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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사)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땅바닥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아이들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한 아이가 손으로 뭔가를 집어 땅을 힘껏 내리친다. 동시에 "딱~"하는 소리가 들린다. 순식간에 돈이 오간다. 아이들은 주변의 소리조차 전혀 들리지 않는 듯하다.'어린이 동전 딱지놀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다. 어른들의 놀음판과 비슷하다. 영락없는 어린이 놀음판이다.

얼마 전 TV 뉴스에서는 이 같은 아이들의 동전 딱지 실태의 심각성을 소상히 알렸다. 딱히 놀만 한 거리나 장소가 마땅치 않은 어린이들의 현주소인지도 모른다.

동전 딱지는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를 본떠 플라스틱 재료로 만든다. 여기에 숨겨진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 딱지 한가운데 100원짜리 동전이 쏙 들어가게 만든 구조다. 개당 가격은 500원. 상대방의 딱지를 뒤집으면 딱지는 물론 딱지 속 백 원까지 한 번에 가져간다. 한판 거래금액이 600원인 셈이다. 몇 판 돌고 나면 주고받는 돈이 꽤 된다. 돈 따는 재미 때문인지 동전 딱지 찾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아이들이 많이 찾죠! 딱지의 종류가 많지만 유독 동전 넣을 수 있는 딱지만 찾아요. 딱지치기로 용돈 챙기는 아이들도 있어요." 초등학교 앞 한 문방구점 주인의 지적이다. 요즘 문방구점에 동전 딱지가 효자로 등장한 것이다. 업체들은 제대로 돈 맛보려고 '특허상표'까지 출원해 놓고 있었다. '고무 딱지·딱지 나라·슈퍼 딱지·합체 왕 딱지·파워 왕 딱지·캡틴 왕 딱지·몬스터 딱지·코인 딱지·합체 딱지·킹 딱지·슈퍼 딱지 등.' 돈 되는 딱지의 끝없는 변신. 쉽게 멈추지 않을 성싶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딱지에 동전을 끼워 넣고 게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왕 딱지와 합체 딱지 뒷면에 코인(동전)을 넣으면 '파워 업'된다고 광고까지 한다. 판단능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사행성을 조작하는 영업행위가 도를 넘었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상품에 관한 한 업체들의 '작은 양심'이 절실하다.

어려서부터 동전 딱지놀이 하다가 무의식중에 노름판에 빠질까 봐 부모들 걱정이 태산이다.

인터넷상의 네티즌들은 "동전 딱지, 저걸 만드는 어른이 문제" "동전 딱지, 빨리 근절시켜야!" "동전 딱지,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동전 딱지 도박 수준, 아이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어른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작은 동전 딱지치기가 도박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동전 치기를 하다 보면 딸 때 오는 강한 쾌락과 잃을 때 오는 강한 좌절을 자주 경험하면서 쾌락 중추가 점차 무뎌지게 된다는 것이 정신과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결국,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소한 동전 딱지 하나에 멍드는 동심을 볼 때마다 추억의 '종이 딱지'가 그립기만 하다. 종이 딱지치기는 우리의 전통놀이로 누구나 쉽게 즐기던 문화였다. 계절을 가리지 않았다. 또 그 분포가 전국적이었다.

전통적인 딱지는 신문지, 다 쓴 공책, 못 쓰는 종이 갑 등이 주재료였다. 네모난 종이를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접고 접어 튼튼하게 만들었다. 어린이들의 체력 단련과 지능개발에 효과 만점이었다.

"퍽~" 소리 나게 내리쳐 상대방의 딱지를 뒤집어, 내 것으로 만드는 재미가 쏠쏠했다. 추운 겨울 손등이 터서 피가 나도 신이 났다. 아이들에게 종이 딱지는 큰 재산이었다. 사랑과 즐거움이 그득한 종이 딱지의 '부활'은 언제쯤 볼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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