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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청나'(청소년과 나눔) 봉사회

  • 웹출고시간2012.07.29 18:16: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나봉사회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군주(59)씨, 장청자(56)씨, 홍영창(87)할머니, 주순복(57)씨, 뒷줄 원종연(56)씨.

할머니는 지난 해 12월, 적십자회비로 10만원을 선뜻 기부했다. 할머니는 30년 이상을 홀로 사신 분이다. 이른바 '독거노인'이다. 하루 온종일 동네를 돌며 폐지를 수집해 모은 돈은 약 2천원 정도다. 홍영창(87, 운천동)할머니는 어렵게 모은 10만원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라며 아낌없이 기부한 것이다.

"내가 베푼 것이 아니야. 그냥 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냥 따라한 거야. 뭐랄까. 그 마음이 내게 흘러들었고,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흘러간 것 뿐이야.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 사람들에게 배웠어요."

홍할머니의 말은 어떤 시보다 아름다웠다. 좋은 마음이 흘러들어와, 다시 누군가에게 흘려보내다니. 무소유의 법정 스님처럼 할머니도 마음을 비우니 채워지는 충만함을 깨달은 것일까.

할머니에게 좋은 마음을 흘려 보내준 사람들은 바로 청나봉사회원들이다. 청나봉사회 원종연(56)봉사자는 "우리 봉사회는 함께 하는 세상을 꿈꾼다. 북한 이탈 가족들과 다문화 가정 그리고 독거노인과 조손 가정 모두 친구처럼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청나봉사회는 '청소년과 나눔'의 줄임말이다. 1997년 11월 처음 결성했다. 봉사회원은 25명이 현재 활동 중이다. 청나봉사회는 매주 금요일이면 율량동 꽃동네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청소와 목욕봉사 그리고 반찬 만들기, 채소밭 가꾸기 등을 한다. 또한 지적장애인들의 일상생활 적응을 위해 수영장, 마트, 재래시장 등을 지적장애아들과 함께 견학하면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매월 네 번째 주 토요일은 아동보호기관인 쉼터 친구들과 만나 요리프로그램을 함께 나누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은 헌혈의 집을 방문해 헌혈하러 온 고객을 안내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청나봉사회 변현학(44)회장은 "우리는 북한이탈 가족들과 다문화 가정 가족들이 우리나라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며 "그래서 그들과 함께 각종 문화체험 활동과 우리나라에서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시장보기, 은행업무, 관공서출입요령 등 일상생활 적응 방법을 함께 수행하며 돕고 있다. 그리고 홀로 지내는 어른과 조손 가정 그리고 소년소녀 가장을 방문해 반찬도 배달하며 더불어 말벗도 되어 드린다."라고 말한다.

"어느 아들, 딸이 이렇게 잘해주나. 이분들은 복 받을 거야. 봄이 와도, 여름이 와도 언제 꽃이 피고 지는 줄 몰랐는데, 이렇게 우리를 데리고 소풍을 데리고 오니 얼마나 좋아."

지난 해, 문의대청댐으로 소풍을 갔던 독거노인 김정순(82)할머니가 했던 말이다. 할머니는 기자의 입에 인절미를 뭉쳐 넣어주셨다. 그날 청나봉사회에서 마련한 통닭과 취나물, 구운 김, 찹쌀밥, 열무김치로 구성된 점심은 풍성했다. 후식으로 준비한 딸기, 포도, 수박 등 각종 과일과 커피까지 곁들인 행복한 만찬이었다. 그때 갑자기 '양순이'가 나타났다. '양순이'는 정신지체아 1급 판정을 받은 소녀다. 손에는 인절미가 들려 있었다.

"마디께 드대요."

어눌한 말투였지만,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해준 양순이의 마음이 고마웠다. 고맙고 과분해서 '양순이'가 준 떡을 얼른 받아먹었다. 양순이는 무엇이 부끄러운지 달려가 원종연 봉사자의 품에 달려가 풀썩 안겨버렸다. 사랑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강물처럼 흐르나보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멀리 은빛 물결로 반짝이는 대청호를 바라보며 정호승의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몇 구절이 내 가슴으로 흘러들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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