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학번 ○○○입니다. 저희 집에 노트북이 한 대밖에 없는데 아버지께서 사용해야 해서 제가 중간고사에 가져갈 노트북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 학기 제자로부터 받은 문자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대면 시험으로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이후의 일이다. 나는 학과에 비치된 노트북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비슷한 애로가 있는 학생이 여럿 있어서, 나의 노트북까지 빌려주어야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초·중등학교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도입했다. 녹화강의 온라인 수업, 실시간 온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을 혼합한 블랜디드(Blended) 수업 등을 전면적으로 도입했고, 초·중등 학습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태블릿 PC도 무료로 제공했다. 적절한 대응이다. 올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이후, 필자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기기 전에 대학에 입학했다가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학생의 경우 테블릿 PC가 없어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개는 PDF 파일로 변환된 교재를 조그만 핸드폰으로 읽고 있었다. 필자가 종이로 복사해서 나눠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필기 내
높고 파란 하늘가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마치 솜을 둥치 채 풀어놓은 듯하다. 점심식사 후 현장답사를 가기로 해서, 갓 제대한 초보 공인중개사를 태우고 매도의뢰를 해온 k읍의 토지를 보러가는 중이었다. 얼마 쯤 갔을까. 읍내가 가까워오자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기척이 들려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날은 시골에서 오일마다 열리는 장날이었다. 줄느런하게 늘어놓은 난전과 거치적대는 시장바닥을 겨우 빠져 나와 포장도로를 벗어나 마을 입구에 들어서려 할 때였다.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옆자리의 그가 갑자기 "윽"하는 소리를 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길 한 쪽에는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 늙수그레한 중년으로 보이는 사내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었는데 그들은 부자간인 듯했다. 헙수룩한 옷차림의 남자는 희뜩 희뜩한 걸음을 걸었고, 뒤따라 걸어가는 소년은 아버지가 행여 넘어질까봐 불안한 표정으로 손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아마 아비 되는 남자는 장에 나왔다 술 한 잔을 걸친 것이 분명했고 마침 하교하던 아들을 만난 것 같았다. 걱정스레 따라가는 아들과 달리 아비는 유행가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시골 장날이면 혼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련만 옆자리
향이 사무치는 가을이다. 길을 걷다가 바람에 실려오는 커피 볶는 향을 맡노라면 스르르 눈이 감긴다. 실크가 볼을 스치는 듯한 부드러움과 솜 베개를 품은 듯 포근함도 가득하다. 커피 향만으로도 이토록 정서가 넘쳐 흐른다. 커피 볶는 일을 어렵게 생각할 게 아니다.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검은콩을 볶는 것과 다르지 않다. 톡톡 소리가 나면 "거의 다 볶였구나"하고 불을 줄이면서 소리의 기세가 잦아지는 지점에서 배출하면 드립 커피로 즐기기에 적절하다. 다만 타거나 덜 익지 않게 나무 주걱으로 젓거나 흔들며 불에서 멀리하고 가깝게 하는 정도를 경험으로 익혀야 한다. 커피 볶는 것을 밥 짓듯 해도 좋다. 압력밥솥에 밥을 할 때 온도계를 여러 개 꽂고 온도를 재고 그래프를 그려가며 따라하지 않는다. 경험적으로 수증기가 올라오는 소리가 나고 누룽지 냄새가 비치는 듯하면 불을 줄이다가 끈다. 이렇게 몇 번 해보면 밥을 설익거나 태우지 않는 범위를 포착할 수 있다. 커피 볶는 일도 같은 과정을 거치며 깨우칠 수 있다. 수분율과 밀도를 잰다고 하지만 사실 커피 생두마다 볶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커피를 잘 볶는 비결은 로스팅 시간을 얼마나 짧게 할 수 있느냐에 달
운전면허 취득을 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가까운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제1·2종 보통 운전면허의 경우 모든 시험장에서 취득할 수 있으나, 2종 소형과 원동기 운전면허의 경우 한정된 시험장에서만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충주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1·2종 보통과 1종 대형 시험만을 운영했다. 때문에 충청북도 북부권 지역 주민들은 2종 소형, 원동기, 다륜원동기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원거리의 타 시도에서 시험을 봐야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충주면허시험장은 2종 소형,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려는 국민들의 불편을 없애고자, 지난 10월 4일에 2종 소형과 원동기 시험장을 신설했다. 2종 소형 운전면허의 경우 배기량이 125cc를 초과하는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2종 원동기는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기능시험 코스는 굴절코스, 곡선코스, 좁은길코스, 연속진로전환코스로 동일하지만 사용하는 이륜자동차의 기종 차이가 있다. 2종 소형과 원동기 면허는 바이크를 통해 여가를 즐기는 남성들과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사용하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취득하는 면허다
[충북일보] '한 번 욕먹으면 4년이 행복하다.'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과 관련된 말이다. 의정비 인상에 과몰입하는 지방의원들을 비꼬는 언사다. 충북에서도 지방의회마다 의정비 인상에 나서고 있다. *** 시민 반응은 언제나 별로다 충북도내 지방의회마다 의정비(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이다. 명목은 의정비 현실화다. 그런데 시민들의 반응은 별로다. 아니 썩 좋지 않다. 호응은 고사하고 몰염치에 대한 질타가 더 많다. 의정비는 지방의회 의원의 직무 활동에 지원되는 여비다.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나뉜다. 통상 의정비 인상은 월정수당이 대상이다. 의정활동비는 매월 110만 원으로 고정돼 있다. 대부분 지방의회가 내건 명분은 물가상승률과 인건비 인상이다. 월급 빼고 안 오른 게 없으니 수긍이 간다. 하지만 정도와 때가 늘 문제다. 서민 관점에선 인상폭이 거슬린다. 성실하지 않은 의정 활동이 불만이다. 상당수 시민들은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에 예민하고 인색하다. 까닭은 너무나 분명하다. 지방의회 역할이 의정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방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의 의정비에 불만스러워하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들이 내년도 지역화폐 사업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지역화폐 지원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3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예산 6천5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급기야 국비 지원 중단이 지역경제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역화폐 사업은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이다. 지자체 가맹점 내 결제액의 일정 비율(통상 10%)을 할인해 캐시백 등으로 돌려준다. 주민들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부담 없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 지자체 자체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부터 고용위기지역을 대상으로 할인액의 일부를 국고로 지원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국고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올해도 본예산 6천50억 원을 포함한 8천50억 원 규모의 국고 지원이 이뤄졌다. 충북은 올해 278억8천만 원(정부 추경 59억 원 포함)의 지역화폐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충북도내 전체 발행액 5천495억 원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2018년부터 도내에서 발행돼 유
맨드라미 계숙희 충북시인협회 회원 금계동 할머니 집 우물가 원형화단 할머니 손길 닿은 곳마다 꽃 잔치 마당 가에 흐드러진 맨드라미 수탉 벼슬 닮았다 나는 할머니 생각나 맨드라미 차 마신다
견리사의(見利思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리를 먼저 생각함을 뜻하는 말이다. 이 사자성어와 어울리는 조선시대 청백리의 표상 맹사성 통해 우리 공직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맹사성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손녀 사위였으며 그를 본받아 살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선 세종 때 우의정, 좌의정을 지낸 맹사성은 청렴한 재상의 표본으로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으며, 세종실록에 "맹사성은 모든 관원을 모범하여 거느리며, 나의 정치를 도왔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세종의 든든한 참모로서 조선의 태평성대를 보필하였다. 세종은 맹사성이 은퇴한 후에도 나라의 중요한 정사를 자문할 정도로 신뢰하였다도 한다. 맹사성은 어찌하여 세종의 신임을 받았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었을까· 한 일화를 통해 맹사성의 성품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한다. 때는 1430년 맹사성은 '태종실록'을 엮는 일을 하고 있었다. 세종은 자신의 아버지 태종의 기록을 보고 싶어하였으나 맹사성이 "왕이 실록을 보고 고친다면 후세에 사관들은 두려워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며 단호히 간언했다. 이 일화는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귀감
지난 여름, 허리를 다치고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일상생활을 해야하니 통증을 감내하며 억지로 걸어 다녔다. 어린 자녀를 학교 및 학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아파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걷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일찍 나서므로 속도는 상관이 없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일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이었다. 허리를 다치기 전에는 횡단보도의 신호가 짧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허리를 다친 이후 걷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다 건너기 전에 빨간불로 바뀌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팡이를 짚고 다녔기에 허리가 아픈 것을 이해해주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이유를 모르는 이들이 더 많으므로 빨리 건너지 않으면 답답해하며 클락션을 울렸다. 아마도 나를 눈치 없이 느리게 걷는 사람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가까운 지인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면 어떨지 제안을 했다. 지팡이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다는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다른 이유로 배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이었다. 양심상 그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타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스로 허리가 아프고 느리게 걸어 다녀서 오해받는 상황을 몸소 겪어
육거리 시장을 갔다. 그곳은 전국에서도 이름 난 재래시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곳에 가면 생기 넘치는 사람들 틈에서 삶의 활력을 얻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마침 신발가게 앞을 지날 때다.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로 수놓아진 꽃신을 비롯해 각종 신발들이 진열돼 있다. 그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발을 멈추어 섰다. 그 중에서도 검정고무신이 눈에 띄었다. 옛날처럼 투박한 검정고무신이 아니고 얄팍하고 반들반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정고무신에 예쁜 꽃무니를 새겨 놓아 더욱 화려하게 보였다. 신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만지작거렸다. 손 안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의 앙증맞은 신발도 눈에 띄었다. 참 귀엽고 예쁘다. 장식품으로 진열해 놓기 위해 만든 신발인 듯하다. 어린 시절 첫 선물로 받았던 꽃신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넋 놓고 바라보는 순간 내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명절을 며칠 앞둔 장날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장을 봐 오셨다. 장보따리를 펼치는 순간 흰 바탕에 꽃무늬가 있는 코고무신이 번쩍 눈에 띄었다. 지금처럼 화려한 색상은 아니었지만 하얀 바탕에 꽃무늬가 새겨진 말표 코고무신이다. 검정 고무신도 좋았겠지만 꽃무늬 코고무신이라 더
ICAO는 공항이란 항공기의 도착, 출발이나 지상 이동을 위해 일부 또는 전체가 사용되는 건물, 시설물, 장비 등이 포함된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항은 항공기 운항의 중심지로서의 기능 수행 뿐만 아니라 공항 자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기능과 국가 간의 교류를 위한 관문역할을 하는 국가 경제의 가장 중요한 운송거점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즉, 국가와 지역의 상징적 관문으로 경제 및 문화교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개항 이후 청주국제공항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중부권의 거점공항의 지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 10년(2010~2020년)간 이용권역 내 총인구는 20.2%(180만 명), 생산연령인구는 22.1%(140만 명)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수요 또한 확대되어 180개소의 산업단지가 신규 조성되고, 수출액 116%, 생산액 141% 증가함으로써 청주국제공항의 여객과 물류 수요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서도 경제적 타당성(B/C0.32)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번 정부에서도 청주국제공항 관련 사업비 반영률이 절대적으로 미
코스모스 관솔 이궁묵 충북시인협회 회원 빨간 원피스 하얀 속치마 연분홍 입술 바람이 불 때마다 손을 흔들고 있는 오래전에 잊혀진 여인 하고 싶은 말 숨기고 있는지 눈 마주하면 수줍은 미소 아쉬운 마음 두고 발길 돌리지만 왠지 허전한 마음 찬 서리 내려도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너
[충북일보] 청주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또다시 안개속이다. 개발사업지 내 지역주택 옵션 비용 착복 의혹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 간 고소·고발을 예고하는 등 내홍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12일 청주시 임시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A조합장이 분양수수료 명목으로 8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조합장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8억 원을) 받지 않았다"며 "(받았다면)관련 증빙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사법 당국에 고소·고발해야하는 사안인데, 왜 기자회견부터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 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사업도 별로 없다. 이번에도 조합원 간 갈등으로 또 한 번 우왕좌왕 하고 있다.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은 충북도가 2013년 처음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시행사를 찾지 못해 취소됐다. 3년 후인 2016년엔 민간개발이 추진됐다. 이마저도 업무대행사의 사업 철수와 조합원 갈등으로 무산됐다. 조합은 2019년 1월 임시총회를 열어 현 A조합장을 선출했다. 그 해 10월 청주시의 실시계획 인·허가가 고시되면서 3번째 도전을 이어갔다. 개발사업
착한 사마리안 법 잘못이나 범법 행위를 외면하고 바로잡지 못하는 방관자 현상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 현상을 이야기할 때 회자되는 것이 이다. 이는 강도를 만나 빈사 상태의 사람을 당시 고위층에 속한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고 지나갔으나 당시 유대인들에게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이 도왔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호수가를 지나치던 사람이 호수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이를 보았는데, 그를 구할 수 있는 로프와 구명 튜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구조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프랑스에서는 형법에 따라 징역 혹은 벌금을 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사회적 유대감 본인의 전공은 민속학이다. 학부생 때부터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과거 그들의 향유했던 옛날 이야기나 노래를 채록했다. 조사 과정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옛날이 살기 좋았다"였다.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매년 양력 5월이 되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장리(長利)쌀을 빌리고, 추수 때 곡식을 빌린 집에 가서 일을 해줘야 했다. 먹고 살기 팍팍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어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비가 온다는 소식 때문일까. 아침부터 하늘색이 무겁다. 앞집의 텃밭도 어느새 가을이다. 이백 평 남짓한 텃밭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에 따라 작물이 바뀌며 풍성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은 여럿이다. 노느매기한 자신들의 작은 땅에 각자 작물을 심었다. 봄에는 고추, 옥수수, 고구마, 참깨,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상추를 심어놓고 새벽부터 밭을 다녀가는 소리가 부산했다. 그렇게 텃밭이 무성해지고 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8월에서 9월이 되자 이번에는 가을 작물들이 심겨졌다. 고춧대를 서둘러 뽑아낸 자리에는 김장배추와 무, 쪽파가 자리하고 담장 역할을 톡톡히 해 주던 옥수숫대가 사라진 자리는 동부로 교체 되었다. 요양원에서 몇 년을 지내시던 앞집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동네 사람들 중에는 텃밭을 욕심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텃밭치고는 꽤 넓기도 하고 자신들의 집과도 지척이다. 무엇보다 수도가 있으니 작물에 줄 물을 공급해 주기도 용이하다. 푸성귀를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어보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앞집은 사위가 물려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위는 이곳과 거리가 먼 도시에 살기에 먼 친척뻘 되는 사람이 대신 관리를 한다고 했다. 언제나 흰콩만 자라던
지역은 지역에 맞는 축제를 해야 한다. 대규모 도시의 대규모 행사와 지역의 축제는 다르다. 그리고 당연히 달라야 한다. 대도시는 물이 모여 큰 강이 되듯 다양한 문화 혼성이 어루러진 축제가 돼야 하고 지역은 문화의 독특성이 남아있는 소규모 문화 중심의 졸보기(먼 곳은 확실히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곳은 잘 보는 시력)의 방식이 돼야 한다. 축제는 예술행사가 주된 중심으로 고대 로마에서는 성스러운 날은 일하지 않고 쉬게 했다는 것에서 유래가 됐다. 그러므로 축제일은 신성한 날임에도 어원은 정반대의 뜻을 지닌다. 신성하지 않은 날이므로 한가한 날이라는 뜻의 디에스 바칸테스(dies vacantes)는 일을 하는 날인데, 오늘날의 휴가(vacation)는 디에스 바칸테스에서 유래했으므로 오히려 반대의 의미로써 지금 통용되고 있다. 축제의 중심은 공연에 있다. 공연은 자신의 기능을 다른 공연자와 이야기를 구성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오랜 시간 조율과정을 거쳐 숙달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플라톤이 예술을 정의할 때 모방으로 정의 내린 것처럼 공연은 개개별 모방의 집합체이다. 그러나 플라톤의 모방은 완전한 재현이 아닌 것을 말한다. 예술의 지향점 역시 완벽한 재현이 아
최근 고등학교 동기 단체 카톡방(단톡방)에서 탈출(?) 했다. 나오니 마음이 편안하다. 수 년 새 여러 개의 단톡방에서 빠져나왔다. 현재는 몇 개의 단톡방과 밴드에 들어가 있다. 스스로 나온 이유는 대체로 같다. 정치색을 띤 퍼 온 글, 나는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허세에 가까운 자기 자랑, 그리고 구성원 간 험한 말싸움에 지쳐서이다. 이번에 탈출한 고교 동기 단톡방은 '경·조사 알림방'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치색을 띤 퍼 온 글이 등장하고 교묘하게 자기 과시를 하다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아쉬운 것은 '축하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인사는 혼주(婚主)나 상주(喪主)에게 직접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200명 넘게 들어와 있는 단톡방이 하루 종일 인사말로 북새통이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카카오톡, 밴드 등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하나이다. 본래 취지는 인터넷으로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해 건전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보나 악의적 비방, 개인정보 노출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이제 SNS의 폐해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IT…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가 현금성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의 현금성 복지 공약은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고 후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여건의 변화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출산육아수당은 지금까지 이 나라 안에서 시행해 본 적이 없는 과감한 혁신 정책이고, 충북도정에서 전무후무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도세와 국내·외 여건변화로 일부 수정한 것을 두고 후퇴라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가혹한 비판"이라며 "다만 이 부분에 대해 도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 4년 동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늘려 부족한 복지를 늘려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김 지사의 현금성 복지공약 실현 여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시민사회단체와 충북도의회가 끊임없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지사는 그 때마다 다각적인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의 대표 공약은 출산육아수당이다. 그런데 당초 약속보다 크게 줄었다. 충북도는 지난 4일 민선 8기 공약사업을 최종 확정됐다. 경제·문화·환경·복지·지역 등 5개 분야 100개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들꽃 한 송이 임상은 충북시인협회 회원 발길이 숲을 향하는 산책하기 좋은 계절 온몸을 감싸주는 가을바람 살살 불어 나직이 자리를 지켜낸 질기디질긴 생명력 길섶 돌 틈 사이 들쭉날쭉 피워낸 야생화 밟힌 세월 뚫고 돋아난 들꽃 한 송이 가꾸는 사람 없어도 피어나는 들꽃 좀 봐
그저께인 10월 11일은 음력으로 9월 16일이었다. 바로 명량해전 425주년일이다. 1597년 음력 9월 16일 이른 아침, 해남 전라우수영과 진도 사이 좁은 바다 울돌목(명량)에서 조선 수군 전함 판옥선 13척과 왜 수군 전함 세키부네 133척이 격돌했다. 전함과 병력 숫자를 비교하면 도저히 싸움이 성립될 수 없는 조선 수군의 절대 열세였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 명량해전이다. 명량해전을 다시 돌아본다. *** 이순신 장군의 대체불가 리더십 명량해전의 승리 요인을 분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대체로 이순신 장군의 대체불가 리더십, 빠른 물살과 좁은 물목을 이용한 탁월한 병법, 판옥선의 우수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하루 전 여러 장수들을 모아놓고 그 유명한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강조하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체계를 심어준다. 실제로 명량해전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지휘선을 타고 일자진의 맨 앞장에 홀로 서서 적선 가운데로 들어가 싸우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인다. 전투 초반에는 조선 수군들이 적선의 위용에 놀라 서로 돌아보며 얼굴빛이 질려 뒤로 물
아침이 더디게 온다. 침대에 누우면 한기가 들도록 가슴이 두근거린다. 바로 누워도 불편하고 모로 누워도 편하지 않다. 건강할 때 감사하지 못했던 나에게 미안했다. 약속한 모임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가다가 주저앉았다. 고통이 밀려온다. 계단 난간을 짚으면서 내려갔다. 휘청거리는 다리는 내 몸에 일부가 아닌 듯 자꾸만 뒤처진다. '병원으로 갈까?' 하다가 절뚝거리며 약속 장소로 갔다. 반갑다며 웃는 얼굴로 맞아준다. 고통은 밀려오지만,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누가 될까 싶어서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는 둥 마는 둥 잠자리에 누웠다.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친다. 왼쪽 다리가 남의 다리 같다. 새벽 다섯 시면 일어나 샤워하고 간단하게 식사 준비를 하던 습관대로 몸을 일으켰다 앉기까지는 했는데 일어설 수가 없다. 남편이 무슨 일이 있었냐며 깜짝 놀란다. 어제저녁에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니 응급실에 가잔다. 아침밥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MRI 상으로는 뼈는 이상이 없으니 기브스를 하고 상태를 지켜보자고 한다. 이틀째 남편이 요리해서 밥을 챙겨 준다.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편하다, 지팡이를 짚고 화장실에 가는
돌이켜 보니 젊은 날엔 모순과 오류 투성이었던 게 다수다. 그중 하나가 내 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타인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잘 살 줄 알았던 점이다. 이 생각이 참으로 우매하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가 없잖은가. 이는 '너+나= 우리'로 더불어 사는 등식이 존재하는 곳이 사회이어서다. 그러므로 행복 역시 혼자서 완성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안겨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진리를 지인이 차린 음식점의 경우를 접하며 더욱 실감했다. 이태 전 지인은 수십 년 다닌 남편 회사 퇴직금을 투자해 서울 근교에 번듯한 식당을 차렸다. 지인이 직접 요리할 정도로 음식 솜씨가 뛰어난 탓에 성공을 자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인 일인지 식당 개업 후 몇 달이 흘렀으나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는 형국이었다. 지인이 가장 자신 있게 요리 할 수 있는 주된 음식은 한정식이었다. 김치 및 장아찌, 나물 무침, 된장찌개 등 우리 고유의 음식을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아무리 음식 맛이 좋은들 무엇 하랴. 식당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얼마 안가 문을 닫게 되었다. 손님은 누구인가. 식당의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하여 찾는 이들 아닌가.…
'먹뱅이'라는 지명은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충북 지역에만 해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묵방리를 비롯하여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내산리의 먹뱅이, 묵방들, 금왕읍 육령리의 먹뱅이, 진천군 진천읍 송두리의 먹뱅이, 보은군 수한면 묘서리의 먹뱅이들,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의 먹뱅이 들이 있는데 한결같이 한자로 '묵방리(墨房里)'라 표기하면서 '먹(墨)'과 관련된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예전에 먹을 만드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 '먹방'이었기 때문에 '먹방'이 마을의 이름이 되는 경우가 있었고, 선비들이 많이 살았거나 서당이 있었던 마을도 '묵방, 묵실' 등으로 부르게 되는 경우가 있었으므로 '먹뱅이'는 자연스럽게 '먹방(墨房)'과 연관 짓거나, '먹(墨)'의 '검다'는 의미를 가지고 유래나 전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는 소백산맥 준령의 천마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의 옛 이름은 먹(墨)을 만드는 마을이라 하여 '먹뱅이', 또는 '묵방동(墨芳洞)'이라 불렸고, 지금도 마을 앞 골짜기인 복골(福谷)에는 먹을 굽던 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충남 공주시 유구읍 녹천리의 '먹뱅이'의 유래를 보면 "옛날 어느해 설날에 이…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를 말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내가 끝까지 친절하면 아무리 예의 없는 민원인이라도 끝내는 예의를 차리고 간다는 등의 말을 친절 교육에서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친절하기 힘든 순간도 있다. 원래 친절한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친절함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당연히 예의 있는 사람들한테는 친절하겠지만 예의가 없는 사람들한테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했을 때 민원 업무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을 봤다. 대기 번호를 불렀는데 내 앞에서 5분 이상 통화를 하시는 분, 번호표와 신용카드 신분증을 함께 던지면서 '인감 1통'이라고 반말을 하시는 분 등이 있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민원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자리를 모두 비울 수 없기에 교대로 밥을 먹는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대부분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 업무를 보러 오기 때문에 점심시간은 항상 바쁘다. 사람이 제일 몰리는 시간에 직원은 반으로 줄기 때문에 대기인원의 수가 항상 많다. 한번은 점심시간에 민원대기가 40명 이상까지 간 적이 있다. 그때 민원인이 대기표를 뽑으면서 "전에
[충북일보] 중앙지방협력회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 7일 울산시청에서 2회 협력회의가 열렸다. 새 정부와 지자체 민선 8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17개 시·도단체장(대리), 관계부처 장관 등 30명이 참석했다. 2시간 동안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았다. 참석자들의 발언 시간도 3분씩 가졌다. 한 총리 제안으로 추가 발언도 했다.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1차 협력회의에선 발언 시간이 1분으로 제한됐다. 그 바람에 '이런 회의를 왜 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협력회의에선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주요 법령과 법령 체계 구축방안, 지방분권법과 균형발전법 통합 제정 추진, 지역 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고용 활성화 계획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정부는 지방의 역할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협력회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1월 출범했다. 대통령과 지방정부 수장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대통령 주재 하에 중앙행정기관장과 지방 4대 협의체(시도지사협의회장,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군·구청장협의회장)가 모여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