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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30 13:53:51
  • 최종수정2015.08.30 13:53:51

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단법인 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돈줄·기술인력·빽'이 빈약한 조직.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부족함은 넘쳐난다. 그만큼 보충해줘야 할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이 부족함을 돈 되는 '특허기술'로 채우려 한다.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 정도다.

수개월 또는 수년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개발한 중소기업의 특허기술은 눈부시다. 그중에는 대기업을 능가하는 탁월한 기술도 부지기수다. 우위 경쟁력을 특허기술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특허로 무장된 강소기업들이 많을수록 국가 경쟁력은 탄력을 받는다.

최근 세계 유수 기업들은 원천 특허기술 쟁탈전과 함께, 극심한 가격경쟁 속에서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는 드세다. 그 틈바구니에서 중소기업들은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그들은 생존수단으로서 특허기술 독점권 확보에 사운(社運)을 걸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굴레는 힘겹고 무겁기만 하다. 끝나지 않는 경쟁기업과의 특허 분쟁으로 중소기업들의 수심은 가득하다. 도저히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래처가 금형 설계 도면을 요청해서 줬더니 복제품 판매로 파산 직전에 몰린 김 사장님. 회사 직원이 냉각 특허기술을 훔쳐 새롭게 기업을 차리는 바람에 삶의 희망을 저버린 조 사장님. 전자회로 기술을 대기업에 갈취당했다는 천사장님….'이들의 비애는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의 특허기술 빼돌리기 전략은 교묘하다. 협력관계 명목으로 은밀히 특허기술을 빼돌린다. 뒤통수 맞는 것은 흔한 일이다. 성질 급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기업과의 특허소송도 불사한다. 원래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법정 싸움은 기대할 봐 못 된다. 승소했어도 그 기쁨은 순간이다. 산 넘어 산이다. 법정 싸움에 몇 년은 기본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시간이 부담백배다. 견뎌낼 재간이 없다.

중소기업이 골치 아파하는 특허 피해는 또 있다. 특허 우회기술 활용이다. 중소기업이 등록한 특허 기술상의 재료나 제조법 등을 살짝 변경해 특허 침해를 피해 가는 방법이다. 남의 밥상에 공짜로 숟가락 하나 얹겠다는 거와 똑같다. 교활한 특허기술 약탈이다. 열악한 환경의 중소기업은 특허 침해를 입증할 묘안도 없다. 바로 주저앉고 만다. 현재도 원천 특허기술을 우회하는 사기꾼이 곳곳에 깔려있다. 어설프고 가슴 아픈 중소기업의 현주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특허 갈취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더욱 기(氣)가 막힌다. 중국산 '짝퉁'으로 중소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특허등록하고, 정품(正品)을 개발해 놓으면 짝퉁이 국제전시회장에 버젓이 등장할 지경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이들 짝퉁이 물밀듯 국내로 들어올 기세다. 문제는 이를 근절할 합당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짝퉁은 지역경제와 나라 경제를 좀먹는 경제 사범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말이지 남의 피눈물 나는 특허기술로 얼마나 돈을 더 벌려는지 궁금하다. 실상(實相)은 반드시 밝혀지게 되어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남으로부터 갈취한 돈이나 특허기술은 절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그게 만고불멸의 진리다. 젊음과 빚을 몽땅 바쳐 연구한 특허기술은 누구의 갈취 대상이 결코 아니다. 절대적으로 보호받고 성장발전 시켜야 할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중소기업의 원천 특허기술이 이런 식으로 매장되어 간다면, 누가 마음 놓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두 다리 쭉 뻗고 사업한단 말인가. 궁극적으로는 창조경제의 큰 줄기가 불안해질 수 있다. 그들의 눈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힘 있는 국가가 선봉에 나서야 한다. '갈취 문화'는 지금 당장 단두대로 보내져야 할 암적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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