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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택

오선초 교사·동요작곡가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스승을 존경하여 스승 대하기를 부모와 같이 하며, 스승에게는 늘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여야 한다는 뜻의 말로 읽힌다. 이러한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선생님 모시기를 극진히 하였고, 스승에 대한 믿음과 존경의 문화는 정도와 깊이가 매우 넓고 깊었었다. 스승이 가르치는 대로 따르고 익히며 올바른 길로 나가도록 힘씀은 물론 배운 바를 성실히 실천하며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자로서 스승의 참 뜻을 받드는 것이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을 넣어주는 행위가 아니다. 진정한 스승은 말로 가르치거나 글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가르치는 존재이다. 평소 '교육이란 모르는 것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잘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요,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한 능력을 발현하도록 이끌어 돕는 숭고한 행위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학습이 다소 느린 아이에게는 적당한 채찍과 당근을, 모난 성격을 지닌 아이에게는 사랑과 감동을,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이해와 존중을 통해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꿔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사로서 역량과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을 만든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모든 열정을 다 바쳐서 아이들 교육에 전념했고, 이에 부응하여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학부모들도 무한 신뢰를 보내주었었다. 이러한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 자라난 아이들이 이젠 청년의 나이가 되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꾸려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고 기쁨이다.

그런데 요즘 교육 현장 여기저기서 한탄의 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왜 아동학대라는 의심을 받으면서까지 행동 지원을 해야 하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참교사는 단명한다.' 등의 자조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디 그뿐인가? '내 아이는 선생님보다 내가 더 잘 아니 내가 원하는 대로 해 달라.' 거나 '우리 아이 채소는 집에서 먹일테니 학교급식에서는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고기나 패스트푸드 등 마음껏 제공해 달라.'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있었다는 말을 듣는 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이 왜 이렇게까지 변질되었는지 안타깝고 속상하다. 무엇이 우리 교육을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였는가· 선생으로서 오로지 아이의 변화와 행복한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는데 '교사로서 열정을 접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이르니 마음이 아프다.

굳건했던 가치관이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는 그저 주어진 수업과 최소한의 생활지도와 학급운영만 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하지 않으려는 무기력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다.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일게다. 매우 불편하고 속상하다. 분명 '이건 아니지.'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 세워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서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어떻게든 정당한 교육활동이 인정받는 교육생태계로의 회복을 위해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교사들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회복된 학교에서 마음 놓고 아이들과 미래를 가꿔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평생을 바쳐서 아이들의 올곧은 삶을 위해 몸 바쳐온 선생으로서의 간절한 소망이다.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이 아무리 변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을 던져 온몸으로 아이들의 일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교사라는 점은 결코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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