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필자는 19대 총선의 결과를 지켜본 뒤 변신의 귀재였던 전여옥 전 의원을 다음과 같이 꼬집었습니다. 자, 이쯤에서 20대 총선의 대표 변신 아이콘(?)이 된 진영의 행적을 더듬어 봅니다. 그는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두 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원조 친박'입니다. 이후 박근혜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정면충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시 박근혜 후보가 경선 캠프 참여를 요청하자 '현역 의원의 캠프 참여는 적절치 않다'며 거절했습니다. 중립 선언이 아니라 사실상 경선 상대인 이명박 쪽으로 돌아섰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2012년 대선에서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은 그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중용했습니다. 그가 정책위원회 의장에 출마했을 때에는 직접 지역구인 용산을 찾아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후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2013년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 연계'에 반대해 장관직을 사퇴했습니다. 급기야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하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고는, 신주군(新主君)이 된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 공
깊은 산속 높은 바위 위에서 한 사람이 방랑하는 기색으로 쓸쓸히 앉아 거문고를 뜯는 장면을 상상해 보시라. 맑디맑은 가락이 하늘로 울려 퍼진다. 그때 한 나무꾼이 나뭇짐을 받쳐놓고 바위 뒤에 누워 쉬다 음악소리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못내 참지 못할 설움이라도 있는가. 흐르는 가락이 처연하기 그지없다. 나무꾼의 마음도 무거워진다. 장르가 바뀌며 연주자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달빛을 생각하면서 거문고 금(琴)을 뜯었다. "휘영청 달이 밝군요!" 나무꾼이 외쳤다. 연주자는 자신의 고민이 지나치고 여러 날 시름에 젖다보니 환청인가 하면서 줄을 가다듬었다. 이번에는 드넓은 바다를 연상하며 아끼는 자신의 수작 수선조(水仙操)를 뜯었다. "도도한 파도가 바람에 휘말려 넘실거리며 흘러가는군요!" 하는 것이 아닌가. 하도 신기하여 이번에는 자신의 금곡(琴曲)인 천풍조(天風操)를 뜯었다. "장엄하고 아름답기가 그지없군요. 가슴속에는 해와 달을 거두어들이고 발아래는 무수한 별 무리를 밟고서 서 있군요. 높으나 높은 상상봉에 의연하고 도저하게 서 있군요" 하는 거다. 자신의 음악을 알아줌에 감격한 그는 나무꾼에게 다가가 의형제를 맺었다. 여씨춘추에 나오는 작가·연대
2014년 9월 필자는 창업하여 16년간 경영하여오던 벤처기업을 좀 더 큰 회사에 매각(M&A)하였다. 그 후 주위 많은 분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잘 했다는 응원이 30% 정도, 왜 팔아 먹었느냐가 70% 정도의 의견으로 추측한다. 그것도 "왜 매각 했느냐"가 아니라 "왜 팔아 먹었느냐"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씨부터 곱지 않다. 기업은 한번 시작하면 대대손손으로 물려주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필자는 내심 놀랐다. 2010년 작은 벤처기업에 불과하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 SIRI는 애플에 인수되었다. 그 후 SIRI는 아이폰에 탑재되어 2억에 가까운 고객에게로 다가갔다. SIRI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애플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자체적으로 그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애플은 2015년 10월 인공지능 영국 벤처기업 보컬IQ를 인수하여 SIRI의 성능을 향상시킨다 하니 알파고에 놀란 우리 가슴을 다시 한번 진정시켜야 할 날이 머지 않았음에 틀림 없음이라. 4.13총선 열기가 한창이다. 각 당의 공약 핵심은 대부분 경제관련이고 일자리 창출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
백곡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버드나무에 핀 버들개지 위로 때늦은 함박눈이 내려 앉아, 어느 게 눈송인지 어느 게 버들개지인지 구별할 수 없는 진풍경을 뒤로 하고, 따뜻한 봄의 미소가 만물을 소생시키는 부활의 계절이 돌아왔다. 요즘 세간의 화두는 당연히 오는 4월 13일에 실시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 것이다. 특히 진천군은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군수재선거가 치러져 다른 지역보다 이번 선거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중국 당나라 때에는 관리를 뽑기 위한 기준으로 신수ㆍ언어ㆍ문필ㆍ판단력을 보았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도 이러한 잣대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자의 학력이나 경력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요즘처럼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나랏일을 할 사람을 뽑는 방법은 선거란 제도를 통해서 국민들이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책이나 자질을 보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최적의 후보자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후보자를 선택 하는데 있어 최소한 몇 가지는 기본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국민들을 대신해 나라의 살림을 맡으려고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자
봄은 행복한 결혼의 계절이지만 결혼을 앞둔 커플이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인생 최고의 큰일을 준비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의견충돌도 잦고 준비할 사항도 많기 때문이다. 결혼 전 스트레스, 일명 '결혼 우울증(marriage blue)'을 겪거나 탈모 등 신체증상까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결혼 스트레스는 배우자 사별 다음으로 크고, 연습이 불가능한 실전이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 사이의 의견 차이, 양가 집안의 분위기 차이가 드러나면서 갈등을 겪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 전 스트레스 대처법이 필요하다. 기대가 높을수록 실망은 큰 법이다. 결혼에 대한 높은 기대 때문에 결혼 준비 과정과 결혼 당일 모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오히려 약간의 실수가 있는 결혼식이 기억에 남을 수 있기에 조급해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요즘 젊은 사람들은 틀에 박힌 결혼식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결혼식을 원한다. 야외 정원과 예쁜 카페에서 지인들과 가족들을 초대해 파티 같은 결혼을 하기도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결혼비용이 많이 들어야 축복받는 결혼일 수는 없다. 체면 때문에 폼나게, 제대로 해보겠다고 너무 완벽한 결혼식을 추구하다 보면 정착 형식에
경찰은 시민의 생명, 신체, 그리고 재산의 보호를 위한 최일선의 형사사법기관이며,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법을 집행하고 있다. 경찰은 정당한 법집행을 전제로 공권력과 강제력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명령과 강제, 그리고 봉사를 포함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해나가고 있다. 최근 경찰활동은 지역주민과의 협력을 통한 치안유지가 중요한 이슈이며, 이를 위해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시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와 정당성의 확보라 할 것이다. 즉, 경찰에 대한 신롸와 법집행의 정당성은 시민으로부터 경찰의 공권력과 강제력 행사에 대한 시민의 자발적인 복종과 명령준수를 기대할 수 있게하며, 무엇보다도 치안서비스의 대상자인 시민들로부터 이를 인정받는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시민을 범죄행위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다른 공무원보다도 시민으로부터 보다 많은 신뢰와 법집행의 정당성을 부여 받아야할 경찰공무원의 부정부패 및 비리행위에 연루된 사건·사고가 언론에 보도되면 다른 어떠한 사건·사고 보다도 사회적으로 더 큰 이슈로 다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경찰 개인 한명의 잘못된 행동이 시민의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와 신뢰도 저하를 야기시키게…
4월 초순, 요사이 이른 봄이라고 하기보다는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며칠 동안 지속되고 있었다. 초여름 날씨는 구식(舊式) 온도계 속의 잘 보이지 않는 수은주(水銀柱)보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의 짧아진 옷차림에서 쉽게 드러나는 듯하다. 지난 주말, 오랜 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내 고향 청주에서 만났다. 충청도 말투에다 귀에 거슬리지 않을 만큼 적당히 섞인 욕설(?), 반백(半白)이 지났건만 주위에 다른 이들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우리는 어느 새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그랬던 그 친구가 착즙기를 택배로 보내왔다. 그 친구가 뱃살 빼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식이요법을 나에게 권하기 위해서다. 아마 소주 몇 잔 오고 간 뒤, 겉옷 사이로 불룩하게 드러난 내 뱃살 보고는 적잖이 건강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지금 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이니…. 지금 내 몸에는 뱃살이 아니라도 불필요한 살이 많이 붙어있다. 어학사전에서 나오듯이 '영양과잉이나 운동부족 따위 때문에 찐 군더더기 살'인 군살이다. 내가 군살을 빼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거나 육체의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음식물 섭취량은 친구가 권하는 식이요법과 내 나
[충북일보] 전국의 대학들이 '잔인한 4월'을 맞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으로 인구집중, 잘못된 교육정책 등으로 대학가에 구조개혁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정부의 '프라임 사업(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이 지난달 31일 신청 마감됐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현실화 된 셈이다. 정부는 대학 19곳을 선정해 연간 2천억 원을 차등 배분할 예정이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최고 3년간 최대 300억 원의 예산을 받게 된다. 프라임 사업의 지원 규모는 엄청나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원 사업으로 불릴만하다. 2009년 이후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에겐 놓칠 수 없는 당근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론 대학별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과 다르지 않다. 충북도내 대학들 중 프라임 사업 신청 대학은 충북대와 교통대, 서원대, 영동대, 극동대 등이다. 이들 대학 중 일부는 이미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학과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프라임 사업을 빌미로 한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프라임 사업을 핑계로 눈에 가시 같던 학과들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심지어 신청을 해도 탈락할 것을 알고도 구조조정을 위해
[충북일보] KTX오송역이 국가고속철도망 X축 중심역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혔다. 오송역의 위상과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1년만의 일이다. 호남철이 개통하면서 오송역 이용객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복합환승센터 유치와 역세권개발 등은 이제 필수조건처럼 됐다.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과제가 됐다는 얘기다. 오송역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허브 역으로 점점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철도망 X축은 오송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으로 연결된다. 당연히 강원권까지 연결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필수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으로 정부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충북도가 오는 2024년까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선 고속화 철도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 횡단철도(TCR)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 충북선 고속화는 우리의 경제 영역을 유라시아 대륙까지 넓히려는 시도다. 부산에서 출발한 경부 KTX는 오송분기역, 서울, 경의선 남북철도 등을 통해 중국 횡단철도(TCR)와 연결된다. 동해안으로는 강릉~원산~나진·핫
남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가지 빈 손짓 분주하더니 어느새 봄 한가운데 있습니다. 운동장 목련꽃 사이로 넘실대는 햇살이 개구쟁이 어린 몸짓을 훑고 지나며 냉기를 걷어내고, 웃음 돋는 얼굴에 녹아든 초록빛이 보일 듯 말 듯한 생동감이 넘치는 봄입니다. 청명한 봄날이면 논과 밭에서 소 몰고 쟁기질 하던 동네 어르신들의 '이럇 오저저젓!'하던 소리가 들리는 듯한 4월, 지금도 봄이면 문득문득 그 소리가 생각납니다. 시나브로 잔설 떠난 산등성이 아래 빈 공간이 허허롭다 싶더니 부드러운 봄 냄새가 개천에 진동하고, 작은 물이끼의 색채는 진해져 그 곁을 흐르는 물소리가 사뭇 정겨운 봄날입니다. 오늘처럼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봄날이면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평생 손에 쟁기 한번을 잡으신 적이 없는 아버지, 평생을 살면서 낫이라든지 곡괭이 한번 잡지 않고 살아오신 아버지를 이제와 어슴푸레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뜻일까요· 수화기 너머로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언제 올거냐?" 발음도 부정확하고 힘마저 빠져 낮은 떨림까지 느껴지는 물음에 퇴근 후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해가 길어진 들녘에는 논밭을 가
농번기로 접어드는 완연한 봄 날씨다. 이미 농부들은 가을의 행복을 빚기 위해 벌써부터 논밭으로 발걸음이 분주하다. 엊그제 갓 학교교문에 첫 발을 들여놓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이나 새 학년을 맞이한 학생들이 각기 나름대로 등하굣길에 분주한 것 역시 행복을 빚으려는 발걸음이다. 새 학교로 진학한 학생들 역시 학교가 어떻다느니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나 학우들에 관한 말 한 마디라도 훗날을 내다보며 행복한 날을 기대하는 일과 무관할 수 없겠다. 우리 선조들은 선비사상을 앞세웠었다. 선비에 대한 이해가 다소 편협한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혹자들은 선비에 대해 책과만 지내는 것처럼 오인일 경우가 적잖은데 사실상 선비란 팔방미인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말 그대로를 들여다보면 학문만이 아니라 가무에도 능했고, 무예 한 가지는 필수였다. 문필에도 출중했으며 상대방을 대함에 있어 따뜻한 배려까지 여느 사람에 비해 상당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특히 정치에는 간여하지 않았다고 하는 점을 선조들은 고집스럽게 말해왔던 편이다. 행복이란 사람마다 각기 대동소이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총체적으로 보면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맥락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직시할…
범죄 신고전화 112는 각종범죄와 관련된 사항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피해자 보호 전화이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 허위·장난신고는 112종합상황실은 물론 민생치안에 주력해야 할 일선 지역경찰 순찰요원들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시키고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한번쯤 읽었을 "늑대와 양치기소년 "이라는 동화가 있다. 양치기 소년이 심심해서 장난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마을 사람들을 여러 번 속여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에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소중한 양들을 모두 잃었다는 내용이다. 그 시절에"이 동화의 교훈은"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기계적으로'정직해야 한다.'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라고 답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이러한 112허위·장난신고로 인해 단순한 경찰력 낭비가 아닌 치안공백을 초래 할 수 있으며,또한 생명이 위태로운 긴급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구조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긴급신고전화에 대한 준법정신이 필요 할 때라고 생각이 든다. 2014년부터 2015년 상반기 동안 수도권 인접 지방경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112신고 건수만도 총 42
[충북일보] 4·13 총선이 코앞인데 유권자들은 관심이 없다.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 투표는 주민의 대변인이자 대표를 뽑는 유권자의 최대 권리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도를 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투표율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충북 괴산에선 선거구 획정에 반발해 투표 거부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층 유권자의 외면도 심각한 수준이다. 총선주자들은 3월31일 선거운동 개시 일에 맞춰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유권자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자칫 유권자의 정치 무관심이 참정권 포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유권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민주적인 행위를 포기해선 안 된다. 유권자의 참정권 포기는 정치권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수단마저 포기하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현재의 폐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내 지역 일꾼을 내가 선택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정당과 후보들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후보 자질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금의 나쁜 정치도 결국 유권자들이 만들었다.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충북일보]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와 관련해 일단 충북 오송과 경기도 의왕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국토교통부 평가에서 2곳만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는 4개 부문의 후보지 필수 조건에 대한 평가였다. 상(5점), 중(3점), 하(1점) 등 3단계로 이뤄졌다. 오송과 의왕은 모든 항목에서 최상위 점수인 '상'을 받았다. 총점 20점을 확보해 최적의 입지 요건을 인정받았다. 철도박물관 유치전은 청주와 의왕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국토부가 제시한 입지전제 최소 요건(후보지 추천 기준) 중 하나가 '지자체의 적극성'과 지역의 결집력이다. 최종 유치전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철도박물관은 장래 충북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하는 철도시대를 여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충북의 역량 결집과 정치권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 있다. 오송은 경부·호남고속철도가 지나가는 X축 국가철도망의 중심지이다. 철도종합시험선로와 철도완성차시험시설 등 주요 철도관련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시대 철도의 신메카로 국립
[충북일보] 경남 통영에서 무작정 상경한 처녀 '길녀'가 뒷골목 여인으로 타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가 이호철(84)의 장편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동아일보에 연재된 시기는 1966년이다. 당시 서울 인구는 380만명,전국은 2천900만명이었다. 남한 면적의 0.6%에 인구는 13%가 몰렸으니 '만원'이란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15년 후인 81년 7월 대구와 함께 광역시(당시 직할시)로 승격된 인천은 당시 경기도 산하 일반시였고, 오늘날 수도권이라 불리는 서울과 경기 인구는 전국의 23.7%였다. 60년대에 시작된 산업화와 도시화 추세에 따라 '경상도 철수'와 '전라도 순이'를 비롯한 농촌사람들은 무작정 서울로 몰려들었다. 마침내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인 1988년에는 1천28만명을 돌파, 1천만명이 넘는 '초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후에도 증가와 감소세를 되풀이하다 2010년 1천31만여명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올해 2월말 기준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1천1만여명,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상반기 중 90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인구 1천만명을 사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활주로에도 봄이 왔다. 넓게 펼쳐진 활주로 옆 풀밭에 파릇파릇한 봄기운이 하루가 다르게 번져가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여린 잎을 땅에 바싹 붙인 민들레가 꽃대를 안테나처럼 조심스레 세우고 노란 꽃잎을 베어 물었다. 머지않아 온갖 풀꽃들이 이 황량한 들녘을 수놓게 될 것이라 상상하면 쏟아지는 봄볕이 은총 같다. 사람들은 꽃이 피어야 비로소 봄이 왔다고 여기지만 활주로의 봄소식은 바람이 전한다. 칼끝같이 날카롭던 바람의 날이 조금씩 무디어지면 눈이 녹아 비가 되어 내리고, 그 비는 땅속 풀뿌리들에게 기상나팔 같은 신호가 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봄의 시작은 어지러운 바람이 불어올 때부터다. 겨울바람은 대개 오리나 기러기 떼가 날아오는 북쪽이지만 봄이 가까워지면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바람이 분다. 주로 남풍이 부는듯하지만 이내 방향과 세기가 바뀐다. 조종사들은 활주로의 바람이 이리저리 중심 없이 불어대면 몸으로 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앞이 탁 트인 활주로에는 단연코 바람이 '갑'이다. 가슴가득 맞바람을 안아야 육중한 몸을 공중으로 띄울 수 있는 비행기들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착륙의 방향도 바꾸어야 한다. 때로는 옆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활주로
지금껏 많은 학자들이 심리치료의 치료적 요인을 연구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상가가 오랜 시간 동안 쌓은 전문기술과 임상경험이 변화를 가져오는 치료적 요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 경험과 지식에 반하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는 초보치료사들이 상담을 하며 도출한 결과가 더 긍정적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론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인 듯하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중심의 상담이론을 주장하며, 치료에 필요한 세 가지 관계적 요소로 진솔성 또는 일치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 세 가지를 꼽았다. 각 요소는 비단 심리치료만이 아니라 일상의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해관계가 없는 타인으로부터 온전히 공감과 이해를 받는 그 경험자체가 마음을 치료하는 힘이 아닐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자의 삶이 바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관계경험들이 부재되어 가는 것 같다.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면 지나치게 거리를 두거나 거리를 밀착시키는 식의 양분화 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타인과 거리를 두는 사람들은 사회에 속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게임,…
모든 생명은 극적이다.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혹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겪어야 하는 서글픈 상처 모두가 극적이며 신비의 체험이다. 사람의 일만이 아니라 대자연도 사랑과 영광과 아픔과 고난이라는 성장통을 겪는다. 보라, 북풍한설을 딛고 해산의 기쁨을 즐기는 찬란한 봄의 성찬을. 예술이 없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배부른 자의 노래라며 비아냥거리는 순간에도 예술은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을 찬미하고 위대한 성장통을 허락케 한다. 알파고라는 신인류의 탄생을 우려하면서도 좌절하지 않는 것은 이 모든 극적인 삶을 시와 노래와 춤과 그림으로 찬미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기록과 상상과 성찰과 창조의 노둣돌이다. 노벨상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르가 문학분야인 것도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변주하기 때문이다.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는 어둠의 때를 한 겹씩 벗겨내기도 하고 세상의 변화를 조금씩 받아들이며 내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기도 한다. 한 편의 드라마와 영화와 연극이 되기도 하며, 하나의 춤과 노래로 불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문학은 모든 예술의 어머니다. 정부가 문학진흥법을 제정하면서 핵심 사업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을 건립
지역 문화예술계가 어수선하다. 지난달 충북문화재단의 문화예술사업 지원 대상 발표가 나고 부터다. 논란의 중심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 예술단체가 있다. 지난해 자격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 단체는 올해 다른 사업 분야에 지원해 또다시 거액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를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해당 단체는 입을 닫았다. 예술계의 시각은 양분되는 모양새다. 페널티를 받지 않았으니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냉소론'과 지적을 받았으니 이제 잘하면 된다는 '동정론'으로 나뉜다. 해당 단체 대표는 지역 예술계에서 잔뼈가 굵다. 사회적인 지위도 높다. 하지만 지위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 아쉽다. 반성을 통해 건전한 발전을 지향하기보다는 여론을 호도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사회가 예술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공공예술과 사적예술을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는 말아야한다.' 지난 2014년 충북도의회 325회 정례회에서 제정된 충청북도 예술권리선언 운용 조례안의 일부다. 예술인들의 자유보장은 당연한 권리다. 절대 행정에 예속돼서도 안 된다. 하지만 혈세로 운용되는 예술 사업은 예외가 적용된다. 사업의 내용과 절차에 대한 예술적 자유는 보장하
[충북일보] 가정의 구성원은 가족이다. 가족 간 사랑으로 의지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항상 따뜻한 곳이다. 이런 가정이 최근 들어 아주 차가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가정의 위기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암담한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료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가정은 가족으로 인해 슬픔을 줄이고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다. 작은 곳이지만 크게 품어 주는 공간이다. 결코 무너져서는 안 되는 곳이다. 패륜이나 반인륜의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세워 가정의 해체를 막아야 한다. 정부 당국부터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선 성인이 되면 교육 경험을 이어가기 어렵다. 학교 졸업 후 본인 스스로 교육을 이어가지 않으면 교육 받을 기회가 없다. 그런데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계속 배워야 한다. 정부가 평생 교육 시스템을 체계화 하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성인들이 결혼을 하면 부부 교육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함이다. 자녀 출생 신고를 할 때도 부모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혼 할 때도 부모로서 자녀 양
[충북일보] 일곱 살 아이가 계모로부터 화장실에 감금된 채 학대를 받다 숨진 사건은 충격이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참혹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어떤 부모는 생후 3개월 된 딸이 운다고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했다. 어떤 이모는 세 살 조카의 배를 발로 걷어차 죽게 했다. 청주에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네 살 배기 딸을 친모가 학대해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아동학대 사건엔 공통점이 있다. 이웃 등 주변에서 알지 못하거나 알았더라도 방관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 자식을 내가 키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부모의 항변에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가정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학대받고 있는 아동들이 적잖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회안전망 작동에 의문이 들 정도다. 아동학대에 대한 근원적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지난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긴 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월 이웃·학교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학대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교육부도 아동학대 대처법 관련 학교 수업시간을 늘린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제 곧 4월이 된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읊으며 장시(長詩) '황무지'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죽은 땅에서 라일락 꽃을 피우며, 봄비로 활기 없는 뿌리를 일깨우기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적고 있다. 황무지는 감정이 얼어붙은 현대인의 세계이고, 그 안에서 겨울처럼 죽어버린 감정들을 일깨우게 되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우리의 4월도 잔인하다. 작년부터는 4월이 되면 세월호 사건이 떠오르고, 이제는 다 잊어버린 줄 알았던, 그래서 정리된 줄 알았던 감정들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엊그제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주인이 세월호 이야기가 왜 다시 뉴스에 나오느냐며 불편해 하기도 했다. 그냥 덮어두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인 듯 했다. 무엇이 되었든 잠든 것을, 묻어 놓았던 것을, 덮어두었던 것을 다시 열어젖히면 힘이 든다. 때로는 물질적으로, 때로는 마음이 힘들다. 아마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4월이 되면 마음이 어떤 식으로든 힘들 거라는 예감이 든다. 4월을 눈앞에 두고 악명 높은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남은 유태계 이탈리아 인 작가 프리모 레비가 떠올랐다. 그는 '극한 상황 속의 일상', 즉 '비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선동리(鐥洞里)는 본래 문의군(文義郡) 이도면(二道面) 지역으로서 배다리가 있으므로 배다리 또는 한자로 주교리(舟橋里)라 표기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내동, 시목동, 옥포리의 일부와 일도면(一道面)의 시목동, 중덕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선동리라 하여 청원군 현도면에 편입되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대규모 군사 훈련에서는 신속하게 인력과 중무장한 기계화 무기를 도강하기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장비를 조립하여 강을 건너는 장면을 볼 수가 있지만 예전에는 배로 만든 다리가 과연 있었을까? 물이 많이 흐르는 강에 배다리를 만들려면 많은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이 있어야 하므로 국가의 거국적인 사업이 아니라면 작은 마을에서는 설치가 거의 불가능하며 또한 작은 개울은 평상시에는 물이 적게 흘러 배를 띄울 수조차 없으니 배다리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현도면 선동리의 배다리는 글자 그대로 배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역에서는 지형이 배처럼 생겨서 배다리라 하였다는 또 다른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는 것은 배로 만든 다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 나타나는 배다리라는 지명을 보
세계적 희귀조 황새는 미호천에서 생을 마감했다. 1968년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된 황새는 우리나라 황해도와 충청도 등에서 번식한 텃새였다. 6.25정변이후 자취를 감춘 황새는 1971년 4월1일 한 언론사의 천연기념물 실태조사반에 의해 음성군에 한 쌍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황새는 암수 한 쌍이 길이 85㎜가 되는 두개의 알을 부화 중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보도가 나간 후 4월 4일 서울에서 내려온 밀렵꾼에 의해 알을 품고 있던 수컷 황새가 사살됐다. 먹이 활동을 위해 미호천에 나갔다 돌아온 암컷 황새는 부화 중이던 알을 부리로 쪼아 대를 잇지 못했다. 과부 황새가 된 암컷은 미호천으로 날아온 철새 황새와의 짝짓기에 실패하고 혼자 수절하다가 83년 농약에 중독 돼 창경궁동물원으로 옮겨져 무정란 알을 품다가 94년9월 숨을 거두며 국내 텃새 황새는 절멸했다. 텃새 황새가 사라지고 1996년 충북 청원군과 교원대 황새 복원센터는 러시아로부터 황새 두 마리를 도입해 인공 번식과 자연부화를 성공시켰다. 황새의 자연 방사지로 당시 청원군 미원면이 고려 됐으나 개발을 못할 것을 우려한 행정과 주민의 반대에 충남 예산으로 장소를 옮겼
알싸한 바람을 맞습니다. 흔들리며 바람은 다가오고 작은 생채기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갑니다. 어디에선가 문득 봄 냄새가 물씬 풍겨옵니다. 기억을 주섬주섬 모아 한가한 길 위에 앉아 술 한 잔 마십니다. 잔 위로 흔들리는 봄이 눈가를 적십니다. 그리도 보고 싶다 종종댔는데 벌써 내 안에 활짝 피었습니다. 봄이 벌써 꽃이 된 것을 바보처럼 저 혼자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둔합니다. 나른한 오후, 눈치껏 휴식을 취해보지만 영 불편합니다. 젊은 직원들이 힐끗 보고 있는 것 같아 제대로 눈 한번 길게 감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갑니다. 멀리 사무실 창밖으로 봄이 달려옵니다. 문득 휴대폰을 꺼내들고 멍하니 쳐다봅니다. 전화 걸 곳이 없습니다. 천여 명이 넘는 지인들 중에 마땅히 전화 걸어 푸념할 곳이 없습니다. 이제껏 살며 크게 잘한 것도 없지만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정말 난감합니다. 늦은 저녁 무심천을 마냥 걷습니다. 한 모금의 한숨과 흐르는 물소리에 잠시 취해봅니다. 근처 어디선가 들리는 구성진 노랫가락에 몸을 맡깁니다. 요즘엔 옛 노래가 귀에 쏙 들어옵니다. 나이가 드는가봅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눈물도 나고 따라 부르다 상념에 잠기기도 합니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