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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행복이 회사의 행복…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로"

김진현 ㈜금진 대표 인터뷰
1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300억 원의 강소기업으로
2007년부터 3년마다 전 직원 가족동반 해외여행
매월 사보 '우리들의 이야기' 발행
정기적인 간담회 통해 소통 실천

  • 웹출고시간2023.01.19 17:28:46
  • 최종수정2023.01.19 17:28:46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보내주고 있는 ㈜금진 김진현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전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3년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회사가 있다.

조직은 결국 사람으로 이뤄져 있고 그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조직 운영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회사가 있다.

김진현(75) ㈜금진 대표이사는 '사람을 우선'하는 조직 경영에 정도(正道)를 보여주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8년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로 시작해 연 매출 300억 원이 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경기도 부천 출신의 김 대표는 인하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1973년 LG화학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사에 입사, 1984년 LG화학 청주공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연고 없는 지역에서 그는 LG건장재 청주2공장장까지 승진한 뒤 1998년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금진화학을 설립했다. 2009년 사명을 바꾼 ㈜금진의 시작이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보내주고 있는 ㈜금진 김진현 대표가 설을 맞아 직원들에게 덕담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금진은 '품질 경쟁력', '원가 경쟁력',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크 벽지와 카펫타일제품을 만들어 LG하우시스 등에 납품하고 있다.

㈜금진이 지역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날로 성장하는 기업력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직원들이 있어서다.

76명의 직원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 것은 김 대표의 확실한 경영철학 덕분이다.

㈜금진의 경영철학이자 비전은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회사'다.

함께 성과를 공유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노사간 화합하고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금진의 경영 목표다.

김 대표는 "사람을 위한 생각은 간단해야 한다"고 확고하게 말했다.

그는 "누구라도 들어오고 싶은 현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작은 기업이지만 직원들이 들어오고 싶고 같이 있고 싶게 만들려면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주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2년도 공장이 전소된 적이 있다. 당시에 직원들이 너나 할것없이 뛰어들었다. 말리는데도 불을 끄겠다고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는 직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결국 공장은 전소됐지만 직원들은 더 합심하게 됐고 다들 밤낮없이 회사를 위해 노력해준 결과 공장은 3개월만에 다시 가동됐다"며 "내부직원들과 협력사의 도움 덕분"이라고 말했다.
㈜금진의 전 직원들은 2007년부터 3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개인 휴가를 내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는 게 사실상 어렵다"며 "회사가 가동은 돼야 하기에 팀을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여행비를 회사에서 모두 지원하는 것은 부담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는 "매번 큰 돈을 갑자기 만들수는 없어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3년간 적립으로 여행자금을 만든다"며 "기업 가용자금과 별도로 운영돼 여행시 지원 부담을 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회차 유럽으로의 직원 단합 여행을 제외한 1~4회차 해외여행은 모두 직원 가족동반으로 진행됐다. 지원 취지 자체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지 선택과 코스는 모두 직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함께 고민하고 제안한 것을 받아들여 다음 여행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일하는게 힘들 수 있지만 그래도 여행으로 좀 희망을 갖고 할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힘들다가도 내년이면 여행한 번 다녀올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또 버티는 것도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을 갖고 실천하는 덕분인지 여행 운도 좋았다.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11월에 다녀온 이후 하늘길이 막혔고 3년 뒤인 지난해 다시 하늘길이 열리면서 직원들이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심지어 지난해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회사 매출은 30%가 감소됐지만 여행은 추진됐다.

직원들이 먼저 여행을 안가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확고 했다.

그는 "이건 믿음이다. 내가 약속한 부분을 꼭 지켜내는 것이 맞다"며 "돈을 돌고 돈다. 기업이 좋을때도 있고 나쁠때도 있지만 우리가 약속한건 불가피한 천재지변이 아니고서야 지켜야한다"고 설명했다.

금진 직원들의 애정은 매월 사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2007년에 시작된 금진 사보 '우리들의 이야기'는 매월 제작돼 벌써 187회가 만들어졌다.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자유로운 주제로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사보 안에는 직원들의 글 외에도 칭찬받는 이들, 해당 달의 행사, 다음 달 행사, 직원들의 생일까지 들어가 있다. 매월 사보의 칭찬합시다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며 포상도 함께 받아 더 의미를 더한다.

직원 가족들에게도 회사에서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 지 알수 있는 방법이 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불만사항이나 건의사항에 대한 소통이다.

김 대표는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소통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각 부서별로 두 달에 한 번씩 간담회를 갖는다"며 "이 때 문제가 있는 사항이나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회의록을 정리해 최대한 빨리 해당 문제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회의록 표에는 직원들의 각 건의사항마다 응답이 빼곡히 적혀있다. 가능한 것은 즉시조치, 불가능한 것은 이유와 함께 표기, 시일이 걸리는 문제는 조치 시일까지 적혀있다.
김 대표는 "문제가 있다고 다 해결해줄수는 없다. 다만 규정 등에 따른 이유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며 "가는 방향을 한 사람이 했다고 해서 쫓아가면 안된다. 흔들리지 않고 기준을 따라가야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진의 조직 운영 방식은 김 대표가 창업 전 다니던 회사 생활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부분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그는 "노조하는 친구들은 늘 화가 나 있고 회사는 그들과 싸우기 바쁘다"며 "속으로 왜 이렇게 만들고 이렇게 대화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사람간의 소통이다. 대화로 하면 안 풀릴게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옳았다. 직원들끼리 화합은 물론 서로가 '식구'로 생각할 만큼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게 됐다.

김 대표의 앞으로의 목표는 ㈜금진의 수출 판로 확대다.

올해부터 금진은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다. 올해의 목표는 30만 불 정도다.

그는 "LX하우시스 협력사로서 그간 많이 커왔다. 이제는 우리도 자립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벌어서 나눌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 시장을 개척해야한다. 국내 경기만으로는 쉽지 않다. 지난해 매출도 30%가량 줄었다. 시장을 키워 해외로 나가는 것이 맞다. 올해 30만 불을 목표로 매년 천천히 키워나갈 것"이라며 "그간 수동적인 움직임에서 능동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각종 전시회, 수출바우처 등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 김용수기자
그러면서 "그간 종속감이 너무 강했다. 주는 것만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줄 수 있게 하는 것이 결국 상생"이라며 "일차적으로 인도에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중동과 러시아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의 꿈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먹거리도 마련 중이다.

처음 창업을 하던 당시 52세의 김진현 대표는 자신의 일하는 나이를 70세로 정했었다고 한다.

그는 "이제는 70이 훌쩍 지나버렸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할 수 있는 때 까지 해나가려고 한다. 그저 재미있게 이렇게 다같이 잘 살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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