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각 시·도마다 선거구 획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획정 결과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선거구가 늘 수도 줄 수도 있다. 특정 정당에 유·불리할 수도 있다.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여기 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원선거일 1년 전까지 국회의장에게 제출토록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는 지난 4월10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사문화된 지는 오래다. 이번에도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오리무중이다. 국회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반쯤 남기면 다음 선거에 적용할 지역구 조정을 시작한다. 4년 사이 인구 변동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인구가 늘어난 곳은 쪼개고, 줄어든 곳은 합치는 게 원칙이다. 비례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뽑을 지도 정한다. 하지만 뭔가가 결정됐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정말로 답답한 노릇이다. 여야는 9월 정기국회 전에 선거구 획정을 매듭지어야 한다. 9월 정기국회는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일정이 빠
미안한 마음 율촌 우용민 충북시인협회 회원 뽀얀 신작로 콘크리트로 덮였습니다 숨이 막혀옵니다 실바람에 찾아온 너의 숲 너를 마시기만 해서 미안합니다 신음하는 파란들 너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나무를 심어 달라고 숲을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는 너에게 미안합니다 길 위에 매연을 깔아 굴뚝에 연기를 피워 창문 밖 저편 너에게 미안합니다 누구의 싸움으로 일그러진 대지 화약 냄새를 풀어 미안합니다 너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극한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태풍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는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20년 만에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의 영향으로 큰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를 입었다. 이 달 우리나라에 상륙했던 태풍 카눈은 경로와 지속시간에서 매우 이례적이었다. 중국으로 향하다 역주행하여 일본 서쪽 바다를 거쳐 한반도에 상륙한 후 내륙을 관통하여 역대 2번째로 오래 걸려서 발생 14일만에 소멸되었다. 매년 발생하는 태풍이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은 인적·물적 피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태풍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태풍은 바다의 열에너지가 풍부할수록 그 세력이 강해지는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태풍의 연료가 되는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는 풍부한 수증기 공급으로 이어져, 태풍은 더 강해지는 것이다. 지난 7월 한국환경연구원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기후변화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에서 태풍이 많아지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강도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태풍에 대비해 기상청은 올해부터 더욱 상세하고 정교한 태풍정보를 제공한
태풍이 가고 녹음이 더한층 짙어졌다. 식물의 키가 부쩍 자랐다. 숲길을 걸으며 잠시 바깥의 시끄러움을 잊는다. 세계가 소음으로 가득한 건 수없는 욕망이 서로 부딪치기 때문이리라. 숲은 고요하다. 잠시 바위에 앉아 푸르름 속에 잠긴다. 적막이 적막 속으로 파고 든다 적막의 껍질을 깨고 들어선 적막이 다시 고요해졌다 나무는 잎사귀마다 진초록 물을 그득하니 머금고 가끔 기침을 한다 그때마다 적막이 잠시 흔들렸다 길섶 마타리 산초 달맞이꽃 개망초 좁쌀풀 달개비 갈퀴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랑나비가 길을 터주는 이천 양돈 연수원 팔월의 오솔길 가끔씩 내뱉는 내 숨결에 적막이 화들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린다 발자국 소리만 내 뒤를 자꾸만 따라온다 ─ 김선진, 「적막에 들다」 전문 (시집 숲이 만난 세상, 시문학사 2011년) 시는 존재화 된 '적막'을 묘사한다. 화자는 홀로 숲을 걷는다. 그의 한적한 보행에 적막이 끼어든다. 새소리나 매미 소리가 들릴 법도 한데 숲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화자의 공간적 위치는 밀폐된 숲의 적막 속으로 한정되고, 적막이란 추상명사는 화자의 초월적 사유에 따라 보통명사가 된
오래전 나의 소원은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하는 거였다. 그로부터 20년 후에 마침내 도서관이 생겼으나 외진 데라 버스도 없다. 자가용도 일반화되기 전이고, 택시를 타자니 왕복 2만 원이었다. 인근의 아파트 사람들이 최고 부러울 때였다. 그로부터 15년 후 이번에는 집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겼다. 걸어서 3분 남짓이라 조용히 앉아 책 읽는 것만 빼고는 이웃집에 마실 온 기분이다. 결혼한 뒤로부터 장장 35년이다. 책도 많고 필요하면 컴퓨터에, 겨울에는 안방처럼 따스했다. 짜증이 날 때마다 도서관 옆에 사는 것을 소원으로 삼았던 시절을 돌아본다. '이젠 도서관도 맘대로 갈 수 있잖아'라고 하면서. 어떤 경우든 감사가 우선이다.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사는 비결이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공통점이기도 하다. 태양을 반사하는 달처럼 행복의 거울도 감사를 되비추면서 빛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의 성을 쌓을 수 있다. 감사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다. 사람들은 보통 만족스러운 일이 생길 때 감사한다. 기쁜 일이 생겨도 찌푸리는 것보다는 낫지만 감사할 일이 없는 것 같은데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불평이 없기에 원망도 없다. 어떤 경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극한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태풍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는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20년 만에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의 영향으로 큰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를 입었다. 이 달 우리나라에 상륙했던 태풍 카눈은 경로와 지속시간에서 매우 이례적이었다. 중국으로 향하다 역주행하여 일본 서쪽 바다를 거쳐 한반도에 상륙한 후 내륙을 관통하여 역대 2번째로 오래 걸려서 발생 14일만에 소멸되었다. 매년 발생하는 태풍이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은 인적·물적 피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태풍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태풍은 바다의 열에너지가 풍부할수록 그 세력이 강해지는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태풍의 연료가 되는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는 풍부한 수증기 공급으로 이어져, 태풍은 더 강해지는 것이다. 지난 7월 한국환경연구원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기후변화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에서 태풍이 많아지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강도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태풍에 대비해 기상청은 올해부터 더욱 상세하고 정교한 태풍정보를 제공한다. 태
올해는 32일간 지속된 장마 기간 중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이 역대 1위로 많았던 한해로 기록됐으며,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 이례적인 태풍 '카눈'으로 인해 산사태와 가옥, 농경지 침수 등 커다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장마가 끝이 나고 폭염과 땡볕이 작렬하는 이즈음 1980년대 초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학내 대자보를 통해 농활대를 편성해 농촌으로 향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름 방학 중 대학생들의 농촌활동을 뜻하는 농활(農活)은 '고양이 손도 빌린다', '부지깽이도 춤춘다'라는 속담처럼 분주한 농번기에 부족한 일손을 돕고 농촌의 실상을 체험하는 실천적 활동이었다. 역사적으로 농활은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농촌 계몽운동과 1930년대 소설 상록수에 나타난 브나로드(Vnarod)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40~1950년대의 침체기를 거쳐 1960년대 초 시작된 향토개척단 운동으로 다시 등장한 농촌봉사활동은 계몽적, 봉사적 성격이 강했다. 유신체제 시기에는 농촌사회의 구조적인 개혁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농촌활동으로 바뀌었는데,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단체가 펴낸 '자유언론'지에 농활을 '농촌 현장에 들어가 농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모순
[충북일보] 8월 임시국회가 첫날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야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치를 이어갔다. 그 바람에 각종 현안들이 또 뒤로 밀렸다. 처리가 시급한 법안부터 실체 규명이 필요한 현안까지 다양하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 현안들이다. 물론 정기국회가 곧 열린다. 여야 모두 급할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예고편을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현안 질의를 위해서다. 주요 현안으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묻지마 흉기 난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여야는 당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환 충북지사 등을 부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틀 전 추가로 김관영 전북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가 잼버리 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전가용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회의는 한 시간도 안 돼 종료됐다. 민심을 밀어내고 정쟁을 일삼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거미 영역 임호일 충북시인협회 회원 거미가 정한 영역, 경계의 경고는 없다 가늠 없는 유혹의 덫과 끈적하게 조여 오는 진동의 범위 속박의 끝자락 틀에 묶여 다 내어 주지 않고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모든 것이 끝나야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육신과 영혼 그리고 빈 껍데기 실안개보다, 바람보다 가볍게 떨어지는 아아 무게 없는 영혼의 자유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태극기를 손에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취타대 뒤를 걷고 있다. 광복절임을 상기시키며 퍼포먼스가 진행중이다. 예총 벤치마킹의 일환으로 대전 0시 축제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경이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축제장은 곳곳에서 행사가 펼쳐지고 무대를 즐기는 관객도 그늘막 하나 없는 곳에 앉아 있다. 축제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됐다는데, 태풍 '카눈'으로 얼마나 노심초사했을까? 지난 주는 태풍이 한반도 전체를 휩쓸었지만 우려만큼 피해가 적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기에 사전대비가 잘 이뤄진 영향이 크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수업이 전면 취소됐다. 5일 동안 충북권역 대학원격교육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출강하고 있는 대학교에서 교수자 평점에 반영한다고 보내온 공문을 받았을 때는 왜 이렇게 필수로 해야 하는 게 많은지 언잖았다. 교수법이 매일 다르게 오전부터 오후까지 진행됐지만, 모두 신청할 시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첫날 오전 수업을 ZOOM으로 받으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첫 수업은 '시간을 줄여주는 파워포인트 활용 교수법'이었는데, 파워포인트 분야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할 만큼
'혁신(革新)'은 사전적으로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말 그대로 '새로움'을 뜻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혁신'은 그리 새로운 말이 아니다. 혁신을 외치며 사회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시도되고 있지만, 이제는 오히려 혁신이 진부하고 오래된 단어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달 우연히 방문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혁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 순간이 떠오른다. 당시 미술관에서는 '한국실험미술 1960-1970년대'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해당 전시는 전쟁이 끝나고 근대화,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시대를 살았던 청년 작가들이 보여준 전위적 실험미술을 다루었다.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둘러보며 '새로움'을 넘어선 '낯섦'이 느껴졌다. 전통적인 질서에서 벗어나 거침없이 새로움을 '실험'해보던 이들의 작품들을 통해 지금의 우리들이 현재를 살아갈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현대미술은 그저 어렵고 알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기존의 틀을 깨어 해체하고 재구성한다는 것이 이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기 때문일까. 당시 이들의 작품은 누군가에는 불편하거나 의미 없
올해 수해를 겪으며 관재(官災)라는 말이 회자 됐다. 인재(人災)보다 더 구체적으로 관(官)의 잘못을 지적하는 표현이다. 14명이 숨진 오송 참사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은 감찰을 벌여 36명을 수사 의뢰하고 공무원 63명을 징계 의뢰했다. 우려했던 대로 일선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모양새다. 이에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오송 참사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협의회도 이들을 비롯해 6명을 고소했다. 이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수해의 원인과 대처 과정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는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의 몫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방의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나 다수당인 국민의 힘은 수용하지 않았다. 청주시의회도 소수당인 민주당의 조사특위 구성 요구를 다수당인 국민의 힘이 거부했다. 조사특위를 거부한 명분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행정력이 수해복구에 집중돼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숨은 뜻은 자당 소속 단체장에게
[충북일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중부내륙특별법)이 발의된 지 8개월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아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소위에 계류 중이다. 국회는 8월 임시회를 16일부터 개회했다. 행안위는 이번 임시회 기간 동안 일반 법안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부내륙특별법안 의결 여부도 결정된다. 소위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도 가능하다. 다만 행안위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현안 질의 등이 예정돼 있어 불안하긴 하다. 하지만 충북 입장에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29일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청주 상당) 부의장이 대표 발의했다. 지난 2월 16일 행안위에 상정됐다. 4월 19일 공청회를 거쳐 법안1소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발의 과정은 순탄했다. 하지만 심사와 제정까지는 아직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자동 폐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목표는 21대 국회 임기 내 제정이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원회마저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특별법 제정 당위성에 공감하는 국회의원들은 많다. 하지만 정작 법안 심사엔 소극적이다. 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모든 국립묘지에는 공통적으로 무궁화 꽃이 피어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다. 없을 무(無), 다할 궁(窮), 꽃 화(花). '다함이 없는 꽃'이라는 뜻이다. 색이 은은하고, 꽃이 오래가서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았다. 무궁화는 선조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78주년 광복절을 즈음해 우리 민족과 함께 강인하고도 끈질기게 꽃을 피우고, 순국선열들과 함께해 온 무궁화와 관련된 기록들을 살펴봤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은 수많은 순국선열의 염원이자 희망이었다. 무궁화는 독립을 향한 우리나라 역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대중 앞에서 민족주의를 강론할 때나, 감옥에 갇혀서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의 애국가를 부르며 우리 민족의 애국애족 정신을 일깨웠다. 매헌 윤봉길 의사도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의거 이틀 전에 작성한 유작 시 '광복가'에서 무궁화를 거론했다. '피 끓는 청년 제군은 아는가. 무궁화 삼천리 우리 강산에 왜놈이 왜 와서 왜걸대나….' 윤 의사는 자신의 희생이 조국 독립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이 땅에 무궁화가 계속 피기를 바랐다. 마음속에
보은군 속리산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정이품송의 가지 2개가 지난 10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부러져 매달려 있다가 절단조치 됐다. 정이품송은 600살 나이에 높이 14.5m, 가슴높이 둘레 4.77m이며 1962년 천연기념물 103호로 지정된 명품 소나무인데 갈수록 단아한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원래 원추형이던 정이품송의 우아한 자태는 1980년대 중부지방을 휩쓴 솔잎혹파리로 인해 죽을 고비를 맞았으나 10년 가까이 방충망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났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세가 약해져 태풍과 폭설에 거듭 가지가 부러지는 수난을 당해 원형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 우아한 자태 훼손 현재의 정이품송은 무게중심을 잃고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울 정도이며 당당했던 기품을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다. 수령 600년에서 800년에 이르는 노쇠한 소나무인데다가 기상이변이 심해지는 현상으로 미루어 앞으로도 정이품송이 겪어야 할 고난의 시기를 피할 수 없어 걱정을 더하게 된다. 정이품송은 1464년 2월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하던 세조 임금의 어가 행렬이 나뭇가지에 걸리지 않도록 나무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렸고 이를 가상히 여긴 세조가 정
어릴 적 시골집 엄마의 장롱 위에는 상자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언제 샀는지 얼마나 그 위에 있었는지 모르는 그릇 세트였다. 평소에 쓰는 엄마의 그릇은 낡은 사기그릇 몇 개가 전부였다. 딸들이 꺼내서 쓰자고 했더니 "느그 언니 시집갈 때 줄끼다"라며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다. 없는 살림에 큰 딸내미 시집갈 때 빈손으로 보낼까 미리 준비한 것이었다. 엄마의 애틋한 마음을 알면서도 늘 허름한 그릇만 쓰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릇의 행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큰 언니 집에서도 못 봤다. 상자가 장롱 위에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유행도 바뀌고 물건도 흔해져서 특별한 의미를 찾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릇에 대한 기억이 또 하나 있다. 처음 교감으로 부임한 해 여름방학이었다. 방학에도 쉬지 못하고 나오는 교직원과 방과후 선생님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경주 출장길에 여고 동창이 하는 찻집에서 사 온 향기 좋은 홍차가 생각났다. 바닐라 향이 달콤하고 깊은 맛이 나는 특별한 차였다. 차에 문외한인 내가 이름도 단박에 외웠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마리아쥬 프레르 웨딩임페리얼 긴 이름이었는데 말이다. 귀하고 좋은 사람에게 대접하고 싶어서
때는 중국 삼국시대. 촉의 유비가 죽고 난 후였습니다. 촉의 군사(軍師) 제갈량이 총애하는 장수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마속이었습니다. 제갈량은 전략적 요충지였던 가정(街亭)에서의 싸움을 명령했으나,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어기고 산 정상쪽에 진지를 치고 전투를 대비했습니다. 군사들은 절체절명의 경각심을 심어둠과 동시에 산에서 뛰어내려오며 적군을 격퇴하겠다는 작전이었는데요. 그런데, 마속과 촉의 군사들은 산 아래에서 불을 지른 적군에 의해 타들어가며 전투를 지러 대패를 하게 됐습니다. 이에 제갈량은 마속을 아끼는 마음을 억누르고 군율에 의해 마속의 목을 베어 본보기로 삼으려 했습니다. 이 사건은 울음을 참으며, 감정을 버리고 엄정하게 기강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뜻이 되어 후대에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울음을 참으며 마속의 목을 베다'. '읍참마속'이라는 사자성어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상 무정부 시대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관 부처의 장관은 1년도 되기 전에, 성공을 장담했습니다. 혈세를 약 3천억 원 쏟아부은 잼버리(세계 스카우트 연맹에서 주최해 매 4년마다 열리는 세계 보이 스카우트 대원들의…
여름비 그친 개울가에서 이선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은구슬 금구슬 햇살 아래 초록물 쪼로롱 빨아먹고 풀잎향 귀고리한 잎사귀들 앵두빛 오이빛 햇살아래 찰떡쿵 찧고 까불고 들꽃향 목고리한 참새떼들 개울 비단물에서는 소금쟁이가 물 위를 걷고 개울 갈대숲에서는 나팔꽃이 숨어 여름을 만든다
[충북일보]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키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3년여 만이다. 단체 해외여행 가능 국가 명단에 한국·미국·일본 등 78개국을 추가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로 중단된 지 6년5개월 만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2017년 3월부터 유커의 한국 여행을 사실상 금지해 왔다. 유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일컫는다. 개별 관광객보다 객단가가 높다. 관광업계를 비롯해 면세점, 호텔 등 관련 업계가 들썩이는 이유다. 유커의 귀환은 침체한 한국의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면세점·화장품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당장 대규모 유커가 몰려올 거란 확신은 위험하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성급하다. 유커가 한국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인근 일본으로 갈 수도 있다. 유커가 한국보다 일본을 더 매력적인 여행지로 인식할 수도 있다. 내국인들조차 바가지요금에 해외로 떠나는 현실이다. '쇼핑 뺑뺑이'로 손실분을 보전하던 싸구려 관광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이런 여행을 워하는 관광객은 어디에도 없다. 외국인의 한국 재방문율은 40%도…
나는 그 회사 옥상에서, 다리 사이로 뜨거운 에어컨 환풍기 바람이 나오는 걸 느끼며 오래 앉아 있었어. 옥상에 벤치를 놔주는 인간적인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빗물 자국으로 더러워진 환풍기를 의자 삼아 숨겨 올라온 비싸고 달달한 디저트를 먹었지 -정세랑, 「옥상에서 만나요」 중에서- 소설의 배경은 63빌딩과 남산타워와 한강이 보이는 유명 스포츠 신문회사 건물 옥상이다. 흔한 옥상 풍경이다. 소설 속 '나'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은 자주 옥상에 올라간다. 주로 달고 신 것으로 녹일 수 없는 나쁜 일들 때문이다. 그러나 옥상이 그 자체로 위로가 되는 공간은 아니다. 잠겨있거나, 소설에서처럼 에어컨 환풍기만 덜렁 놓여진 삭막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옥상에는 일상의 시선과는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도시 풍경이 있다. # 로테르담, 루프탑 데이즈(Rooftop Days) 네덜란드 제2의 도시인 로테르담은 건축의 도시다. 현대 건축의 성지이자 건축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이 도시에는 6월이면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로테르담 옥상 산책'이다. 도시의 번화가인 쿨싱겔 거리에 건물 지붕과 테라스를 연결하는 인공 보행로가 설치된다. 사람들은 인공 보행로를…
윤제균 감독의 영화 은 2014년에 개봉되었다. 황정민과 김윤진이 열연한 이 영화는 1950년 흥남 철수작전이라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한국전쟁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인물 덕수가 주인공이다. '덕수'는 평생 자신을 위해 살아 본 적이 없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조차 힘겨웠을 가난하고 혼란스러웠던 그 시절, 괜찮다고 웃어 보이고 다행이라고 다독이며 자신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다. "힘든 세상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 이라꼬."라는 덕수의 대사는 우리 부모님을 보는 듯 가슴이 아렸다. 이 영화를 통해 파독 광부, 베트남전,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전쟁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시대상을 다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또한 김동리의 라는 소설과 함께 읽으면서 흥남 철수에 관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픈 역사를 곱씹으며 씁쓸함이 밀려들었다. 흥남 철수 작전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난민 수송 작전으로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는데, 이런 피난민의 우여곡절의 장면들이 영화에 그대로 묘사가 된다. 극
숲을 생각했다. 온통 나무 이파리가 재잘대고, 매미가 허공을 가득 채우고 새의 날갯짓이 귓전에 닿을 듯 맴도는 그 숲길을 걸으면서도 내 안의 숲을 생각했다. 그 숲길을 걸을 수 있고 한편으로 내 안에 숲이 있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고맙기 그지없다. 내 곁에는 항상 숲이 있었다. 또한 내 안에도 늘 숲이 있다. 그리하여 삶이 훨씬 더 풍요로우며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자연과 벗할 수 있는 여유도 있는 것이리라. 더위에 잠시 쉬면서 책을 읽다가 박인옥 시인의 '니이체 숲속'을 만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 숲속에도 내가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 아버지의 서재에는 책이 가득했다/겨우 아는 한글 몇 자로 읽어보려 애쓰던 책들/그중에 니이체 全集이 있었다/눈을 껌뻑이다가 全자가 숲자와 비슷해서/나는 니이체 숲속이라고 읽었다/그림 한 점 없는 그 숲에서/듬성듬성 돋아있는 한자는 풀 같고 나무 같았다/니이체 全集이라는 금박의 글자를/니이체 숲속이라고 읽던 내 마음의 푸나무들/나이가 들어서 나는 니이체의 책장을 열고/큰 나무의 넓은 잎새를 들여다본다/중심을 향해 모이고/중심에서 퍼져 나가는 모세의 잎맥 하나가/숲과 이어지듯 생각은
콩나물시루처럼 아이들이 빽빽이 앉아 1부, 2부로 나뉘어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때가 불과 6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교실이 텅 비어 있다. 2022년도 출생아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24 9천 명, 합계출생률은 0.78로 전 세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생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의 저하, 지방대학의 위기, 고령화의 가속화, 복지체계의 부실화 우려, 내수 위축으로 인한 경기변동의 심화, 공동체 의식의 결여 등 한국사회 근본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충북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올해 1~7월 중 출생아수는 4천607명인데, 이는 전년 동기비보다 4.1% 증가해 전국 최고의 출생아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국이 마이너스 5.2%를 기록한 14만9천467명이었는데, 2위 전남의 0.6% 증가율에 비해 무려 3.5%나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4개월 연속 1위의 출생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 인구절벽, 대한민국 위기, 심지어는 대한민국 망국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충북 출생아수의 지속적인 증가세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다. 충북만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재판을 받는 안중근 의사에게 보낸 김마리아 여사의 편지로 알려져 있다. 다름 아닌 어미가 자식에게 먼저 세상을 떠나라고 말하는 심정이 어떠했을까· 부모를 두고 편히 눈을 감지 못할 아들을 위해 쓴 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친 두 모자의 기개,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후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이자 자산이다. 진천군에도 대표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 선생'이 있다. 1905년 의정부참찬을 역임 중이던 이상설 선생은 일본의 저지로 을사늑약 체결을 막지 못해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이듬해 북간도로 망명한 그는 서전서숙을 건립해 민족교육을 실시했다. 국권 회복을 위해 고종의 특사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후에도 최초 독립운동기지인 한흥동 건설, 연
기다림 김기남 충북대 명예교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그때는 그것이 왜 그토록 먹고 싶었을까? 엄마에게 졸랐으나 "지금은 안 돼. 먹으면 큰일 나" 기다리기로 하였다 한 달, 두 달, 석 달... 어느 날 엄마의 사랑스런 말씀 "오래 기다렸지? 이젠 먹어도 된단다" 어린 시절, 내 눈을 그토록 유혹했던 조그맣고 탱탱했던 그것이 어느 새 큼직하고, 먹음직스런 홍시 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 이제는 알 것 같다 기다림 후에 가장 좋은 열매가 온다는 것을!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자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