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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de Rivera, 1907-1954)는 6세 무렵 소아마비가 발생했으며 18살에는 강철봉이 몸을 통과한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린 시절부터 겪은 육체적 고통은 그녀를 평생 힘들게 했다. 나 역시 작년 8월 허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낸 바 있다. 행복을 갈망하면서도 언제 완쾌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통이었기에 어린 프리다 칼로의 심정을 이해한다.

이후 22세에 43살인 리베라(Diego Rivera)를 만나 결혼했다. 결혼은 행복을 의미하지 않았다.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다. 남편에 대한 사랑의 목마름으로 정신적 고통을 평생 겪었다. 그녀가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까닭은 자신이 가진 고독과 절망을 예술로 승화해서였다. 불행 속에서 꽃피워진 칼로의 작품은 자신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슬픔을 이겨내고자 한 처절한 한숨이었다.

1943년에 그려진 작품 '디에고는 나의 마음에'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남편 디에고의 얼굴이 그녀의 이마에서부터 그려져 있고 어깨가 그녀의 눈썹에 닿아있다. 온통 머릿속은 디에고의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남편을 무척 사랑했다. 그러나 민중 미술가이자 세계적인 작가인 디에고 리베라는 항상 바빴으며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여성 편력이 심했다.

작품 속에서 자신을 옥죄는 무수한 가지와 가시들이 얼굴을 향해 뻗어있다. 겉으로는 꽃과 드레스로 아름답게 치장되어있지만 슬픔 어린 표정과 얽혀있는 가지들은 화사함에 감추어진 고독을 강력히 드러낸다. 무관심한 듯한 리베라의 표정에서 아내에 대한 무관심이 느껴져 마음을 아리게 한다. 결혼 후 아이를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지만 여러 번의 유산으로 아픔은 가중되어만 갔다.

결국, 고독을 견디다 못해 남편과 이혼을 했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엄청난 상실감을 느꼈다. 남편이 없는 자신의 삶 역시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후 육체적 고통은 심각해져만 갔다. 리베라를 잊지 못한 그녀는 이혼 후 1년이 지난 시점 재결합을 통해서 새롭게 굳건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 무렵 리베라의 아내가 아닌 화가로서의 칼로의 명성이 높아져 있었다. 리베라에게 여전히 사랑받지 못했지만,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쇠약해진 칼로는 이제 남편의 사랑을 기대하지 않고 작품에 열정을 바쳤다. 그리고 건강이 더 나빠졌으며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생을 마감하기 1년 전 마지막 개인전을 열었다. 이미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고 누운 상태에서 전시회에 참여했다. 그리고 1954년 결혼 25주년 선물을 일찍이 남편에게 주었다. 47세의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삶이 고통스러웠기에 그녀의 마지막 일기에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라고 죽음을 표현했다.

슬픈 삶을 마감하며 다시 겪고 싶지 않았던 인생의 고독과 절망 속에서도 독특한 화풍을 구축하며 예술을 꽃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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