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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서원대학교 해외봉사단

2004년 베트남서 시작…9년째 오지마을 찾아
태권도·한국어 등 전파…시설 공사·구호품 전달

  • 웹출고시간2012.10.28 20:55: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공연이 끝난 뒤, 행여 발바닥을 다칠까봐 급하게 다시 신발을 신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태권도 교육이 끝나고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다가 10살 난 아이의 맨발을 밟을 뻔 했다. 우리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아이들은 맨발이었다.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당장 양말까지 재빨리 벗어버리고 다시 뛰어들었다. 생각과 다르게 발바닥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다만 딱딱하게 굳은살로 운동장을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거친 발등이 나의 종아리에 스칠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이 글은 서원대학교 해외봉사단 윤민호(과학교육과 4)학생이 쓴 캄보디아 해외봉사 소감문의 일부다. 서원대학교 해외봉사단은 2004년부터 베트남 호치민시를 시작으로 9년째 꾸준히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생활 중 해외봉사활동을 경험하는 학생들은 지구촌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학생들은 전보다 한결 성숙해서 돌아온다.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몸으로 체득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긍정적 에너지가 그들에게서 저절로 느껴진다."

서원대학교 학생지원팀 이용희 팀장의 말이다. 서원대학교 해외봉사단은 2004년 베트남 호치민시를 시작으로 2005년 쓰나미 피해를 입은 태국 푸켓을 비롯하여 몽고 울란바토르, 캄보디아 프놈펜 등 해외 오지마을을 찾아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주로 40여명(4개 팀)으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은 한국어, 영어, 종이공예, 풍선아트, 태권도와 사물놀이, 동요 및 율동, 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현지 아이들에게 문화를 전파하고 마음을 교류해 왔다. 봉사지역도 오지마을을 찾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운영해 왔다.

올 6월에도 두 차례 몽골과 베트남에 해외봉사단을 파견했다. 봉사현장에서 사랑의 집짓기와 마을 공동우물 및 화장실 공사, 학교 시설 보수, 도로포장, 구호품 전달 등 노력봉사를 통해 현지인들과 따뜻한 마음을 교류했다.

해외봉사단 정민택(체육교육과, 4)학생은 "해외봉사활동은 실제로 봉사활동 만큼이나 준비과정도 쉽지는 않다. 3달간 태권도 품새를 익히고, 태권시범을 위한 훈련과정을 겪다보면 어느새 봉사단원들은 하나로 뭉쳐진다."라며 "현지에서 태권도 인기는 무척 높다. 함께 배우고 익히면서 정든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서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낯선 이국의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새로운 경험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봉사단 김진주(차학과, 4)학생은 "아마도 대학 4년의 생활 중 가장 보람되면서도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일 것이다. 문화와 언어, 인종이 달라도 아이들과 서로 마음을 교감하면서 인류애란 거창한 말보다 봉사활동을 통해 내 몸으로 느껴지는 진정성이 또 다른 감동."이라고 말한다.

이제 막 사회로 진출하려는 대학생이 봉사활동을 통해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도 아름답다. 서원대학교 해외봉사단원의 소감문 중 일부는 가슴을 두드린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줄까· 오늘이 지나면 이 아이들이 우릴 기억이나 할까· 하는 의구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읽은 한 구절이 내 머리를 두드렸다.'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갈등을 느낀다. 그러한 갈등 속에 한 줄의 글을 통해 자원봉사의 의미를 깨닫고 다시 힘을 얻는 과정이 싱그럽다. 그는 <하늘이 햇빛과 비를 내려 사과나무를 꽃 피우는 것은 결코 사과가 먹고 싶어서가 아니다.>라는 구절을 발견하고, 깨닫는다.

'그렇다. 우리는 봉사가 훈장이나 대가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 빨리 깨달았어야 했다. 그러면 오후에 만난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나눠줄 수 있었을 텐데.'라고 고백한다.

이렇듯 풋풋한 젊음의 향기가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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