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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산내들 봉사단

사람의 온기(溫氣)를 먹고 사는 사람들

  • 웹출고시간2013.01.27 18:27: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마을 사랑방처럼 떠들썩했다. 북 치고 장구 치며 노래도 불렀다. 민요가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트로트 가요로 신명나게 넘어간다.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문을 열고 드나든다. 문턱이 가볍다. 방문하는 사람의 얼굴에도 맞이하는 사람의 얼굴에도 연신 웃음기가 가득하다. 청주시 우암동에 자리 잡은 '산내들 봉사단' 사무실 풍경이다.

'산내들 봉사단' 서경식 단장은 "봉사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중독성이 강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산내들 봉사단 사무실은 공연 연습장이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사랑방"이라고 말한다.

2011년 11월 결성된 산내들 봉사단은 창단 후, 처음 4개월 동안 20회 이상 공연봉사를 다녔다. 한 달에 5번 이상 공연을 한 셈이다. 매월 정기적으로 봉사공연을 하는 시설만 4곳(초정노인 요양원, 음성꽃동네, 대성요양원, 진성노인 요양원)이다. 비정기적으로 요청이 올 때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시설이 2곳(증평 노인복지관, 괴산 노인복지관)이다. 도금자 사무국장은 "만약 상업적 목적이었다면 절대로 소화 못할 공연 스케줄이다. 하지만 모두 스스로 좋아서 하는 봉사활동이다 보니 오히려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좋아서 하니, 공연이 즐겁고 관객들 또한 신명이 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 죽기 전에 한 번 더 올 거지>"

지난 요양원 봉사공연 도중 환자인 할머니가 '산내들 봉사단' 도금자 사무국장의 손을 잡으며 한 말이다. 도국장은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가겠다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지만, 다시 찾았을 때는 그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라며 눈시울을 적신다.

'산내들 봉사단'은 공연 위주의 봉사활동을 펼친다. 민요와 가요, 사물놀이까지 재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들은 무대에서 관객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공연하지 않는다. 서단장은 "우리의 공연에 카리스마를 갖는 것은 무의미하다. 늘 무대는 환자와 어려운 이웃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분들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드린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한다."라며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청주자원봉사센터 김민호 팀장은 "산내들 봉사단은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그래서 그런지 산내들 봉사단의 공연을 볼 때마다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환자들과 봉사대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추억을 엮어내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라고 말한다. 한학수 부단장은 "일찍 부모님을 여의어 노인요양시설 봉사를 다닐 때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나도 나이는 꽤 먹었지만, 노인들이 저의 공연을 보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즐거움이 최고의 명약'이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조금은 비좁은 사무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던 봉사자들은 무슨 일인지 박장대소한다. 그때 봉사자 한 명이 "사람은 세 가지를 먹고 산다. 바로 '밥과 나이 그리고 마음'이다."라고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여 공감을 한다. 이처럼 이곳 '산내들 봉사회'는 언제나 사람의 온기가 가득하다. 김평숙 봉사단원은 "현재 시부모님이 요양원에 계신다. 봉사활동으로 요양원에 순회공연을 다니다 보면, 새삼 시부모님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그런지 요양원에 계신 모든 어르신들이 내 시부모님 같아 더 각별하다."라고 말한다. 현재 산내들 봉사단은 총 2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내들 봉사단 서경식 단장은 "작년에는 100여 차례 공연을 강행했다. 봉사단원 모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산내들 봉사단원들은 모두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다."라며 "무엇보다 우리가 먼저 화목하고 행복해야만 타인에게도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품어내는 따뜻한 온기(溫氣)는 어느새 겨울의 끝자락에 와있는 봄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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