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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너무 추워요. 어제 머리를 깎았는데 머리가 시려요. 모자 쓰고 다녀야 할 것 같아요" "잠깐 나온다고 목도리와 장갑을 안 하고 나왔는데 너무 춥네요" "밤새 난방을 해도 실내온도가 영 올라가질 않네요. 이건 추워도 너무 춥네요." 며칠 전 한파를 체험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전력 당국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겨울 추위가 온열 방석 · 온열 담요 · 온열 슬리퍼 · 온열 쿠션 등을 인기 계절상품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흥미롭게도 선물 포장용으로 사용되던 에어캡(일명 '뽁뽁이')이 단열 시트로 사용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과 같은 혹독한 추위에는 하루 1/3을 보내야 하는 잠자리의 따뜻함이 으뜸이다. 등판을 지지는 온돌이 그립다. 우리네 어머님은 산후조리를 못 해 온몸이 쑤시는 고된 육신을 온종일 쉬게 할 수 있는 찜질방 대용으로 온돌을 사용했다. 피로에서 오는 몸살, 감기 등의 웬만한 병은 온돌방에 누워 땀을 내면서 거뜬하게 넘겼다.

온돌은 우리 한민족만의 갖는 뛰어난 난방 시스템이다. 온돌을 우리 인체에 비교하면 아궁이는 입이요, 고래는 오장육부요, 굴뚝은 항문으로 정의한다. 이는 복사, 전도, 대류의 열전달 3요소를 모두 갖는 독특한 방법이다. 수천 년 동안 궁리하고 발전시켜 온 우리 조상의 지혜가 구석구석 스며있는 것이다.

얼마 전 온돌에 관련된 재미있는 신문기사 2건을 읽었다. 하나는 일본 톱스타 부부가 일본은 온돌이 없어 겨울이면 상당히 추워 한국에 원정출산을 하러 온다는 기사였다. 이런 일본인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온돌이 국위선양(國威宣揚)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는 전남 완도의 청산도에만 있는 구들장 논에 관련된 기사이다. 축대처럼 자갈을 쌓아올린 계단식 논의 단면에는 배수로가 나 있고, 논 밑바닥에는 마치 온돌처럼 자갈이 깔려 다는 것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1호로 지정되었다니 매우 반가운 일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온몸으로 배운 조상의 '걸작품'이 확실하다.

세계시장에서의 온돌 난방기술이 무척 궁금하다. "기술선진국인 미국 · 독일 · 프랑스 · 일본에서조차 건축물의 난방은 물론, 종합병원 · 고속도로 · 비행장의 바닥 난방에 우리의 온돌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특히 이들은 앞으로 바닥 온돌 난방 기술의 발전은 경량화(輕量化) · 시공(施工)의 편리성 · 부위별 제어 용이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앞선 기업들도 온돌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신규성 · 진보성 · 산업상이용가능성이 뛰어난 상품들이 즐비하다. 며칠째 계속되는 강추위에 안성맞춤인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있다. 우선 피라미드 형태의 황토방이 있다. 황토방 내부에 황토벽돌을 쌓는 기술이다. 냉기를 완전차단하면서 원적외선을 인체에 최대한 공급하는 것이다. 공간이 협소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번에는 이불이 필요 없는 천연 흙 침대가 있다. 덮개가 달린 이글루 형태로, 앞뒤 이동이 가능하다. 어느 장소에서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조립식이라서 설치 · 이동 · 보관이 쉽다. 원래는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이상을 상자처럼 네모 반듯한 콘크리트 집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을 겨냥한 상품이다. 편리함이 돋보인다. 그러나 답답함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

'겨울 화롯불은 어머니보다 낫다'란 속담이 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것이 제일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절절 끓는' 온돌방의 아랫목이 눈에 선하다. 따끈따끈하다 못해 구운 온돌방에 온몸 구석구석 찜질하는 즐거움이란 체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쾌락의 극치이다.

오늘 이 추위에 우리 향토지역의 '흙과 구들장'으로 만든 온돌방에 누워 멋진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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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