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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18 17:20:01
  • 최종수정2016.04.18 17:20:01

장산스님

무심코 한 말이나 정성들여 어렵게 한 말이나 말이 한번 입 밖으로 표출되면 어김없이 현실적인 힘을 갖는다.

무심코 뱉은 한 마디가 희망의 새싹이 되기도 하고 재앙의 불씨가 되기도 하며, 말의 신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사회에는 '인사(人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란 자기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해서 건네는 처음 말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좋은 인연 만나세요." 등등이다.

하지만 이 인사에 두 가지 뜻이 있으니, 첫째는 사람(人), 일(事)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란 뜻이요. 둘째는 일(事字)이 섬김(事)도 되니,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성실하고 착하고 정직해도 직장이나 주위 사람이나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표현하나 제대로 못한다면 노력에 비해 인생이 많이 고달플 것이고 상대는 답답할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별것 아닌 것에도 감동을 받고, 조그만 일에도 말 한 마디 잘못해 상처를 크게 주고받기도 한다. 옛날 전제주의 왕권시대에는 말 한 마디를 잘못해 귀중한 생명을 잃는 사람이 부지기수(不知其數)였다. 속담에 '천 냥 빚도 말 한 마디로 갚는다.' '말이 씨앗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의 중요성은 재삼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듯 말을 함부로 해서도 안 되지만, 침묵은 무조건 금이 될 수 없다. 어떤 70대 노부부가 있었다. 영감이 췌장암에 걸려서 피골이 상접했다. 암 병동에서 할머니가 간호하며 임종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감은 조실부모한 집안의 장남으로서 밑에 다섯 남매를 시집장가 보내고 자신이 낳아 기른 사남매도 모두 출가 시켰으니, 살림살이가 오죽 팍팍했겠는가. 그래서 부부는 살면서 서로 여유로운 덕담 한 번 못하고 그저 오늘 내일을 준비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이제 암 병동에서 영감이 할머니의 간호를 받으며 임종을 기다리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할멈을 가만히 손짓으로 불러 자기 입에 귀를 대어 보란다. 피골이 상접한 그 할아버지가 남긴 최후의 말은 "여보, 나한테 시집와서 너무 고생 많았어. 그런데 나 당신을 끔찍이 사랑했어요."라고 하더란다.

그 말을 듣고 할멈은 화장실에 들어가 눈물이 한강이 되고 바다가 되도록 한참동안이나 펑펑 울고 나와서는 "이 미친 영감아, 이제 와서 왜 그런 말을 하느냐. 건강할 때 백번 천 번 들려주었어야 할 말을…." 하며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일생에 쌓아온 미운 정, 고운 정이 사무쳐 회오리를 쳤던 것이다. 다음날 할아버지는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편안히 임종하셨다 한다.

이렇듯 표현해야 할 때 표현하고, 감출 때는 쥐도 새도 모르게 감춰야 하는 말의 속성이 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지자불언(知者不言) 언자부지(言者不知)'라 했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고 때와 시기를 가리고, 잘 모르는 사람은 천방지축으로 떠들어 재앙을 부름을 암시했다. 이래서 진정한 말솜씨는 침묵과 병행되어야 아름답지, 말로써 말 만 많으면 재앙의 불씨를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호언장담(好言壯談)하거나 경솔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선조들은 암묵적인 경계를 던졌으니 바로 '부정(不淨) 탄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진실하고 훌륭한 말이 있는데 그것을 '진언(眞言)'이라고 한다.

진언 가운데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진언은 단연 '준제진언'이다. 뜻은 이러하다. '나무 사다남 삼먁삼못다 구치남 다타냐 옴 자례주례 준제 사바하 부림.' '7억 부처님께 귀의 하오니 아! 유행존이요, 정계존이시며 묘의청정존(妙意淸淨尊)이시여! 강력한 파워로 원만하게 속히 이루어지게 할 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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