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지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이사 그녀가 사는 그곳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믿었습니다 그래 가자, 우리 이 길을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엉겅퀴, 원추리, 애기똥, 질경이 쑥, 참나리꽃, 하늘나리, 곤드래, 곰취 보리수, 노간주, 헛개나무, 자귀나무(환희목) 멧돼지도 어슬렁 어슬렁 비포장 맨살의 향기는 술보다 진했습니다 꿈에서 내린 곳은 운암댐, 입석리 에르바르트 뭉크가 다가왔습니다 사십 년 물속 절규(絶叫)였습니다 살 수 있는 터전을 주세요 먹을 것을 달라! 도청 앞에 장작을 지고 가서 바람에 대항했지요 보따리에 포장을 했던가요? 호남 곡창에 물을 주는 ‘근대화의 젖줄’이라고 아! 옥정호(玉井湖) 눈물인 줄을 몰랐습니다 그저 풍경일 뿐이었습니다 바람에 날아가고 엎드린 지붕들 기다리는 저 슬픔이 아름다움이라고 구름 속 바위(雲岩)를 생각하자니 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허리를 펴게 하십시오, 정책의 설계자여
[충북일보] 선거제의 합의안 마련은 애초부터 무리였나 보다.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성과 없이 끝났다. 나흘간 진행된 토론에는 모두 100명의 여야 의원이 발언에 나섰다. 정치 개혁을 위한 개편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없었다. 토론 없는 릴레이식 나열에 그쳤다. 국회 전원위는 19년 만에 열렸다.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이 토론과 질의응답 없이 각자의 주장만 펼쳤다. 결과적으로 백가쟁명 수준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원위 참여의원 수도 낮아졌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넘어온 3가지 결의안 중에서 중지를 모으겠다는 애초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는 전원위 기간 내내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국회의원 정수·지역구 선거제·비례대표제 등 각론에 있어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각 당내에서도 지역구에 따라 다른 의견을 냈다.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체로 김기현 대표의 '최소 30명 감축' 주장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원수를 늘리기 위한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했다. 지역구 선출 방
돌이켜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면세점에 들러 한 병씩 사 들고 온 일명 '아재'술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있는 위스키는 오픈런(판매 시작 전부터 줄 서서 대기)과 품귀현상을 빚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까지도 한다. 이렇게 위스키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것은 3년여 동안 지속되었던 팬데믹으로 인하여 홀로 또는 가정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과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위스키의 소비 주도층이 20대와 30대의 MZ세대로 젊어졌고, 폭탄주로 마시고 취하는 아재들의 위스키에서 맛과 향을 즐기는 젊은 위스키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개봉하면 전부 소비해야 하는 발효주와 달리 마시고 싶을 때 한 잔씩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토닉 워터나 탄산수 등을 위스키에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인기도 위스키의 소비 촉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류수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위스키 수입액은 2억6천630만 달러로 전년도 1억7천535만 달러 대비 51.9%가 증가하였으며, 물량으로는 202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상황이 온다는 말이 있다. 이는 적은 힘으로도 충분한데 쓸 데 없이 많은 힘을 들인다. 즉 일을 미리미리 처리하지 않다고 방치해 두고 있다가 나중에 큰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말을 빗대어 한 말이다. 이 말의 이면엔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말이 내포 돼 있다. 돌이켜보면 작금의 김영환 지사의 행보가 꼭 이러하다. 진천군민들은 지난 12일 충북도청 현관에서 있었던 기막힌 일을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AI 바이오영재고 진천유치위원회 대표들은 12일 도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천군민 일동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비서실을 방문 AI바이오영재고 입지 선정 과정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몇 개 항목의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유치위 대표들은 정말 상상 할 수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에 직면 했다. 유치위 대표들이 도청 현관에 도착했을 때 현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이중삼중의 청원 경찰을 동원해 주민 대표의 출입을 저지 했다. 대명천지에 시위를 하러 온 사람들도 아니고 주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질의서를 전달하러 온 주민 대표의 출입마저 저지하는 충북도의 이런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Maslow)는 인간의 욕구 단계 이론을 정립했다. 인간은 다양한 욕구를 가지며 기본적 욕구와 더불어 고차원적인 욕구를 동시에 가진다. 가장 하위단계의 욕구인 생리적 욕구를 시작으로 안전(안정)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5가지의 욕구를 연구했다. 이 욕구 가운데 가장 상위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이다. 이후 욕구 위계를 더욱 확장하여 인지적 욕구, 심미적 욕구를 포함했다. 그리하여 모두 7가지의 욕구 위계를 구성하게 되었다. 매슬로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 가운데 가장 고차원적 상위개념의 욕구가 바로 심미적 욕구이다. 위의 연구결과에도 나타나듯 인간은 존재 욕구로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은 예술적 표현과 인본주의를 발전시켰다. 아름다움은 문화 예술적 성장과 발전을 도모한다. 더불어 개개인에게도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다. 아름다움에 근접하려 노력하며 고도의 화장 기술을 습득하여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참고 견디며 성형 수술을 감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피부 및 몸매관리, 치아미백, 피부 시술 등도 이에 속한다. 나의 경우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얼굴을…
매년 3월 30일은 '사회복지사의 날'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창립 40주년 맞이하여 사회복지사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고 국민들의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협회 창립일인 4월 22일을 '사회복지사의 날'로 정하고 기념해 왔다. 그러다가 2011년 3월 30일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을 강화하여 사회복지사 등의 지위를 향상함으로써 사회복지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이듬해인 2012년부터는 3월 30일을 '사회복지사의 날(Social Worker Day)'로 새로이 정하고 기념해 오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사회복지사는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 가족 등 다양한 복지실천현장에서 개인적·사회적 욕구를 가진 클라이언트들의 문제를 사정(査定)과 평가(評價)를 통해 해결하고 지원하는 감정노동과 행정업무 수행 정도가 타 직종에 비해 심한 직업군에 속한다. 그런데도 국가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직업적 소명감을 갖고 문제 사안에 대응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실질적인 처우 및 지위 향상의 방안은 뒤로 미룬 채 윤리적 의무만을 요구하고
매봉산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등산이나 쉼터의 작은 산이다. 산기슭에는 청주시 서원구 매봉로 179에 화암사가 있고 주지 스님이 부임해 온지 22년이 되었다. 비록 사찰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약 3천여 명의 많은 신도가 찾아와 기도하는 알토란같은 도량이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어 지쳐있는 세태다. 이때 심신을 위로 받고자 찾아 와 스님과 상담 후 심신의 안정을 찾았다며 신도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치유의 사찰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주지 스님의 법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화암사 옆으로 난 좁다란 오솔길로 오르다 보면 불상의 단아한 미소와 평온한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껴 불자가 아니더라도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게 된다. 이 불상은 2010년에 충북유형 문화재 제316호로 지정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으로 고려 시대의 불상으로 전해진다. 이는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당산 공원 내 일본인 신사 터에 옮겨졌다가 해방 후 청화사로 이전했다고 한다. 청화사는 화재로 소실되어 없는 빈터에 5층탑이 흔적으로 남아있을 뿐이고 석조비로자불좌상과 함께 매봉산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다. 석조비로자불좌상은…
봄꽃 박종학 충북시인협회 회원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던 시절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질 때 고개를 넘어 힘들게 찾아온 봄 없는 자의 슬픔과 황폐한 어두운 단면 따스하게 찾아오는 희망이고 자신감 참고 버티다 보니 삶 속에 스며든 반가움 화사한 봄꽃은 희망이고 꿈이다.
[충북일보] 청남대의 국민관광지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충북도는 13일 청남대 대통령 별장 전면 개방 등 청남대 운영과 혁신방안을 밝혔다. 먼저 눈으로만 볼 수 있었던 청남대 침실이 숙박 시설로 바뀐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본관 침실 10개를 일반인 숙박용으로 개방한다.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청남대를 개방한 이후 20년 만이다. 청남대 본관에는 전시용인 대통령 침실 외에 가족, 손님용 침실 10개가 더 있다. 1층과 2층에 각 5개씩이다. 충북도는 우선 1층 5개 침실을 오는 17~18일 1박 2일간 일반 시민 10명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본관 1층 현관을 기준으로 오른쪽 방은 전시 시설로 놔두고, 왼쪽에 있는 방 5개를 활용한다. 2차로 20~21일 10명이 숙박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11개 시군에 2명씩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가유공자와 지역 발전에 기여한 출향인사, 대외적 품격을 드높인 체육인, 연예인 등이 대상이다. 대청댐 건설로 거주지를 옮긴 대청호 문의면 수몰민도 포함된다. 1972년 대홍수 때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단양 시루섬 주민도 대상이다. 추천 대상자는 모두 관외 거주자로 한정했다. 무료로 제공되기
얼마 전 블랙박스 제보 영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어머니와 보면서 있던 일이다. 어머니께서 블랙박스 영상 속에 나오는 저 문양은 무슨 뜻이냐고 여쭈셨다. 영상을 보니 횡단보도 예고를 뜻하는 마름모 표시였다. 설명해 드리자 "양보 표지는 알았는데 저건 몰랐다"며 운전경력 20년 이상인 어머니조차 도로 위 노면표지를 다 알지 못하시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었다. 도로 위 기호들은 운전자들이라면 당연히 숙지해야 하지만, 숙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표지를 읽을 수 있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노면표지를 해석하지 못해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몇몇 노면표지는 그 표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해석하지 못한다면 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가 도로 가장자리에 설치한 노면표지다. 도로 가장자리의 노면표지는 해당 구간이 주정차가 가능한 구간인지 불가능한 구간인지를 표시한다. 만약 이를 미처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무슨 뜻인지 읽지 못하면 주정차 위반에 따른 과태료 고지서를 받을 수 있다. 가장자리 노면표지도 다양하게 설치하지만, 핵심만 짚자
북적이는 장터에서는 누구라도 만나면 반갑다. 이틀이 멀다하고 만나는 지인도 장터에서 만나면 더 반갑고,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은 더욱 더 반가운 곳이 장터다. 그래서인지 살 것이 없어도 장에 나갈 때가 더러 있다. 갈 때는 그냥 눈요기나 할 냥으로 나섰다가도 싱싱한 나물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어느새 두둑한 비닐봉지가 양손 가득 들려 돌아오는 때가 많다. 아니, 백이면 백 그렇지 않은 날이 없다. 예전의 시골 아낙들은 오일장이면 수확한 곡식을 내다 팔아 살림살이를 장만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시골 아낙들에게는 장터는 소통의 장소이자 지친 삶을 충전하는 곳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어머니를 따라 장에 오는 것을 오매불망 기다리곤 했다. 곤궁한 살림에 장에 가도 사실 변변히 살 것도 없어 어린 딸을 데리고 나오는 것을 그리 탐탁치 여기지 않은 어머니셨다. 하지만 사정을 알 리 없는 나는 떼를 써서라도 따라 나서곤 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꼭 부여잡고 따라다녔다. 그러다 어느 해에는 길 한복에 있던 천막의 빵집에 한 눈을 팔다 어머니를 놓친 적도 있었다. 그날 이후로 장을 가실 때면 단단히 다짐을 받고는 나를 데리고 가시곤 했다. 어
정통, 바를 정(正) 거느릴 통(統) 위스키의 정통이란 영국 연방국가, 그중 아일랜드에서 가장 처음 양조장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전쟁 중 발견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그중 가장 깊은 역사는 단연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코틀랜드 중에서 대표적으로 스페이사이드(Speyside), 하이랜드(Highland), 로우랜드(Lowland), 아일레이(Islay), 캠벨타운(Cambeltown) 5곳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들이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지역마다 특색이 강해 호불호는 존재하지만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고 마셔봤을 법한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애주가들은 위스키를 크게 싱글몰트(Single malt), 블랜디드(Blended) 두 가지를 꼽는다. 싱글몰트는 최근 영화에서도 많이 노출이 되면서 여러 사람이 알고 있는 종류가 꽤 많아진 것 같다. 내가 일하는 바(Bar)에 오시는 고객분들 중에서도 영화나 드라마 단편 시리즈 등 에서 봤다며 일정 품목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재 전세계 위스키 시장에서 흔히들 세계 4대 위스키를 꼽곤 하는데, 첫 번째가 스카치위스키
동남지구 아파트 숲에서 월운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초라한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좁은 길이라 차량이 서로 양보해가며 다니는 길이지만 버스가 다니는 도로다. 현재는 상당경찰서와 동남지구 아파트가 들어온 뒤 새로 생겨난 넓은 도로에 밀려 더 작아진 듯 보이는 도로 가에 이 비석은 위태롭게 서 있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비석으로, 뭐라 쓰여있는지 알기 어려울 만큼 마모가 심하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비석의 유래는 옆에 기록되어 있다. 비석의 앞면에는 효자양수척지비(孝子楊水尺之碑)라고 쓰여 있다. 양수척은 조선 시대 천민계층의 하나로 목축, 도살, 유기업 등을 하던 천민으로 후에 백정으로 불리기도 했다. 말타기에 능하고 유랑을 하면서 다니던 사람들로 일반 정착민들과 결혼도 잘 하지 않았다고 하니 지역 주민 사이에서 평판이 좋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언제 도적으로 변할지도 모르고 산으로 도망가면 잡을 길도 없어서 무섭게 생각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천민의 비석이 세워진 것은 당시 사회에 필요한 기념적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양수척, 사람 이름은 아니지만 사람 이름처럼 들리는 이 양수척은 천민의 계층이어서 당연히 배우지 못하고 본능대로 살고 이름도 없었다고…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벚꽃, 진달래가 피며 봄은 시작된다. 그러나 이젠 피는 순서도 없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자연도 질서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로 개편되는 중이다. 벚꽃 만개한 지난달 보성 '열화정(悅話亭)'과 강진 '백운동 원림(白雲洞 園林)'을 다녀왔다. 숙소는 예약을 안 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일정이 자유롭다. 열화정은 1845년 이진만이 후진 양성을 위해 건립했다고 한다. 광주 이씨 집성촌 강골마을의 공동소유로 항상 대문이 열려 있다니 얼마나 고마운가! 마을 안쪽 오솔길이 끝나는 곳, 돌계단을 한발 한발 오를 때마다 떠오르는 해처럼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은 없는데 고양이 한 마리 툇마루에 무심히 앉아 있다. 대문 안에는 건물 하나와 작은 연못이 전부였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는 작은 연못가에 어지러이 널 부러진 동백꽃이 처연한데 대문과 작은 석물, 물가의 나무가 연못에 비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문 옆 연못 쪽 담장은 있는 듯하다가 이내 멈춰 건너편 대나무 숲을 연못으로 끌어들인다. 연못가 돌에 앉아 열화정과 연못에 비친 반영(反影)을 번갈아 바라보는 일은 말할 수 없는 기쁨(悅)
꽃이 나에게… 김기남 충북대 명예교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벚꽃이 지고 나니 왕벚꽃이 한창 개나리 목련 후임엔 철쭉과 영산홍이 울긋불긋 아쉬워하지 말자 흘러간 시간을 보라 더 밝은 미래를 꿈꾸며 나아가는 내일을 향하여 힘차게 내딛는 나의 발걸음! 태양도 환하게 미소 짓고 있네
[충북일보]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1천 원의 아침밥'이 이슈다. 일부 대학에서 시작된 복지사업이 정치권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여야가 청년층 표심 끌어안기 경쟁에 나설 정도다. 국민의힘은 청년정책기구를 신설해 정책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사업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반응에 대해 청년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교육용 예산이 식비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천 원의 아침밥은 2012년 순천향대에서 시작됐다. 아침을 1천 원에 제공한 게 시초다. 그 후 전국의 여러 대학들이 따라 했다. 2015년부터 서울대와 전남대가 1천 원짜리 아침밥을 제공했다. 1년 뒤인 2016년엔 부산대가 동참했다. 물론 당시에는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 아침밥 단가를 2천 원 정도로 낮추고 대학이 절반을 부담하는 식이었다. 지금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41개 대학에서 시행 중이다. 올해는 예산이 확대돼 전국적으로 66개 대학에서 진행예정이다. 내년이면 참여 대학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에서는 현재 중원대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추가 모집에서 청
지난 8일 대낮에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을 만취자의 음주운전 차량이 덮쳐 9살 초등학생 배승아양이 목숨을 잃고, 같은 초등학생 3명이 크게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에 보도된 CCTV 영상에는 낮술을 마신 퇴직 공무원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승용차를 타는 장면과 20분 뒤 이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스쿨존을 지나던 초등생들을 들이받는 끔찍한 장면이 생생하게 나왔다. 이 사고로 평온하던 가정의 어린 딸이 한순간에 생명을 잃었고 어이없게 자식을 떠나보낸 엄마와 오빠는 남은 평생 치유될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 참을 수 없는 분노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은 사고 현장에 국화, 과자, 인형, 쪽지 등을 바치며 애도하고 현직 검찰총장까지 현장을 방문해 승아양을 추모하고 피의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과 유족의 요청을 반영해 강화된 민식이법(어린이 보호구역 처벌강화법) 등 법률에 정해진 양형 기준에 따라 법원 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하남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떡볶이를 배달하던 오토바이를…
다시 봄이 돌아왔다. 올해는 날씨가 좋아서인지 주변에서는 벌써 장 담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바야흐로 된장의 계절이 온 것이다. 우리 집도 된장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친정어머니 생각이 난다. 친정어머니는 해마다 옻 된장을 담그셨다. 일반된장을 담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고 수고로운데 친정어머니는 한 번도 귀찮은 내색을 않으셨다. 친정어머니는 상달이 되면 콩을 깨끗이 씻어 하룻밤 불려 놓았다가 가마솥에 붉은색 이 나도록 삶아 뜸을 들였다. 친정어머니가 메주콩을 삶는 날은 아궁이 주변에 붙어 앉았다가 고소한 메주콩을 주워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잘 삶아진 콩은 절구질 하여 나무틀에 넣고 단단하게 다지고 네모반듯하게 매만진다. 그때 나도 친정어머니 옆에 앉아 주먹처럼 앙증맞은 메주를 만들곤 했다. 친정어머니는 부서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만든 메주를 햇볕에 살짝 말린 다음 새끼줄을 꼬아 열십자로 묶어 실경에 매달아 발효시킨다. 100일 후면 메주를 실경에서 내려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말리고 짚불로 소독해둔 항아리에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물을 붓는다. 이때 친정어머니는 소금물의 농도를 잘 맞추려고 달걀 한 개를 띄웠다. 친정어머니는 소금물에 달걀이 50
순간적으로 위급할 때 우린 어머니를 먼저 떠올린다. 이때 "아이구머니"라는 감탄사를 발설하곤 한다. 이 말은 '아이구와 어머니'를 축약 시킨 표현이다. 어머니는 언제 어디에서 떠올려도 인자하고 따뜻한 사랑을 지닌 분이다. 이로보아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자애스런 어머니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어머니에 대한 애착심이 심리 저변에 짙게 내재돼 있어서인가보다. 요즘도 다급한 상황일 때 얼결에 튀어나오는 말이 "아이구머니"이다. 왜? 이런 마음이 어머니에게만 편향 되었을까? 아버지를 의미하는 "아이구버지"는 여간해 입 밖에 내지 않잖은가. 하긴 유행가조차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 예로 현인 노래인 가사만 해도 그렇다.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올 때는 /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오'와 이미자의 등에서도 '어디에 계시온지 보고픈 어머님' 이라고 어머니에 관한 가사가 등장 한다. 이렇듯 대중가요 가사만 살펴봐도 고향과 부모를 떠올릴 때면 으레 어머니 일변도一邊倒이다. 반면 아버지가 나오는 유행가는 별로 많지 않다. 한정무 노래 인 경우 '내 부모 내형제'라는 표현으로 미뤄 봐도 아버지는 도매금으로 표현될 뿐이다. 이
충청북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제천에서 국도 5호선으로 동쪽으로 30여 ㎞를 더 가야하는 천년 고도 단양(丹陽)으로 가 보자. 단양은 오늘날 관광지로 전국에 알려져 있으나 충청북도에서도 가장 오지에 위치하여 예로부터 공무원들의 귀양지로 여겨 왔던 곳이다. 국도 5호선은 경상남도 통영시 도남동 미륵도와 함경북도 자성군 중강면을 잇는 총 연장 1252㎞의 일반 국도로서 한반도 국도 중 거리가 가장 긴 노선인데, 그 중간에 해당하는 제천-단양 간의 도로는 지금은 많이 보수하여 나아졌지만 참으로 험한 길이었다. 단양을 가는 지름길로 충주에서 남한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도로가 있는데 거리상으로는 조금 가깝지만 강변을 따라 구비구비 곡예하듯 가야하는 길이었다. 『삼국사기지리지』에는 '고구려의 적산현(赤山縣)으로 경덕왕 때 단산현(丹山縣)으로 고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고려사지리지』(양광도)에 '단산현(丹山縣)은 본래 고구려의 적산현(赤山縣-赤城縣이라고도 함)으로 충숙왕 5년(1318)에 지단양군사(知丹陽郡事)로 승격시켰다'는 기록에서 '단양(丹陽)'이라는 지명이 처음 나타난다. 따라서 이후의 고지도나 고문서에는 단양(丹陽)이라고 기록되어 있다.『여지도
애기똥풀 원상규 충북시인협회 이사 멋모르고 상처를 냈다간 여지없이 노란 똥 봉변을 당한다 옷에 손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을뿐더러 냄새도 썩 좋지 않다 소도 꺼린다 함부로 건들이지 말라는 빨간불이겠지 똥 풀 아가들은 험지 척박한 땅에서도 잘 낳고 잘 기르는데 사람의 아가들은 가뭄에 콩 나듯 밭이 쓸쓸해 간다 하늘이 내린 번식 모든 개체는 생을 다 바쳐 정성 들이는데 어찌 몹쓸 바람이 불고 있는지 그 죄가 얼마나 무서운 벌인지 발등에 떨어진 불 타국에 꿔 달라, 벌리고 있는 손 뒤틀린 허리 어찌 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충북일보] 청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금석문(金石文) 발굴·연구가 활발하다. 청주시는 2019년부터 매년 각 4개구별 금석문 조사를 시작했다. 지역의 옛 모습을 밝히기 위해서다. 청주지역만이 가진 특성과 역사를 발굴해 낼 것으로 보인다. 금석문은 돌이나 금속 따위에 새겨진 글·기록을 뜻한다. 글씨와 그림을 총칭한다. 크게 나누어 금문(金文)과 석문(石文)으로 분류한다. 넓은 의미로는 갑골문(甲骨文), 와전명(瓦塼銘), 토기나 도자기 명문, 금은(金銀)에 새긴 글, 목간(木簡) 등도 금석문에 포함한다. 금석문은 대체로 당대 사람들이 만든 1차 사료다. 그들의 생활이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이유는 여기 있다. 특히 문헌 사료가 부족한 고려 이전의 금석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국내 금문의 종류로는 다양하다. 칼(刀劍)에 새긴 글자, 범종명(梵鐘銘), 동경(銅鏡) 등이 대표적이다. 여러 종류의 불기(佛器)에 새긴 글자도 있다. 조상(造像), 동인(銅印), 금속판(金屬板) 등도 손꼽힌다. 석문은 비문(碑文)이나 지석(誌石) 중심이다. 내용에 따라 사적비(事蹟碑), 순수비(巡狩碑), 국경비(國境碑), 신도비(神道碑),
이 영화를 보면 꼭 잠을 자게 된다. 나는 몇 년째 트로이를 보고 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제대로 영화를 보지를 못했다. 남편은 내가 영화를 틀어놓고 잠드는 바람에 무려 다섯 번이나 브레드피트의 활약을 봤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책 읽기 모임에서 『일리이드 오디세이아』를 읽기로 했다. 벽돌보다 더 두꺼운 책을 사놓고 몇 번이고 읽기를 시도했으나 완독하지 못했다. 그래서 손쉽게 『일리이드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더듬어 보고자 선택한 영화가 트로이였다. 트로이는 책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도 쉽지 않았다. 난 영화를 보는데도 여러 번 실패했다. 전쟁 장면이 나오면 꼭 잠들게 된다. 전쟁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너무 장시간 전쟁 장면이 나와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시청 30분을 넘어가면서 전쟁 장면이 나오면 매번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이번만은 참아야 한다. 이번엔 기필코 앤딩 장면까지 보리라.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영웅의 삶과 평범한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영웅도 평범한 인간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죽음은 삶의 일부이다. 죽음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아킬레스에게
누군가 "요즘 이것을 해야 하는 시기 아닌가요?"라고 나에게 말하면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중입니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심리는 참 이상하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고 싶을 때는 "너는 이거 못할걸?"이라고 표현하고, 누군가에게서 무엇인가를 얻어내고 싶을 땐 "난 그거 별로던데…."라고 말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하면 전혀 관심 없던 사람이 관심을 보이거나, 나에게 절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물건도 기꺼이 내어주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침묵하거나 무관심한 척하기도 한다. 금지된 것일수록 더욱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심리학에서는 리액턴스(reactance) 효과라 한다. 리액턴스(reactance)는 전기저항을 일컫는 용어이다. 더 쉬운 말로 마치 청개구리 심보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고, 갖지 못한다고 하면 더 갖고 싶어지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효과이다. 어느 식당 앞에서 리액턴스 효과를 잘 나타내는 문구를 발견하였다. '이왕 오신 손님은 어쩔 수 없지만, 굳이 다른 사람에게 우리 식당을 소개하
해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으레 공문으로, 메신저로 전달되는 사항이 있다. 해가 바뀌었으니 다시 연수를 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법으로 정해진 수많은 주제의 연수를 포함하여, 업무를 위해 이런저런 연수를 들어야 한다는 안내가 학년 초 수업하랴, 생활 교육하랴, 상담하랴, 업무 처리하랴 등등으로 분주한 선생님들의 일과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바쁜 일과시간을 쪼개서 연수에 참여하는 일이 수월하지는 않음은 물론이다. 특정 주제의 연수는 연수 내용이 별 차이 없이 대동소이함에도 해마다 반복, 강제되고 있어 불편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물론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라든가 원하는 주제가 아닐지라도 연수에서 새로운 정보나 도움을 받는 경우는 적지 않다.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늘어난 대면 방식의 연찬회, 워크숍에 참석하여 들어보면 학교 교육이라든가 생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얻는 강연을 종종 만나곤 한다. 최근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는 사람들의 마음 건강에 대하여 깊이 있는 분석과 설명을 해 준 강사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강의가 끝난 후 일부러 찾아가 좋은 강의 잘 들었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의무적인 참석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