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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충북을 위하여

생각의 생각

  • 웹출고시간2023.08.15 15:12:22
  • 최종수정2023.08.15 15:12:22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콩나물시루처럼 아이들이 빽빽이 앉아 1부, 2부로 나뉘어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때가 불과 6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교실이 텅 비어 있다. 2022년도 출생아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24 9천 명, 합계출생률은 0.78로 전 세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생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의 저하, 지방대학의 위기, 고령화의 가속화, 복지체계의 부실화 우려, 내수 위축으로 인한 경기변동의 심화, 공동체 의식의 결여 등 한국사회 근본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충북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올해 1~7월 중 출생아수는 4천607명인데, 이는 전년 동기비보다 4.1% 증가해 전국 최고의 출생아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국이 마이너스 5.2%를 기록한 14만9천467명이었는데, 2위 전남의 0.6% 증가율에 비해 무려 3.5%나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4개월 연속 1위의 출생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 인구절벽, 대한민국 위기, 심지어는 대한민국 망국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충북 출생아수의 지속적인 증가세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다.

충북만이 이렇게 출생아수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민선 8기 시작 후 대표 공약 중 하나로 계획하고,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출산육아수당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출산관련 진료비후불제 규모의 확대 시행, 다둥이 지원정책,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 공공 산후조리원의 설치 등 임신 및 출산에 적극적 지원을 하는 정책 등을 계획한 것이 개인의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직접적인 출생정책 이외에 출산계획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예상되는 것은 내가 낳은 아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가능성이 있는지 이다. 환언하면 내가 낳은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성공적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지가 출산계획에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경제학자 베커(Gary Becker)는 자녀를 장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소비재로 보고,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여 출생을 결정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환경의 유리함을 조성해주고 비용을 낮춰 준다면 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충북에서는 오송 3산단 125만 평이 최종 결정되었고 그 중심에는 K-Bio Square 프로젝트로 KAIST 캠퍼스 조성 계획이 있다. 카이스트, 서울대 등 국내 유수의 대학과 도내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지적 자산들이 융합되고 많은 기업들이 모여들고 바이오 관련 인재들이 모여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보스톤이 100여 년에 걸쳐 이루었던 바이오 클러스터를 충북은 10년 이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충북대 의과대학 정원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연스럽게 지역할당의 비율도 높아질 것이다. 평택~오송 간 KTX 복복선으로 인하여 서울에 30분대 이동, 충청권 광역철도의 개통, 충북선 고속화 완료, 진천~영동간 민자 고속도로 완공 등 충북의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및 태양광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을 통한 청년농업의 육성 등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또한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효과적으로 추진된다면 충북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관광의 중흥을 가져와 고상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충북의 이러한 장기적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때, 합리적 개인은 출산계획을 더욱 적극적으로 세우게 될 것이다. 즉, 나의 아이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며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충북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장기 정책이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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