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아름다운 벚나무들의 꽃 잔치가 끝났다. 무심천은 초록으로 봄날의 색채를 완성하고 있다. 길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도 점차 짙은 색을 띠고 있다. 연록이 서서히 청록으로 가고 있다. 무심천 곳곳이 또 환해진다. 싸리와 닮은 조팝나무에 하얀 꽃이 한창이다. 아주 작은 흰 꽃에 노란 수술들이 모여 있다. 그 모습이 흡사 조밥과 닮았다. 벚꽃 솜사탕과 달리 하얀 밥풀이 소박하다. 소복이 매달린 소박함에 정이 간다. 빠지지 않는 봄꽃이 또 있다. 영산홍은 4월 내내 무심천을 빨강과 분홍으로 물들인다. 개나리는 천변 아래서 노랑으로 조화를 이룬다. 햇살에 비친 물색이 색상을 더 다양하게 한다. 살짝 비친 청아함이 더해져 더 생기 있다.
[충북일보] 꽃 몽우리 하나가 앞으로 살 세상을 살핀다. 한 녀석이 실눈을 뜨고 살짝 밖을 내다본다. 성질 급한 놈은 예령도 없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봄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풍경이다. 신기한 자연현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은 봄이면 찾아올 변함없는 벗을 기다린다. 물길은 절대 서둘러 가지 않는다. 앞서간 물을 따라 길을 잡는다. 산에 들어선 산객은 앞 사람이 간 길을 따라 간다. 내 발을 앞 사람 발자국 위에 딛는다. 달천은 오늘도 흐른다. 아가봉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나도 그곳에 있다. 꽃나무들이 하나둘 꽃을 피우고 떨구기를 반복한다. 짙게 저미는 향긋한 냄새에 한 번 더 취한다. 그 향기에 취한 나도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났다. 무심천 벚꽃은 이미 꽃비로 흘러갔다. 양성산 진달래는 아직 군데군데서 연분홍 자태를 뽐낸다. 우암산 개나리는 그새 파란 잎을 틔웠다.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휴일이다. 봄바람을 타고 충주호로 향한다. 가는 길은 이미 봄의 절정으로 진입중이다. 길 옆 숲에서 꽃내음이 진동한다. 파릇한 새싹은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땅이 새로운 생명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청록의 호수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호변은 온통 연록이다. 청록과 연록의 조화가 신비하다. 고즈넉이 낚싯대를 드리운 풍경이 보인다. 호수에 깃든 위로와 평화, 해방의 공간이다. 물새 한마리가 난다. 휴일 한낮 풍경이 여유롭다.
[충북일보]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다. 대지엔 푸른빛이 감돈다. 바람에 실려 온 봄 향기가 알싸하다. 처마 밑 햇살에 마음이 맑아진다. 어느새 풍경에 빠진다. 하늘정원에서 보는 호수풍경이 아름답다.청남대 길을 따라 간다. 천천히 바람 소리가 꿈결처럼 스쳐 간다. 길마다 초록 향기가 가득하다. 숲길은 울창하다. 그 품격이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숲길은 꽃길로 이어진다. 머지않아 장관을 이룰 모양이다. 청남대 풍경은 맑고 깨끗하다. 대통령 길은 많은 걸 상징한다. 두 가지 속성이다. 추앙과 질시가 공존한다. 차세대 젊은이들의 선택을 돕는 길이다. 너무 아름다워 현실 도피적이다. 지금 청남대에선 영춘제가 열리고 있다.
[충북일보] 개척 산행은 어렵다. 종종 어려움이 수반된다. 산행 내내 이정표를 만나기 어렵다. 산객들이 남긴 족적만이 그저 정보다. 간간이 나부끼는 표식이라도 만나면 천군만마다. 대청호 주변엔 아직 미답의 산이 많다. 허투루 봐선 안 되는 산들이다. 제법 날카로운 암릉 구간을 품은 곳도 있다. 안정감 있는 너럭바위에 조망도 일품이다. 물론 명산 반열에 오를 정도는 아니다. 충북의 산하는 한창 봄기운을 빨아들이고 있다. 온통 신록으로 반짝이고 있다. 봄꽃보다 더 과속이다. 벌써 새잎은 윤나는 초록이다. 초록이 저리 환할 수가 없다. 신록을 끼고 흘러온 강물이 고요하게 흐른다. 초록이 번져 수채화다. 다 초록 덕인 듯하다.
[충북일보] 4월 오전 눈길 닿는 곳마다 꽃동산이다. 앉은 자리가 그대로 꽃자리다. 바람은 부드럽고 향기롭다. 꽃향기로 마음까지 들썩거린다. 산과 들이 서서히 연록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4월 오후 도도하게 흐르는 달천을 내려다본다. 슬쩍 말을 걸어본다. 내 안을 살피라고 강이 주문한다. 허상의 틀을 깨고 본원의 자아를 찾으라고 한다. 껍질을 벗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라고 한다. 머리를 주억거리며 받아들인다. 4월 밤 몸을 뒤챈다. 밤을 지새운다. 기쁨만 넘칠 리 없다. 꽃잎에 가슴이라도 베인 듯 쓰리다. 천형처럼 세월호가 다가온다. 솔가지에 걸친 햇살에 젖은 마음을 말린다. 자연의 지혜를 빌려본다. 마음의 상처가 아문다.
[충북일보] 새뱅이 마을서부터 진달래 향연장이다. 숲길이 심심하면 암릉이 나타난다. 가파른 경사는 긴장감을 더한다. 뜻밖의 횡재다. 미지의 길 걷기가 주는 진한 감동이다.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웃는다. 그 덕에 조망이 더 좋아진다. 볕이 따뜻하다. 새 한 마리가 후드득 날아오른다. 낯선 발소리에 놀랐나보다. 구름 한 조각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다시 찾겠다고 혼자 고개를 주억거린다. 근원 모를 희열로 들뜬다. 아가봉 가는 길은 아름답다. 온 산이 분홍 꽃불로 발그레하다. 소나무와 바위 사이로 진달래가 소담스럽다. 산 아래 호수 비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달천이 시간을 싣고 유유히 흐른다.
[충북일보] 산은 철마다 행복을 선물한다. 청주 인근의 우암산과 백화산, 상당산성이 그렇다. 우암산엔 바위가 많다. 백화산과 상당산은 험하지 않다. 걷는 맛이 모두 다 다르다. 굽어보는 청주 전경은 서로 각별하다. 어느 곳에 서든 사방이 확 트인다. 신선한 공기로 꽉 찬 심장처럼 시원하다. 마음까지 확 트인다. 등산로는 여러 개다.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곳곳에 푯말이 세워져 있다. 찾기도 쉽다. 숲길을 자박자박 걷는 맛은 일품이다. 소나무가 내뿜은 피톤치드는 그대로 청량제다. 늙은 농부의 손마디 사랑처럼 자연을 품는다. 산길 곳곳에 기화요초가 만발한다. 무심천에선 벚꽃이 진다. 더 완연한 봄 준비가 한창이다.
[충북일보] 올 봄꽃은 연일 이어진 고열로 두서없이 폈다. 동시다발로 한꺼번에 개화순서를 무너트렸다. 지역 차별성은 사라졌다. 진해와 청주, 서울의 차이가 없었다. 꽃구경도 별로였다. 영 재미가 없었다. 매화는 봄의 '전령화'다. 벚꽃은 숨 막힐 듯 화사함을 자랑한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화려함으로 화답한다. 철쭉은 맨 마지막에 핀다. 시골처녀처럼 산속을 수놓는다. 올 봄엔 그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그 바람에 두근거림이 절반으로 준다. 무심천이 벚꽃 엔딩을 준비한다. 여기저기서 스르륵 꽃잎을 떨군다. 소담스러운 솜사탕들이 하나 둘씩 흩어진다. 바닥이 온통 꽃눈이다. 성질 급한 놈은 그새 이파리를 피웠다.
[충북일보]봄은 이미 한창이다. 버드나무도 옷을 갈아입었다. 연록의 참나무는 이내 숲으로 내달린다. 열정의 여름 속으로 그새 가려 한다. 하지만 향연에 금방 참여할 순 없다. 떠난 겨울만큼 참고 기다려야 한다. 사람의 손길을 잊은 논밭에 헌 갈대가 무성하다. 그 속에 푸른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여지없이 생명이 탄생한다. 길가는 꽃들의 향연장이다. 양지바른 쪽에 할미꽃도 보인다. 자연의 섭리가 새삼스럽다. 물소리가 경쾌하다. 흐르는 땀을 닦아낸다. 야트막한 능선에 다다른다. 정상이 따로 없다. 산 아래를 굽어본다. 사람들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그만큼 사람과의 간격이 좁다.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는다. 부담이 없다.
[충북일보] 마이산은 산 밖에서 보는 풍경이 더 뛰어나다. 산중에선 광대봉에서 조망하는 게 가장 아름답다. 암바위봉에선 발아래조차 보기 어렵다. 광대봉이 광대처럼 여유 있게 웃는 까닭이다.마이산엔 사계절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쌍돛대 같아 돛대봉이다. 여름에는 용의 뿔 같아 용각봉이다. 가을에는 말의 귀를 닮아 그대로 마이봉이다. 겨울 이름은 문필봉이다. 눈이 쌓여 주변이 모두 하얀데 홀로 검은 붓 같아서다. 광대봉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이다. 철 난간을 잡고 내려서는 기분이 짜릿하다. 능선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다. 얼마 가지 않아 시원한 광경이 펼쳐진다. 쌍봉이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한눈에 든다. 황금비율이다.
지난 주말 마이산(馬耳山)을 다녀왔다. 두 개의 돌 봉우리가 말의 귀와 닮았다. 각각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으로 불린다. 쌍봉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아름답다. 어떤 명산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비탈길을 올라선다. 광대봉에 서니 비로소 마이산의 모든 풍경이 보인다. 광대한 풍경이 펼쳐진다. 할 말을 잃어버린다. 풍경은 유럽의 고성처럼 도도하다. 쌍봉이 천상의 왕궁처럼 멀리 솟아 있다. 넋 놓고 신기한 쌍봉을 즐긴다.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주차장과 절집 앞마당에 벚꽃이 한창이다. 신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두 개의 거대한 암봉이 수십 개의 석탑들을 품고 있다.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을 기세다.
무심천 벚꽃을 보고 있다. 벚꽃에 무심천이 화사해지고 있다. 솜사탕 꽃이 축포처럼 터지고 있다. 눈 돌리는 곳곳마다 봄이다. 온통 하얀 꽃 대궐을 이루고 있다. 무심천의 봄은 절정으로 가고 있다. 봄꽃 마중 나온 이들의 눈이 시리다. 꽃물결은 곧 북쪽으로 올라갈 태세다. 북상 속도는 숨차게 빨라지고 있다. 며칠이 지나면 곧 빠져나갈 기세다. 무심천 벚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지금 한 번 구경나가도 늦지 않다. 봄날 아침이 화창하다. 무심천은 새물로 충만하다. 천변은 꽃과 어우러져 향기롭다. 흔적 없이 자연과 동화되고 싶다. 훌쩍 떠나 물처럼 돼 보고도 싶다. '상선약수'를 떠올린다. 물처럼 내 존재를 생각한다.
강가를 걷는다. 결삭은 갈대가 흔들린다. 지나간 계절을 그리워하는듯 하다. 물이 천천히 흐른다. 시간도 천천히 흐른다. 얼룩진 마음을 강물에 흘려보낸다. 저 멀리 새가 난다. 작은 물고기들이 물속을 헤엄친다. 고개를 쳐드는 시늉을 한다. 처음 맞는 봄이 신기한 모양이다. 한참을 들여다봐도 경계성이 없다. 작은 돌 하나를 살짝 던진다. 와르르 도망을 친다. 산란한 내 마음도 날아간다. 강변이 '절집처럼' 고요하다. 강 이쪽 차안(此岸)은 번뇌의 세상이다. 고통의 세상이다. 강 저쪽 피안(彼岸)엔 고통이 없다. 정토다.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이동은 쉽지 않다. 깨달음의 배를 타야 비로소 가능하다.
봄비가 푸슬푸슬 하더니 주변 산하가 촉촉하다. 무심천 벚나무에도 윤기가 흐른다. 만개한 벚꽃도 살이 올라 통통하다. 예년보다 훨씬 풍성하다. 꽃구경으로 사람이 넘친다. 오늘은 봄볕이 자르르하다. 하얀 벚꽃 구름이 물결을 이룬다. 약한 바람에 꽃물결을 친다. 그 아래 여린 쑥들이 벌 떼처럼 돋아난다. 영락없이 민들레와 고들빼기도 함께한다. 욕심 많은 아주머니들은 그새 반찬거리를 탐한다. 봄날의 무심천은 조붓하지 않다. 호젓함은 그저 사치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가늘게 몸을 떤다. 여인의 교태처럼 매혹적이다. 이내 그 유혹에 넘어간다. 벚꽃무리가 솜사탕 같다. 벚꽃엔딩의 노랫말이 예찬처럼 흘러간다.
충주호의 사계절은 아름답다. 다름이 주는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 요즘 충주호변 산과 숲, 나무에 한창 물이 올랐다. 꽃은 말할 것도 없다. 언제나 앞서 간 계절과 다르다. 가 본 이들만 안다. 충주호는 화려함을 준비 중이다. 호반위로 펼쳐진 선들은 유려하고 환상적이다. 운무라도 함께 하면 그대로 샹그릴라 풍경이다. 크고 작은 길, 높고 낮은 언덕 하나하나가 매력이다. 비오는 봄날 풍경은 더 색다르다. 매혹적인 풍경이 가득하다. 인근 산은 만개한 생강나무 꽃과 진달래 꽃 등으로 꽃동산이다. 숲은 연두와 분홍, 노랑 등으로 곱게 색을 입었다. 고요와 적막을 깨는 새소리로 풍경이 되레 온전해진다. 평화를 각성케 한다.
우암산이나 상당산성 가는 길은 많다. 따뜻한 봄볕과 함께 휴일 산행을 시작한다. 삼일공원 초입 길이 제법 가파르다. 우암산 정상까지 가다 보면 온몸이 땀에 젖는다.산정에서 상당산성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진달래꽃이 성격 순으로 꽃망울을 터뜨린다. 연분홍으로 온산을 붉게 물들인다. 봄꽃들이 점차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양지바른 길 옆 묏등이 유난하다. 재킷을 벗어 배낭에 넣는다. 시원한 봄바람을 맛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능청하게 걷는다. 갈래 길이 눈에 들어온다. 새싹들이 푸르게 돋아나고 있다. 자연의 섭리가 새삼스럽다.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는다. 청주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익숙하다.
매화는 이미 작별의 꽃송이다. 청주에 봄이 뚝뚝 떨어진다. 설렘의 꽃송이가 숨 막히게 피었다. 무심천 벚꽃이 폭죽처럼 터진다.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매화다 싶더니 벚꽃이다. 무리지어 있으니 더 값지다. 미감이 훨씬 잘 드러난다. 무심천이 난리다. 꽃구경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셔터 누르는 소리가 반복된다. 벚꽃 솜사탕과 뭉개구름이 줄지어 떠다닌다. 가지마다 만화방창이다. 성질 급한 어느 놈은 벌써 후드득 꽃을 떨꾼다. 무심천은 지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한 치의 부족함이 없다. 가장 아름다운 봄날이다. 무심천이 봄볕으로 따스해진다. 온몸으로 봄을 표현한다. 올해도 도리 없이 무심천의 봄이다.
봄은 물소리와 함께 온다. 봄볕어린 계곡이 물소리로 가득하다. 잔설이 녹아 깊은 산기슭에 생명수를 만든다. 이 무렵 청주 둘레의 산은 흥건하다. 물소리와 함께 꽃을 피운다. 분홍빛과 노란빛으로 물든다. 무심천 변은 한 폭의 그림이다. 무심동로와 서로에 꽃마을이 펼쳐진다. 눈길 닿는 곳마다 꽃 잔치가 한창이다. 마치 하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하얀 꽃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닌다. 무심천 벚꽃이 청주의 봄을 물들이고 있다. 무심천 도로변 가로수는 벚나무다. 언제부터 자랐는지 정확하지 않다. 물론 은밀하게 전해지는 전설은 있다. 아무튼 청주는 지금 벚꽃잔치 중이다. 라디오에서 '벚꽃엔딩' 노래가 흘러나온다.
산은 크게 두 종류다. 흔히 골산과 육산으로 나뉜다. 골산은 암릉미를 자랑한다. 보디빌더의 몸처럼 각지다. 육산은 큰 덩치의 푸근함이 뛰어나다. 백두급 씨름선수처럼 곡선미가 아름답다. 어떤 산이 더 좋을까. 우문이다. 나름 맛이 다 다르다. 현답이다. 암릉을 지날 때의 쾌감은 아주 크다. 부드러운 흙길이나 호젓한 숲길에선 영감이 솟는다. 질적 우위가 따로 없다. 대개는 두 가지가 함께 있다. 골산의 기암괴석을 타는 재미는 아찔하다. 도도한 바위에 서면 발끝부터 짜릿하다. 언어로 표현조차 어렵다. 육산의 숲길은 나머지 절반을 채워준다.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산 여행의 선물은 언제나 일거양득이다.
어느새 3월이 하루 남았다. 봄꽃들의 자랑질이 한창이다. 꽃망울을 열고 재잘댄다. 어떤 녀석은 서서히 빙그레 웃는다. 목련은 이미 북쪽을 향해 꽃잎을 열었다. 봄꽃들이 서서히 숲을 점령하려 한다. 생각나무 꽃들의 경쟁은 언제나 흥미롭다. 봄바람을 타고 서서히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산 아래 위로 제일 먼저 봄 향기를 전한다. 존재를 알리려는 집착이 되레 대견하다. 이른 봄 숲의 주인은 생강나무다. 암수딴그루로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 암꽃 나무와 수꽃 나무가 다르다. 키도 작고 꽃도 작아 꽃가루받이가 어렵다. 다른 나무들이 꽃을 피우면 경쟁이 어렵다. 종족계승의 애달픈 사연이다. 그래서 노란 꽃을 피웠나 보다.
3월은 3색을 자랑한다. 하양과 노랑, 그리고 연두가 대표한다. 꽃과 나무가 세상이란 화폭에 들어선다. 매화는 하얗게, 산수유는 노랗게 세상을 수놓는다. 나머지는 연초록 들판이 풍경을 책임진다. 대청호변 남새들이 새순을 올린다. 산자락선 생강나무가 새악시 볼처럼 수줍게 꽃봉오리를 편다. 산 아래 핀 산수유 흉내를 낸다. 텅 빈 밭 양지쪽에선 성질 급한 진달래가 손짓 한다. 물론 아직 봄 냄새가 진동하진 않는다. 바람이 볼을 쓰다듬지 않고 찰싹 때린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순하게 변한다. 꽃들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나무는 땅 아래 에너지를 꼭대기까지 전한다. 청주 산하 꽃과 나무가 나름의 방식으로 봄을 맞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이다. 참 좋은 계절이다.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더 갈 건가 말 건가. 더 가든 안 가든 처음과 끝은 변함없다. 안 가면 발이, 가면 눈이 호사한다. 선택의 결과는 항상 같다. 것대산에서 낙가산으로 가는 길은 호젓하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산속이 점차 노랗게 변한다. 숲 군데군데에 생강나무 꽃이 핀다. 생강 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란다.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수줍음'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진달래도 봄의 스타트 라인에 슬쩍 선다. 수줍게 분홍빛 몽우리를 드러낸다. 오리나무는 잎보다 열매를 먼저 세상에 내놓는다. 참나무에서는 연두색 순이 올라온다. 산들바람이 경쾌하게 일렁인다. 칙칙했던 기분이 날아간다.
걷기는 이야기다. 걸어 보기 전과 후의 경험 기록이다. 이야기는 기록을 통해 완성된다. 앞 풍경과 뒤 풍경의 종합편성이다. 길을 가는 동안 수집한 숱한 사건들에 대한 기억 정리다. 보고 느낀 감동과 인상의 혼연일체다. 이야기는 중단 없는 적기로 가능하다. 적기 없는 기억은 얼마 못 간다. 나중에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한계에 부딪힌다. 뇌 구조의 제한성 때문이다. 해마의 기억력은 슬플 정도다. 루소의 고백이 적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여행 작가에게 적기는 생명과 같다. 적기 노트는 수많은 이미지를 고스란히 재생시킨다. 미세한 감각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밀려오는 옛 감동의 쓰나미로 몸을 떨게 한다.
봄바람이 제법 따사롭다. 겨울 외투가 거추장스럽다. 거리 풍경이 점차 따뜻해진다. 화사한 색깔로 갈아입는 중이다. 도심 한복판 청춘남녀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봄기운이 산과 들을 녹이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다. 산속의 한밤 추위는 견디기 쉽지 않다. 땅은 적당히 풀려있다. 제법 쌀쌀한 날씨 덕에 벌레 걱정도 없다. 인걸이 남긴 고약한 냄새도 없다. 비박하기 좋은 계절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청주 상당산성 둘레길 인근도 좋다. 천자봉 가는 길에도 적당한 곳이 널려 있다. 지금 나서면 꽃구경도 할 수 있다. 날 좋은 아침에는 멋진 마루금 풍경이 선물이다. 운무가 병풍처럼 걸쳐 신령스럽다.
[충북일보] 충북으로 귀촌한 인구가 2년 연속 2만8천 명대를 유지했다. 귀농인은 지난 2013년 통계 공표 이래 최저치인 700명대까지 무너졌다. 인구 감소와 함께 의료·문화·교육 등 정주여건 문제가 지속되고 최근에는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소매점이 없는 '식품사막' 현상까지 나타나며 귀촌·귀농 정책도 대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26일 통계청의 '2023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귀촌가구는 30만6천441가구로 1년 전 대비 (-3.9%) 감소했다. 충북 귀촌가구는 2만2천931가구로 집계됐다. 충북 귀촌가구는 1년 전 대비 0.9% 증가했으나 2021년(2만4천116가구)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충북으로 귀촌한 사유는 직업(9천464가구)이 41.2%로 가장 많았으며 주택(5천198가구), 가족(5천36명가구), 자연환경(1천56가구), 주거환경(592가구), 교육(234가구)가 뒤를 이었다. 기타는 1천351가구였다. 전국적으로 귀촌한 인구는 40만93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1천13명(-5.0%) 감소했다. 충북으로 귀촌한 인구는 2만8천783명으로 1년 전보다 537명(1.9%) 증가했으나 6년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미래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충북이 이 분야를 선도할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도내에 구축된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인프라가 속속 가동 중이고,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는 구간이 확대되며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전파플레이그라운드-충북'이 최근 문을 열었다. 이 시설은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인 C-트랙에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차량 시험에 적합한 전파시험 공간으로 조성됐다. 총 1천923㎡ 규모이며 국제 표준규격의 폐쇄형 시험시설이 들어섰다. 레이더 타깃 시뮬레이터, 신호발생기, 스펙트럼 분석기, 네트워크 분석기 등 전파를 테스트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도 갖췄다. 전파플레이그라운드는 외부의 전파 간섭이나 피해를 막고 다양한 융·복합 기기의 전파시험을 지원하는 대형 전파 차폐시설이다.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서 중부권 주력 산업인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용 탐지센서와 레이더 등 전자파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같은 장소인 충북대 오창캠퍼스에 둥지를 튼 자율주행자동차 테스트베드는 지난해 4월부터 중소기업, 연구소, 대학
[충북일보] 보은군은 민선 8기 들어 최재형 군수의 군정 철학인 '군민이 행복한 도시형 농촌 보은'을 건설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정주 여건 개선, 귀농·귀촌 정책과 청년정책 추진, 휴식 공간 조성, 교육환경 확대 등 군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사업을 펼쳤다. 군의 이러한 노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로 나타났다. 그 중심엔 공무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군정을 이끌어온 최 군수가 있다. ◇ 지역 성장 동력 인구 유입 인프라 구축 민선 8기 반환점을 맞는 그는 지난 2년 동안 지역 활력 타운 조성과 농촌협약 등 인구 유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군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2024년 지역 활력 타운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8년까지 379억여 원을 투입해 보은읍 죽전리 일원 2만2천267㎡ 용지에 '보은 청년 all來(올래)'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군은 도시형 주거단지인 블록형 단독주택 70가구 조성, 생활 인프라와 생활 서비스 조성을 위한 커뮤니티센터 단지개발, 지역 브랜딩,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 활력 타운과 연계한 온-누림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