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짓달은 유난히 밤이 길다. 이 때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일 때마다 애꿎은 베개만 수없이 고쳐 베곤 하였다. 필자의 베개는 참으로 오래된 베개다. 친정어머니께서 혼수로 장만해 준 베개다. 이 베개 베갯모엔 모란과 봉황, 대나무가 한 땀 한 땀 색색의 실로 정성껏 수놓아졌다. 또한 베개 속엔 흰 국화 말린 것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은 베갯속 마른 국화의 형체마저 부식 시켰다. 생각 끝에 메밀껍질로 대체 시킨 베개다. · 신혼 시절, 그 베개를 벨 때마다 향긋한 국화 향기가 마치 어머니 체취처럼 풍겨왔다. 그 내음에 취하여 밤마다 절로 잠이 들곤 했었다. 어디 이뿐이랴.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로 수가 놓인 베개다. 그것을 베노라면 눈앞에 봉황이 날아들고, 바람에 서걱이는 대숲의 바람 소리가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다. 또한 새댁 시절엔 탐스러운 모란이 밤마다 활짝 피어나는 듯한 착각에 친정을 떠나온 시름마저 잠시 잊곤 하였다. 어머니는 혼수인 베갯모에 수를 놓으며 우리 부부의 백년해로와 부귀영화는 물론, 가정의 평안을 간절히 염원 하였을 것이다. 이로보아 베개는 단순한 침구만은 아니었다. 삶을 살며 숱한 고투와 맞닥뜨릴 때마다 필자의 손을 따뜻이
전교조 아웃을 외친 교육감의 제1호 사업은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째 되는 날, 전교조 충북지부가 그 사업의 성격을 공론화하였다. 학력 신장의 외나무다리에서 두 진영 중 한쪽은 아웃 될 판이다. 진단평가에 대한 교사의 부정 인식은, 대통령 국정평가에 대한 국민의 부정 인식보다 높다. MBC에 따르면, 교육청은 ㉠평가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고 ㉡지필평가 외에 교사의 관찰도 반영하므로 학교별 집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부작용의 '최소화'가 아니라, 부작용 자체가 없어야 한다. 전통적 평가는 부작용 최소화를 공언하면서 '아동의 다면적(many-sided) 흥미를 고려하지 않는 교수 활동'을 유도하였다. 무엇보다 개헌정족수를 넘는 비율이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부작용이다. 7월 2일에 하달된 제1호 공약을 다시 봤다. '㉡'은 공문 내용과 달랐다. 내년의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방식이다. 시스템에 저장된 지필평가 자료와 교사의 관찰을 별도로 관리하면, 학교별 집계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공문은 명령하는 글이지 공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도표 속에 복잡한 행정 사항이 채워지고, 온갖 교육 용어로 치장된 문장들이…
[충북일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갑질금지법)이 시행된 지도 3년 1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직장 내 갑질은 여전하다. 잊을만 하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 기업은 물론 공무원 조직사회라고 다르지 않다. 교육·행정·경찰·소방 등 전방위적이다. 충북 사정도 마찬가지다. 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느낌이다. 충북도내 교직원 100명 가운데 25명이 갑질을 당했다. 충북교육청 조사 결과 그렇게 나왔다. 충북교육청은 갑질 행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교육현장의 갑질 실태를 분석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 1~5일 도내 학교와 교육기관 교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국민생각함 누리집(www.epeople.go.kr/idea)을 통해 진행했다. 도내 교직원 305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갑질문화 인식, 갑질과 업무의 상관성, 기관 사이의 갑질문화, 갑질근절 대책 우선순위 등 11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지난 1년간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5.9%인 79명이 '있다'고 답했다. '없다'는 응답자는 226명(74.1%)이다. 갑질하면 떠오르는 건 '부당함' 95명(31%), '권력' 50명(16%), '직
코스모스 이예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비바람 몰아쳐도 태양이 내리쫴도 등줄기 흐르는 땀 견디며 참아낸 너 수해가 밀려와도 견디며 참아내며 꿋꿋이 일어서서 북풍에 부는 바람 고추잠자리 날아와 꽃술에 입 맞추니 참을 수 없었는가 봐 목젖까지 보인다
[충북일보] 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오래 가고 있다. 하는 짓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다. 겉은 그럴 듯한데 속은 변변치 못하다. 한 마디로 내실이 없다. 그저 비상체제 정당들이 당내 갈등 수습에 여념이 없다. *** 대안 제시하는 정당이어야 비정상이 정상이 됐다. 국내 정당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권력 투쟁만 남고 정치는 사라졌다. 현재 여야 3당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됐다. 가히 정치권 비대위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주호영 비대위'를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92일 만이다. 주류세력 교체의 권력투쟁 성격이 짙다. 당내절차는 마무리 됐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끝난 건 아니다. 이준석 대표가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고 있다. 법원에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권 주자들은 날로 분주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당권 내전 삼국지다. 더불어민주당은 3개월 만에 두 번째 비대위 체제다. 연이은 선거패배 때문이다. 대선패배에 따른 '윤호중-박지현 비대위'가 첫 번째다. 지금은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우상호 비대위'다. 오는 28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20대 금발의 여성이, 세계 상업·금융·문화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 있는 한 은행으로 들어섰습니다. 잠시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곧장 대출 담당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녀는 업무상 유럽으로 출장을 가 2주간 체류할 예정이라며 5천 달러의 대출을 요청했습니다. 은행 담당자는 대출을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그녀는 담보물로 자신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자동차가 그녀의 이름으로 등록된 차량임을 확인한 은행 측은 다른 신상 정보도 확인했지만 이상이 없었습니다. 은행에서는 5천 달러의 대출을 승인했습니다. 은행장과 직원들은 고작 5천 달러의 대출을 받기 위해 고급차를 담보로 맡긴 그녀를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한 은행직원이 담보물인 그녀의 차를 곧바로 은행의 지하 차고에 예치 완료했습니다. 약속한 2주 후, 그녀는 정확히 돌아와 5천 달러의 원금에 이자를 더해 대출금을 갚았습니다. 이자는 채 20달러가 되지 않았습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대출 담당자가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아가씨, 정확한 날짜에 돈을 갚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아가씨께서
2022년 8월 15일, 대한민국 광복 77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침 일찍 경건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게양대에 꽂으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섰던 순국선열들을 기리며 "대한민국" 독립을 외치던 숭고한 희생과 얼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중학교 때인가 단체 관람했던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일경(日警)의 끔찍한 만행 앞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던 독립투사들의 우렁찬 함성과 양손에 잡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특집방송으로 방영된 '군함도'를 보면서는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음에도 새삼 울분이 끓어올랐다. 독립 운동이란, 어떤 국가 또는 세력이 직, 간접적인 지배를 받는 지역에서 자치권 등의 권한을 되돌려 받거나, 스스로의 자립을 위해 벌이는 모든 행위라고 한다. 독립운동가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신채호 김구 안중근 유관순 등이 있지만, 우리지역 옥산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정순만이 있다. 독립 운동가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내는 물론이고 만주 지역까지 활약하였다. 민족 지도자들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서 만주와 간도 연해주 등지를 떠돌며 옮겨 다녔다.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한반도인 우리나라를 주변의 열
[충북일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의 국정 성과를 열 가지로 정리했다. 19쪽 자료를 공표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방시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19쪽의 자료와 54분간의 기자회견 어디에도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에 대한 언급이 보이지 않았다. 국정과제 6대 목표 중 하나인데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하루 뒤인 18일 "지역균형발전은 기회의 공정 문제라고 누누이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어제 기자회견에서 지역 (언론의) 질문이 빠져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역 언론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비수도권 시민사회단체는 반발했다.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강원·영남·호남·제주·충청권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수도권이 강력히 반대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와 첨단산업 수도권 독식 지원정책을 성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날 각 정당과 비수도권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지렁이 論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이사 침묵으로 말한다 드러내지 않는 게 사는 길 꿈틀거린다 꿈틀대도 어쩔 수 없다 고기밥으로 맛있는 지렁이 허리가 잘려도 살아남는 게 지렁이다 암수가 하나 약한 것이 힘 자연스러운 게 지렁이다 눈물 콧물 구정물 섞여서 주변을 기름지게 주면서 사는 게 지렁이다 내버려 두세요 사람은 사람, 지렁이는 지렁이 흙내음 맡으며 축축하게 땀 흘리는 지렁 지렁 우리 지렁이 낮은 곳에서 사람들도 지렁이처럼 산다
새 시집을 읽는 건 새 사람을 만나는 일처럼 가슴 뛰는 일이다. 김규화 시인의 신간 시집을 읽고 있다. 말(言)과 말(馬)과 말 (名言)을 소재로 한 55편의 시가 담겨 있다. 구조의 꼼꼼함과 치밀함이 눈에 띈다. 시의 질료는 언급한 세 종류의 말이다. 시를 보며 독특한 문양과 외형을 가진 집들을 방문한 기분이 든다. 시인이 콜라주 한 언어의 집은 세계 곳곳에 지은 집이고, 시간을 초월하여 지은 집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시공간에 사는 말은 야생성과 인간성 그리고 신성과 진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실험적 시편 가운데, 시집 말미를 장식한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당신 몸의 살로 살쪄 있을 거 당신 몸의 다리가 되어 매달려 있을 거 당신의 입에 재갈로 물려 있을 거 당신의 등받이에 안장을 달아줄 거 "문학은 말의 춤, 언어의 무용이다. 같이 뛰고 놀자"는 김진우의 말 당신은 나와 함께 쌍생아로 살 거 당신은 나와 이별할 수 없을 거 당신은 나의 입에서 훈민정음 소리를 내게 할 거 당신은 나를 무등태워 흰 이와 잇몸을 내놓으며 노래하게 할 거 당신은 나의 애물 ―「말이 말한다」 전문, 김규화 (시집 말·말·말, 시문학사 2022) 이
도산선비문화수련원과의 인연으로 도산서원을 드나든지 5년 동안 서원 방문객들이 가장 풍광 좋은 곳으로 여기며, 강 건너에 있는 저 섬은 어떤 곳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하는 곳이 시사단이다. 얼핏 인공섬 모양이 동쪽은 뱃머리요 서쪽이 배꼬리라는데 반 십 년 동안 보통 기회로는 얻기 어려운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에서도 봤고, 꽃피는 춘삼월과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지나쳤건만 정작 단에 올라보지 못한 미진함이 있었다. 역사는 발로 기록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눈으로 보라며 손으로 가르치기만 하는 아쉬움을 누가 알랴. 폭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을 때 즉석 공부차 서원에 들르게 되었다. 통상 방문객은 점심 이후에 시작하여 4시 넘어 많이 옴을 고려하여 자리를 지키는데 비 때문인지 방문객이 없어 점심시간 직전 30분 정도의 자투리 시간이 생겼다. 걸음만 빨리한다면 그동안 벼르기만 하던 시사단을 다녀올 듯하여 석간대 아래의 잠수교로 내닫듯 이동했다. 이 다리는 평시엔 물에 잠겨 있다가 농번기와 갈수기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빗줄기가 워낙 거세어 혹 잠길까 염려도 되지만 시사단을 보려는 열망이 더 크다. 긴 우산으로도 장대 같은 비를 막기 어려워 무릎 아랫도리는 이미 젖고…
2020년 현재 도시와 농촌의 인구 비율은 각각 81.2%, 18.8%이며, 수도권 인구수가 비수도권 인구수를 추월함으로써 인구와 자원이 수도권 대도시로 집중되어 국가발전의 불균형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도시는 인구 집중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청년 실업 증가, 날로 심각해지는 노인 빈곤,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교통 혼잡의 심화 등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비해 농촌은 인구 감소, 고령화와 함께 정주 환경을 저해하는 난개발, 의료서비스 접근성과 질적 수준 저하, 대중교통 및 생활 서비스의 접근성 부족, 문화 시설 및 서비스 이용 여건 미흡 등으로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농촌의 현실은 지방소멸 위기로 귀결되고,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별로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들을 펼쳐왔으나 각고의 노력에 비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농촌을 활력화 하는 대안으로 관계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2019년 말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능가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가 발생하여 국가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인구 유입을 통한 농촌 정주인구 증가는 한계가 있다는 배경에서 대두되었다. 관계인구의 개념은 우
수많은 화제를 남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끝이 났다. 주인공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라는 설정의 신선함도 있었으나,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통해 선사하는 따뜻한 장면 하나하나가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출연했던 배우들의 명연기만큼이나 드라마의 매력을 높인 것은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이다. 주옥같은 명대사들 속에 가장 회자되었던 대사는 바로 '봄날의 햇살'이다.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중략)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넌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김밥이 또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 中)" 로스쿨 시절부터 지금까지 최수연은 늘 옆에서 우영우를 도와주고 응원해주었다. 그런 최수연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던 우영우는 그를 '봄날의…
[충북일보] 무심천에서 새끼 수달이 발견돼 화제다. 충북야생동물센터는 17일 밤 무심천에서 어미를 잃은 새끼 수달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달은 센터에서 1년간 보호를 받은 뒤 야생으로 방생될 예정이다. 무심천에서 수달 흔적이 발견된 건 벌써 오래전이다. 2006년부터 수달이 돌아와 살고 있는 현장이 확인됐다. 2013년엔 청주MBC가 창사 43주년 다큐멘터리에서 수달의 존재를 공개하기도 했다. 청주 무심천에 수달이 돌아온 건 길조다. 무심천 생태의 건강성을 의미한다. 수달은 족제비과 포유동물이다. 몸이 유연하고 발에 물갈퀴가 있다. 하천에 살면서 주로 작은 동물이나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외모가 귀엽지만 하천생태계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다. 수질 오염과 하천 훼손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 한동안 보기 힘들었다. 결국 1982년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됐다. 환경부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심천과 같은 도시하천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하천생태계가 좋아졌거나 수달의 환경 적응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예전의 수달은 물고기가 살고 있는 모든 하천을 터전으로 살아왔다. 그러다가 자연환경이 나빠지면서 사
체리세이지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람이 와도 두렵지 않아 하늘하늘 매달린 달콤한 꿈들마저 홀홀 날려버리고 싶어 초록빛 울타리 아래 볕 좋은 이곳이 딱 좋아 점 하나의 꽃잎 되어 흔들리는 것 언젠가 우주 속에서 초대받은 일이야 가녀린 꽃대와 꽃대 사이 가까이 기대지 않아도 괜찮아 꿀벌에게 전해주던 달달한 편지는 잠시 접어두어야지 빨간 아픔의 조각들마저 지나가는 계절의 고운 무늬가 될 수 있다면 꽃대 사이를 스쳐가는 한줄기 바람으로 상처받지 않는 내가 너무 좋아
민선 7기 김재종 옥천군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먼저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군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난 4년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큰 치적 중의 하나로 공모사업을 꼽았다. 재임 기간 총 212건에 4천827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확보함으로써 역대 어느 군수도 하지 못한 일이라 자평했다. 공모된 사업들이 과연 꼭 필요한 사업인지, 사후관리는 문제가 없는지 성과는 차후 따져보아야 할 문제다.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자치단체에서는 국·도비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첫째,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군수,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공모사업의 유혹을 뿌리치기 매우 어렵다. 둘째, 공모사업 선정에 기여한 공무원은 승진과 성과금에 결정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매력이 있다. 셋째, 마을 이장이나 추진위원장 등 지역 리더들도 생색을 내거나 차후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데 최상의 메뉴다. 넷째, 사업비의 오류다. 사업비 중 적어도 30~50% 정도는 군비가 의무적으로 들어간다. 사업비가 100억 원이면 사실상 국·도비는 50
시와 음악이 흐르는 설렘으로 나의 문학은 시작되었다. 치마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친구들과 교정 뒤편에서 말타기 놀이를 즐기던 말괄량이 중학 시절, 가을이면 며칠 동안 소녀의 모습을 하곤했다. 그 당시 남학교였던 음성고 문학 동아리 '길문학'은 해마다 가을이면 문화원에서 시화전을 열었다. 중학 소녀는 시보다는 사람에 끌려 시화전을 날마다 들러 시화 액자 옆에 꽃과 초콜릿을 붙였다. 시화전 마지막 날에는 '작가와의 만남'처럼 작은 시낭송회를 열고 뒤풀이를 하며 사춘기를 보냈다. 그렇게 호기심으로 '시'를 알게 되었고, 나도 그들처럼 멋진 시를 쓰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 학창시절엔 문학소녀를 꿈꾼다. 꿈을 꾸고 글을 쓰다가 시인으로 문단에 발을 들였다. 시인이라는 허울은 처음에는 으스대기 좋았고, 세월이 흐를수록 그에 걸맞은 글을 내놓지 못해 부끄러웠다. 책을 많이 읽어 글 창고를 가득 채우는 것도 아니고, 습작도 안 하니 졸작으로 명맥만 유지할 뿐이다. 그래도 아직 글을 쓴다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시를 쓰면서 가끔은 낭송을 하기도 한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잘한다고 해주니 그 말에 힘을 얻어 낭송의 묘미도 알
[충북일보] 대기업 유치가 민선 8기 충북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행보에도 거침이 없다. 충북도가 삼성, SK, LG, 현대차 등 대기업 중심 첨단 우수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잘 나가는 기업이 지역에 많아야 한다. 특히 대기업 유치는 경제 회생과 자긍심 회복 등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과 다른 충북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충북에 대기업 유치가 필요한 이유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송을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16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에 친필 서한문을 보내 투자를 요청했다. 지난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본사 방문에 이은 두 번째 행보다. 김 지사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 오송 투자를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본사 방문에선 삼성 측이 향후 대규모 투자를 신속히 결정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달 중 충북 미래산업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과 반도체 기업도 방문해 투자유치 활동을 지속 전개할 예정
사루비아 나순옥 충북시인협회 회원 8월, 태양을 향해 맞불을 지르고 있다 차라리 타버릴망정 떨어지지 않으리라 말리려 직신거리지마라 타다 말면 더 흉하다
종량제봉투에는 적정선까지 쓰레기를 담으라고 지시된 묶음선이 표기되어 있다. 쓰레기를 과하게 담게되면 봉투가 찢어져 발생할 수 있는 2차적 오염 뿐만 아니라 찢어진 종량제 봉투의 처리 등 수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므로 적정양을 버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과대하게 담은 종량제봉투를 수거하지 않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지자체도 있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다. 종량제 봉투에 이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봉투를 뜯어 버린 사람을 확인할 수도 없기 때문이고, 찢어진 종량제봉투를 다시 버린 곳으로 가져다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다시 가져다 놓아도 버린 사람이 본인 쓰레기임을 인지하고 다시 담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기에 수거하시는 분의 추가적인 노동과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절약도 좋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 피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 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 자세일 것이다. 과거 먹을 것도 쓸 것도 부족하던 힘든 시절에는 종이 한 장, 쌀 한 톨 허투루 쓰지 않을 만큼 절약이 미덕이었다. 물론 자원이 넉넉지 않은 지구 살림을 생각하면 현재에도 절약은 우리가 마땅히 지니고
'미호천'의 명칭이 '미호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난 3월 충북도가 환경부에 하천명 변경을 건의하여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 7일 관보에 게재함으로써 '천'에서 '강'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미호천은 음성, 진천, 괴산, 증평, 청주 등 충북 5개 시·군을 지나 세종에서 금강과 합류하는 충북 중부권역 대표 하천이며 유역면적이 충북 전체 면적의 25%를 차지하는 등의 위상으로 볼 때 '강'의 명칭 사용은 지당하다고 본다. *** 지리책에 동진강, 미곶강 기록 문제는 '강'이 아니라 '미호천'에 있다. 미호천이라는 명칭은 일제가 이 일대를 효과적으로 수탈하기 위한 식민지 통치 수단의 일환으로 붙인 이름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통용된 어느 지리책에도 미호천이라는 지명은 없다. 동여도(18세기 중엽), 해동역사(1823년), 대동지지(1865년), 증보문헌비고(1903년~1908년)에도 미호천이라는 표기는 없고 물줄기를 따라 구간별로 오근진, 작천, 진목탄, 동진강 등 여러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여러 이름으로 불리거나 서로 다른 한자음으로 불리는 것을 한가지 명칭으로 보고하라"(조선총독부 관보 638호, 19
사람은 주로 슬플 때 울지만, 웃기고 신기하게도 기쁠 때도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일단, 그 기전은 우리 몸속의 도파민이란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기쁜 감정을 느끼면 우리 몸속의 도파민이란 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성되면서 호르몬을 분해, 눈물샘을 자극하게 되는데요. 이 때 눈물샘에 저장돼 있던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당연한 생리현상이니 기쁠 때 눈물을 참지 않는 우리가 됩시다. 제가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는 한 방송에서, 패널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릴 적, 5남매였던 저희는 나이순으로 일렬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집 안의 어디선가 놀다가 그 자리에서 잠들었던 저를 아버지가 안아 올려 원래 제가 잠을 자던 자리로 데려다줬던 그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입니다. "6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생각나는데, 아이들에겐 부모가 세상의 전부구나."라며 분명 그 순간에 깨 있었지만 그 안락감에 행복을 느껴 잠에서 깨지 않은 척을 했다고 했습니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그 내용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눈물이 흘렀던 것을 보면, 아마도…
강남이 물에 잠겼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서울의 길거리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상점과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기고 길 가던 사람이 쓰러지고 맨홀에 빠져 실종되기도 했다. 이재민들이 망연자실 한탄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은 늘 무서웠다. 젊었을 때 금관분교에서 근무할 때였다. 장맛비가 쏟아지자 아이들이 창문 밖 운동장을 내다보며 곧 물이 차오르겠네 라고 했다. 이 정도 비에 운동장에 물이 고인다고? 잠시 수업을 이어가다가 운동장을 바라보니 벌써 물이 무릎까지 찼다. 뒷산에서부터 흘러들어와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작은 배수구 구멍이 다 배출할 수가 없었던 거다. 혹시나 비가 더 올까 불안에 떨었다. 다행히 비는 그 정도로 그쳤지만,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 우리 학교는 괜찮나? 출근길에 교문 앞을 지나가는데 내 자동차 바퀴가 양옆으로 물살을 갈랐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차를 세우고 비가 쏟아지는 학교를 한 바퀴 돌았다. 인조 잔디 위로 물이 찰방찰방했고 배수로 위로 물이 넘실거렸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유난히 장화를 많이 신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던 거다. 통학로마다 비가 많이 고인 곳을 지나가야 하니 장
임진전쟁 당시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때 궁중을 지키던 군사나 신료들은 거의 도망을 갔다. 임금보다는 자신이 먼저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이들이 궁을 먼저 빠져나간 구실은 늙은 부모를 먼저 안전한 곳으로 모셔야 겠다는 것이었다. 춘추관 사관들 마저 사초가 일본군 수중에 들어갈 것을 염려하여 불태우거나 산속에 묻었다. 임금이 탄 말이 궁을 빠져 나갈 때 호위를 한 신료 내관 궁녀 들은 90명 남짓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임금의 말고삐를 잡은 신하는 도승지 백사 이항복이었다. 횃불을 높이 들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본 중전이 그가 누군가를 궁녀에게 물었다. '도승지 영감'이라고 말하자 중전은 '공의 충성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라고 감동했다는 고사가 있다. 이항복은 먼저 집에서 가족들과 이별했다. 가족들의 울부짖는 모습을 뒤로하고 궁으로 달려간 것이다. 그에겐 바로 '공(公)을 우선으로 하고 사(私)를 뒤로 한다'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승지는 임금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모시는 직책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보다는 임금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의주로 임금을 모시고 피난하면서 친구인 한
[충북일보] 청주에서도 서울과 같은 수해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현재 확보된 저류시설 등이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청주 복대동 일원에 발생한 침수피해도 한 예다. 제대로 된 저류시설이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다. 복대동 수해는 폭우가 내릴 때마다 지적된 고질적 문제였다. 하지만 개선은 늘 요원했다. 2017년 7월 16일에도 흥덕구 복대동 일원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주택과 상가 22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청주시는 이듬해 '복대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흥덕공원 지하에 빗물 1만9천200t을 가둘 수 있는 저류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2021년 12월까지 완공해 수해 걱정을 덜겠다고 했다. 총사업비(146억 원) 중 73억 원은 국비로 지원받는다고도 장담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로만 끝났다. 그 뒤 추진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관계부서에서조차 잊혀졌다.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도 없었다. 이대로라면 청주에서 시민 생활이 위태롭기만 하다. 청주시가 5년 전 계획했던 '복대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관련 부서조차 그런 계획이…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