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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10 13:05:27
  • 최종수정2015.05.10 13:05:27

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단법인 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5월은 날, 날, 날의 연속이다. 어린이날, 스승의 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이 포진하고 있어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5월의 대표주자는 역시 어린이날이다. 이날의 행사규모는 전국적이다. 나라 전체가 풍성한 행사로 들썩거린다. 온 가족이 동원된다.

어린이날 하루만큼은 근사한 옷차림으로 놀이공원을 가거나, 백화점에 들러 비싼 장난감을 사주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피자·돈가스 한 판은 아이들을 열광케 한다. 마트에는 아이 선물을 사려는 부모들로 북적된다. 이날은 누가 뭐래도 '돈'으로 아이의 행복을 사고 싶어 한다. 부모로서 폼 나게 돈 쓰는 여행 천국이 따로 없다. 잘 포장된 대한민국 어린이날의 자화상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1년 365일이 온통 어린이날이다. 부모는 물론 양가 어르신, 이모, 삼촌까지 아이를 떠받들듯이 키우면서 나온 이야기다.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 1등 감이다.

외국 선진국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미국은 어린이날이 따로 없지만 1년 내내 어린이날과 다름없다. 중국도 아이들을 꼬마 황제, 꼬마 공주라 부를 정도로 특별히 대접한다. 일본은 어린이날을 두 번에 나눠 진행한다. 이들 나라의 어린이를 위한 배려정신은 남다르다. 선진국답다.

올해도 우리는 어김없이 어린이날을 맞이한다. 한 손엔 커다란 풍선을, 또 한 손엔 솜사탕을 든 아이들의 자태는 싱그러움으로 넘쳐난다. 놀이동산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저 감사하고, 고맙고, 즐거울 따름이다.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 선생도 다음과 같이 어린이를 예찬했다. '더할 수 없는 참됨과 착함과 아름다움을 갖춘 어린 하느님'이라고.

그러나 세상은 냉정하다. 겉은 어린 하느님이지만 속은 정반대이니 말이다. 핍박받거나 가난과 질병의 고통 속에 놓인 어린이들을 두고 하는 소리다.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이', '돈이 없어 희귀병 진료를 제대로 못 받고 신음하는 어린이', '소년·소녀 가장 어린이', '저소득층 한 부모 및 맞벌이 가정의 어린이'…. 모두 우리 사회의 후미진 구석에서 울고 있는 음지의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어린이날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치부(恥部)에 불과하다. 경제 불황과 가족 해체로 이런 아이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가정에서 방치되고,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도 관심 밖이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외톨이 아이들'이다. 이들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업보(業報)이다.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눈길을 끈다. 최근 한 기관이 실시한 어린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어린이날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마음껏 놀기'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명쾌했다. 학원 때문에 놀러 가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집안 가득 쌓인 문제집, 넘치는 학원 숙제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움켜잡고 있다. 똑똑한 아이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지나친 허영에 아이들의 영혼은 쉬 늙어가고 있다.

어떤 아이들은 강하게 말한다. 어린이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정체성을 잃어가는 아이들 모습이 처량하기만 하다. 진정 우리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인가. 어린이들은 1년 내내 존중받고 사랑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아이들의 밝고 힘찬 웃음소리가 동네마다 울려 퍼져야 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하느님의 소리이기도 하다. 어린이는 국가의 소중한 보배이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야 할 특별한 존재다. 그것은 국가의 임무이자 부모의 참된 도리다.

어린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들이다. 이날만큼은 속으로 울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부터 닦아줘야 한다. 음지의 아이들을 애정과 사랑으로 감싸줌은 진정 내 자식을 위한 가장 '특별한 선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밝은 사회의 큰 주춧돌이 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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