임무를 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건 저승사자인 내가 생각해도 너무 과한 처사다. 내가 인간세상에서 살 던 시절에는 인간의 혼 무게가 무거웠다. 적어도 평균 21그램은 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혼이 가벼워져서 목표 채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보게. 자네는 이달 목표를 채웠는가?" "그러면 무슨 걱정이겠나. 아직 지난 달 목표치도 못했네. 자네도 건승을 비네." 저승사자들이 오고가다 길에서 만나면 단골로 하는 문안인사다. 인간의 혼의 무게가 줄어드는 만큼 인간의 수를 조정해야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관행이랍시고 바꾸기가 힘든 모양이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인간의 혼을 조금씩 몰래 떼어가는 저승사자들이 생겨났다. 그러니 죽을 때가 된 인간의 혼이 가벼울 수밖에 없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인간과 저승사자가 같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나는 그
2016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2.6%에서 다소 개선된 3.0%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이 추정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인 3% 초반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는 신흥국의 자본유출,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 유가 등 원자재가격 큰 폭 하락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어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되는지 여부는 이러한 대외여건의 진전상황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여건은 제조업 및 수출의존도가 높은 충북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중동의 경제상황 변화는 충북경제에 위협과 기회요인으로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국은 지난해 7%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등 향후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감속성장은 수출·제조업 중심에서 내수·서비스업 중심의 성장전략으로의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나 기업의 과잉설비, 지방정부의 부채부담 등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충북지역 최대 수출시장이므로 중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충북지역 수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중국정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다. 굳이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어머니의 손맛을 닮은 집들을 찾곤 한다. 맛은 기억이라 했던가. 기억 속의 맛을 찾아 추억앓이를 한다. 참으로 간사한 게 혀다. 냄새와 혀끝을 자극하는 맛으로 우리는 많은 날의 기억을 한다. 그것은 때와 장소 불문이다. 맛을 통해 재생되어진 날들을 곱씹으며 의도하지 않은 기억을 공유한다. 그러나 진정한 맛은 기억 속에 있는 맛이 아닌 가슴 속에 있는 맛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다. 설 명절이 다가왔다. 이럴 때면 집집마다 제사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음식은 그 자체로 역사의 의미를 맛으로 표현한다.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 음식문화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화석과도 같다. 비록 요즘 제사상에 서양과일이나 비스킷까지 오르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입맛은 유전처럼 세대를 넘어 전달된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음식프로그램 일색이다. 생활이 넉넉해지고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다 보니 웰빙하는 방법으로 음식에 대한 프로가 많아진 것이다. '백종원'이나 '이연복' 등의 요리사들이 대세다. 결코 나쁘진 않다. 그러나 어디 한군데
최근 언론뿐만 아니라 거리의 분위기도 총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거리의 이곳저곳에서 자신이야말로 시민을 위한 최선의 대변자가 될 사람이라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 분들이 모두 적임자일까? 그저 다 훌륭한 분들이거니 생각하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고백하거니와 필자도 이제까지 대부분 그래 왔다. 그저 예전부터 지지해 왔던 정당에서 공천 받은 분들을 선거 당일에 아무 생각 없이 찍고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다음 총선까지 그 분들이 국회에 가서 잘 하고 있으려니 라고만 생각하면서 잊어버렸다.(쓰고 보니 필자는 정말 내가 찍은 표에 미안할 만큼 무책임한 사람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려니 필자의 전공인 서양고대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들 아시다 시피 민주정치는 아테네(실제 발음은 아테나이에 더 가깝다)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2천524년 전인 기원전 508년에 클레이스테네스가 주도하여 새 정치 체제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파격적이었던 체제의 변화는 오늘날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1조 1항은 그 사실을 웅변적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민주정치가 무엇인지는…
오래 전 제천 청풍에 근무하던 시절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청풍면 월굴리에 사는 사람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옆에 앉아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에 사는 분이슈?" 하고 먼저 물어보았더니 "나요? 대가리삽니다"라고 대답을 하더란다. 초면에 사람을 놀린다는 생각이 들고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지만 그래도 그런 마을이 어딘가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참고 있는데 그 사람이 인사차 "그러면 당신은 어디에서 오셨수?" 하고 되물었다. 그래도 정중하게 "나는 월굴리에서 왔소"라고 대답을 하자마자 그 사람이 갑자기 삿대질을 하며 "왜 사람을 놀리느냐?"하고 소리를 지르니 "나는 정중하게 사실을 이야기했는데 왜 초면에 먼저 사람을 놀리느냐?"하며 싸움이 붙어 옥신각신하는데 주변사람들이 단양에는 대가리가 있고 청풍에는 월굴리가 진짜로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서로 오해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한다. 단양군 적성면 대가리는 연예인 장근석의 고향이기도 하여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였으며 음으로만 보면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저속하게 부르는 것처럼 들려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자로 '大加'로 표기하여 '큰 것을 더한다'는 의미이니 더 이상 좋을 수가
합강은 음성군 삼성면 망이산에서 발원하여 진천의 백곡천, 청주의 무심천, 세종시 조천 등의 물줄기와 결합해 미호천과, 전북 장수 뜸봉샘에서 발원해 호남일원을 통과해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흘러온 대청댐과 대전의 갑천 물줄기가 합류하여 흐르는 금강 본류와 만나는 합수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리와 연동면 합강리가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다. 연기면 세종리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원래 합강을 지키던 연기군 남면 월산리와 인접지역을 병합하여 만들어졌다. 합강은 하천생태계와 산림생태계가 만나는 곳으로 인간의 간섭이 크지 않아 다양한 생물종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합강습지에는 약 103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멸종위기 Ⅰ급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4호), 참수리(천연기념물 243-3호)등 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큰기러기의 경우 합강이 내륙 최대 군집지역(4천600개체)으로 조사됐다. 모래톱과 넓은 백사장이 자리를 잡고 있던 합강은 대청댐 건설 후 모래톱이 사라지고 현재의 습지 형태가 만들어 졌다. 합강리에 들어섰다. 주위에 빈집이 을씨년스럽다. 이곳은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으로 개발 예정지이다.
[충북일보]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여야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깜깜이 선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무래도 합의에 의한 획정이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 등으로 선거구를 잠정 합의해 놓고 있다. 그런데 쟁점법안 연계처리 문제로 협상을 2월 임시국회로 늦췄다. 그 사이 19대 국회 현역 국회의원들의 '갑질'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20대 총선 선거구와 관련된 법정 제출시일은 2015년 10월 13일이었다. 그런데 3개월이 더 지나도록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법정시일 4개월이 지난 이달 중에도 선거구가 확정될 지 의문이다. 선거운동은 이미 시작됐는데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았다. 후보들은 자신의 선거구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식' 선거운동이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충북지역 선거구 출마 후보들도 죽을 맛이다. 특히 청주권 선거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 앞으로 100% 변경될 기존의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부
[충북일보] '세림이법' 시행 1년 되는 날 충북 청주에서 9살 남자 아이가 학원 차량에 참변을 당했다. 보호자가 탑승하지 않은 학원차량에 치여 숨졌다. '세림이법'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세림이법'은 김 세림 양이 1년 전 통학 차량에 치여 숨진 뒤 생긴 법이다.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에 보호자가 의무적으로 동승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차량엔 보호자가 함께 타지 않았다. 이른바 '세림이법'을 정면으로 어긴 셈이다. 그러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5인승 이하의 승합차에 대해서는 2017년 1월 28일까지 단속을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 유족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까닭도 여기 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도내 신고대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모두 2천912대다. 이 중 2천907대(99.8%)가 신고를 마쳤다. 유치원 240대, 초등·특수학교 288대, 학원 703대, 어린이집 1천292대, 체육시설 389대 등이다.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형식에 그치고 있는 단속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번 사고는 공
요즘처럼 바람 많고 건조한 날에는 머리카락이 유난히 더 잘 빠지는데다 중국 발 미세먼지가 모발에 흡착하거나 모공을 막아버려 두피 트러블과 함께 탈모를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이를 그냥 방치할 경우 탈모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리서치 기관 '한국갤럽'에서 작년 11월1일부터 18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1명을 대상으로 탈모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 수가 점점 줄어드는 증상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22%가 '현재 탈모 증상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고, 남성 4명 중 1명꼴로 탈모가 발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탈모 수가 18%나 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성도 5명중 1명은 탈모로 고생하고 있다는 결과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탈모가 여성들에게도 안심할 수 없는 질병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효석 털드림 분당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한국인의 평균 머리카락 수는 6천~5만가닥 정도인데 하루 대략 50가닥 정도의 모발이 정상적으로 탈락한다며 이러한 생리적인 모발 탈락은 3개월 이후에 다시 재생이 이뤄지며, 하루 50가닥 이상 빠
이달 4일부터 청주공항이 F급 항공기 대체공항으로 지정, 운영된다. F급 항공기란 주 날개폭(65m이상 80m 미만)과 항공기 주륜외곽의 폭(14m이상 16m미만)중 어느 하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항공기로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초대형 항공기로 분류한 항공기다. 기상이변 등으로 F급 항공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는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동일 기상권역에 위치해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국내 주요 도시와 육상으로 연결할 수 없다는 제약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세 번째인 이번 청주공항의 대체공항 지정으로 이런 제약요인들이 일거에 해소됐다. 청주공항은 국토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우수한 취항여건으로 해마다 이용객이 급증해 왔다. 2015년에는 연 이용객 21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 정기노선 9개를 포함해 40여개의 국제노선이 운항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이용객 급성장 추세에 이번 F급 항공기 대체공항 지정으로 청주공항은 명실상부한 신수도권 시대 거점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청주공항 F급 항공기 대체공항 지정은 항공운송 분야 발전뿐 아니라, 충북도에서 6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 영화관의 불이 다 켜지고 객석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때조차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없을 때도 있다.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를 다 읽고 책장을 덮을 때 그랬다. 지난 열흘간 맛있는 과자를 먹는 것처럼 정말로 야금야금 읽었다. 가끔씩 멋진 영화를 보듯이 좋은 책을 만날 때 난 잠시나마 주인공과 함께 살아간다. 흑단색 피부의 아프리카 소녀 라일라는 거친 물결에 휩쓸린 보잘 것 없는 물고기였으나 긴 여정 후에 스스로 황금 비늘로 번쩍이는 물고기임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내겐 깊은 여운이 되어 남았다.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책 한 장 한 장을 아껴가며 꼭 활자를 씹어 먹듯이 읽었다. 삶을 대하는 시선, 인간을 대하는 시각이 다양하고 깊은 책들은 나를 전율케 하고 긴장하게 한다. 보들레르가 파리의 변두리나 공원의 오솔길, 고독한 사람들의 외딴방이나 은밀한 장소를 기웃거릴 때 나도 함께 두리번거린다. 그가 거니는 곳에는 '좌절된 야심, 이루지 못하고 만 영화, 상처 난 마음, 파란만장하고 폐쇄된 넋이 주로 찾는 산책로'가 있다. 나도 이
정말 싫다. 끝없는 집안일에 이제 신물이 난다. 연속극의 돈 많은 여인네처럼은 아니라도 가끔 누군가의 손을 빌리고 싶다. 왼 종일 뒹굴 거리며 쉬고 싶을 때도 있다. 바로 오늘이 그런 날이다. 하지만 어림없다.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들, 잔뜩 쌓인 빨래, 햇볕을 받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먼지들이 자꾸 나를 재촉한다. 어서 치워 달라고. 어서 움직이라고. 훅 짜증이 밀려온다. 이런 날엔 몸과 마음이 무겁다.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조금 더 버텨볼 요량이다. 그런데 이번엔 휴대폰이 야단이다. "뵐 때마다 밝고 예쁘셔서 참 보기 좋아요. 환한 모습 오래 간직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메시지 말미에 보낸 이의 이름이 있다. 정말 뜻밖이다. 그녀가 이런 메시지를 보내리라곤 상상조차 못 했는데…. 그녀는 답사모임의 회원이다. 그녀가 우리모임에 가입하던 날, 난 그녀를 처음 보았다. 그러나 익히 소문은 들었던 터라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역시 행동거지가 날라리 같았기 때문이다. 나와는 맞지 않는 타입이라 여겼기에 가까이 하지도 않았지만 버스의 앞자리를 선호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뒷자리를 즐겨 앉아 자연히 서로 무심하게 지내온 터였고, 내가 싫어하니 상대방도…
[충북일보] 최근 살고 싶은 도시와 지역 만들기가 붐이다. 그 한축에 다양하고 개성 있는 도시문화 창출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개발에 있어 문화를 강조함으로써 아름다운 도시, 특색 있는 도시로 꾸미고 나아가 이를 관광 자원화하려는 의지에서다. ***문화예술 도시마케팅은 대세다 사실 문화예술은 일부 소수 계층만이 누릴 수 있던 호사로 여겨졌다. 고상하고 지적이며 소수를 위한 전유물처럼 취급됐다. 문화예술은 그저 감상의 대상이었다.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경제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마디로 문화는 문화대로 관광은 관광대로 한계를 가진 채 제 갈 길을 걸어왔다. 최근 문화예술을 도시 마케팅으로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고무적인 일로 받아 들여 지는 이유다. 차별화된 문화도시 실현을 위해선 문화 매개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마침 청주시가 산하 문화예술단체의 인재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청주시립예술단 통합사무국장과 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선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청주시는 이번 선임을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 문화도시 대열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골든타임이어서 리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
[충북일보] 저비용 항공사(LCC)가 또다시 이용객들을 불편하게 했다. 청주공항과 제주공항을 오가는 제주에어가 또다시 예약 시스템에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제주에어 항공권 예매 자동응답시스템(ARS)은 결항이 시작된 지난달 23일 저녁부터 운항이 재개된 25일까지 마비 상태에 놓였다. 며칠 전인 29일까지도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말 탑승객들이 항공권 예매·취소를 제때 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청주공항 이용객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물론 항공사의 위기 대처 능력 부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용객들은 저비용 항공사의 시스템 부재를 이해하면서 불편을 감수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자칫 항공료 차이가 서비스 차이를 만든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충분하다. 저비용 항공사 이용객은 갈수록 늘고 있다. 대체공휴일 시행, 단거리 관광수요 확대 등에 따라 당분간 상승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좀 싸다는 이유로 모든 걸 용서받기 어렵다. 저비용 항공사가 출범한지도 언 10년을 넘고 있다. 천재지변과 같은 위기상황도 극복해야 하는데 예약시스템마저 문제가 있다면 정말 문제다. 항공사의 대고객서비스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충북일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충북도민들의 온정은 펄펄 끓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충북모금회)가 지난 1일 '희망 2016 나눔캠페인' 7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목표액의 1%인 6천7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102.9도까지 올랐다. 5년 연속 100도를 넘었다. 충북모금회 창립 이후 모금액이 가장 많다. 지난해 59억1천600만원보다 3억3천만 원 늘어났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매월 급여의 자투리를 기부한 공무원들, 6억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기탁한 SK하이닉스, 1억 원을 완납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등의 후원이 이어졌다. 개인 기부가 여전히 최고액을 기록했다. 기업은 기업대로 경제주체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주체로서 역할을 다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개인 기부는 33억 8천900여만 원(54.2%), 기업 기부는 28억5천800만원(45.6%)이다. 신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도 4명이나 탄생했다. 가진 자들의 기부행위가 활발하면 아주 좋은 사회다. 사회가 화합·발전하려면 가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두고, 습관을 심으면 인격을 거두고, 인격을 심으면 인생을 거둔다"라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생각 여부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 내지는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좋은 환경과 조건, 그리고 소유유무가 행복의 조건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좋은 생각들을 많이 하며 사는 가정이 곧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가운데는 아주 좋지 않는 습관이 있다. 좋은 기억들은 잘 잊어버리고 반면에 안 좋은 기억들과 생각들 즉 과거에 나를 마음 아프게 했던 슬픈 기억들과 생각들은 좀처럼 잘 잊어버리지를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가정의 가장 큰 비극은 무엇일까? 사랑과 존경이 갈수록 땅에 떨어져가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애정과 존경! 이것은 좋은 가정을 세우는데 필수조건이다. 사랑은 영어로 'Love'다. 이 단어에는 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만족케 하다, 배부르게 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사랑이란 상대방을 만족시키며 배부르게 해 주는 것이다. 남편을 만족케 해주고 아내를 만족케 해 주며 부모님을 만족케 해 주며 자녀들을 만족케 해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충북일보] 단고(短考)가 상수(上手)를 생산했다. '윈윈' 방안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는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였다. 생각만 오래했지 묘수풀이가 없었다. 충북의 초·중학생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 좀 늦었지만 잘 한 선택이다 "지원해 줄 만큼 지원했습니다. 더는 지원해 줄 게 없습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초·중학교 무상급식 문제는 쌍방 합의로 해결해야 합니다."(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며칠 전까지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이 밝힌 서로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엊그제 짧은 회동에서 풀렸다. 파국 위기가 갈등 해결로 급전환됐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인건비와 운영비는 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키로 했다. 식품비의 75.7%는 지자체(충북도+11개 시군)가 책임지기로 했다. 10여 분 간의 비공개 회동에서 나온 엄청난 결과였다. 참으로 간단하고 기막힌 일이었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1년 가까이 한 치 양보 없는 공방을 계속해 왔다. 새해에도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10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1년 가까이 끌었다. 양 측 모두 파상공세엔 파상공세로 되받아쳤다. 언제나
매년 설날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 형제, 일가 친척,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 몇 시간을 달려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뜬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른 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아 부모님의 잔소리가 아닌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14년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젊은 사람들의 결혼 연령은 남자는 31.9세, 여자는 29.1세로 나타난다. 필자가 결혼할 30여전 결혼적령기는 남자는 27세 전후, 여자는 25세 전후 이었는데 요즈음은 결혼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적지 않다. 이유인즉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난이 심하여 직장을 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갖추어진 일부 젊은이들은 독신을 주장하거나 일찍 결혼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국내에서의 여건이 허락지 않아 배우자를 해외에서 찾으려고 국제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필자가 결혼중개업 업무를 보면서 국제결혼으로 인한 사기와 피해를 보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피해의 대부분은 국
[충북일보] 20대 총선을 앞두고 농촌지역 선거의 화두가 농촌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출마를 누가 하느냐' 보다 현재의 열악한 농촌 환경을 개선할 공약을 어느 후보가 제시하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에는 여전히 전형적인 농촌지역이 많다. 젊은 인구 감소로 고령화가 심각한 곳도 여러 곳이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마다 도·농 복합도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도·농 균형 발전을 위해서다. 총선 후보들이 다양한 농촌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러나 과거 충북지역 총선 출마 후보들은 대개 지역의 대단위 사업과 신규 정책 등 많은 정부 예산 수반 대형 사업 유치를 주 공약으로 내놓았다. 정작 농촌지역을 위한 공약은 별로 없었다. 충북의 지역경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농촌지역의 경우 갈수록 악화 되고 있다. 농촌선거구에 대한 논란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농촌 홀대 론'까지 불거지며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충북의 65세 인구 비율이 14.8%에 달한다. 고령화 사회다. 중부 4군 등 많은 지역이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도·농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을 정책이 필요하다. 낙후된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 도움을 위해 연 출판기념회가 정치 생명을 끊는 단두대가 된 셈이다. 대부분 정치인들은 출판기념회를 열고 싶어 한다. 실제로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는 정치인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거철만 돌아오면 시간의 차이를 두고 끊이지 않고 있다. '꿩 먹고 알 먹고'의 일석이조 효과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법이 정한 대로 하면 횟수에 상관없이 열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전 90일 전까지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활동 경험이나 생각을 묶어 책으로 내는 정치인들을 나무랄 수 없다. 나무랄 일도 아니다. 물론 선거 전에 집중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게다가 상당수 책이 대필 작가에 의해 집필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과연 자신의 삶이나 철학이 얼마나 고스란히 닮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내놓은 책의 내용은 비슷비슷하다. 대부분이 자신의 성장기와 정치 철학 등을 담고 있다. 도전과 열정, 배려, 동행, 희망과 같은 단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출판기념회의 본래 의미는 헌정이다. 훌륭한 인
너무한 통증은 죽음과 비근하여 견디지 못한다. 너무 아프면 소리도 내지 못한다.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꺼풀을 들지도 못하고 죽은 듯 있었던 적이 있다. 생살을 갈라 나쁜 속살을 베어내는 대수술을 했을 때였다. 비명도 통증을 견딜 수 있을 만할 때 나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세포를 예리한 유리로 쉬지 않고 찔러대는 살인적 통증은 상상을 초월했다. 잠시 쉬지도 않고 지속되는 통증의 늪에 여러 날 갇혀 있었다. 질펀한 통증은 뼛속을 파고들어 온 세포를 지옥의 나락으로 끌고 내려갔다. 혀에 백태가 두툼하게 앉아 음식을 먹지 못하고 수액에 생명을 의지했다. 가랑잎 같은 체격에 가죽만 남아 손끝하나 움직이지 못했었다. 그 정도를 단순히 아픈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다. 너무 아픈 통증은 육체와 혼을 장악하고 뇌를 마비시켜 작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깊은 수렁으로 가라앉히니 죽음이다. 견디기 힘든 통증하면 여자들 산고(産苦)를 말하지만 견딜만하다. 나 역시 첫아이를 낳을 때 열여덟 시간 고생했으나 참을만했다. 그리고 자연분만은 통증에 리듬이 있어 쉬었다가 아프다. 띄엄띄엄 오는 진통부터 잦은 진통을 지나 정말 큰 통증은 아기가 나오는 순간 사라진다. 훗배앓이가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을 아시냐고 묻는다면 안다고 손을 드는 독자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여가(餘暇)를 말로 표현하라면 어려워하지만 속으로는 무엇이 여가인지는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여가란 '일이 없어 남는 시간'으로 표현한다. 영어로 치면 '레저(leisure)'다. 그렇다면 여가생활이란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을 활용한 일정한 환경 속에서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이 여가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법으로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이다. 2015년 5월18일에 법률로 제정되어 그 해 11월19일 대통령령 제26623호에 의해 시행령이 내려진 이 법은 '여가 활성화에 관한 정책의 수립 및 시행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자유로운 여가활동 기반을 조성하고 국민들이 다양한 여가활동을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1조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여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켜 일과 여가의 조화를 추구함으로써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내세웠다. 이 법령 중에 가장 관심 있는 문구는 '삶의 질 향상'과 '인간다운 생활의
눈이 내린다. 눈이 오면 펄쩍펄쩍 뛰는 강아지처럼 눈 속을 걷고 싶어진다. 하얀 눈을 맞으며 순백색의 무심천 산책로를 걷는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나도 어릴 적 동생들, 친구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했던 기억이 난다.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맴돈다. 봄에는 벚꽃이 피던 나무 위에 하얀 눈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시골에서 살던 시절,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얀 눈이 덮인 산과 나무를 보면서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신비한 동양화 화폭 속에 내가 들어간 듯 했다. 언젠가 이 풍경들을 그림으로 그려내야지. 생각으로 끝날 뿐이다. 신비한 비경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창조인가? 별이 빛나는 밤을 신비롭게 표현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뇌리를 스쳐간다. 하얀 눈 내리는 날에는 커피숍의 눈 내리는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노래를 듣는다. 살바토레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 를 듣고 푹 빠져서 살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눈이 내리면 이 노래를 듣는다. 이 추억의 노래는 눈 내리는 밤에 애인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 한 편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이다. '눈이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