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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청주내덕복지관 '늘벗골' 실버방송국

평균연령 67세 7명 구성…매일 12시부터 0분간 건강·취미 등 정보 전달

  • 웹출고시간2012.06.28 20:16: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건설하는데 동원된 노동자에게 양파를 먹였다고 하네요. 고된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노동자에게 양파가 제격이었던 겁니다."

뜨거운 여름 날씨에 스피커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가 청량하니, 더위마저 도 잠시 잊게 된다. 기존 방송의 아나운서처럼 매끄럽지는 않지만, 살짝 긴장한 듯한 목소리가 오히려 신선하다. 내덕동에 사는 김정균(75)씨는 "우리와는 관계없는 뉴스는 의미 없어요.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강상식과 취미활동, 동아리소식 같은 뉴스가 공감이 갑니다. 가끔 아는 동료가 나와 부르는 노래자랑도 재미있어요."라고 말한다.

청주시 내덕복지관(관장 김행자)에서는 2008년 실버방송국을 개국했다. 매일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2시30분이면 어김없이 내덕복지관 관내의 강의실, 체육관, 공원에 설치된 28개의 스피커를 통해 방송이 나온다. 실버방송의 구성은 총 7명. 모두 순수한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다. 연출 겸 엔지니어는 최동길(67, 회장)봉사자가 맡고, 방송 원고는 주광익(68), 오정근(77)봉사자가 쓴다. 그리고 아나운서는 이희안(60), 오조영(67), 김인수(66)봉사자가 DJ를 맡아 진행한다.

청주시내덕복지관 김행자 관장은 "평균연령이 67세지만, 열정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습니다. 이분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죠. 처음보다 점점 청취자들의 반응이 좋아졌어요."라며 "작년 공동모금회에서 기부한 방송장비로 다시 한 단계 도약했습니다. 비록 내덕복지관에서 시작한 작은 방송국이지만, 향후 노인복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더 유익한 방송으로 발전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늘벗골'실버방송국의 산파역은 방송경험이 풍부한 최동길(청주MBC악단장)회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시작단계에서는 마이크조차도 없었어요. 모두 개인장비로 시작했죠. 모두들 열정 하나로 방송을 이끌어갔어요. 서울 관악복지관 실버방송국을 방문해서 벤치마킹도 했지요. 또한 청주 MBC방송국으로 견학도 가서 방송 감각도 키워나갔습니다."라며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는 청취자들이 시끄럽다고 항의도 받았지만, 이제는 모두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한다.

점심 생방송을 끝내자, 그들은 다시 모여 다시 회의를 했다. 각 동아리별로 명예기자를 두어 동아리 소식을 직접 전하는 코너를 마련하자는 의견이었다. 자신들만의 주장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는 뉴스를 찾아 끊임없이 연구를 하는 그들이었다. 내덕복지관 등록회원은 약 2만여명이다. 하루 평균 300명이 꾸준히 이용한다고 한다. 김인수(66, 아나운서)봉사자는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며 "봉사를 통해 내가 행복해지니 결국 봉사는 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머리를 높이 쳐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여든이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이 가슴에 와 닿는 하루였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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