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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단법인 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연말이다. 을미(乙未)년 12월 달력 한 장이 을씨년스럽다. 이때쯤이면 송년회가 단골로 등장한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으니, 한 해가 저물기 전에 지인들끼리 술 한 잔 기울임은 정겹다. 이렇듯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네 송년회 풍경은 아름답다. 한국 전통문화의 구수함이자 색다름이다.

그러다 보니 한 해 동안 못 만난 친구, 동창, 가족 모임 등이 연속이다. 만남도 각양각색이다. 으레 1년간 마실 술을 몰아서 마실 수밖에 없다. 흥청망청 먹다 보면 새해를 준비하자는 좋은 취지는 물 건너간다. 계속 먹어대니 뱃살은 두툼해진다.

특히, 송년회로 월급쟁이들의 밤은 깊고 길다. 뚝 하면 회식이다. 달콤한 술 한 잔의 유혹은 너무나 강렬하다. 연말이라 오고 가는 사람과의 한잔은 직장인의 예의다. 술에 쫓기는 듯,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술을 입안으로 계속 털어 넣는다. 술이 술을 부른다. 술이 부족하면 술꾼들은 아우성이다. 그리고 이내 취한다.

1차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다시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들이켜고, 기분이 좋아 넘치면 노래방으로 직행한다. 일상화된 모습이다. 정신없이 마시고, 성급하게 취하고, 습관적으로 불러 제 낀다. 만취 상태로 귀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직장문화는 술로부터 출발한다. 술에 애정과 돈을 섞어야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다. 승진도 투자도 마케팅도 모두 술병 속에 있음이다. 맞부딪치는 술잔의 멜로디는 로맨틱하다.

우리나라 정서상 회식은 무조건 술자리다. 또한, 술은 직장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은밀한 안식처이자, 뱃살의 일등공신이다. 두둥실 솟아오른 뱃살을 술이 점령하고 있다. 월급쟁이들은 삐져나온 뱃살로 몸을 뒤뚱거리고 있다. 솟아오른 뱃살은 서로에게 작은 위안이다. 참으로 우울하다.

예전에는 나이 들어 생긴 뱃살이 인품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죽하면 '사장님의 뱃살은 인격'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지금은 아니다. 시대가 바뀌었다.

뱃살은 우선 보기 싫다. 만병의 근원이자 공공의 적이 됐다. '게으르다'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과도한 음주 행위로 누적된 뱃살은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다. 뱃살이 건강미를 구분하는 잣대가 된 지 오래다. 지금은 수많은 이들이 뱃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기세가 대단하다.

뱃살 사업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 비만 클리닉이고, 너도나도 뱃살 이야기다. 의사들은 복부비만이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 지목하고 있다. 매스컴에는 뱃살을 경고하는 의사의 조언이 귀 따갑다. 술은 곧 당신의 뱃살이라는 경고다. 유독 연말이면 더 심하다. 겁 좀 그만 줬으면 좋겠다. 뱃살과의 전쟁은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이슈다.

그럼 늘어가는 뱃살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래저래 고민스럽고 힘든 게 우리 몸이다. 그렇다고 날로 늘어나는 뱃살을 뻔히 알면서 내버려둬서는 곤란하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끝 아닌가. 뱃살은 가장 먼저 찌고 맨 나중에 빠진다. 한번 오른 뱃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이젠, 뱃살을 살찌우는 술 문화의 변화가 절실하다. 뱃살은 술꾼들에게 골치 덩어리가 되어야 한다.

며칠 후면 병신(丙申)년이다. 새해에는 '뱃살을 빼겠다'는 의지가 절실하다. 의사들의 뱃살 빼는 이야기는 한결같다. '천천히 적게 먹고 많이 씹고 많이 움직임'만이 뱃살을 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노화의 시계를 천천히 움직이게 하는 처방이기도 하다. 간단한 수학공식 같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인생 가르침이 있다. '습관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그러나 습관을 바꾼다는 것, 참 어렵다. 그래서 '도전 정신'은 소리소문없이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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