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구룡리에 '여우골'이라는 지명이 있다. '여우골'이라는 지명은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를 비롯하여, 단양군 적성면 파랑리,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 충주시 대소원면 금곡리, 충주시 살미면 문강리, 제천시 덕산면 도전리, 괴산군 청천면 대전리, 괴산군 사리면 수암리, 괴산군 불정면 탑촌리,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 보은군 수한면 거현리, 음성군 원남면 주봉리, 충주시 주덕읍 덕련리, 영동군 양강면 남전리 등 헤아릴 없이 많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 4리는 여우골이라고도 불리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사냥을 좋아하는 김 진사가 어느 날 닭을 물고 가는 여우를 보고 활을 쏘아 잡았다. 그 얼마 후부터 부인에게 태기가 있었고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다섯 살이 되자 뱀과 개구리를 잡아먹어 걱정이 많았으나 스무 살이 되자 그 버릇은 싹 사라졌다. 더 늦기 전에 아들을 장가보내기로 했다. 혼례날, 신부의 가마가 도착했는데 똑같이 생긴 신부 둘이 내렸다. 스님의 도움으로 가짜 신부를 가려내어 죽였더니 여우로 변했다. 그때부터 이 마을을 여우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지명들은 한결같이 '여우가 많이 나타난다'는 등 여우
현대는 희생과 헌신을 상실한 듯하다. 예전과 달리 노년의 여성들이 손주 돌보는 일을 꺼린단다. 가까스로 허리 펴고 살만한 나이에 손자한테 발목 잡히기 싫다는 생각 때문이란다. 여성이 폐경기를 맞게 되는 것은 자손을 돌보기 위함이란 학설도 있잖은가. 그럼에도 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은 손자를 돌보는 대신 복지관, 평생 교육원 등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노년의 남은 생을 보다 알차고 보람 있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일게다. 또한 노후에도 자신의 자아실현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 탓이랄까.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하여도 대부분 할머니들이 손자를 돌봐 주곤 했다. 물론 당시는 대가족인 집들이 다수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어느덧 서구 문명의 물결로 핵가족화 되며 우리네 삶에도 많은 변화가 일었다. 무엇보다 부모들과 함께 생활 할 수 없는 상황이 그것이다. 여러 요인 중 첫 번째 조건으론 주거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아파트는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없는 가옥 구조다. 예전엔 주택에 사랑채가 있었다. 마루도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는 고층일뿐더러 비좁은 공간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에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
낙엽이 쌓인 길을 간다. 비단이불을 깔아 놓은 듯 형형색색 곱고도 황홀한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초록 일색이던 나뭇잎들이 때깔 곱게 물든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떨어진 잎새마다 인생의 말년을 보는 듯 경건해진다. 늦가을 정취가 오늘따라 마음을 홀린다. 고운 잎 하나 주워 그리운 이에게 연서라도 띄워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무심코 우편함을 열어보니 관제엽서가 있다. 구순을 바라보는 은사님께서 보내주신 엽서다. 일전에 펴낸 나의 수필집에 대한 격려와 축하의 글이 적혀있다. 순간 고맙고도 반갑기 그지없다. 노 은사님은 중학교 때 국어를 가르쳐주신 스승이시다. 까맣게 잊고 산 세월이 오 십여 년인데 문학을 지도하신 교수님을 뵈러 간 자리에 함께 계셨다. 무명한 제자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이라고 주시는데 그간 찾아뵙지 못한 자괴감에 민망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이후에 축하엽서를 보내주시다니 가슴이 뭉클하다. 반백 년을 지나 선생님의 손글씨를 접하니 한번 스승은 영원하다는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숙연하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어느새 미수를 지난 연로하신 선생님 앞에 옛날의 열정은 사라지고 왜소한 노구가 착잡하기만 하다. 하루빨리 답장을 보내 드려야…
스포츠는 정치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한다지만 실상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스포츠가 비정치적일 수는 있으나 탈정치적 이기는 어렵다.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나 단체 팀이 국제대회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었을 때 스포츠의 국위선양, 국민화합, 사회통합 기능을 이야기 하는데 이는 정치 영역과 무관하지 않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정치와 무관하게 순수한 스포츠 정신만으로 유치되고 진행되지는 않는다. 비정치와 탈정치 사이라고 할까. 어쨌거나 드디어 월드컵이 시작됐다. *** 비정치와 탈정치 사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일머니로 부자 나라가 된 카타르는 한국 등 6개 유치 신청국을 따돌리고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자 황량한 사막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여 경기장을 지으며 월드컵 준비를 마쳤다. 카타르 월드컵은 많은 논란 속에 진행되는 대회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FIFA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카타르가 선정되었다는 논란을 비롯해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적게는 6천700명에서 많게는 1만5천여 명까지 월드컵 경기장 건설 도중 사망했다는 주장(지난 10년 간 카타르에서 사망한 외국인
[충북일보] 지난해 기준 매출 1천억 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이 739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기준 633곳보다 106개사가 증가했다.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 21일 '2021년도 기준 벤처천억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988년 벤처확인제도 시행 이후 한 번이라도 벤처 확인을 받은 12만 2천394개사였다. 108개사는 이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충북도내에서 매출액 1천억 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은 40곳이다. 총 매출액은 9조 원이다. 이중 신규 벤처 천억기업은 7개, 가젤형 벤처 천억기업은 4곳이다. 가젤형 벤처 천억기업은 3년 연속으로 20% 이상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인 기업을 의미한다. 하지만 충북 소재 벤처기업의 전국 점유율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벤처기업은 모두 3만 5천950개다. 이 가운데 충북은 902개로 점유율 2.5%다. 지난 2020년 점유율은 2.9%였다. 2021년엔 이보다 0.2%p 떨어진 2.7%였다. 벤처기업 수 역시 2020년 1천138개에서 2021년 1천35개로 103개가 줄었다. 반면 수도권의
재수생이 30%에 육박하는 올해 수능은 유난히도 춥지 않았다. 입학하면서부터 비대면 수업하느라 수학여행을 못 간 이들도 어김없이 수학능력시험은 봤다. 언젠가 초등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었다. "수학능력시험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수학여행은 수학과 상관이 없지 않나요·" 김광석의 솔로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아날로그 테이프에 녹음된 것은 1992년이다. 정인은 14년 후에 자신의 디지털 음원과 합성한다. 김광석과 음역대도 달랐고 음색은 얼핏 보기에도 조화롭지 않았다. 동시에 부르는 느낌을 갖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리코더 이중주와 달리 목소리 듀엣은 학생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동요의 아랫성부와 윗성부를 따로 부른 후 합성하면, CG를 활용한 영화처럼 멋진 듀엣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수학(修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연주되는 학력과 인성의 이중주는 비동시적 합성 연주였다. 교육학 문외한들이 객관적 상대평가 능력만을 학력이라고 규정할 때, 인성(人性)이 처박혀 있던 쓰레기통에는 미래학력도 함께 있었다. 누구도 학력과 인성을 비동시적으로 교육하자고 주장하지 않았지만, 학력이 논란이 될 때는 인성이 없었고 인성을 강화할 때는 학력이 없었
해마다 단풍이 최고조에 이를 때면 나는 연풍새재로 간다. 누구랑 같이 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 혼자 간다. 조령산휴양림 입구에서 부터 시작하는 단풍길은 천천히 걸어 한 시간이다. 바닥은 문경새재길처럼 고운 모래 다져진 길은 아니지만 굽이굽이 아기자기한 길이다. 노오란 갈빛 나는 참나무 단풍이 배경되어 불타는 핏빛 단풍이 압권이다. 길게 들어오는 아침햇살을 받아 빨간 단풍이 숨도 못 쉬게 다가온다. 나는 이 빨강을 대하면 저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지나칠 수 없는 자리, 저 붉은 물은 내 몸속으로 들어와 단숨에 나를 붉게 염색해 버린다. 노랑색은 몸을 편하게 나른하게 물들이지만 빨강은 그 중에서도 핏빛 빨강에 온 몸이 뜨거워진다. 단풍은 내 발을 땅에 붙잡아 놓고 자기의 타는 가슴을 실컷 들이마시라지만 순간의 절정이랄까 숨이 일순 탁 멎어버리는 묘한 환희를 맛보는 것이다. 연풍새재길은 옛날 많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넘나들었다. 영주의 죽령을 넘으면 대나무처럼 미끄러지고 영동의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에 낙엽처럼 시험에 떨어진다 하여 문경새재에 올라 연풍새재를 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 온다. 작년 겨울 끝자락에 찾았던 연풍새재의 감흥을…
북한은 왜 핵에 집착하는 걸까? 만약 핵을 포기했다면 지금처럼 고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남한으로부터 적잖은 지원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 일본으로부터도 상당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고, 상당한 경제발전도 이룩했을 것이다. 이렇게 편한 길을 외면하고 핵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6·25의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미군만 개입하지 않았으면 적화 통일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던 전세가 거꾸로 변해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원수이고, 복수하는 방법은 핵뿐이라고 결심했던 것이다. 실제로 핵을 거의 완성한 요즘은 미국도 겁내지 않는다. 미군의 항공모함이 한국군과 훈련하고 있는데도 미사일을 쏠 정도로 대범해졌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한 이상, 미국도 핵전쟁을 각오하면서까지 한국을 돕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북한은 핵 완성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핵을 갖지 못한 대신 경제적인 풍요를 이룩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고 온갖 고통을 감수하는 선택을 했을 때, 한국은 경제발전을 택했다. 왜 그랬을까? 안
과거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경로효친사상을 토대로 어버이를 공경하며 떠받고 그 마음을 이웃 노인에게까지 확대하는 유교적 문화가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도 그 정신을 이어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하고 경로효친의 미풍양속을 이어가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과연 노인공경의 미풍양속이 잘 계승되고 있는가?, 과연 장수가 축복으로 여겨지는 사회인가?라는 질문에는 의문을 품게 된다. 단양군의 경우 노년층이 총인구의 32.8%를 차지하며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다. 노인 인구가 증가할수록 생산인구의 부담은 증가하며 이는 부양 문제와 세대 간 갈등 문제로 번진다. 더욱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생활고와 고독사 등의 노인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현대사회에서 대책 없는 장수는 이제 무조건적 축복이 아니다. 기대수명보다 빠른 한국의 통상적 은퇴 시기는 노년층의 생계를 위협하며 준비 없는 노후는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받는다. 장수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인들은 마냥 경로효친의 미풍양속만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평균수명의 증가로 '정년 연장'이 우리 사회에서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으
산그늘 김은숙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산그늘 속에는 바위틈으로 날아간 산 꿩의 울음이 있다 새들 푸른 영혼이 있다 그늘은 빛이 남긴 빛깔 그늘로 짠 커튼 뒤에서 돌들이 은밀히 태어나고 햇빛의 기억을 하얗게 지닌 바위들 내일의 따뜻한 예언 하나 데우고 있다
[충북일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 양상이다. 올해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19일 첫 발생했다. 이후 지난 19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 가금농장에서 18건이 확인됐다. 지역별 확진 사례는 충북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발생 건수의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경기 3건, 경북 2건, 강원·전북·전남·충남 각 1건 등이다. 21일 현재 충북에서만 78만8천여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올가을 발생한 AI는 특별한 패턴이 없다. 산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논·밭과 가금농장을 오가는 들쥐를 퇴치키로 결정했다. AI 바이러스 매개체가 들쥐일 수 있다고 판단해 결정한 사업이다. 일명 '들쥐 소탕 작전'이다. 충북도는 가금농장마다 쥐덫을 놓고, 야생동물 접근을 막는 생석회를 추가 배포토록 했다. 이번 AI는 통상 운반 차량이나 사료 분뇨 차량 등을 통해 인근 농장으로 번지는 '수평전파' 양상과 다르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26일 진천 육용오리 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했다. 그 후 지난 9일까지 미호강 양쪽에 위치한 청주 오창과 북이 농장 5곳에서 이어 발생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오창에서 27㎞ 떨어진 청
아파트 둘레 벽돌담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 이파리에 짙은 가을이 내려앉았다. 금요시장을 보고 도서관 정문을 들어서려 할 때였다. 갑자기 "꺄르르"하는 청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차를 하고 돌아서니, 도서관 출입문 앞 계단에 머리가 하얀 할머니와 대 여섯 살 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계단 오르기 게임을 하고 있는 중 이었다. 주먹 쥔 손을 내고 보자기를 펼치며 가위도 낸다. 할머니가 이기면 시무룩하던 손자가 자신이 이겼다 싶으면 금세 자지러질 듯한 웃음꽃을 피웠다. 조용한 도서관에서 듣는 해맑은 어린이의 웃음소리는 듣는 이도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지인과 점심 약속시간까지는 두어 시간이 남아 있어서 들린 도서관이다. 젊은 날 쫒기는 마음으로 왔던 도서관, 지천명의 나이에 만학도로서 향학의 불을 원 없이 태워 보았고, 때로 집에서 미처 읽지 못한 묵은 신문을 가방 속에 담아 와서 보기도 했다. 쾌적한 공기와 사철 알맞은 온도, 서고에서 나오는 지식의 향기를 맡다보면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희열감이 차올랐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책을 읽다보면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인생을 발견하기도 했다. 삶의 진실을 배우며 내면에 있
요즘, 중학교 2학년 14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는 애가 탑니다. 아이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대답하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엄마는 아이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오랜 시간 대화도 나눠봤지만 답을 찾지 못해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함께 여행까지 가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일처럼 아이의 꿈을 찾아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꿈을 찾게 되면 혹여나 성적이 걸림돌이 될까봐 유능하다는 과외 선생님을 물색해 과외까지 시작했습니다. 과외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엄마는 우연히 과외 선생님과 아이의 대화 내용을 엿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너는 장차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망설이던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미술을 하고 싶어졌어요." 엄마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드디어 아이가 꿈을 찾았구나 싶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어진 선생님의 이야기에 맥이 풀리고 말았답니다. "너, 늦었어. 미술을 공부하기엔 이미 늦은 나이야. 지금부터 미술 공부해서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워. 그러니까 시간이 나면 그때 가서 미술을 해." 다음날, 아이가 엄마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여행을 즐긴다. 한때는 산이 좋아 산에 자주 간 적이 있다. 산에 가는 것이 싫증 나면, 바다(물)를 찾았다. 또 그게 싫증 나면 국외로 눈을 돌리기도 하였다. 여행을 통해 얻은 여러 가지 장면과 기억들은 나의 삶에 활력소가 되었고 한동안 긴 여운으로 남아 있곤 하였다. 함께 다녀온 사람들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상황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이는 여행에서 이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데, 다른 이는 다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여러 명이 같은 곳을 가도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의 차이로 각기 다른 경험 체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사람들은 대부분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이것은 가끔 상대방과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제가 언제 그런 이야기를 했나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요?" 각자의 관심과 주의가 다름에서 발생하는 현상일 것이다. 감각 기관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작용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 '지각 심리학'이다. 지각 심리학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어
이태원의 눈물 원상규 충북시인협회 이사 슬픔은 꽃다움 들을 부둥켜안고 진혼곡을 부는데 나팔수들은 압사기를 들고 어설픈 나발을 불고 있다 앳된 영혼들 恨 응어리 어깨띠를 두르고 기침에 재채기를 해대며 하늘계단 빡빡하게 오르고 있다 하늘나라도 눈물바다다
[충북일보] 충청권이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충북 등 4개 시·도의 유치 노력 결과다. 성공대회를 위해 알차게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중요하다. 진정한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 김 지사의 리더십 시험대 김영환 충북지사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 계획 변경을 시사했다. 개회식과 폐회식, 경기장 신축 계획 등에 대한 원점 재검토 의사를 피력했다. 조직위원회가 구성되면 다시 논의 할 생각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다.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충북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충북의 역할이 뒤쳐져선 안 된다. 김 지사는 3개 광역단체장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날 요량이다. 그때마다 대회 유치와 현안을 조율해나갈 계획이다. 개·폐회식은 스포츠 경기대회의 꽃이다. 그런데 기존 계획서엔 충북에서 개회식도 폐회식도 열리지 않는다. 개회식은 대전에서,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충북의 들러리 전락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경기장 신축계획도 원점서 재검토키로 했다. 현재 청주지역의 경기장은 국제 규격 등에 맞지 않는다. 재검토가 맞다. 먼저 종합스타디움 등과 관련해 청주시장과 충북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게…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김치일 것이다. 매년 11월부터 12월까지 김치의 계절 즉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면지역은 마을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김장을 담그는 풍속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김장 또한 1년 농사의 한 부분이다. 맛있는 김장을 함께 담그면서 그동안 못다 한 담소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나눔행사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이다. 그러나, 김장철이면 김장을 먹을 설렘과 동시에 우리는 어마어마한 환경문제와 직면한다. 바로 김장쓰레기 때문이다. 김장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의 일종이다. 김장철에는 배추, 무, 쪽파, 대파 등을 김장재료로 손질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해진 배추 겉잎이나 각종 채소들의 부산물이 발생해 음식물 쓰레기로 직결된다. 또한, 김장 담그기 위해 사용하는 비닐 또한 사용하고 나면 쓰레기가 된다. 그러면 김장쓰레기는 어떻게 배출해야 할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장 채소류 잔재물은 5~10㎝ 크기로 잘게 썰어 전용용기에 담아 수거구역별 지정날짜에 배출하면 된다. 김장 채소류 잔재물을 잘게 썰어 내용물이 보일 수 있는 투명비닐봉지에 담아 음식물쓰레기 전용
[충북일보] 내년 1월 1일부터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인구특별법)'과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고향세법)'이 시행된다. 더불어 새로운 인구개념으로 '생활인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지방소멸 대응 차원에서 이 개념을 도입·활용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새로운 인구개념인 생활인구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다룬 '이슈와 논점(2013호)'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현행 주민등록제도에서 생활인구가 도입되면서 정책 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시행착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인구란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통근·통학·관광·휴양·업무·정기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특정 지역을 방문해 체류하는 체류인구를 포함한다.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인구는 행정적 목적에 의해 도입된 제도다. 법령에 따른 신고 의무 때문에 정부가 월별 집계, 보고통계 등을 통해 비교적 정확한 집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체류인구는 다르다. 아직 합의된 구체적인 정의가 없다. 인구는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행정적·정책적 결정을 할 때…
청주시청 본관 철거·존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의 청주시청 청사는 일본 와세다대 부속공고 건축과를 수료한 건축가의 설계로 1965년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립됐다. 1983년 업무 공간 부족으로 지상 4층을 증축해 사용해 오다 최근 신청사 건립을 위해 비워둔 상태다. 청주시는 2014년 7월 1일 68년 만에 헌정사상 최초로 주민의견을 수렴해 청원군과 통합했다. 통합시 청사는 새로운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상생발전을 위해 현재의 위치로 결정됐다. 청주시는 앞으로 인구와 공무원 증가, 시민서비스 확대 등 사무실 수요증가를 예상해 청사를 신축키로 하고 인근 청주병원과 청석예식장 부지 등을 매입했다. 문화재청은 통합신청사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2015년 근현대 공공시설 문화재등록 대상에 청주시청 본관을 포함시키고 청주시에 문화재등록 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청주시 청사는 2017년 '이것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도 '올해의 꼭 지켜야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2018년 청사건립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본관철거를 결정하면 직권등록 하겠다"고 발언해 3차 회의에서 청주시 청사존치를 만장일치로…
함덕의 해변에서 김기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수많은 보석들 비취, 에머럴드, 사파이어... 점점 짙어지는 그라데이션의 향연! 아! 물이 점점 빠지기 시작한다 밀물 때 감추어졌던 바닥의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하네 흉칙스런 시커먼 화산석들 그토록 화려했던 겉포장은 어디로 갔나? 그러나 슬퍼하지 말아라 지금이야말로 치유의 시간 내가 치유 받았던 은총의 순간들도 나의 민낯이 먼저 드러났었단다 짙어가는 가을 함덕의 해변가에서 바다와 나의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온통 나라가 혼란스럽고 사건·사고로 시민들의 마음이 우울한 가을이다. 축제는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를 뜻한다. 강원 특별자치도 출범(23.6)에 이어 전북 특별자치도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시티에 대한 논의는 부을경으로부터 파기 수준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던 차에, 달걀로 바위 치기라 평가를 받던 2027 하계 세계 대학 경기대회 유치전은 충청권 4개 시도로 개최지가 결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4개 시도가 공동유치한 U 대회는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을 향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종 공통 현안에서 협력을 강화해 온 4개 시도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지방정부 공동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체육시설과 국제 인지도 측면에서 충청권을 크게 앞서있던 미국(노스캐롤라이나)을 손쉽게 따돌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에서 개최된 3번의 대회 경험과 4개 시도가 제안한 대회 운영계획에 대한 U 대회 집행부의 믿음의 결과라 생각된다. 이러한 노력 또한 충청권이 하나가 돼서 이룬 쾌거이기에 충청권 메가시티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U 대회의 유치는 충청권에서 처음 개최되는 국제종합경기대회라는 의미와 더불어
지난여름 허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겪은 후, 몇 달이 지났지만 다치기 전처럼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금만 무리를 해도 허리가 아프기 일쑤니 단순한 일상생활 이외에 짐을 들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움직임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꼼짝없이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타의로 게을러진다. 모든 일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 내심 답답하여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리가 아프고 나서부터 세상에 도태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한 심정이 앞서 현실에 수긍하고 만다. 심하게 다치거나 신체적 아픔을 겪어본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반대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존경과 경외심으로 감동 벅찬 뭉클함을 느낀다. 삶에 대한 의지와 강인한 정신력이 탑재되지 않은 이상 매우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신체의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은 '희망'이라는 신이 정성스레 빚어낸 극도의 아름다운 선물을 부여받은 것과 같다. 나의 경우, 조금 불편하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안함에 할 수 있는 일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다. 허리가 아프기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혼자만의 위안에 커
빅토르 위고는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다고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곧 자기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또는 말로 하지 않아도 자신의 속마음을 노래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말이다. 즉 한 마디의 노랫말에 담긴 의미는 백 마디 말보다 효과가 크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한히 애쓰고 노력하는 모양이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흥 많은 민족으로 알려져 왔다.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에 우리 민족을 일컬어 '노래와 춤을 좋아하다보니 밤이면 남자와 여자가 무리지어 노는데 귀천이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라 시대 처용이 아내를 빼앗은 역신을 쫓기 위해 부른 처용가는 서울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도다. 둘은 나의 것이었고 둘은 누구의 것인가 본래 내 것이었는데 빼앗긴 것을 어찌 할꼬 하며 탄식의 노래를 불렀다니 참 서럽고도 아름다운 노래다. 이렇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일상생활 속의 희로애락을 노래로 표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전국으로 영업적인 노래방이 생기기 시작되었다. 그 후 남녀
[충북일보] 윤리 실천의 선봉에 있어야 할 공무원들의 일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공무원에 이어 청주시 공무원까지 다수의 공무원과 군인들의 성매매 행위가 적발됐다. 청주시 율량동의 한 불법마사지 업소에서 확인된 성매매 공무원만 37명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이 업소를 방문한 500여 명 중 1차로 150명, 2차로 330여명의 신원을 확보했다. 추가 확인된 인원 중 공무원은 교육직 5명, 국가·지방직 5명, 군무원 포함 직업군인 13명 등 23명이다. 앞서 1차 조사에서 확인된 14명의 공무원까지 합하면 모두 37명이다. 성매매는 한 마디로 성을 사고파는 범죄다. 성매매 처벌 정책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현행 대한민국 성매매처벌법은 성을 산 사람도, 성을 판 사람도 모두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아동·청소년 성매매의 경우 더 강력하다. 적용되는 법률 자체가 달라진다. 성매매처벌법 대신 청소년성보호법 규정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 성인 간 성매매에 비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아동·청소년의 성을 산 경우에만 처벌 대상이 된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자작나무 황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종이처럼 하얗고 하얗게 벗겨지니 오랫동안 썩지 않아 사랑의 글귀를 깊이 새겨 아름드리 백옥 같은 빛나는 자태 초봄에 연녹색 잎이 피어날 때 하얀 나무줄기 더없이 맑아 곧게 뻗은 껍질에 불을 붙여도 멀리서도 뽀얀 속살 하얀 나무줄기 더없이 맑아 나는 나의 손때를 묻어 보낸다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