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제베리아에 갇힌 제천 어린이들

겨울방학 맞아 축제도 야외 시설 전무 '불만 폭주'

  • 웹출고시간2023.01.30 17:36:38
  • 최종수정2023.01.30 17:36:38

2019년 열렸던 제천 얼음축제에서 시민들이 공어 낚시와 얼음 썰매를 즐기고 있다.

[충북일보] "겨울방학이 두 달인데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요. 인근 지자체는 하다못해 눈썰매장이라도 운영하는데 제천은 겨울 놀이시설이 전무하네요."

전국적으로 다수의 지자체가 겨울을 맞아 다양한 축제와 함께 어린이들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으나 제천시는 이 같은 축제나 시설이 전혀 없어 겨울방학 내내 아이들과 부모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인접한 강원도와 경기도만 해도 화천·인제·홍천·평창·가평 지역에서는 각각 산천어축제, 빙어축제, 꽁꽁축제, 송어축제, 자라섬 씽씽축제 등을 열어 겨울 동안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멈춰 섰던 발걸음이 봇물 터지듯 터지며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제천시는 민선8기에 들어서며 지난해 편성된 예산 16억 원을 반납하며 그동안 운영했던 겨울 축제를 폐지했다.

시는 "시민 설문조사 결과 개최 요구보다 폐지 주장이 더 많았고 외지 방문객 유입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폐지 결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와 전국적인 겨울 축제에 관한 관심이 상승 등으로 고려했을 때 폐지가 아닌 보완이나 수정 등으로 유지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베리아라고 불리는 제천시는 현재 타 지자체보다 긴 겨울을 보내면서도 체육, 놀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린이는 물론 가족이 동반한 그 어떠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제천에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눈썰매장 또는 겨울철 놀이 문화를 즐기기 위해 다른 지역을 찾고 있다.

제천시 체육회가 운영하던 얼음썰매장마저 운영을 멈춘 상황에서 이들은 인접한 단양군과 원주시 등의 눈썰매장을 찾아 발품을 팔고 있다.

한 학부모는 "스키장을 찾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로 인해 눈썰매장이나 얼음썰매장이 필요하지만 시설이 없어 항상 곤란함을 느낀다"며 "사설 업체의 운영이 없는 상황이라면 지자체에서라도 아이들의 겨울철 야외 활동을 위해 좀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김창규 제천시장은 지난 9일 신년맞이 기자회견에서 겨울 축제에 대해 "(겨울축제 개최로) 인위적인 성과 만드는 거 반대한다"며 "한 푼이라도 이익되는 사업을 하고 싶다. 공무원들에게 남다른 창의력으로 수익성 높은 사업(축제)를 구상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이 수익을 담보로 운영하는 사업체와 달리 지자체는 설사 이익이 없더라도 시민들의 건강과 여가 활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A씨(45)는 "지자체가 일반 기업처럼 경제적인 논리에서 이뤄지는 사업만을 생각한다면 시민들의 혜택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천국제음악영화제나 청풍벚꽃 축제 또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없애야 한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제천 / 이형수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