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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장열성 봉사자

봉사로 아침을 여는 사람

  • 웹출고시간2012.07.15 14:03: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장열성씨의 아침 등교길 교통지도 봉사는 계절이 따로 없다. 사진 왼쪽은 겨울철 봉사 모습.

ⓒ 윤기윤기자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온순한 짐승처럼 노인의 손짓 하나에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 청주 중앙초등학교 후문 삼거리에서 눈이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통지도를 하는 노인이 있다.

"이 분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 년 365일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참 성실한 분이다."

건널목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있던 자원봉사자의 말이다. 수동에 산다는 김영철(47)씨는 "오래되었다. 이 거리에서 이 시간이면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건널목을 건너는 초등학생들도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도 동네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참 고마운 분이다."라고 말한다.

노인은 바로 2010년 자원봉사자대회에서 봉사왕을 수상한 장열성(85)봉사자다. 그해 가장 많은 1441시간 봉사활동을 펼친 것이다. 그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는 아픈 사연이 있다.

"교사로 정년퇴직을 하던 해였다. 집으로 가던 중 횡단보도에서 한 어린이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때부터 그는 그곳에서 아침등교 길 교통지도를 시작했다. 그가 교통지도를 하기 시작한 이후로 20년 동안 단 한 건의 교통사고도 없었단다.

장열성 봉사자와 중앙초등학교는 인연이 깊다. 바로 1952년 초임발령지가 이곳이었다. 다시 청주사범학교를 시작으로 괴산 감물중학교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임을 했다. 퇴임과 동시에 한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목격하면서 봉사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봉사로 시작해서, 봉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 중앙초등학교 사거리에서 교통지도를 시작한다. 오전 10시부터는 각 어린이집(충청비알 어린이집, 충청어린이집, 충북 육아원, 미소 어린이집, 차일드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취학 전 어린이들의 예절교육을 한다. 그는 "어린이들은 정말 이 나라의 보배다. 재미난 동화를 들려주면서 아이들에게 예절교육을 시킨다."라고 말한다. 예절교육이 끝나면 다시 오후에는 청주어린이회관의 생태학습장에서 꽃을 가꾼다. 3시 이후에는 '청소년 위해(危害) 활동 감시단' 일원으로 활동한다. 학교 근처 취약지역에서 담배와 술을 먹는 학생들을 발견하면, 계몽활동을 펼친다. 거의 쉴 틈이 없다.

"산다는 것은 참 공평하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삶이 아닌가. 봉사를 하다 보니 신은 내게 건강이란 선물을 주셨다."

장열성 봉사자는 틈틈이 청주상당도서관에서 국화봉사도 한다. "교사시절 문제 학생들을 모아놓고 온실에서 꽃을 키우게 했다. 처음에는 고무나무에 면도칼로 상처도 내고 화분을 깨뜨리기도 했다. 꽃을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스스로 물을 주고 꽃을 가꾸면서 아이들의 성정이 변해갔다. 마침내 그 학생들은 고무나무를 자기 손수건으로 반짝반짝 닦아주기도 하고 화분에 물을 줄 때도 조심스러워졌다.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 것이다. 훗날 그 학생들은 당당히 졸업했다."

아침 교통봉사를 마치자 낡은 자전거를 서둘러 타고 그를 기다리는 어린이집으로 달려간다. 85세의 노구를 이끌고 또 다른 세상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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