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 안이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매우 혼란을 겪고 있다. 민초들의 인지 정도로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정도가 미미한 상태의 질병으로 알 뿐이다. 물론 우리 국민 모두가 마음을 다해 더 이상 그 질병이 번지 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다. 6월 초 백두산 관광 차 중국에 갔었다. 연변지역 두 곳에서 숙박을 했는데 그곳 텔레비전에 우리 KBS 1, 2 방송이 실시간으로 방영되고 있었다. 우리 교포인 안내자 역시 한국방송을 통해 알았다며 한국에 괴 질병이 정말 대단하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하자니 그가 속인다고 할 것 같고, 딱히 실정을 말하자니 실제 보거나 겪은 것도 없었기에 그저 난처할 뿐이었다. 근간 한국 역사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12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서부 '하버드 웨스트레이크(Harvard Westlake)'고교의 교사 '래리 클라인'씨 일행(18명)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한국방문을 망설였는데, 한국 정부가 여행객 입국을 금하지 않은 점을 믿고 오기를 잘했다고 말했단다. 분명한 점은 우리나라 실정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의학 전문인들일지라도 이번 사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느닷없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인 가뭄으로 전국이 바짝 말라가고 있다. 특히나 대청댐 유역은 2014년에는 예년대비 약 83%의 비가 내렸으며, 2015년에도 약 195㎜의 강수량을 기록하여 예년대비 약 66% 수준에그쳤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가뭄지수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은 가뭄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향후에도 큰 비소식이 없기에 앞으로도 이러한 가뭄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가뭄상황에서도 대청댐유역은 과학적 물 관리를 기반으로 탄력적 용수공급과 지속적인 물 확보 노력으로 저수율 41.5%(예년 37.2%)를 확보하여 예년보다 4.3% 높게 유지하고 있으며, 확보된 물은 대청댐 하류지역 용수공급으로 가뭄해갈에 일조하고 있다.다만, 현재의 가뭄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에, 언제까지나 낙관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기후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리도 기후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기에,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지 않도록 대응태세를갖출 필요가 있다.가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물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시기와 장소에 따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그 환하던 봄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 뒤를 바짝 쫓아온 6월은 가뭄과 함께 중동호흡기바이러스인 메르스가 온 나라를 기진맥진 하게 만들고 있다. 소문은 흉흉하고 인심도 사나와 졌으며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비는 내리지 않아 목 타는 여름은 계속되고 있다. 메르스의 여파로 대부분의 행사일정은 취소되었고 거리는 한적하기만 하다. 거리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안한 얼굴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전염병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고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전염병이 발생 될 때마다 무력해 질 수 밖에 없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 질병 때문만이 아니라 갑자기 일어나는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피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며칠 사이에 지인이 운명을 달리 하였고 또 한사람은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 이 세상을 하직한 사람이 꽤 많다. 아직은 죽기엔 아까운 나이인데 말이다. 그럼 죽어도 아깝지 않은 나이가 언제 일까? 생각해본다. 인생의 오월을 지나 신록의 계절과 태양의 계절을 지나 낙엽 지는…
"저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할 중요한 사항이 참 많았습니다. 쉽게 결정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결정은 확실히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저의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 뮤리엘은 저와 함께 있으면 기뻐했고 함께 있지 않으면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없으면 두려워했습니다. 공포에 질렸고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저만 있으면 기쁘고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이젠 아내와 24시간 있어야합니다. 결혼식에서 저는 약속했습니다.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항상 지켜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약속을 지키는 남자가 되려합니다. 제 아내는 40년간 오늘날의 제가 있도록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이제 제가 아내를 위해 희생할 차례입니다. 저는 앞으로 40년을 돌본다 해도 여전히 빚진 자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내를 돌보는 것이 의무가 아닌 특권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내를 돌보는 일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저에게 아내는 더없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신실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에 결혼하여 아내 뮤리엘과 함께 일본에서 12년간의 선교사역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소재한 콜롬비아대학교 총
다시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네 번째로 밟은 중국 땅입니다. 천안문과 자금성·만리장성을 돌아보며 그 규모의 거대함에 혀를 내둘렀던 북경 일원의 관광이 그 첫 번째였고, 낙후된 화장실이며 초라한 시골 마을을 보며 아직은 빈부격차가 심한 중국의 현실을 목도한 백두산 관광이 그 두 번째였으며, 당나라와 신라·일본을 이으며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의 유적지를 돌아본 산동 반도의 관광이 그 세 번째였고, 이번에 다녀온 장가계 여행이 그 네 번째가 되는 셈입니다. 이번 여행은 지난 2월 새로 가족이 된 며늘아기가 고맙게도 시부모와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자 마련한 기특한 자리였습니다. 때문에 아들 부부와 함께 연간 3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는다는 비경을 큰 즐거움을 가지고 4박 6일 동안 돌아보았습니다. 원래 계획된 일정은 3박 5일이었으나 귀국하는 날 인천공항의 사정이 나빠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이 하루를 더 머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중국을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들이 지닌 천연자원의 거대함과 그 자원의 활용을 위해 그들이 퍼붓는 미련한 노력(?)입니다. 장가계 관광의 중심축인 천문산 관광을 위해, 천 길 낭떠러지를 굽이굽이 감돌아 오르
[충북일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더 확산되고 있다. 특히 SNS 유포 속도가 빠르다. 확진자의 개인 신상을 유포하거나 확인 안 된 사실 유포로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진천지역 사례도 대표적이다. 일부 주민들이 정상적인 주민에 대해 "메르스 환자일수 있다"고 근거 없는 낭설을 퍼트려 지역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 같은 헛소문이 지역에 급속도로 확산 되면서 지역경제 마저 마비시킬 위세다.의심 증상을 보였던 주민들은 지역에서 아주 '나쁜 사람' 취급을 당하고 있다. 건강한 정상 판정을 받고도 사회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 업무는 물론 가족과 외출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다. 유언비어의 전달과 확산에는 특정 회로가 존재한다. 유언비어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구성된다. 물론 발생과 전달과정에서 보도, 설명, 신념, 의견과 같은 주관적 성격을 띤다. 하지만 그대로 수용되지는 않는다. 많은 경우 거부되고 폐기되기도 한다.메르스와 관련한 유언비어는 여전히 많다. 그만큼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가 전파되는 가장 큰 책임은 속 시원하게 궁금증을
[충북일보] 국내 항공 MRO(유지·수리·정비) 사업단지 유치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사업방식 변경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1월 MRO 산업단지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항공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충북이 제일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뒤이어 경남이 따라왔다. 충북은 청주국제공항 등 유리한 입지조건을 내세웠다. 경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무기로 유치전에 나섰다. 그런데 지난 주 열린 '청주에어로폴리스 지구 항공정비산업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장우철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다. MRO사업 방식의 변화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발언이다. 장 과장은 MRO 조성사업이 청주공항 중심의 민·관 합작형태와 순수 민간사업 등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경남도를 사업파트너로 결정한 것이 되레 충북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엿보게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충북이 MRO 산업단지 유치전을 벌이는 이유는 명료하다. MRO 수요가 향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MRO 수요는 연간 약 2조5천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년 뒤에는 항공산업 성장과 함께 4조2천억 원 수준으로 커질 것
어느 숲 속에 고약한 욕심쟁이 늑대가 살았다. 늑대는 힘이 약한 동물들에게 재물을 빌려주고 몇 배로 돌려받았다. 만약 재물을 갚지 못하면 빼앗아 가는 것은 물론 가족들을 팔아넘겼다. 숲은 몇 년째 가뭄이 들어 동물들은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동물들은 늑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 늑대가 대답했다. "니들을 무얼 믿고 도와줘?" 그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하늘이 노인으로 변해 나타났다. "그러지 말구 조금만 도와주시죠?" 늑대가 대답했다. "당신 뭐야? 당장 꺼져!" 노인이 말했다. "당신도 어렵던 때가 없었소?" 늑대에게도 춥고 굶주림에 외로이 떠도는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옛날에 있었던 일들을 원망과 분노로 동물들에게 돌려주려고 했다. 노인은 다시 늑대를 찾아가 황금을 보여주자 늑대는 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노인이 말했다. "당신이 나와 약속을 지킨다면 당신이 갖고 있는 황금보다 더 많은 황금을 주겠소" 늑대가 대답했다. "정말이요? 약속이 뭐요?" 노인이 말했다. "내가 갖고 있는 황금을 동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는 일이요" 늑대가 대답했다. "좋소. 그런데 당신이 직접 주지 않고 왜 나한테 시키는 거요?" 노
요즘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변화하면서 철새들이 계절이 바뀌어도 돌아가지 않고 정착해 텃새가 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현대사회의 일상화가 되어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으로 강수량 및 호우일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며, '한반도 미래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은 지속적으로 심화되어 국지성 호우 등 극한기후 현상이 증가하여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국가는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수행하여 국가하천에 대한 정비를 완료하였다. 비록 국가하천 위주의 재해예방에 집중해왔으나, 지속적인 관리에 따라 국가하천 주변의 물 재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소규모 지류 하천의 상황은 다르다. 최근 자연 재난의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태풍 및 집중호우 등 수재해에 집중되고 있고 피해 대부분은 지자체 관할 중·소규모 하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하천의 공간적 활용을 위해 고수부지에 주자창 및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 지류 하천의 홍수 발생시 그 피해가 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좀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시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도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간 듯하다. 메르스가 2~3개월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이런 상황에서 한 충북도의원은 '종식'에 대비하자고 주장했다.메르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말라가는 농작물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격리자, 가족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 환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게 우리의 현실이다.물론 지역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구제역, 메르스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때문에 이미 지자체는 각종 지원 등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충북도 역시 지역경제활성화 대책회의를 열었고, 중소기업·관광업계를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여기에 새누리당 윤은희(비례) 의원은 너무 앞서 나갔다. 그리고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윤 의원은 이날 도의회 단상에 메르스 종식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윤 의원은 "다행스럽게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국민의 협조 속에 평택성모병원에서 시작된 1차 유행이 종식됐다"고
높은 급여에 국가가 보증하는 기업인 공기업은 경기에 좌지우지 되지 않아 신의 직장이라 불린다. 5곳 중 1곳이 적자를 내는데도 책임지는 일은 없고 연봉은 억대를 넘어서며 각종 보너스도 넉넉하여 모두가 선망하는 곳이다.그들은 기업성과에 관심이 없다. 잘돼도 못돼도 자신의 지위에는 문제가 없고 급여가 나오지 않을 걱정들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웬만해서는 해고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책임질 일은 없고 예산은 모자르지 않게 해마다 주어지니 돈을 물쓰듯 써서 마치 누가 더 많이 쓰는가를 경쟁하는 듯 보인다. 이러다 보니 이러한 기업의 수장의 자리는 알짜 중의 알짜이다. 보다 못한 정부는 공기업들의 경영실적을 평가하여 최하 등급의 기업의 장을 해임을 결정했다. 리더십의 부족, 경영실적의 미달 등의 이유로 기관의 장을 해임한다하여 이제부턴 뭔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졌다. 그런데 그 해임이라는 것이 본래 임기의 한달전, 두달전에 해임을 한다니 그냥 둬도 한두달 후에 그만둘 사장을 굳이 해임하며 절차만 복잡하게 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어자피 임기 내에 본인의 실리는 모두 채웠고 한달 일찍 그만둔들 기관장 본인들에게 어떠한 패널티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오는 7월 1일이면 '세종시'가 생긴 지 3년을 맞는다. '세상(世 )의 으뜸(宗)'이란 뜻을 갖는 이 도시는 한 쪽으로 너무 쏠린 대한민국의 무게 중심을 바로잡아야 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전국 면적의 11.8%밖에 안 되는 수도권 3개 시도에 인구의 49.4%가 모여 사는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이 땅에는 '서울 지상주의자'가 너무 많다. 대한민국을 '서울과 비서울'이란 이분법으로 나누는 사람들 말이다. 이들에게 서울 이외 지역은 부산도,광주도 모두 시골이다. 세종시가 광역지자체로 출범한 지 3년이 된 현재도,국내 최고 명문 중 하나에 속하는 대학의 세종캠퍼스 학생들이 주고받는 우편물에서 '충청남도 세종시'란 표현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컴퓨터 용어에서 폴더를 파일과 혼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세종시 남쪽에는 2030년 마무리 예정으로 지난 2007년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목표 인구가 50만명으로,21세기에 들어서는 지구 상 신도시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신도시가 생겨나면서 세종시에서는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허허벌판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정부청사가 준공되면서 대한민국 전체 중앙부처
[충북일보] 최근 신문과 방송, 주요 포털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메르스다. 거리에든 직장에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아졌다. 공공장소에서 헛기침을 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 메르스 공포의 확산 정도를 알려주는 지표들이다. 경제도 상당 부분 위축되고 있다. 산업현장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점차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문화·여가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광, 유통, 서비스 산업 등의 경우 매출 급감으로 그대로 고사할 형편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관련 산업이 또 한 번 신음하고 있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내 산업 현장에도 메르스 경보령이 떨어졌다. 가장 많은 산업인력(2만7천300명)이 밀집해 있는 청주산업단지의 방역 수준은 웬만한 공공기관과 군 부대를 능가한다. 7천명이 근무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지난 8일부터 모든 건물 입구마다 공항 등에서 쓰이는 최첨단 열감지기를 설치, 왕래자의 발열 여부를 체크 중이다. 이보다 앞선 이달 초부터는 체육관, 헬스장, 수영장 등 직원 부대시설의 이용도 일시 폐쇄했다. 5천명이 근무 중인 LG화학 청주·오창공장을 비롯한 도내 모든 LG계열사도 열감지기와 손 세정
[충북일보] 메르스 자가 격리자들의 무단이탈이 잦아지면서 방역당국과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답답하다거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다 등 이유도 다양하다.충북에서도 자가 격리자들의 무단이탈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7일엔 제천에서, 14일엔 영동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충북 전체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신속하게 격리하고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충북지방경찰청과 12개 경찰서에 각각 꾸려지는 신속대응팀은 팀당 13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런 일탈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야 자가 격리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르스에 대한 허술한 대응 자세는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자가 격리자들의 무단 자택이탈은 대표적인 사례다. 나만은 괜찮겠거니 하며 무의식중에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는 셈이다. 격리조치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몇 사람의 무분별한 처신으로 사회 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 모두가 서로 잠재적 감염자라는 위기감을 갖고 퇴치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보건당국의 초동대응 실패에 대형병원들의 안이한 대응으로 인한 참담함은 이미 경험했다. 이제 그…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기반한 부동산자산유지관리는 부동산자산을 운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통하여 새로운 개념의 부가 창출이 가능한 시대로 변화하였다. 도시화 현상, 교통의 발달, 다양한 기능의 건물 등은 부동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현대시대의 부동산은 건축토목기술 및 첨단 기계설비의 발전, 네트워크 시설의 첨단화 등으로 일반인이 다루기에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property)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과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고 부동산자산의 기능유지와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부동산자산관리비용에 대한 지출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부동산자산유지관리를 위한 지출계획은 부동산자산의 관리, 운영에 필요한 총지출의 흐름을 사전에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하여 효율적으로 부동산 자산관리를 수행하기 위하여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부동산자산관리에는 여러 지출항목들이 있다. 지출항목으로는 인건비, 일반관리비, 건물관리비, 위탁관리수수료(위탁관리일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단 운영비(구분소유자로 구성된 집합건
사계절 중 봄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 같다. 엊그제 봄꽃을 보며 즐거워했었는데 벌써 여름이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산과 들의 정경도 짙은 청록으로 일색이고 좁은 조종석에는 벌써 후텁지근한 땀 냄새가 느껴진다. 빠른 것은 비행기라고 하지만 계절의 속도를 어찌 따를 수 있을까. 어릴 적엔 무엇이든 빠른 것이 좋은 줄 알았다. 초등학교 시절 달리기에서 일등을 한 번 해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적이 있다. 빨리 자라서 남들보다 먼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것도 비행기의 속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오토바이처럼 빠른 속도의 스릴을 즐기려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남들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을 뿐이다. 속도에 관한한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민은 없을 것 같다. '빨리빨리'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배어있어 무엇이든 느린 꼴은 속 터져서 못 참는다. 왜 빨라야하는지, 빠르면 어떤 점이 좋은지 따져보지도 않는다. 유행이란 것은 일반 대중들이 쫓아가기엔 너무 빨라서 늘 숨차게 만든다. 어느 경제학자 말로는 우리나라가 전쟁이후 빛나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배경에는 속도에 대한 집착이 큰 역할을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입력하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딸에게 "우리 딸 뭐 좋은 일 있나 봐?" 하고 물으니 "응. 친구 칭찬의 글 올리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슬쩍 딸 옆에 다가앉아 무슨 칭찬을 하고 있는지 읽어보았다. "저는 친구 가빈이를 칭찬합니다. 가빈이는 제가 우유급식 당번 할 때 우유급식을 함께 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급식소에서 우리 반까지 올 때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가빈아! 정말 고마워. 너 때문에 오늘 내 팔이 덜 아팠어. 다음에 네가 당번할 때 내가 꼭 같이 들어줄게." 학교에서 운영하는 '칭찬글방'에 글을 등록하고 무언가 내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뿌듯해 하며 행복해 하는 딸을 지켜보며 누군가를 칭찬한다는 건 칭찬받는 것 못지않게 기분 좋은 일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상당구청에도 '청렴·친절 100도 만들기 칭찬릴레이'가 있다. 상당구의 청렴 정책 중 하나로 칭찬받은 직원이 그 다음 직원을 칭찬하며 이어나가는 청렴·친절 직원 온라인(on-line) 소통창구가 그것이다. 칭찬을 받을 때마다 청렴·친절의 온도는 2도씩 상승하며 100℃를 향해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월4일 청렴·친절의 온도를 보니…
난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 중등학교와 달리 시험 결과가 아이들의 인생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초등학교 교사여서 더욱 행복하다. 시험이 학습에서 가지는 역할을 모르는 몽매한 교사여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인생을 옥죄는 시험 점수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 놓고 상급학교 학습을 위한 다양하고 풍부한 배경지식이 되는 공부도 그리고 교과서 속 행복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 초등학교이기 때문이다. 배경지식은 어떤 일을 하거나 연구할 때 바탕이 되는 중요한 지식이며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다양하고 폭넓은 배경지식을 맘껏 배우고 익히는 활동은 초등교육의 DNA가 되어야 한다. 배경지식을 넓히는 가르침을 위해 난 늘 다양한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교과서 읽기로는 부족한 다양하고 깊은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책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기도하다. 그리고 교과서도 책만큼 꼼꼼하게 생각하며 읽는다. 요즘 나는 교과서를 통해 우리가 가르치고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한껏 실감한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끝내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내용을 참 많이도 만났다. 감동 없이는 반성도 없고 반성 없이는 성장도
[충북일보]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이익 선생이 지은 '성호사설' 중 인사문에 노인의 10대 슬픔이 있다. 전에는 심드렁하던 것이 이제 환갑이 지나니 다시 눈에 들어온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나보다. 1.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는데 2. 정작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3. 울 때는 눈물이 안 나오고 4. 웃을 때는 눈물이 나며 5. 30년 전의 일은 기억하면서도 6. 눈앞의 일은 깜빡 잊어버리며 7. 고기를 먹으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어도 8. 모두 잇 사이에 끼며 9. 흰 얼굴은 검어지고 10.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진다 하니,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여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나이 71세 되던 해에 노인이 되어 유쾌한 일을 꼽았다. 1. 대머리가 되어 머리가 시원한 것 2. 이가 다 빠져 치통이 사라진 것 3. 눈이 어두워 잔글씨를 안 보게 된 것 4. 귀가 먹어 시비 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는 것 5. 조선인이라서 조선시를 쓰게 되는 즐거움 등으로 일견 쓴 웃음을 짓게 하지만 그 내용에는 역시 심오한 인생철학이 들어있다. 이번에는 공자님의 말씀으로 빗대어 보자. 나이 40에 불혹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고언에도 미혹되지 않는 고집이 생기는 것이
[충북일보] 메르스(MERS) 사태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부재를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지방정부와 시·도 교육감의 갈등도 보여줬다. 지방분권 국가에서 지자체와 시·도교육감 간 갈등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지방분권화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여전히 중앙 예속적 관계가 두드러진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생겨난 갈등들은 일종의 정치적 현상이다. 좀 더 나은 지방분권을 이루려는 몸부림이다. 권력은 수평적 권력도 갈등한다.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이 대표적이다. 수직적 권력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 권력과 지방정부 권력 역시 갈등한다. 수평 구조는 수직 구조로, 수직 구조는 수평 구조로 향하려는 게 권력의 속성이다. 충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겼다. 무상급식 예산 지원과 관련한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충북도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 권력기관이다. 도교육청은 충북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 권력기관이다. 서로 맡은 분야가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무상급식이란 공통의 과제를 갖고 있다. 그동안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협조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여 년이 지났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단체장과 교육감들은 독립적
[충북일보]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 메르스 공포에 가뭄 피해까지 이중고(二重苦)의 현실이 안타깝다.'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메르스 확산에 이어 혹독한 가뭄이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강수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에는 폭염까지 겹쳐 피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충북지역 농작물도 타들어 가고 있다. 국회 경대수(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의원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밭작물은 893㏊가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벼의 논 마름 발생 면적이 늘고 있다. 과수에서도 가뭄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지역 올해 영농기 강수량은 133.8㎜다. 평년 대비 77.5% 수준이다. 지난 한 달간 강수량은 평년의 31%인 24.4㎜에 그쳤다. 저수율도 56%로 평년 65%보다 9% 포인트 낮다. 국비나 지방비 투입 등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분간 비소식도 없다. 모든 농작물 생육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일부 작목의 경우 아예 파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파종을 마친 작물도 생산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북도와 각 시·군이 예비비를 긴급 투입하고 민관군
[충북일보]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 저수지도 함께 말라가고 있다.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맞춤형 가뭄대책이 필요하다. 충북도내 저수지 771개소의 평균저수율은 56%(15일 현재)다. 충주댐 저수율은 23.1%로 평년(34.6%)에 한참 못 미친다. 영농철(4월~현재) 강수량은 135.8㎜로 평년 대비 79%에 머물렀다. 가뭄 극복을 위한 예비비라도 지원해야 할 판이다. 충북도는 조만간 예비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예비비는 곧바로 관정개발, 하상굴착, 스프링클러, 유류대, 양수기 구입 등에 사용된다. 6개 시·군은 이미 18억 원의 예비비를 집행했다. 예비비 지원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도 가뭄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 및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가뭄과 관련된 특별교부금의 조기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추경예산을 편성할 때 가뭄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예산을 수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부총리도 추경편성 문제와 관련해 "편성이 필요하면 가능한 한 빨리하는 것이 좋지만 최종 판단은 6월 말까지 경제 상황을 보고 하겠다"면서 "추경 편성 시 가뭄대책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일보] 청주엔 '마의 도로' '죽음의 도로' '공포의 도로'로 불리는 도로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교통사고 때문에 붙은 산성도로의 불명예스러운 별칭이다.경찰에 따르면 산성도로 일대에서는 지난 2011년 7건, 2012년 10건, 2013년 7건, 지난해 9건으로 이 중 2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치는 등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올해 들어서도 5건의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말 그대로 사고뭉치 도로다.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청주시가 오는 8월10일까지 '1순환도로 접속 산성로 우회차로 확장공사'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이번 공사로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일부 구간 도로 폭 확장공사여서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는 청주시가 이런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산성도로는 애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고의 위험을 안고 태어났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사고 대부분이 급경사의 굽은 길을 돌지 못해 무게 중심을 잃어 옆으로 넘어지는 대형차량 사고였다. 청주시가 그동안 사고예방에 나서지 않은 건 아니다. 2010년엔 속도를 40㎞에서 30㎞로 낮추고
누구나 두 어깨에 짐을 지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살다 지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가끔씩 찾는 고향은 몇 년 전부터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곳이 시골인가 싶게 공장은 여기저기 들어섰고 거리엔 북적이는 얼굴색도 제각각입니다. 이미 어릴 적 살았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산이라고 해봤자 야트막한 동산 몇 개가 전부인 이곳은 대부분이 논이 펼쳐져 사철 먹을거리가 넘쳐났던 곳입니다. 봄부터 담배농사를 지어 마을엔 담배 건조장 우뚝 있었고, 고추, 고구마, 그리고 논농사로 일 년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알뜰함이 있던 마을입니다. 그러나 넉넉지 않았던 우리집은 담벼락을 빙 둘러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옥수수에 단물이 다 들기도 전 알이 조금이라도 맺히면 어느새 여지없이 우리 5남매로부터 수난을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입안에 퍼지던 그 달콤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고향 음성군 대소면, 고향엔 부모님께서 계십니다. 찾아 뵐 때마다, 새 떠난 빈 둥지처럼 늙고 쇠약해져 예전만 못함에도, 일가를 이룬 자식을 아직도 걱정하시는 모습을 뵈면, 머릿속에서는 마른 장작 부딪치는 소리가 납니다. 어릴 적, 비가 내리는 날은 엄마가 모
강이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했다. 강을 거슬러 낮게 속삭이던 바람도 제법 그 호흡이 가빠졌고, 오래 기다린 시간이 한꺼번에 몰려오듯 여름의 강물로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얼마나 기다려온 비인지. 하지만 대지가 갈증을 채우기도 전에 이내 비는 그쳤다. 비는 더 이상의 기대와 만족을 허락지 않은 채 매정하게 퇴각했다. 이제 난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들이 내뿜는 금속성의 열기 속으로 다시 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비 그친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비에 대한 간절한 갈망이 비에 대한 기다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정체불명의 막연한 느낌은 무엇일까. 그것은 비가 그친 후에 강에서 홀연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아련한 추억이 불러오는 그리움 같은 거였고, 추억이라는 시간의 단층 속에 겹겹이 포개어진 사랑의 느낌이었다.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읊조려 보니 갑자기 몰려오는 그리움으로 가슴이 메어왔다. 내 어릴 때의 여름 한 낮, 마루에 앉아 앞마당을 내려다보면 마당 한가운데 있는 우물 옆으로 고추며 가지며, 오이,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린 텃밭이 있었다. 텃밭 가장자리로 앙증맞게 피어있던 채송화며 봉숭아가 그 수줍은 색깔을 반짝이며 흐드러졌었다.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