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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스님

'髮白心非白 古人曾漏洩(발백심비백 고인증누설)' 이조시대 서산대산의 오도송의 일부분이다.

"머리는 희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이 일찍이 말했던가!"

사람이란 감성의 동물인가? 이성의 동물인가? 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다 지녔지만 이성만으로도 살 수 없고 감성만으로도 살 수 없다. 만약 이성만으로 산다면 철면피 같은 사람으로 기계나 로봇 같은 인간으로 아무런 인간미를 느낄 수 없는 차갑고 냉철한 사람이라 왜 인간으로서 사는지 알 수 없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감성만으로 산다면 현실에 너무 어둡고 계산적이지 못해서 인간미는 넘치나 어지럽고 모자란 인간으로 볼 수도 있겠다.

지나간 역사(歷史)는 늘 그 점에 대해서 말한다. 감성과 이성의 조율을 조화롭게 하는 사람만이 최고의 인생을 경영해서 보람 있는 인생사를 써 나갈 수 있다고. 너무나 인간적인 감성에만 치우치고 정서와 마음만을 앞세우다보면 책임감을 상실해서 현실적으로 많은 고통이 기다릴 것이며 질서 위주의 이성만을 강조하다보면 메마르고 건조한 삶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남을 배려하는 이타심도 쉽게 낼 수 없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번 돈, 즉 훔치지 않고 사기 치지 않고 정당하게 번 노동의 대가는 오로지 내 가족과 내 자신을 위해서 써야지 왜 남을 위해 기부해야 하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내가 어려운 처지에 빠질 때를 생각해서 즐겁고 편안하고 여유있을 때 좀 할애(割愛)해서 남에게 베풀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성적 성향에서 감성적 성향으로 옮겨간다고 본다. 이렇듯 사람이 사는 모습은 이성과 감성을 오가며 그 둘을 조화롭게 관리하는 이가 진정 지혜롭다고 할 수 있다.

漁店閉門人語小(어점폐문인어소)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

고려시대 최고의 시인인 진화의 '야보(野步)' 일부분이다. 제목은 '들길을 거닐며'다.

'강가의 고기잡이 집은 문을 닫았고 인기척은 드문데 온 강에 봄비가 푸른 실낱처럼 내리는 구나.' 강(江)이란 하나의 강이 아니라 강 전체를 표현하고, 봄이 와서 초록 들판에 내리는 비가 푸른 실처럼 느껴진다는 감상적이고도 우아한 표현이다.

내가 절에 오신 신도님께 묻기를 "마음이 더 중요하십니까? 물질 즉 경제가 더 중요하십니까?"하고 물으니 어떤 분은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물질이 더 중요하다고 하신다. 그러나 필자는 마음이 더 중요할 때도 있고 물질이 더 중요할 때도 있으니 그 때 상황에 따라서 마음과 물질을 적절히 운용할 수 있는 이성과 감성을 조율할 수 있는 지혜와 남을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배려 즉 자비가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옛말에 아흔 아홉 섬지기 농부가 한 섬지기 농부에게 한 섬을 빌려 달라 하여 백 섬을 채우겠다고 했다는 우스운 얘기가 있다. 뒤돌아보면 이 천지 우주공간에 실로 남이 없건만 분별심으로 나와 남을 구분 지으면서 나, 나의 아들 딸, 내 마누라, 내 후배 선배, 혈연, 학연, 지연 등으로 끊임없이 분별하고 집착으로 엮어 가는 것이 인간사회가 아닌가 한다. 과도한 집착으로 삶을 이기심으로 엮어 갈 때 인간은 더욱 불행해진다. 그렇게 공들이고 믿었던 부모형제나 아들, 딸에게 혹은 선후배에게서 배신이나 모욕을 받았을 때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큰 불행을 맛볼 때가 더러 있다. 아무튼 나의 역량만큼은 이성과 감성을 잘 조율해 멋진 인생을 설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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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동계훈련으로 전국체전 6위 탈환 노릴 것"

[충북일보]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이달부터 동계 강화훈련을 추진해 내년도 전국체전에서 6위 탈환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아쉽게 7위를 달성했지만 내년 전국체전 목표를 다시한번 6위로 설정해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초 사무처장에 취임한 박 사무처장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우수한 선수가 필요하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수"라며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있는 예산을 가지고 전국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점에선 충북지역 체육인들의 열정과 땀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분야에 대해서만 예산지원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향상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처장은 도체육회 조직확대 계획도 밝혔다. 현재 24명의 도체육회 인원을 29명으로 증원시키고 도체육회를 알려나갈 홍보 담당자들에 대해서도 인원을 충원할 방침이다. 박 사무처장은 "현재 도체육회의 인원이 너무 적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도세가 약한 제주도의 경우에도 체육회에 3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