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가 지났다.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농작물에 밤낮으로 물을 대는 농부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하지의 그 하루가 얼마나 길었을까 싶다. 하지 감자가 나오고 오이도 나왔다. 가뭄을 견딘 감자 속에서 허연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면 참 고맙고 대견하다. 가물면 오이는 쓰다. 곧게 자라지 못하고 오이 허리도 배배 돌아간다. 그런데도 꼿꼿하니 그렇게 많이 쓰지 않다. 이런 감자와 오이를 만드느라 이 염천 가뭄에 농부의 노력이 얼마나 컸을까 싶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었다. 단비가 내렸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한낮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는 참 시원하다. 보는 이도 이런데 온몸으로 단비를 맞는 풀과 나무들은 얼마나 좋을 것이며 농부의 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비가 쏟아지던 날 쓴 시가 있다. 폭우반점(暴雨飯店) 주문한 비 한 대접이 문밖에 도착 식기 전에 먹어야 제맛 수직의 수타 면발 자작 고인 국물 허기진 가슴을 채우기에 이만한 요긴 다시 없을 듯 빗발 끊임없이 쏟아져 뜨거움으로 고이는 이 한 끼 단언컨대, 죽지 말라고 비가 퍼붓는다 자, 대들어라 피골이 상접한 갈비뼈 두 가락을 빼 들고!…
나는 2015년 공무원으로 임용돼 약 7년간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맡은 일을 수행했다. 과거의 나는 사회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배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선배들의 말은 무조건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매일매일 심리적인 압박으로 다가왔고, 본의 아니게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많았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크고 작은 경험이 쌓여 과거의 나와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재능 있는 우수한 후배들이 공직사회로 들어온 것은 나의 생각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후배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후배들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배우는 점도 많았다. 그러나 후배들과 친해지면서 그 언행이 눈에 밟히는 일도 있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내뱉었던 말은 '나 때는 선배들의 기분을 맞추려 노력했는데, 후배들은 왜 다르지?' 라는 생각이었다. 결국 겉으로는 아무 말 못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는 아마도 '꼰대마인드'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나와 유사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가상의 다른 예를 들어본다면
[충북일보]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날수록 온실가스는 증가한다. 온실가스는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면 기후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가뭄과 폭우로 인해 예측불허의 재난이 발생하는 것 모두 온실가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사례다. 2015년 '파리협정'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폭설, 태풍, 산불 등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간 평균 온도가 1.4도 가량 상승하면서 온난화 추세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 '교토의정서'를, 2015년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참여하는 '파리협정'을 각각 채택했다. 파리협정은 지난 2016년 11월 4일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하루 앞선 2016년 11월 3일 국회 비준을 통해 참여했다.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 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면서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만약 지구의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폭염과 한파 등 인류가 감당하기 힘든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여기서 상승 온도를 0.5도 낮춘 1.5도로 제한하면 자연재해 위험은 대폭
[충북일보] 6·1 지방선거로 충북도내 지방의회에도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7월 1일 새로 출범하는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전이 한창이다. 충북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시군의회에서는 벌써부터 의장단 입지자들의 물밑 선거전이 뜨겁다. 충북도의회 의장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 기존의 의장단 선출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충북참여연대는 몇 년 전부터 의장 후보등록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후보등록제를 통해 공식적인 지지 유도 활동을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견과 소견을 듣고 정당과 관계없이 전체 의원 무기명 투표로 다득표 자를 의장으로 선출하자는 의견이다. 당연히 동의한다. 의장은 지방의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충북도의회는 교황 선출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별도의 후보 등록 없이 전체 의원에게 후보 자격을 줬다. 그리고 전체 의원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의장을 뽑았다. 과반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진행한다. 그래도 과반 득표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다득표자와 차점자를 놓고 최종 투표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수당이 의원총회에서 특정 후보를 정하면 소수당이 이를 존
망해사(望海寺) 이문희 전북시인협회 편집위원 탑처럼 쌓여 있는 서류뭉치들을 모른 체 하겠습니다, 자 지금부터 나는 부재중입니다 제 꿈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갈매기만 꿈을 꾸는 걸까요 오늘은 잃어버린 나를 찾겠습니다 새털처럼 가벼워질지 누가 알겠어요 저 바다 멀리 마중 나가렵니다 양손 가득 무언가 들었다가도 돌아올 때는 늘 빈손이었지만 오늘은 두 주먹 꽉 움켜쥐겠습니다 마음 속에 연등 하나 밝히겠습니다 청조헌 마루에 부려놓았던 하루를 거둬들일 시간입니다 갈매기도 끼룩끼룩 제집을 찾아갑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바다나 보고 가지만 그만 지루한 하루는 잊겠습니다
6·25전쟁에 대한 성격 규명은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되어야 할 부문이다. 전쟁으로 남북 공히 입은 인적·물적 피해가 엄청났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전쟁의 상혼이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의 발발 원인, 침략주체, 전쟁범죄 행위 등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그래야 통일이 된 후, 구성원들이 화합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남북이 6·25전쟁에 대한 접근방식이 근본적으로 상이하다. 현실적으로는 6·25전쟁에 대한 남북의 공통분모를 찾기가 난감해 보인다. 북한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날을 미제반대투쟁의 날로 행사를 치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조선민주여성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등 근로단체들에서 단체별로 미제국주의에 복수를 결의하는 모임을 가졌고, 25일에는 평양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마디로 6·25전쟁은 미제국주의가 일으켰고 제국주의의 침략적 본성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집회의 목적이다. 6·25전쟁은 북한에 의한 남침이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
사흘 전,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6월 25일을 지났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또다시 상기되는 한국전쟁입니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초등 음악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 '꽃밭에서'라는 제목의 노래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노래가 전쟁에 나가 돌아올 기약조차 없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지독히 슬픈 노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발표됐고 전쟁통에 헤어진 아버지를 그리는 노래입니다. 예쁘게 핀 꽃과 꽃밭을 만든 자상한 아빠와 딸아이를 상상하던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놀라게 됩니다. 가만히 불러보면 더 슬프고 애잔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돌아오지 못한 아빠를 그리고 있는 것을 상상하면 목이 메어 끝까지 부르기 어렵습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6월과 3년의 전쟁 끝에 휴전된 7월, 모두 여름이었습니다.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이었고,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던 계절입니다. 작년인가, 김동률 서강대 교수가 '꽃밭에서'라는 노래의 유래를 자신의 글에서 밝혔습니다. 그는 군 출신의 친구에게서 이야기를 들었
우리는 하루에 수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버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종이컵, 빨대, 음료수 컵 등 일상생활 속의 수많은 물품이 일회용품에 해당한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배달 주문이 크게 늘면서 컵과 용기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더욱 급증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버려지는 일회용품의 양은 1천35t으로 1년이면 38만 t이나 된다고 한다. 일회용 컵만 보더라도,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보고서에 따르면 한 명이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65개에 달한다. 이 컵들을 모두 한 줄로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닿을 수준이라고 한다. 일회용품은 사용하기엔 편리하지만 지구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일회용품이 소각되는 과정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 소재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미세먼지나 미세먼지는 만드는 원인물질이 배출된다. 또한 일회용품들은 분해되는데 최소 2개월부터 5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가 일회용품 사용 감축을 목표로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2020년에 일회용품 금지법을 시행했고,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빨대
[충북일보] 김창룡 경찰청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만료 26일 전이다. 차기 경찰청장 지명과 청문회, 임명 절차가 빨라질 것 같다. 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차장이 주목받고 있다. *** 갈수록 커지는 권력 정부가 경찰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고위직 물갈이를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의 지휘·감독권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전체 경찰 조직을 수술하려는 모양새다. 경찰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자치경찰제 전면시행과 국가수사본부 설치가 시작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화룡점정이었다. 경찰 통제 방안이 시급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적 통제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역대 정권은 검찰을 통제했다. 과도한 힘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이젠 경찰이다. 경찰의 힘이 그만큼 커졌다. 너무 강해지면 도를 넘을 수 있다. 하지만 통제의 본질 역시 포기해선 안 된다. 통제 이유도 뜨겁게 논의해야 한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런데 국민에 복무하지 않고 정권에 복무하곤 했다. 그런 예가 종종 있었다. 수사권을 선택적으로 휘두르기도 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았다. 결국 검수완박이란 최악의 카드를 받게 됐다. 국민들 사이
[충북일보] 충북을 광역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이 창단된다. 내년 리그부터 정식 출전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최근 ㈜충북청주프로축구단(충북청주FC) 창단에 대한 안건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충북청주FC는 현재 선수단을 구성하고 있다. 브라질 국적 선수 3명도 영입할 예정이다. K3리그 후반기 기용 후 성적에 따라 K2프로리그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축구 저변을 위한 U-12, U-15, U-18 육성반도 운영할 예정이다. 24~25일엔 긴급감독선발위원회를 소집키로 했다. 프로리그 시작을 함께 할 감독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선수단 구성이 완료되면 내년 1월 초 창단식을 갖기로 했다. 그런 다음 프로리그에서 충북청주FC 축구단의 깃발을 휘날리게 된다. 내년 첫 시즌인 2월 말 충북도민과 함께 K2리그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그동안 충북은 세종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었다. 지난 2002월드컵 개최 후 20년 만에 충북도민을 대표하는 프로축구단이 탄생하는 셈이다. 그동안 길고 긴 시간 이었다. 충북청주FC 창단은 단순한 프로팀 하나 더 생기는 게 아니다. 충북도민의 정서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축구 국가대표를…
단비 김상언 충북시인협회 회원 며칠째 뜸을 들이고 들이다 내릴까 말까 버티고 버티던 도도한 비도 짜증이 났는지 하염없이 눈물 흘린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인가 농부들의 타들어 가는 가슴을 쓸어안듯 심정을 헤아리듯 쏟아붓는다 헤아려다오 가뭄의 해갈을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엠네스티의 메일을 읽으며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새삼 인간의 역사는 욕망이 빚은 땅의 역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의 침공 역시 효용가치가 높은 땅을 점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원시시대 인류는 수렵, 채취, 어로가 쉬운 땅을 찾아 정처 없이 이동했다. 자연과 싸우기 위해 인간은 많은 도구와 생존 무기를 만들었고, 타 부족과 충돌하고 영토를 확장하면서 문명을 이룩했다. 좋은 땅을 찾아내고 그것을 정복하는 건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된 생존본능이다. 종족의 번영은 자원이 풍부한 땅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의 질긴 욕망은 더 많은 자원의 착취를 위해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마당에 커다란 네모 그리고 한 뼘 땅을 갖는다. 과감하게 목자를 튕겨 땅을 넓혀가야지 저 애는 동유럽과 서유럽까지 금을 긋고 경계를 지웠다 난 야금야금 일본을 차지하고 중국 상해와 북경까지 신중하게 목자를 보낸다 모스크바에서 알래스카를 먼저 공략해야 할 텐데 마른침을 삼킨다 남극에 열을 올리고 있는 너 북극을 욕심을 내고 있는 나 어스름해질 때까지 땅 따먹는데 "해…
소나기가 그었다. 뒤미처 햇살이 들더니 뒤란 양지바른 김치광에서 갓 목욕을 끝내고 해바라기 중인 누름돌. 빗물이 쓸고 간 몸태는 맥이 뛰는 듯하고 뒤란은 때 아닌 활기로 넘친다. 저만치 세월 밖에 나앉아, 언짢은 것도 묵묵히 삭이며 거슬리는 얘기 들어도 잠자코 묵언 수행 중인 군상들. 이목구비가 없으니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고 답답해 보이는데 둥글둥글하니 정겹다. 약속이나 한 듯 머리를 맞대고 있는 걸 보면 별다른 승강이 없이 구순하게 지낼 것도 같다. 어쩌다 모난 게 있어도 타박하지 않고 봐 주지 않을까. 저리 되도록 숱한 세월 둥글려 왔는데 뭐가 더 부족하랴 싶고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본다. 필연 어느 산골짜기에서 떠내려 와 저리 바뀌었으련만 지금 또한 바람모지 뒤꼍에서 자신을 둥글리고 있다. 물결치면 물결치는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시달리던 아득히 그 때처럼. 어릴 적 마을 앞의 달래강변에도 그런 돌은 흔했다. 장마 때면 수많은 돌이 떠내려 오는데 들판이라 그런지 모난 돌보다는 둥글넓적한 돌이 많았다. 어떤 것은 그릇 모양이고 천연 나룻배 모양에 생김도 천태만상이다. 검은색 회색 등 빛깔도 가지각색이고 구멍 뚫린 것도 많은데 그 중 적당
신발장을 열다가 몇 년 동안 위층 선반에서 잠자고 있는 구두들에 눈이 간다. 대학 때 아버님이 고추 팔아 사 주셨던 검정 구두를 시작으로 옷 색깔에 맞춰 들인 덕에 여름 구두까지 도합 5켤레가 고이 모셔져 있다. 대부분 1980년대 중반에 사들였으니 내 발과 함께 한 시간이 어언 35년가량이다. 이 구두들과 전국 곳곳을 누볐는데도 오랜 기간 잘 버텨주어 고맙고 정겹기도 하다. 본디 아버님이 물건과 기계를 꼼꼼하게 잘 챙기심을 보고 배워 내게 속한 물건을 아껴 쓰는 버릇을 들였더니 그리 오래되었어도 구두약을 자주 발라주었기 때문인지 외관도 멀쩡하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평생을 구두 한 켤레로 지내셨기에 이 못난 아들도 한 켤레로 살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겨울 구두는 물론 여름 구두까지 검정과 브라운 계열로 준비하여 신발장이 부족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구두 신을 적마다 아버님께 죄송한 마음이었건만 교육청에 정장 차림으로 출근하면서 그런 미안한 마음도 무디어갔더랬다. 퇴임을 하여 양복 입을 일도 적어 철철이 맞춰 입느라 사들였던 그 많던 남방과 넥타이도 버렸거늘 신발장에 있어 눈에 잘 안 뜨이던 구두가 남아 있었다. 이제 발에 편한 캐주얼화를 신고 다님에 상태가
1988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둔 늦봄, 공직에 첫발을 내딛던 기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군 복무를 마치고 청년이자 초임 공무원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처음 부여받은 업무는 같은 또래의 20대 농촌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4-H 육성이었다. 4-H 회원들과 함께 올림픽 성화 봉송 길을 코스모스 꽃길로 조성하고, 한여름엔 숲과 계곡에서 4-H 야영대회를 열었으며, 추수철에는 농촌 청소년 축제의 장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담은 4-H 회보를 매월 발간하며 고객이자 동년배인 4-H 회원들과 동고동락하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離村向都)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였기에 열악한 농촌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을 육성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였지만 힘든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농업은 쇠퇴산업으로 인식돼 더는 희망이 없고 그래서 농촌은 떠나야만 하는 탈출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가 시대적인 소명 의식과 인내심을 갖고 4-H 회를 육성, 발전시켜 오지 않았다면 이 시대가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육성의 기반을 다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여 활동하고 있는
2021년 7월 18일에 태어난 조카는 최근 이 앓이를 하느라,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간다. 무언가를 짚으며 두 다리로 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제법 열정적이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매번 다짐하게 만든다. 짝짜꿍, 짝짜꿍 노래를 불러주면 방끗 웃으며 박수를 치는데, 이는 요즘 우리 가족이 제일 사랑하는 퍼포먼스다.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세상 모든 미사여구와 찬사를 붙여도 아쉬운 내 조카. 걸음마를 시작하면 함께 가고 싶은 곳이 많다. 제주도의 바람, 고성의 한적한 해변, 영월의 밤하늘.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다. 이 지구가, 그때까지 버텨줄까? 심상치 않다. 사실 그전부터도 문제는 많았는데, 우리는 애써 모른 척, 아닌 척 해왔다. 당장 괜찮았으니까. 자연을 생각하는 건, 너무 번거롭고, 귀찮고, 불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당장 해야만 한다, 번거로워도 텀블러 좀 챙기고, 귀찮아도 장바구니 사용하고, 불편해도 음식 포장할 땐 다회용 용기를 내야 한다. 그동안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며, 내가 써온 플라스틱들이 쌓여, 지금 내 사랑스러운 조카와 함께 누릴 행복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 하나쯤
[충북일보] 도심 공동화 현상은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도심 팽창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다. 도심공동화의 사전적 의미에도 이와 같은 의미가 잘 녹아있다. '주거가 외곽에 밀집되어 도심에는 상업기관·공공기관 등만 남아 도심 주거인구가 도심에는 텅 비어있는 상황을 말한다. 높은 토지가격, 공해, 교통 등 각종 문제들로 인하여 도심에는 주택들이 줄어들고 상업기관, 공공기관 등만이 남게 되는 현상이다. 주거인구의 분포가 도심은 텅 비어있고 외곽 쪽에 밀집되어 도넛모양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공동화현상으로 인해 도심에 위치한 직장과 교외의 집까지의 거리가 멀어지는 직주분리가 나타난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출퇴근 시간에 교통난이 가중되므로 능률이 떨어져서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회귀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도심공동화 문제를 조기 해결할 수 있을 듯 하다. 시대에 맞는 주거정비 사업으로 쇠퇴한 원도심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과제가 있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래된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나 관련법과 조례 등을 시대에 맞게 손봐야 한다. 청주도심 공동화 해소문제도 이런 시각으로
6월의 강 장병학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장 충청북도시인협회 회원 온 국민이 편히 잠든 새벽녘 북한군이 불법 남침한 6·25전쟁 자유 대한의 땅 지키던 우리 국군 핏물로 물들여진 세찬 물결 오늘도 무심히 흐르는 6월의 강. 호국영령 넋을 기리는 추모행렬 남과 북 대화의 물길 찾으며 평화통일을 다지는 붉은 장미꽃 가슴에 달고 살포시 찾은 6월의 강 피 울림의 강물도 부르르르~
누구나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꿈꾼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가장 주요한 관심사였다. 진시황제가 그렇게 찾았다던 불로초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필자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불로초를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내 몸의 혈관 건강부터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우리 몸의 혈액은 자동차에, 혈관은 도로에 비유한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물자를 수송하듯이 우리 몸의 혈관은 세포의 생존을 위한 물질이 이동하는 통로다. 혈관을 통해서 생명활동에 필요한 모든 물질들이 움직인다. 상당보건소 대사증후군센터를 방문하는 민원인은 주로 심뇌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질병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그리고 그분들의 대부분은 현재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고 계신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혈증이란 혈액 중에 지방, 즉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물질이 과다하게 많이 함유되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혈관에 지방이 쌓이게 되면 점차적으로 혈관이 막혀 다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자각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 전에는 고지혈증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며 검사를 통해 확인했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거나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이다. 곧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하는 것이어서 결국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운이 기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 운 좋게 어떤 일이 성사되었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는 일마다 잘되어 성공을 거둘 경우, 인생사는 모두 운수나 재수에 달려 있어 인간의 노력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는 체념의 의미로도 쓰인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외부환경인 운이 7할을 가리키는데, 자신이 스스로 바꿀 수 없거나 자기 노력과는 무관한 요인을 이른다. 그래서 돌고 도는 운수요, 우연적 요인이다. 그런데 그 비중이 무려 70%라는 얘기다. 자기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세상사의 오묘한 이치를 보여 준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자기 능력 바깥에 존재하는 환경과 제대로 만나야 성취가 가능하다는 인생의 소중한 경
시원섭섭하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할까. 주인도 없이 몇 년째 방치 된 옆집이 헐렸다. 옆집은 10년 전 주인이 청주로 이사를 가고 뜨내기들이 세를 들어 살았다. 그러던 것이 5년 전부터는 세를 얻는 이가 없어 빈집인 채로 몇 년이 흘렀다. 이년 전 쯤 이었나. 군(郡)에서 옆집을 사들였다는 소리가 들렸다. 5년 전 우리 마을은 도시재생 지역으로 확정이 되어 작년부터 여기저기 개발이 한창이다. 우리 옆집도 재생사업의 장소 중 하나인 모양이었다. 그동안 옆집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폐가에는 으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그럴듯한 무서움과 두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남의 눈을 피해 숨을 곳을 찾아드는 이들에게 옆집은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햇살이 뜨겁던 날이었다. 우리 집과 텃밭이 붙어 있는 이웃집 아주머니는 밭에서 일하시다 말고 나를 보자 속삭이듯 빈집에 남자가 산다고 귀띔을 해 주셨다. 나는 그 사람을 보지 못했음에도 그날부터 왠지 인기척이 느껴진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내 방 창문에서 바로 옆집이 보였기 때문에 언제나 그쪽으로 귀를 쫑긋하고는 잠이 들기도 했다. 어떤 날은 불안한 마음에서인지 새벽녘까지 잠을 설쳤다.…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높은 고층건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마천루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철근콘크리트 기술 덕분이다. 하늘로 쭉쭉 솟아 있는 건축물들은 철근콘크리트 때문에 탄생된 것들이다. 이는 건물 기본 뼈대를 철근콘크리트가 튼튼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철근콘크리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화원을 하고 있던 조제프 모니에가 1865년경 화분이 자주 깨져 팔기 어려워지자 고심 끝에 깨지지 않는 화분을 고안해낸 결과이다. 당시 화분은 진흙으로 모형을 만든 다음 불에 구워 만들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졌다. 당연히 화초를 팔 수 없었던 모니에는 적자에 허덕여야 했다. 살짝 부딪치기라도 하면 툭 부서지는 화분 때문에 화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모니에는 직접 깨지지 않는 화분을 만들기로 계획한다. 얼마 후 화분을 진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잘 깨진다는 것을 알게 된 모니에는 진흙 대신 다른 재료로 바꾸면 어찌될까 연구해본다. 시멘트, 모래, 물을 함께 이겨 만들어 놓은 화분틀에 부어 콘크리트 화분을 만들어 봤다. 결과는 괜찮았다. 단순한 콘크리트를 사용해 만든 화분은 진흙 화분보다 튼튼했으나 만족할 수 없
[충북일보] 코로나 19로 인한 후유증이 크다. 교육 분야라고 다르지 않다. 애써 외면해 왔던 교육 격차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심화됐다. 우선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 학생들이 학력 저하, 대인관계, 정서생활 등 여러 면에서 손해를 입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평가원이 지난주 발표한 '2021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기초학력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학생들의 교육 격차까지 확대했다. 이제 교육부가 학생 학력 강화 정책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시·도 교육청 수준에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지난 3월 말부터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정하고 있다. 미달할 경우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결손 해소를 위한 중장기 이행방안을 마련해 오는 10월 발표 예정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전에도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물론 정부마다 명칭은 달랐다. 하지만 추진 의도는 비슷했다. 모두 국가적 차원의 기초학력 보장 정책들이다. 김
평화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굳은 마음 서로 등지기 전에 슬픈 눈망울 창가에 비치면 살며시 다가가 손을 잡자 나 홀로 건너와 민들레처럼 바람에 흔들리다 돌아서는 길 그 길의 얼룩진 눈물을 닦자 산들바람 속 더불어 걷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입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의 존안자료인 이른바 X파일이 국정원 메인 서버에 남아있다"(2022.6.14. 중앙일보)는 발언에 크게 놀랐다. 그런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런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그 입이 놀라웠다. 직전 국정원장이라는 인물의 입에서 자신이 근무하던 조직에 X파일이 보관되어 있다고 언론에 나와 말해도 괜찮은 건지 이해가 안됐다. 국내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장 출신이 업무 중 취득한 비밀사항을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수준이라면 애초에 국정원장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의 내부고발이나 양심선언이라면 몰라도 전직 국정원장 입을 통해 국민이 들어야 할 정보는 아니다. *** 국정원장 자격 없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지원 국정원장을 임명할 때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개 전임 국정원장들은 안보, 외교, 수사 등에 전문성을 가졌거나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었던 데 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도 아니고 정치 전문가로 소문난 그를 국정원장에 임명하니 이게 무슨 뜻일까 궁금했었다. 더구나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