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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선동리(鐥洞里)는 본래 문의군(文義郡) 이도면(二道面) 지역으로서 배다리가 있으므로 배다리 또는 한자로 주교리(舟橋里)라 표기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내동, 시목동, 옥포리의 일부와 일도면(一道面)의 시목동, 중덕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선동리라 하여 청원군 현도면에 편입되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대규모 군사 훈련에서는 신속하게 인력과 중무장한 기계화 무기를 도강하기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장비를 조립하여 강을 건너는 장면을 볼 수가 있지만 예전에는 배로 만든 다리가 과연 있었을까? 물이 많이 흐르는 강에 배다리를 만들려면 많은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이 있어야 하므로 국가의 거국적인 사업이 아니라면 작은 마을에서는 설치가 거의 불가능하며 또한 작은 개울은 평상시에는 물이 적게 흘러 배를 띄울 수조차 없으니 배다리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현도면 선동리의 배다리는 글자 그대로 배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역에서는 지형이 배처럼 생겨서 배다리라 하였다는 또 다른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는 것은 배로 만든 다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 나타나는 배다리라는 지명을 보면 충남 보령시 주교면 주교리(舟橋里)의 주교 마을은 배다리가 있다 하여 배다리라 불리다 붙여진 지명이라고 하며 충남 예산군 고덕면 몽곡리에 위치한 자연마을 중에 하나인 배다리와 예산군 군내면 주교리, 예산군 예산읍 주교리(舟橋里)도 배다리가 있었으므로 주교(舟橋)라 하였으며 강원도 문천시 용정리에 지금은 폐리가 되었지만 옛날에 배다리를 놓았다 하여 주교리(舟橋里)라고 하였다고 전해진다.

배다리라는 이름은 그 소리가 분명하여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가 어려우므로 한자로 주교(舟橋)로 표기하는 데 예외가 없으나 실제로 배로 만든 다리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확증이 없다.

그렇다면 배다리라는 말의 어원을 다른 말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농사를 짓는 땅을 가리키거나 논배미의 준말로 쓰이는 '배미'라는 말이 농업이 주업이었던 옛날에는 흔하게 많이 쓰이는 용어였으며 자연스럽게 지명으로 쓰인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의 배미재, 단양군 단성면 북상리의 뱅골, 뱀재, 괴산군 도안면 노암리의 뱀티, 백암(白岩), 음성군 맹동면 쌍정리의 배미, 율리(栗里), 배미들, 음성군 감곡면 단평리의 뱅고개, 밤고개, 율현(栗峴) 등으로 쓰이고 있으며,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대율리는 내수천 가에 큰 논배미가 있으므로 대배미, 대야미(大夜味),대율(大栗)이라 하는 것으로 보아 '배미'가 음의 유사성으로 인하여 지명에서 '뱀(巳), 밤(栗)'의 의미로 변이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특히 높은 지형에 있는 배미는 '밤고개, 율티, 율현'으로 표기되기도 하지만 '고개'라는 의미의 순수한 우리말인 '넘이(너미)'가 쓰여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의 배너미재, 괴산군 연풍면 행촌리의 배나무쟁이, 음성군 생극면 생리의 배내미고개, 배나무골처럼 '배'라는 음이 보존되기는 하지만 그 의미를 잃고 '너미'의 유사한 음을 취하여 배나무의 의미로 변화되기도 한다.

증평군 증평읍 율리의 율티(栗峙)는 방고개라 불리고 있는데 원래는 율치라고 부르는 '밤고개'였다. 증평군의 지명에 대한 사료에 따르면 이곳 밤고개 밑에는 밤티라는 마을이 있었고 인조반정 때의 공신인 김치의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이룬 마을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명에서 배미가 변이되어 쓰이는 예를 보면 음성군 삼성면 용대리의 방개울, 방가동(方佳洞), 율리(栗里), 단양군 단성면 외중발리의 밤실, 괴산군 사리면 이곡리의 뱅골, 배실(梨谷), 백양(白陽),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의 방고개 들이 있으며 이로보아 지명에 쓰인 밤, 율(栗), 뱀, 배(梨), 배(舟), 뱅이 들은 모두 '배미'에서 비롯된 말들로 보인다.

이상에서 볼 때 배다리의 '배'는 '배미'가 그 어원이 된다고 추정해 볼 수가 있으며 '다리'는 '땅', '들(野)'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달'이라는 고어가 그 어원일 것을 추정된다. 그러므로 배다리는 '배미달(들)→뱀달이→배달이→배다리'의 변화 과정을 유추해 볼 수가 있으며 '논배미가 있는 들판' 또는 '논배미가 있는 들판 인근에 있는 마을'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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