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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단법인 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고 있다는 소식은 흥미로운 화젯거리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그가 언제 체포될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 쫓고 쫓기는 형국이 마치 긴박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하다. 실제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의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어디 그뿐이랴. 요사이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마음이 뒤숭숭하기만 하다. 마우나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 시화공단 인근 폐기물처리업체 화재, 전남 장성 요양병원 방화… 잊을만하면 터지니 사람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은 심각하다. 자성(自省)의 목소리는 그저 공염불로 들린다. 온 국민의 잠자리가 불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편안하게 잠들기가 어렵다 보니, 자연 불면(不眠)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 밤잠이 오지 않는 수면장애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현안(懸案)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이 보약'이라는 말과 함께 밥만 잘 먹으면 보약만큼 효과가 있다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또 '잠이 약보다 낫다', '잠자리가 반평생'이라는 속담도 있다. 잠은 피로한 마음을 치료하는 최상의 약이라는 뜻이다. 요즘 대한민국에는 '밥이나 약보다도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제격이다. 진정한 휴식을 품은 평안한 잠이 절실하다. 잠을 자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잘 자야 일도 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고 복(福)도 지을 수 있다. 몸에 좋은 약효들이 우러나오지 않은 보약이 아무 쓸모 없듯, 잠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누워만 있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불면의 사람들 때문에 수면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짧은 시간을 자더라도 깊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각종 기능성 수면용품에 투자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자심리 위축으로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작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대형마트에서는 수면용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 유통가에서는 기능성 베개와 패드를 비롯해 아로마 향초, 침구 전용 향수, 롤 블라인드, 수면 안경 등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거나, 숙면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단연 인기다.

숙면 관련 기능성 제품의 꾸준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불면을 완전히 치유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심병(心病)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사고도 따지고 보면 심병의 일종인 과욕으로 귀착된다. 심병으로 생긴 불면은 힐링(Healing)이 좋은 처방이다. 인간의 탐욕이 끝이 없듯이, 불면의 고통 역시 끝이 없어 보인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책에 나오는 글귀가 불현듯 떠오른다.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하면서, 제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무소유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소유의 경지를 티끌만큼만이라도 깨달아, 불면에 빠진 대한민국을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리라. 하루빨리 불면에서 일탈(逸脫)하여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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