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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아쉬운듯 모자라게 살아야 행복"

성북동 길상사 봄 정기법회 설법

  • 웹출고시간2007.04.16 14:37: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적게 보고 적게 듣고 필요한 말만 하면서 단순하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불교계 원로인 법정(法頂) 스님은 15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吉祥寺)에서 가진 봄 정기법회에서 "정보과잉의 시대는 삶을 차분하게 돌아볼 여유를 빼앗아간다"면서 "행복해 지려면 아쉬운 듯 모자라게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정스님은 신도 1천여 명이 법당과 앞마당을 가득 채운 이날 법회에서 "나무마다 꽃과 새잎을 펼쳐내는 봄날 우리는 이렇게 마주 앉아 생애의 한순간을 함께 하고 있다"면서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이처럼 서로 눈길을 마주하고 인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직접적인 만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것은 정보이지 감정이 아닙니다. 접속과 접촉은 비슷한 말인지 몰라도 뜻은 완전히 다릅니다. 차디찬 기계를 이용한 간접적 만남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어서 진정한 정을 주고받기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컴퓨터, 텔레비전 등 편리한 정보수단을 갖고 있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과다한 정보는 오히려 공해가 됩니다."
법정스님은 "신속한 기계매체에 길들어 뭐든지 즉석에서 끝장을 보려다 보니 세상이 살벌해지고 자살자도 늘어난다"면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참고 기다리는 미덕을 잃게 되면 자기 자신이 영혼을 지닌 인간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되며, 그럴 때 문명의 이기는 흉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쉬움과 그리움이 고인 다음에 만나야 친구와의 살뜰한 우정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뷔페식당에 서 한 가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음식을 먹을 욕구가 생기지 않고 음식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도 없게 됩니다. 삶의 진짜 맛을 느끼려면 모자란 듯 자제하며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법정스님은 "생활도구에 종속돼 본질적 삶을 잃어버리면 내면을 가꾸는 것보다 외양에 치중하거나 남의 삶을 모방하게 된다"면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얼굴을 바꾸려는 성형수술이야말로 남의 삶을 모방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얼굴은 ‘얼의 꼴‘이어서 각자 인생의 이력서와 같아 아름다움의 표준형이 있을 수 없다"면서 "덕스럽게 살면 덕스런 얼굴이 되고 착하게 살면 착한 얼굴이 되는 법인데 사람들은 그런 본질적인 것을 잊고 산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한 것들은 마치 필름처럼 마음속에 저장됐다가 다음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업(業)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집니다. 모든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휩쓸리지 않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적게 보고 적게 들으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합니다. 이 찬란한 봄날 꽃처럼 활짝 열리십시오."
강원도 산골에 혼자 살면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법정스님은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열리는 길상사 정기 법회에서 대중을 상대로 설법하고 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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