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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브랜드를 키우자 - (13) 중국 항주 용정차

맛.향 ‘일품‘...사계절 관광객 발길

  • 웹출고시간2007.10.22 23:29: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중국 차문화의 역사는 약 5천여년에 달한다고 한다. 실제 중국인이 생활 속에서 차를 마신 것은 1천800여년 정도라고 한다. 그 어느 나라보다 깊은 차의 역사를 지닌 중국이다. 취재진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간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의 시후(西湖) 롱징춘(龍井村)과 장수성(江蘇省) 수저우(蘇州)의 타이후(太湖) 현지를 방문, 이들 지역의 대표 브랜드인 롱징차(龍井茶)와 진주(珍珠)를 취재했다.
/ 편집자 주

찬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무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때가 벌써 그리워진다.
휴일이었던 지난 21일, 깊어가는 가을의 길목에 서 있음을 실감했다.
갑작스런 쌀쌀한 날씨에 청주 도심지로 나들이 나온 연인들의 스킨십은 더욱 깊었다.
또 산허리를 휘감은 농염한 자태의 단풍은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스산한 바람이 가을밤 고즈넉한 산장(山莊)의 창문을 두드릴 때 따끈한 차(茶) 한 잔이 생각난다.
떠났다.
바로 그 차의 종주국인 중국으로.
중국에선 예부터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곱 가지가 있다.
이를 ‘개문칠건사(開門七件事)’라고 했다.
송왕조 때 오자목이 자신의 책 ‘몽량록’에서 지목한 이 일곱 가지는 땔나무, 쌀, 기름, 소금, 간장, 식초, 그리고 차다.
당시 평민들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근심 때문에 날마다 이 일곱 가지 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렇듯 중국인의 일상 생활 속엔 언제나 차가 함께 있었고, 여기서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란 말도 생겼다고 한다.
그 넓디넓은 중국 땅엔 수많은 종류의 차가 생산된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보고, 가장 많이 맛볼 수 있는 게 바로 차다. 무더운 한여름에도 뜨거운 차를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중국 사람들.
이들 중국인이 꼽는 10대 명차가 있다.
그 명차 중의 명차인 용정차(龍井茶). 용정차는 중국 동부 절강성의 성도 항주를 대표한다.
‘차색이 푸르고 향기가 그윽하고 맛이 순수하며 모양이 아름답다’는 네 가지 특징을 갖고 있어 ‘용정사절(龍井四絶)’이라 부른다.
송나라 때 시인 소동파가 빼어난 그 경치를 보고 중국의 4대 미인 서시(西施)에 비유해 서자호(西子湖)라고 한 서호(西湖).
항주 서쪽에 위치한 호수인 서호에 잠시 들러 리우허타(六和塔)에 올라 드넓은 서호를 내려다 봤다.
하지만 아쉽다. 소동파가 그 절경에 취해 술 한 잔을 드리웠을 텐데…. 희뿌연 날씨 때문에 호수 뒤편에 병풍처럼 펼쳐진 항주 시가지의 윤곽은 어렴풋할 뿐이다.
중국 땅에서 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용정촌 가는 숲길에 들어서니 가슴이 한결 시원하다.
‘龍井村’(용정촌)이란 간판이 붙여진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이곳저곳에서 손짓을 한다. 호객이다.
취재진이 미리 연락해 놓은 한 상가에 들렀다. 일단 그곳 안주인의 안내를 받아 용정차 중에서도 최고급이라는 ‘사봉용정(獅峰龍井)’의 산지를 찾았다.
이 ‘사봉용정’은 1988년 27회 세계 우수 식품평가대회에서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비타민C와 아미노산 등 유익한 성분이 다른 차보다 다량 함유돼 있다.
해발 358m의 사봉산은 천목산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해 마을을 감싸고 있어 편안해 보인다.
그래서인가. 병풍처럼 감싸 안은 주위 산이 바람을 막아줘 온화한 기온과 모래질의 토양은 차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사봉산 사자봉에 올라가는 입구에 18그루의 차나무가 있다. 이것이 바로 ‘어차(御茶)’다.
청나라 건륭(고종) 황제가 지방을 순시할 때 이곳 호공묘(胡公廟)에서 용정차를 마셨는데, 그 맛이 워낙 좋아 묘 앞의 18그루 차나무를 어차수로 봉했다고 전해 온다.
용정차는 어차 근처의 용정이란 샘이 있던 용정사란 절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용정차의 종류는 크게 사봉산에서 생산되는 ‘사봉용정’, 메이자위(梅家塢) 일대에서 생산되는 ‘매오용정’, 서호 일대의 ‘서호용정’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사봉용정’이 용정차의 명차 중 명차로 꼽힌다.
용정촌에서 조상대대로 차를 생산·판매해 왔다는 치슈진(56·戚 金)씨. 올해로 39년째 이곳에서 차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그는 해마다 4월 5일 청명 전에 따는 차가 가장 좋다고 한다. 이것이 ‘명전(明前) 용정차’다. 이곳에선 광고를 따로 하지 않는다. 그래도 관광객의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그만큼 용정차의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어 여행일정 중에 반드시 들어 있는 곳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정부 지원이다.
치씨는 “이곳에서 생산된 용정차는 중앙당에 해마다 정례적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많은 재배면적이 필요해 정부에서 토지세를 면제해 주고 있고, 3년 전부터는 판매이익에 대한 세금도 면제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정촌엔 현재 300여 가구에 800여 명이 살고 있다. 이젠 외지인들이 이곳에 들어와서 차를 재배할 수 없다고 한다. 더 이상 차를 재배할 땅이 없기 때문이다.
용정촌의 관광산업은 재래방식을 따르고 있다.
반면에 용정촌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매가오(梅家塢)는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관광지다. 이곳 쇼핑센터에선 용정차 생산 공정을 시연하고, 시음장과 판매장 등을 갖춰 놓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항주매가오여유복무유한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품질 향상을 위해 재배교육을 실시하고 근처의 차잎연구소에선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에 노력하고 있다”며 “농가에선 품질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매가오의 토지는 정부가, 차나무는 농민이 소유하고 있다. 정부는 농민에게 토지를 임대해 주고, 농민은 현금 대신에 소량의 가장 좋은 차를 임대료로 대납하고 있다. 항암과 시력 보호 등에 효능이 있다는 용정차. 담백하고 단맛이 많이 나는 용정차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이젠 찬바람이 더 세차는 계절이 왔다. 옷깃을 더욱 여미는 가을밤 부부 간에, 또 가족끼리 둘러앉아 따끈한 차 한 잔에 세상 시름을 덜어봄 직도 하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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