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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사) 한국발명 교육학회 회장

'경찰·박물관·성형의사'에도 짝퉁이 있을까· 정답은 'YES'이다. 경찰 짝퉁은 현직 경관의 옷과 아주 흡사한 짝퉁 경찰복을 입고, 짝퉁 수갑과 무전기는 물론 짝퉁 총까지 차고 다닌다. 노점상이 주요 갈취대상이다. 박물관 짝퉁은 중국에서 짝퉁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 이야기이다. 짝퉁 천국 나라 중국 곳곳에는 돈을 벌 목적으로 만들어진 짝퉁 박물관이 상당수 있다고 전해진다. 성형의사 짝퉁은 외과 전문의 간판을 내걸어 성형수술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부작용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전국적으로 '짝퉁(fake)'이 유행하고 있다. 짝퉁은 가짜, 모조품, 유사품, 이미테이션 등의 뜻을 가진 신조어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짝퉁 선진국이었다. 서울 이태원은 짝퉁의 대명사였다.

짝퉁은 왜 성행할까· 가장 먼저 사람들의 과시욕을 꼽을 수 있다.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 가격이 싼 짝퉁을 어쩔 수 없이 사게 된다는 뜻이다. 다음은 한탕주의다. 한 건만 성공하면 한 목 잡을 수 있다는 의식 때문이다. 잠재적 수요가 큰 만큼 짝퉁은 계속될 것이다.

과거의 짝퉁 상품은 가방, 신발, 의류, 시계 등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식품, 정보통신기기, 의약품, 자동차 부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짝퉁의 시장 규모를 보면 국가 경제 전반에 끼칠 악영향이 염려된다.

반대로 짝퉁과 유사한 개념의 모방 예찬론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모방의 경제학(2013)'의 저자 칼 라우스티아라는 '모방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기존 트렌드를 죽이도록 도와주며, 새 트렌드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혁신 과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모방의 최종목표가 혁신이라면 짝퉁은 단지 진품과 하나 되는 과정일 뿐이다. 이들의 접근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짝퉁은 짝퉁일 뿐이다. 짝퉁은 정말 무섭다.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 최근 짝퉁 해병대 캠프에서 고교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그걸 증명한다. 해병대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특허청에 '해병대'와 '해병대 캠프'란 용어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충북지역에는 먹거리 짝퉁 과일까지 등장했다. 명성이 자자한 '음성 맹동수박'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구석구석 짝퉁 맹동수박이 쉽게 눈에 띈다. 타지(他地) 수박에 위조 스티커가 부착된 가짜 맹동수박이다. 소비자들은 쉽게 구별이 안 되니 상인들의 말만 믿고 구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로부터 '먹는 것 두고 장난치면 천벌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천벌 받을 사람들 또 있다.

청주·천안·대전 등 인근 도시의 주요 도로변에 '조치원 복숭아'를 판매하는 노점상들이다. 아직 생산도 안 된 시점에 짝퉁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외지에서 반입된 짝퉁 복숭아를 명품 조치원 복숭아로 둔갑시킨 것이다. 농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단속이 절실하다.

짝퉁이 잘못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돈만 되면 OK!" "짝퉁이라도 괜찮아!" 라는 사고방식. 더 이상은 곤란하다. 모방이 아닌 단순짝퉁은 범죄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짝퉁의 범람은 국가 이미지를 하락시키며 국가 경제 질서를 교란한다. 단속만으로 짝퉁 유통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정책적 해결방안의 돌직구를 던질 때가 됐다.

더불어 짝퉁에 대한 국민의식 변화와 함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 시급하다. 왜냐하면 짝퉁의 근본적인 단절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명품이나 짝퉁으로 치장된 겉모습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진품일 때 나타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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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